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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무엇에 길드는가?

3학년 아이들의 집단적인 반항과 무례함이 도를 지나쳤다. 선생님 한분이 그만두셨고, 아이들의 운전을 담당하시는 기사님도 아이들의 도가 지나친 무례함을 참지 못하고 항의 전화를 하셨다. 다른 학년과 다르게 같은 학교에서 일곱명의 아이들이 함께 오면서 유독 장난과 싸움이 심한 걸 알았지만.. 무조건 아이들을 다그치고 학교처럼 억지로 정형화된 규율 속에 아이들을 가둬놓지 않겠다는 나의 욕심 때문에 너무 방임한 결과일까...

 

아이들과 한시간이 넘게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아이들은 나에게 귀기울이지 않았다. 나는 아이들 앞에서 한 시간 넘게 세가지 단어만 계속 반복했다.

 

예의

소통

배려

 

에 관해서...

 

아이들은 아무도 내가 하고 싶은 애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이다.

 

오히려 다른 선생님들처럼 그냥 대충 화내고 혼내고 그러고 넘어가 주길 원한다.

 

혼나고 벌칙 받는 것이 대화보다도 훨씬 익숙해져버린 우리 아이들...

 

 

괜히 우울했다. 아들을 키우고 있는 아빠로서의 '나' 역시 자식에게조차 대화보다는 화내고 규제하는 것에 더 익숙해 있지 않았던가..

 

 

어린 아이들이지만 인간에 대한 예의가 필요했다. 우리 아이들은 먼저 정중하게 얘기하고 의사소통하는 방법과 배려하는 마음에 길들어질 필요가 있다.

 

무료 공부방을 운영하는 '나'는 아이들을 통해서 또 다른 삶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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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 여행기

일본은 처음이다. 일본에 도착했을 때도 다녀온 후로도 별로 외국에 갔다온 느낌은 없다. 사람들 생김이 워낙  비슷하고 여행사 팩키지 상품이란 것이 수박 겉핥기 식이라 일본이란 나라에 대해 깊이 알고 오지 못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족들과의 휴양여행이라 의미있는 휴식이 된 듯하다.


 

 

비행기에서 바라본 일본 후쿠오카의 첫 인상이다. 지진 때문에 나즈막한 건물들이 많아 마치 우리나라 시골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태제부 천만궁에 있는 학문의 신을 상징하는 소.. 아마 후쿠오카 관광상품의 필수 코스일 것이다. 소의 뿔을 만지면 공부를 잘한다는 전설 때문에 시험기간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울 아들녀석은 작년에 이어 두번이나 이 뿔을 만지고 왔으니 아마 공부를 엄청 잘하게 될지도... 옆에 계신분은 장모님이다.

 

 


 

임진왜란때 우리나라를 침입했던 가등청정이 만들었다는 일본 최고의 요새로 불리는 쿠마모토 성이다. 성주위로 2겹의 회랑을 만들어 누구도 침입하지 못하는 요새를 만들었고 심지어 저 성벽을 타고 쥐도 못올라갔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가등청정은 누구의 침입이 그렇게도 두려웠을까?

 

 

 


 

첫날 숙소인 아소팜 빌리지 근처에 있는 원숭이 학교 공연장.. 아들 녀석이 어린이집에서 이번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으로 원숭이 공연을 꼽았다고 한다. 재미있었다. 원숭이들이 불쌍하긴 했지만....

 

 

 


아소산 정상이다. 일본은 아직도 살아있는 화산이 많고 산 정상에는 아직 용암이 끓고 있기도 한다. 사진으로 보이는 것은 산 정상의 연못에서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는 모습이다. 유독가스 때문에 이렇게 산 정상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한다. 가이드 말로는 조상님이 도와서 한번만에 구경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영화 처럼 화산들이 폭발해서 일본이 침몰하는 상상을 하면서 구경했다.

 

 

 


 

거대한 화산의 분화구가 큰 연못이 되어 있다. 뒤에 보이는 검은 점들은 방목되고 있는 말과 소들이다.

 

 

 

 


 

일본여행가면 누구나 이런 사진 한장쯤은 남긴다. 유카타라고 하는 목욕가운 비슷한 옷이다. 웃긴건 일본인들은 호텔 어디서나 이 옷을 입고 돌아다닌다.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민망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는 조심스러운 옷이다.

 

 

 


 

일본에서는 온천이 참 흔하다. 아무데서나 온천수들이 마구 솟아오른다. '바다지옥'이라고 불리는 온천수가 솟아나는 연못에서는 바구니에 계란을 담아서 뜨거운 온천으로 삶아서 팔고 있다. 5개에 우리나라 돈 3천원 정도 하는데 맛이 일품이다.

 

 

 


 

일본이란 나라는 정말 캐릭터의 천국같다. 어딜가든 애니매이션 캐릭터들과 기념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제 다섯살 난 우리 아들은 그들의 이름을 거의 다 외운다. 무서운 문화의 힘이다. 어쨋든 캐로로, 나루토, 호빵맨, 키티 등등 이번 여행에서 추가된 아들녀석의 장난감은 무수히 많다. 녀석은 아마도 여행보다 이런 것들이 더 즐거웠을지도...

 

 

 

가족들과 여행할 수 있는 것은 경제적 여유만으로는 절대 될 수 없는 것이다. 몇푼 안되는 월급에도 불구하고 시간만 허락하면 여행에 투자하는 것은 경제적 여유보다도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의 여유가 더 가치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더 크면 틀에 박힌 여행사 패키지 말고 진짜 여행다운 여행을 좀 더 많이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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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중독

이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대학을 입학하고 나서 부터이다. 언제 부턴가 멍하니 있는 시간이 불안해지면서 뭐든지 눈앞에 글을 읽고 있지 않으면 안되는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그래서 화장실을 갈때도, 차를 타고 갈때도, 누군가를 기다릴 때도, 언제나 나는 글을 읽고 있어야만 안심이 된다. 읽을만한 책이나 신문 잡지 따위가 없을 때는 음료수나 과자의포장지에 적힌 글들을 세심하게 읽기도 하고... 심지어 화장실에 책을 들고 가지 않았을 때는 치약에 적힌 문구들을 읽고 또 읽고 한다.

 

뭔가를 읽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증상..

 

활자 중독이다.

 

일주일 동안의 휴가를 받았다. 목요일 부터 아내와 일본을 가기로 했고 월,화,수는 혼자 뭔가를 해야 한다. 휴가기간 동안은 활자에서 눈을 떼고 그냥 뒹굴뒹굴하거나, 영상을 보며 지내리라 다짐했는데.. 결국 그러지 못하고 어제 무료로 책을 대여하는 도서관에서 또 책을 몇권 집어오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시원하게 글을 읽기 위해 아무도 없는 공부방으로 출근을 하고 말았다. 아이들이 오는 오후시간 전 까지는 또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활자중독' 심각한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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