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멧돼지 두 마리가 길을 가로질러 달려갔다. "새끼 멧돼지다!"라고 소리지르면서도 속으로 '정말?'이라고 묻고 있는데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짐승의 거대한 소리가 왼편 숲에서 울려나온다. 그리고 환상임을 깨끗이 부정해주려는 듯 어린 멧돼지 네 마리가 길을 가로질러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갔다. 그 중 마지막으로 달려간, 가장 어려보이는 멧돼지는 온몸으로 현실을 증명했는데, 그 방식은 왼쪽 뒷다리를 살짝 절룩거리는 것이었다.
<걷다- 2006년 8월> 중에서...
* 마지막 멧돼지의 절룩거리는 모습을 보고 나서
'꿈인지 생시인지' 더이상 물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절룩거림이 현실을 증명한 것.
한편으로는 '바라보는 것들'의 오만이라는 생각이 스치면서도
어딘가에서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절룩거리네'가 들리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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