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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회의

사고의 수준과 관심의 대상이 전혀 다른 사람들 끼리 앉아서 진행하는 회의는 참 재미없고 짜증난다.

 

상부에 보고해야할 계획서 작성이 목적인 K는 본인의 머리에서는 도저히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자 회의를 소집했고, 경험과 평소의 고민이 부족한 O는 자꾸 회의 주제와 상관없는 얘기들로 K를 짜증나게했다. 결국 어느것도 나올 것 없는 두사람의 대화에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 나는  흐름을 환기하는 발언으로  회의의 방향을 다시 바로 잡아 놓았다. K의 독촉에 발언을 강요받은 L과 C는 적당히 눈치보며 대세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면피용 발언으로 회의를 또 지루하게 만들었고, 결국 아무 결론도 없는 회의는 원점으로 회귀.

 

또다시 결론없는 얘기를 반복하는 K와 O사이에서 L과 C는 슬슬 집중력이 떨어지며 짜증이 더해갔고, 이를 지켜보던 나는 결국 폭발했다. 제출해야하는 계획서의 목적과 의도를 다시한번 얘기함으로써 그동안 옥신각신 주고받던 의견들의 무의미함을 환기시켜주면서 시간절약을 위해 휴회하기로 했다.

 

오후에 다시 회의를 하기로 했다.

 

결론 없고 의미 없는 발언들이 또 얼마나 난무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회의 전에 내가 준비해야 할 것은 한 없는 인내심과 낙서용 노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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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여유

출근을 위해 약 20분간의 운전을 하는 동안 라디오를 듣는다.

회의를 마치고 나와서는 커피믹스 하나를 뜨거운 물에 풀어놓고 한모금씩 아껴가며 마신다. 다 식을때까지.. 그리고 멍하니..

보고서 작성을 위해 이것저것 자료를 뒤적이다가 약 20분간의 웹서핑을 한다.

점심식사 후 또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블로깅 잠깐.

 

요즘 누릴 수 있는 여유의 전부이다.

바쁘다.

일이 즐거우면 바빠도 신나는데.. 짜증만 쌓인다.

 

힘들다. 이런 상황... 계속되면 우울증 걸리겠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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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아빠.

체벌금지 인권조례가 제정되고 아이들에 대한 체벌이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나는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3학년이 되는 아이에게 회초리를 때렸다.

 

하루가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 후회된다.

밤에 녀석이 자는데 종아리를 보니 아디다스 상표처럼 삼선의 멍자국이 생겨있어 맘이 짠하고 후회가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의 체벌은 사전에 아내와 충분히 상의하고 심지어 머릿속으로 시나리오를 짜서 진행했기 때문에 체벌행위에 최대한 감정을 싣지 않았다고 자위해 본다. 그리고 중요한건 아들이 스스로의 잘못을 시인하고 아빠의 체벌에 대해 사전 합의를 했다는 점이다.

 

그래도 아이를 때린건 좀 찜찜하다. 뒤늦은 후회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던 김혜자 님의 말처럼.. 그냥 힘들더라도, 돌아가더라도 이야기로 풀었어야 했나 보다.

 

 

체벌의 시작은 아이의 거짓말 때문이었고  회초리를 맞은 후 아이는 절대로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눈물로 약속했다.  단순히 맞았기 때문이 아니길 빈다. 아빠로서도 여러번 고민하고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알아주길 빈다.

 

가슴 한켠이 계속 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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