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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주의 영화

어제 밤 <변호인>이라는 영화를 봤다. 많은 사람들이 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다 싶어서 그게 궁금해서 봤다. 개인적으로 '노무현'이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는 아직 좀 이른 측면이 있다 싶은데, 그 역시 80년대를 제대로 성찰함을 전제로 해야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노무현은 비극적 인물임은 분명한데, 그 비극성을 제대로 풀어낸 이야기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암튼 영화는 전형적인 '반공주의' 영화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화' 프레임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그러니 보는 사람은 나름 보고 싶은 것을 보게 되어서 만족스러울 것이고, 보기 싫은 사람도 마찬가지로 보지 않아도 알만 한 그런 내용인 셈이다. 따라서 하나의 예술적 장르로서의 영화의 비판성의 측면에서 보면 극우적인 영화다. 사실 노골적 반공주의보다 이런 영화가 현실에서는 더욱 효과적인 셈이다.

 

작금 현실의 모순은 '민주화'를 '완성'하지 못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화'라는 설정 자체에 있음을 깨닫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영화는 그런 의미에서 '완성'을 주문하고 있는 것일텐데, 그것이 어떤 포퓰리즘적 정치의 선전물로 기능하는 지는 명약관화다.

 

사실 억압 속에서 '민주화'로 해소되었던 저항적 측면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빨갱이가 아닌 양민이다'라는 민주화주의적 '반공주의'를 반복할 것이 아니라... '반공주의'라는 이 산을 넘지 않고는 계속 그 원환을 맴돌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사족 같지만, 책 속에서 이론 안에서 넘는 게 아니라 역사 안에서 대중과 함께 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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