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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유혹

한 2년에 한번 쯤은 꼭 찾아오는 이직의 유혹이 심각하게 시작되었다.

나의 전생은 분명 유목민 이었으리라.

머무르고 정착하는 것이 힘이들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직장을 옮긴 것을 가만히 세어보니 6번 쯤인것 같다.  스물여섯에 시작한 사회생활이니 한 직장당 평균 2년이 쫌 넘는 듯하다. 물론 아주 짧은 시간을 일한 곳도 있고 5년 정도 일한 곳도 있다. 돌이켜보면 나름 인정받고 있을때 떠난 곳들이라 아쉬운 곳도 많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그동안 거쳐간 곳들이 모두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이라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폭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고 할 수 있고 다르게 해석하면 깊이가 없다.

 

지금하고 있는 일은 기획일인데 나름 창의적이고 재미가 있다. 적성에도 잘 맞는 것 같고... 회사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만큼 이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2년이 지나니 또 떠나고 싶다. 일이 싫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싫고 조직문화가 싫다. 점점 그 분위기에 젖어드는 스스로도 한심하고..

 

나이가 드니 이제 자리를 옮기는 것이 쉽지가 않다. 경력이 쌓이다보니 자꾸 무거워진다. 스스로에 대한 가치 기준도 점점 올라가 왠만한 자리에는 선뜻 욕심도 안생긴다. 이렇게 박제화되어 가는 건가 보다. 예전엔 옮길때 이것저것 따지기에 앞서 일이 재미있으면 그만이었는데, 이제는 이것저것 조건부터 따지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고민이다. 눌러앉을 준비를 해야하는건가 하고...

 

이직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며 과감하게 버리고 던질 줄 알던 그때의 패기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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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촬영

공형진이 '짝패'라는 드라마를 찍기 위해 경주에 왔다.

아침 일찍 부터 단역배우 90여명과 말 6필 지미짚 카메라, 카메라가 장착된 특수 전기차가 동원되어 제법 큰 규모의 촬영이 이루어졌다.

 

공형진을 비롯한 중견 연기자들이 자리잡고 있으면 많은 병사들이 말을 타고 무술을 펼치는 씬이다. 

 

이 장면을 찍기위해 무술감독, 미술감독, 카메라 감독 등이 며칠 전부터 촬영 동선을 짜는 등 부산을 떨었는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그림이 좀 그렇다.

 

단역배우들과 무술배우들이 한참 연습하는 장면을 지켜보던 공형진이 뱉은 한마디 땜에 빵 터졌다.

 

"별로 안 멋진데요."

 

옆에 점잖게 앉아있는 중견배우 심양홍 선생이 껄껄 웃으셨다.

 

이 촬영땜에 새벽부터 출근해서 100여명 넘는 인원들이 연습하는 걸 지켜 본 나로서는 한 배우의 단호한 평가가 좀 심하다 싶을 수 있었는데 그 순간은 왜 그렇게 웃겼는지 모르겠다. 

그가 한마디로 평가절하한 이 장면의 촬영을 위해 며칠 전부터 스텝들이 골머리를 썩히며 그림을 짜 온것과 소품팀들이 동선에 맞춰 이것저것 소품들을 몇 트럭씩이나 들이 부었는데, 별로 안 멋지단다. ㅋㅋ

 

그렇다. 멋진 것은 노력만으로 얻어지는 게 아닌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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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줄이는 삶의 지혜

할일이 정말 많은데 자꾸 얹어서 또 과업들이 주어지고 있다.

감당할 수 있는 한계선을 넘으면 오히려 더 맘이 편안해지고 초연해 진다.

흐르는 물을 억지로 막으려고 하면 둑이 터져버리는 것 처럼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면 뭔가 실마리가 풀리겠지.

싸잡아 안고 고민하고 걱정해봤자 해결되는 건 하나도 없다. 스트레스만 쌓일 뿐.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 돌이켜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에 힘들어하고 속상해 했다고 피식 웃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사람이 마흔 가까이 살다보니 이런 삶의 지혜도 생긴다.

 

바람이 차다. 이런 날은 감기 걸리기 쉽상이다. 따뜻하게 입어야겠다.

꽃이 피지 않았는데 꽃샘추위라 불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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