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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침대 두 개가 있는 방

다이 호우잉이 쓰고 신영복 선생이 옮긴 <사람아 아, 사람아!>를 다시 보고 있다.

보고 있던 책이 너무 난해한 탓에 볼 것이 없던 차에,

선배집에서 굴러다니는 책에 우연히 눈이 갔던 탓이다.

한 12년, 아니 15년 만인가?

 

재밌다.

예전에도 재밌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 때의 내가 아래와 같은 문장에 주목할 수 있었을까?

시 왕은 3층 화장실 옆의 작은 방을 열었다. 너무나 초라한 방이었다! 몹시 낡은 나무 상자 하나와 책이 가득한 선반 몇 개가 있는 것 외에는 가구라고 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방에는 2층 침대가 두 개 놓여 있었다. 호 아저씨는 아래쪽에서 자고 위쪽에는 물건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었다. 또 하나의 2층 침대는 비어 있었는데, 시 왕의 이야기에 의하면 단신 부임한 교직원이나 노동자가 그들의 가족이나 친구를 하루 이틀 묵게 하는 데 사용된다고 했다. 침구는 더더구나 볼품이 없었다. 이불은 퇴색되어 꽃무늬가 회색에 가까웠고 그나마 몇 군데는 솜이 삐어져 나와 있었다. 베게는 작고 딱딱했으며 베갯잇 대신 그냥 수건을 감아 두었을 뿐이었다.

호 젠후라는 사람... 사랑과 혁명에 상처를 입고 떠나, 하루하루 '노동을 팔아서 밥으로 바꾸'고, 단 두 권의 책 <홍루몽>과 <마르크스 엥겔스 선집>을 동무삼아, 10여년을 홀로 세상을 유랑하다 돌아온 사람의 방이다.

 

사람에 어울리는 방이다.

단지 허름하다는 것 말고, 비어 있다는 것, 혼자 사는 방에 2층 침대가 두 개 있다는 것...

'자기만의 방'에 누구라도 묵고 갈 수 있고...

손님이 묵고 어울리게 되면서 주인과 손님의 구별이 희미해지고...

마침내 자신도 손님의 한 사람이 되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하는 방...

 

그런 방, 그런 집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그런데... 문득...

  • 홍루몽은 어떤 책인고... 갑자기 관심이 가네...
  • 한반도의 온돌방 구조에서 침대는 바보짓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2층 침대는 좀 끌린다. 한 방에 4명이 널부러져서 자는 것 보다는... 왠지 최소한의 개인공간 확보와 공중 공간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포기하기 힘든 장점이 있는 듯... 일반적인 방 구조에서 일부분을 복층화 하는 것이 가능할까? 흠...
  • 어서 마저 읽어야지... 한 번 본 건데도... 감동은 기억하는데 스토리가 거의 기억이 안난다... ㅠㅠ 해피엔딩이었던 것 같긴 한데... 기억력 면에서는 십 몇 년 전의 내가 쫌 더 낫다는 걸 인정해야 하나... ㅋ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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