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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열 번째 이야기(5/13)

2011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열 번째 이야기(5/13)

 

<지난 여행기>

바람빛님의 [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 첫번째 이야기

바람빛님의 [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 /두 번째 이야기(5/5)

바람빛님의 [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 /세 번째 이야기(5/6)]

바람빛님의 [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 /네 번째 이야기(5/7)]

바람빛님의 [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 /다섯 번째 이야기(5/8)

바람빛님의 [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여섯 번째 이야기(5/9)]

바람빛님의 [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일곱 번째 이야기(5/10)

바람빛님의 [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여덟 번째 이야기(5/11)

바람빛님의 [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아홉 번째 이야기(5/12)]

바람빛님의 [2011년 5월 중국 여행(가보지 못한 티베트)/열 번째 이야기(5/13)]

 

27. 중국 여행의 또 다른 재미, 기차여행 (2)

여행에서 받는 즐거움은 다른 것을 본다는 것이다. 나와 익숙한 것을 떠나 새롭고 어쩌면 낯선 것을 느끼는 과정을 통해 나를 좀 더 객관화하는 과정이다. 여행을 하면서 다른 것을 느끼는 즐거움 중 가장 큰 것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여행지에 가만히 앉아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고, 시장이나 항구에서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은 기회이다.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은 다른 이들과 대화하는 것이다. 길을 지나다 뵙는 주민들과 다른 여행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정말 다양한 삶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되고 나 중심의 삶에서 조금이나마 겸손해질 수 있게 해준다.

2009년 캄보디아를 갔을 때, 앙코르앗에서 잘 생긴 친구가 툭툭이(오토바이 택시) 기사를 해주었다. 그와 우리는 삼일 동안 현지식당을 다니며 저녁을 먹었고, 수고비 지불이 끝난 다음 날, 그는 우리에게 호수로 놀러가자며 통닭과 맥주를 한 아름 사왔다. 식사를 할 때 마다, 구걸을 하는 어린이와 엄마에게 마음 아프지만 잠깐의 동정이 그들을 구걸상태로 영속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냉담하게 굴던 우리들과 달리 그는 적은 돈이라도 쥐어주곤 했다. 작은 토굴에서 산다는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는 답했다. “내가 그들보다 더 버니까.” 간단한 답변에 한참을 멍해져 있었다. 논리 이전에 마음이었다. 그 뒤 만났던 프놈펜의 공사장에서 아기보는 아가씨, 관광객을 기다리는 툭툭이 기사들,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파고다왕궁의 청년 등 그들과의 대화가 없었다면 캄보디아와 그 여행이 마음에 오래 남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다행히 이번 기차 여행을 통해서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우리가 탄 기차는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를 출발하여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로 가는 기차였다. 기억에 36시간을 달리니 기차인데 우리는 청두까지 약 16시간을 타고 왔다. 윈난성은 기후가 좋아 차 재배지로 유명하지만 중국에서는 변두리 중 변두리이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기차 칸은 끊임없는 대화들로 시끌벅적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들 모두가 일행은 아니라는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끼리도 활기차게 대화를 나눈다. 우리 칸의 40대 남녀도 어제 하도 대화를 진지하게 하길래 부부인 줄 알았는데 밥 먹을 적에 따로 먹는 것이 처음 보는 사이인 것이다. 어찌하다 우리하고도 이야기를 하게 되어 우리 칸의 할아버지와 떨어져 있던 할머니까지 오시고 외국인이라고 호기심있는 눈초리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40대 남자 분과는 같이 담배도 나누어 피면서 간단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내가 피우고 있던 남중해라는 담배를 보더니 마오쩌뚱이 즐겨피던 담배라고 한다. 그러면서 운남이라고 적힌 담배를 펴보라고 준다. 12mg이라 무척 독한 담배였지만 끝 맛이 무척 부드러운 담배였다. 나중에 담배가게에서 살펴보니 내가 피던 것이 10위안이었는데 이 담배는 30위안(5,100)짜리였다. 허름한 행색과는 달리 달변에 유쾌한 성품, 그리고 적지않은 재력(?)을 지닌 분이었다. 일행 중 다른 여자분은 공무원인지 시간이 나면 지방법률 책을 보고 있었다. 행색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다.

일행 중 가장 오랜 시간을 이야기 나눈 분은 아이 엄마이다. 밤새 칭얼대던 여자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등 아침부터 활기차게 뛰어놀고 잠이 드는데 자리가 좁아 엄마가 잠을 못 이루길래 우리 침대를 양보하였더니 그 다음부터 무차별 간식 폭격을 하는 것이다. , 해바라기씨부터 닭발까지 가지고 온 모든 간식은 종류별로 계속 맛을 보라고 건네준다. 우리가 가진 회화책을 살펴보면서 질문을 하고, 우리 수첩에 중국에 병음을 달아 필문답을 이어간다. 자신들의 집은 서창이라는 쿤밍시 가기 전의 도시라며 언젠가 한번 찾아오라며 주소와 전화번호, 환영문을 수첩에 적어 건네준다. 환영문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당신들이 서창에 오게 되면 나에게 전화해라. 내가 당신들을 마중나갈 것이다. 서창 사람들은 매우 좋고, 매우 열정적이며 풍경 또한 뛰어나다. 한국인 친구 손승권과 000를 환영한다. 여행 중 안전에 주의해라.’

마지막 문장도 그렇고, 가방에 무전기가 있기도 하길래 공안(경찰)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다른 친구에게 물어보니 서창이 아마 군사도시라고 한다. 아무튼 여행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행운이었다.

아내는 이번 여행 중 기차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면서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꼭 기차를 타자고 한다.

 

28. 삼국지 촉()의 수도, 청두(成都)

드디어 청두에 도착했다. 분지 지형인 청두의 첫 인상은 보슬비와 흐릿한 날씨이다. 역사를 나와 지도를 하나 구입하고, 어제 전화로 예약한 숙소를 찾아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한참을 헤맸지만 직통노선을 찾지 못하고 택시로 이동하였다. 아직은 도시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청두는 중국 서부의 대표적인 도시이다. 앞에 밝혔듯이 교통 요충지이기도 하고, 충칭(重慶)과 시안과 더불어 서부벨트의 중심 도시이다.(최근 보시라이 실각 이후 중국공산당 좌파의 충칭모델이 어떻게 바뀔지 관심사항이다.)

이곳에서는 현지 유스호스텔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룽탕(龙堂)유스호스텔은 콴샹즈(寬巷子)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콴샹즈는 청대 문무관원이 살던 거리로 한()족은 출입이 금지된 거리였다. 그 아래 자이샹즈거리에는 만주족 사병들이 거주했다고 한다. 이 두 거리가 모두 2004년에 현대적으로 해석된 옛 길로 재탄생되었다. 마치 우리의 인사동과 북창동 길을 합친 듯한데 훨씬 고전적인 멋을 살려내었다. 옛 가옥을 되살린 집들은 대부분 전시관과 기념품점, 음식점으로 변경되어 있었고, 거리 곳곳에는 개발 전의 사진을 입체감 있는 부조물과 함께 설치해서 기억을 놓지 않고 있다. 거리를 들어서는 사람들 모두 탄성을 지르면서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동상처럼 분해서 있는 사람, 훨씬 더 다양한 간식거리들, 사진전시회 등 눈길이 바빠진다.

룽탕(龙堂)유스호스텔에 들어서니 예약이 잘못되어 있다. 이틀을 예약했는데, 하루만 되어있다고 한다. 예약전화를 받은 이는 분명히 자기는 그렇게 들었다고 한다. 영어못하는 내가 져야지 하는 수 없다. 단체 손님이 와서 내일 방을 옮길 수도 있다고 해서 알았다고 했다.

유스호스텔은 중국 가옥을 개조해서 지은 곳이라 나름 운치가 있었다. 서양 배낭여행객들 뿐 아니라 중국 각지에서 온 젊은이들로 시끌벅적하였다. 다음 날 두장옌과 칭청산 투어를 신청하고 문화공원으로 나섰다.

 

29. 쓰촨(四川) 오페라 천극(川劇)

이미 밥보다 공연관람에 훨씬 많은 여행경비를 쓰고 있지만 오늘은 쓰촨 오페라라고 불리는 천극을 관람하기로 하였다. 가이드북의 소개에 따라 슈펑야윈이라는 극장을 찾아 나섰다. 시간도 여유 있고, 지도를 보니 멀지 않아 도시 구경도 할 겸 걸어서 찾아갔다. 극장은 아직 티켓팅도 시작하지 않아서 안내원이 여유있게 극장을 설명해주면서 좌석과 서비스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제일 싼 표를 구하고자 했으나 그리 크지 않은 가격 차이에 앞 세 번째 줄 표를 구하였다.

문화공원 주변은 차 상점이 많았으나 우리는 그냥 지나치고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공원은 오리보트가 있는 호수도 있는 근린공원이었다. 쭈욱 지나쳐 나온다는 것이 엉뚱한 길로 나가서 극장으로 어찌 가야되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한참을 헤매는데 비도 오고, 배도 고파서 식당에 들어섰다. 마파두부 요리를 시켰더니 한 대야를 가져온다. 이번에는 밥을 제대로 주문해서 든든히 채우고 나니 공연시간이 다가왔다.

천극은 다양한 단막의 공연이다. 차따르기 기예부터 해금과 비슷한 얼후 연주, 인형극, 그림자극, 콩트 그리고 변검 공연이 이어졌다. 차따르기는 이제 배우는 신인 같았지만 다른 공연은 나름 연배를 지닌 공연자들이 완성도있는 무대를 보여주었다. 촬영이 가능해서 변검 공연에서 카메라를 연사에 두고 0.5초 연사로 촬영해보았지만 그 신기의 과정은 밝혀내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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