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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로거가 뜬다고?

얼마전 TV를 보는데 최근 와이프로거들이 고수입을 올리면서 뜨고 있다고 나왔다.

 

와이프로거(Wifelogger)

Wife 와 Blogger의 합성어이다.

 

와이프로거(Wife+Blogger)는 통상 정보를 이용하기만 하는 주부 블로거와 달리 요리와 실내장식, 육아, 가사와 관련한 정보를 직접 생산하는 블로거를 말한다.

 

누가 만들어낸 신조어인지는 몰라도 참 웃기는 말이다. 

왜 허즈블로거(Husband+Blogger)는 없는 것인가?

 

요리와 실내장식, 육아, 가사와 관련된 노동은 왜 와이프들만의 것이란 말인가?

 

최근 이 와이프로거들이 블로거 활동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생산해 내며 수익도 창출하고 책도 내고, 광고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이 되면서 소위 고소득 전문인으로 각광받고 있다고한다. 가사노동만 하고 사는 전업주부들을 은근히 능력없는 사람들로 만들어버리는 매스미디어의 농락에 많은 와이프들이 자존심을 구겼으리라.

 

각자의 영역에서 다양한 전문지식을 쌓고 정보를 공유하는 블로거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자본과, 은근히 부업으로 돈버는 능력있는 아내를 강요하는 사회분위기가 유감스럽다.

 

와이프로거가 뜬다고?

 

웃기지 마라! 그냥 블로거가 뜬다고 해라. 거기다 와이프는 왜 갖다 붙이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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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 아이들과의 가을나들이

공부방 아이들과 때이른 가을 나들이를 다녀왔다. 경상북도 수목원과 POSCO 견학 좀 생뚱맞은 조합이다. '자연과 첨단과학기술의 만남'이라는 좀 억지스러운 컨셉으로 선생님들이 행사를 기획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냥 견학하기 편한 코스를 선택한 조합같다. 어쨌든 무지 바쁜 시기에 그나마 휴식같은 행사를 하나 진행하면서 조금 여유를 찾은 것 같아 좋다.


경상북도 수목원 전경이다. 정말 끝내주는 곳이다. 가족나들이로 다시한번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조금 있으면 단풍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아 꼭 다시 한번 오기로 결심했다.

 

 



 

이곳에서 코디네이터로 근무하시는 박아무개 할아버지 아이들에게 친절한 설명중에 기억에 남는 말. "숲속의 주인은 그곳에 살고 있는 동물, 식물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이며 사람들은 단지 그곳의 손님일 뿐이다. 숲에가면 손님으로서의 방문 예절을 지키자." 아이들이 그 말씀 이후로 함부로 나무를 꺾지 않았다.

 

 


수목원의 산책로... 좀 있으면 이길을 걸을때 눈처럼 흩날리는 낙엽과 만나게 될 것이다. 멋지지 않은가?

 

 


POSCO 역사관 앞 분수광장.. 아이들은 물만 보면 좋아 미친다. 결국 이녀석 옷을 흠뻑 다 적셨다. 선생님들이 감기 든다고 말리셨지만... 난 은근히 방관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조건 해야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POSCO 건립 취지문이란다. 자본은 이러한 허울좋은 명목으로 얼마나 많은 노동을 착취했던가?

 


섬뜩하고 눈물나는 슬로건이다. POSCO 자본은 이런 역사를 자랑스러워한다. 최소한의 비용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동을 착취했을까?


착취의 주역들...

 

아이들은 오늘 견학에서 과연 무엇을 배웠을까? 안내 요원이 자랑처럼 떠들어대는 POSCO의 역사가 과연 자랑스러웠을까? 우리나라 철강 기술의 발전을 자랑스러워하기 전에 저 독재자와 더불어 노동자의 피와 땀의 댓가로 얻어낸 결과를 마치 자신들의 공인양 자랑스러워하는 저 인간들 좀 치웠으면 좋겠다는 씁쓸한 생각을 했다.

 

아이들과 가을 나들이를 다녀오면서 나의 역할과 사명이 좀 더 선명해진다.

 

....

 

 

 젠장 너무 거창하고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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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West Lake 에게

나와는 전혀 다른 내 친구  West Lake 에게 보내는 공개 편지..

 

학교다닐 때 부터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다른 꿈을 쫒아 살아온 내 친구야. 네가 가끔 나의 일상이 궁금해서 이곳을 들린다기에 이렇게 편지를 쓴다. 가끔 덧글이나 방명록에 흔적이라도 남겨두었다면 안부나 묻고 좋았을텐데.. 부끄럽더냐?

 

너를 알고 지낸지도 벌써 15년이 다 되어간다. 그치? 이제는 널찍한 아파트도 분양받고 전공을 살려서 안정적인 직장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너를 보면 대견스럽고 한편 부럽기도 하구나. 골방 자취방에서 쩜 50원짜리 고스톱을 치며 밤을 세우던 추억이 엊그제 같은데 세월 많이 흘러 이제 너도 어엿한 아빠가 되었구나. 너에게 쏘콜(소주+콜라)을 배웠고, 그렇게 먹으면 잘 넘어가지만 머리가 뽀개지도록 아프다는 것도 배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소위 골수 운동권으로 너는 착실한 비운동권으로 대학을 보내면서도 우린 참 친하게 잘 지내왔다. 그지? 그건 아마도 서로의 이념과 가치관을 떠나서 서로를 이해해 주는 깊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너를 이해했기에 운동권에서 철칙으로 여겼던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조직하라.'는 원칙을 너에게 적용하지 못했을 것이다. 너도 공부는 뒷전이고 집회나 시위판에만 쫒아다니며 학생회관에 쳐박혀 있는 나늘 친구로 잘 데리고 놀아줘서 정말 고마웠다. 더구나 지금까지도 잊지않고 나의 일상이 궁금해 이 블로거를 방문해주니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진보넷'은 익숙하지도 않을텐데 말이다.

 

언젠가 반쯤 농담으로 네가 나에게 던진 말 '이제는 너도 경제적인 안정을 찾아야 안되겠냐' 는 충고... 아마 너로서는 농담을 핑계로 아주 조심스럽게 했을 것이라는 짐작은 한다. 늘 나의 궁핍하고 치열하기만한 삶을 걱정해주는 좋은 친구야. 사회에는 말이다. 특히 이 더러븐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말이다. 나 같은 놈도 쫌 있어줘야 하는 것 아니겠냐? 모든 구성원들이 다 제도에 순응하면서 살면.. 세상 움직이는게 너무 만만해지는 것 아니겠냐구.

 

내 친구 West Lake...

늘 나에게 다른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 가장 가까운 친구야. 지금와서 고백하지만 나와는 많이 다른 너에게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할 때가 너무 많구나. 죽을때까지 우린 동지는 아니지만 친구다. 내 소중한 친구야. 이제 그만 눈팅으로 일관하지 말고 흔적을 남겨라. 부끄러워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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