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의 변천사

* 알엠님의 [호기심의 변천사] 에 관련된 글일까?

 

말하려니 쑥스럽구만. 나는 머리모양에 관심이 많다. 그런 것 같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앞머리를 동그랗게 말아올려서 힘 빡 주고 세우는 게 유행이었다. 그게 이뻐보였는지 어쨌는지 한동안 앞머리에 꽤나 신경썼다. 오, 그때는 정말 신경썼네. 뒷머리를 어떤 모양으로 하든 앞머리는 늘 같은 높이로.

 

그러다가 뒷머리 모양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그게 신경쓴다기보다는 그야말로 관심이었다.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어떻게 움직여 어떤 모양을 만들 수 있을까. 대략 이런 거다. 그래서 머리를 묶었다가 풀었다가 땄다가 올렸다가 하는 데에 재미를 붙였다. 학교 가서도 그랬으니 한심해보이기도 했겠다.

실생활에 응용가능한 머리모양뿐만 아니라, 가령 신부들이 하는 머리모양같은 데도 관심이 있었다. 물론 그건 집에서만 했다. 이게 은근히 재밌는데 작품이 완성되면 스스로 감탄하기도 했다. 나름 원칙이 있다면 머리핀이나 끈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무스나 스프레이-당시에는 이게 전부였다, 근데 그게 우리집에 왜 있었지?-로 고정하지 않아도 충분히 유지될 수 있는 모양을 만들어내는 것을 높게 쳤다. 물론 혼자 논거다. 참고로, 친구가 없어서 그랬던 거 아니다. 아니, 그랬던 건가?

 

참, 중학교 땐가? 뭐, 이까이꺼 대충하면 될 줄 알고 동생 단발머리 잘라주다가 더벅머리 만든 거는 전사쯤 되겠다.

 

딱히 생각나는 머리모양도 없고 재미도 없을 때쯤 커트머리로 바꿨다. 생애 최초로. 그때까지 난 커트머리를 소화할 수 없는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친구들의 말도 마찬가지. 얼굴이 커서 안된다고. 무심한 듯 말하지만 난 아무래도 그때 들었던 말에 붙들려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아직도 얼굴이 조금 작았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커트머리해보자는 생각이 어느새 무슨 마지막 소원 같은 게 돼서 확 쳤다. 결과가 마음에 들었냐구? 모르겠다. 일단, 커트치고 나니 시원하고 머리감고 말릴 때 시간들지 않아서 완전 감동했다.

 

그런데 머리숱이 적고 머리카락도 가는 편이라 자고 일어나면 머리카락이 머리에 딱 달라붙어 우스운 꼴 되곤 했다. 그때부터 관심 바뀐다. 

어느 정도 길이면 머리감는 시간도 적게 들고 며칠 머리 안 감아도 티가 안 날까.

이게 지금 관심가는 거다.

 

근데... 알엠, 너무 엉뚱한 트랙백인가요?  그냥 생각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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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21 17:09 2005/05/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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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elial 2005/05/22 14:07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고교 졸업전 커트머리~ 얘기에 완전 공감.
    버뜨, 저는 아직 마지막 소원을 실현해 보지 못했어요. 삭발.. -_-a
    삭발투쟁하는 곳에라도 달려갈까나~ 하아.. ^^;;

  2. rivermi 2005/05/22 21:1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지금 머리 차~암~ 잘어울리던뎅~
    영화제에선 얼굴만 봐서 엄청 아쉬웠쓰요^^; 또뵈요~

  3. 알엠 2005/05/23 00:3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저두 영화제에서 얼굴만 봐서 아쉬웠어요. 그런데 오늘 우리 차가 견인되었어요. 장애인센터 봉고차 타고왔는데요 상영 끝나고 밥 먹고 있는데 견인돠었다는 전화 받고 남편이 다녀왔는데 벌금 4만원 빼고 견인료, 주차료 해서 4만 2천원 정도 내고왔대요. 오늘 진짜~비싼 영화봤다~~!! 그리고 머리를 묶을 정도면 며칠 머리 안감아도 티는 안나던데. 머리감는 시간도 별로 안들어요. 전 머리를 안말리고 그냥 다니거든요. 이거저거 다 해봤는데 역시나 머리를 묶고 다니는게 지저분한 티가 제일 덜나요. 안감으면 가렵긴 하죠. 하하하

  4. 뎡야 2005/05/23 01:2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나두! 미류님 별로 반가워하지도 않고 정말 섭섭했어요 ㅋ
    다음에 보면 제발 마음껏 반가워해주셈>_<
    글고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수욜날 예스맨 보러 갈 건데 그 때도 미류님이 사회보시면 좋겠다>_<

  5. dalgun 2005/05/23 03:0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미류님이 어딘가에 계시겠지 했는데 한번도 못봤어요.-_-; 그때도라는건.. 아까 그분이 미류님이라는거에요?? 헉

  6. 알엠 2005/05/23 09:4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뎡야~!! 미류가 반가워하는 것같던데요? ^^ 미류는 우리 러시아언니랑 말하는 거나 행동하는게 비슷한 것같아요. 그래서 미루어 짐작하건데 그거 엄청 반가워하는 거였다는말씀. 참,그런데 뎡야, 미류가 우리랑 같이 가고 싶었는데 어제 당번이라서 못간다고 무척 아쉬워했어요.내가 나중에 연락하기로 했는데 뭐 차가 견인되고 장소를 옮기고 이러저러한 일들 때문에 연락을 못했지만요. 수요일날 가면 미류랑 재미있게 놀아요~!! ^^

  7. 미류 2005/05/23 09:4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레이도 그럼? ^^ 레이의 짧은 머리도 정말 멋있어요. ㅎ

    미갱, 고마워요. 근데 이젠 안 어울린대도 그냥 이러구 살 것 같아요. 넘 편하걸랑요~ ㅎㅎ 영화제에선 저도 아쉬웠어요. 끝나고 블로거들이랑 뭐 없었나요?

    알엠, 헉! 정말 비싼 영화봤군요. -_-;; 그리고 머리묶을 정도면 며칠 머리 안감아도 티가 안 나기는 하는데 머리를 말리는데 시간이 좀 걸리죠. ㅡ.ㅡ 저는 머리가 젖어있으면 괜히 찝찝해서...^^;

  8. 미류 2005/05/23 10:00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뎡야, 제가 한달음에 달려가 인사를 할 때 멀뚱멀뚱 쳐다봐서 무안하게 했던 건 뎡야란 말이예욧! ㅋ 어제는 갑자기 감독과의 대화까지 맡게 돼서 무척 후달렸다는~ -_-;

    달군, 저도 영화 끝나고서야 달군이 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흑. 아쉽당... 근데 제가 사회본 거 맞아요. 실망하셨나요? -_-; 다음에 기회되면 꼭 인사나눠요~ ^^

    알엠, 덧글 다는 사이에 오셨군~요... 역시 알엠은 제 마음을 알아주시는군요. ㅠㅠ 근데 수요일에는 제가 못 갈 지도 몰라요. ㅠㅠ

  9. peasnhr 2005/05/26 07:42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하핫- 앞머리 이야기에 공감
    "어느 정도 길이면 머리감는 시간도 적게 들고 며칠 머리 안 감아도 티가 안 날까." 이 부분이 더더욱 공감 ..

  10. 미류 2005/05/28 09:0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호홋- 답을 찾으면 같이 나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