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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휘 선생님의 '신노동자'

藝術人生님의 [박희래와 왕휘] 에 관련된 글.

 

왕휘, “나는 자신의 이름이 있다”

http://wen.org.cn/modules/article/view.article.php?3243#jtss-fb

 

오늘은 왕휘 선생님이 쓴 려도(吕途) <중국 신노동자-실종과 굴기>의 서문을 검토해 보았다.

 

여기서 주로 논의하는 '신노동자'는 농민공이 아니며, 신노동'계급'도 아니라고 한다.

 

참고로 농민공을 세대별로 구분하면,

1세대 농민공은 1978~1988년 (70년대 이전 출생)

2세대 농민공은 1989~2002년. “농민공”이라 불리기 시작. 1억 2천만명.(80년대 이후 출생)

3세대 농민공은 2002년이후,(90년대 이후 도시에서 출생). 농촌 경험 없음.

 

3세대가 논의의 주요 대상이다. 왕휘가 보기에 이러한 ‘신노동자’는 노동자 계급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이들은 '계급의식'이 부재하고 정치적으로 침묵한다. 도시의 주변에 위치하고, 소비사회 속에 살아가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전통 노동계급(국유기업 노동자)과 비교할 때, 정치적 의식이 약하고, 물론 전혀 다른 사회경제적 지위를 갖는다.

 

국가는 이러한 노동자들과 자본의 충돌을 해결하기 위해 법률적인 기제를 꾸준히 확충해오고 있다. 이러한 법률적 해결은 이중적인 측면이 있다. 법 안에 갇히는 측면과 이를 정치적으로 끌어올기는 매개가 되는 측면...

 

왕휘는 “1949년 이후, 매우 명확한 정치의식을 갖는 노동자 계급의 존재가 중국 정치생활의 기본적 요소였다”고 파악한다. 그러나 계급언어의 소실, 전통 노동계급의 소멸, 신노동자의 출현은 이러한 헌법적 규정이 공동화됨을 의미한다고 본다. 이는 왕휘의 역사 인식의 핵심이다. 모택동 시대는 기본적으로 긍정된다.

  

왕휘는 본래 국가가 자본과 노동에 대해 “이중 대리인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자본과 권력이 밀접해지면서 노동자 권리에 대한 국가의 ‘대리’가 나날이 공동화되었다고 본다. 여기에서 왕휘는 ‘정당의 국가화’의 문제를 제기한다. 본래 노동자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던 계급 정당이 ‘인민’이라는 보편 이익을 대변하는 국가정당이 되면서, 노동과 국가의 대립을 낳고 있다고 본다. 이 부분은 왕휘의 '국가관'의 핵심을 보여준다.

 

여기에는 우선 부르주아 법이데올로기적 맹목이 있다. 현대 국민국가의 형성은 기본적으로 자유주의적 이념에 입각한 형식적 대의제도와 실질적 착취 및 자본축적 보장이 결합되어 있는 셈인데, 왕휘는 ‘원시축적’이라는 현대 민족국가의 근원적 정당성의 문제를 의도적으로 배제함으로써, 본래적인 국가의 모순을 사후적으로 변질된 것으로 파악하는 오류를 범한다. 이러한 논의를 현존사회주의 국가에서 구체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역사적 고찰이 필요하다. 중국에서 사회주의적 원시축적과 도농이원화, 노동자 계급의 형성과 지위 및 국가자본주의적 성격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 전리군에 따르면 1957년을 전후로 단위체제 속에서 노동자들이 일정한 보장을 받았지만, 대다수 인구를 차지한 농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고, 공장 내부에서도 관료화와 노동자 내부의 차별이 심화되었다. 이러한 과정이 문혁의 배경이기도 했다. 이러한 혁명 초기 노동자 계급의 존재로부터 왕휘가 찾아내는 ‘적극적’의미는 냉정하게 다시 평가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거의 노동자’의 해체와 ‘신 노동자’의 형성이 함께 진행되면서 지금의 중국의 노동자 계급이 형성되었는데, 과연 ‘과거의 노동자’의 정치의식과 계급의식은 어떤 가능성과 한계를 갖는다. 그 계급의식은 그 계급의 해체를 낳은 당의 국가화와 이론적으로 내재적 관련을 갖지 않는가? 즉, 노동계급을 중심으로 한 계급 정당의 노선은 궁극적으로 노동계급에 적대적인 관료적이고 국가자본주의적인 당/국가로 귀결되지 않았는가? 왜 그렇게 되었나? 이를 근본적으로 성찰하지 않고, 편의적으로 해석된 모택동 시기의 '우월성'을 다시 취하는 것은 오류를 반복할 위험이 높거나, 심지어 현 체제를 옹호하는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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