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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감자탕 먹기

요즘 같이 사무실 일이 정신없이 바쁜 시기에 점심시간에 감자탕을 먹는다는 것은 호사스러운 일 중에 하나다. 그래도 일부러 스텝들을 꼬셔서 무려 한시간을 투자해서 점심메뉴로 감자탕을 먹고 왔다.

 

여유가 필요했다. 밥 먹면서 일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를 두런두런 할 수 있는..

 

그런데 정작 서로 사는 얘기며, 결혼 준비에 관한 얘기며, 소개팅한 노총각의 얘기며.. 이런 얘기들만 했다. 아무래도 밥먹으면서 가볍게 일 얘기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감자탕..

돼지뼈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솔직한 국물..

둘러앉아 그걸 떠 먹으면서도 우리는 솔직해지지 못했다.

 

다들 눈치보며 적당히 미루고 있는 것들에 대해 감히 아무도 얘기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점심시간에 여유있게 식사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이다.

여유가 없으니 남을 위한 배려가 점점 적어지는 것 같다.

 

감자탕에 필요한 것은 감자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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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꽃(詩)


 

지난 연초 평가 연수때 '아침고요 수목원' 찍은 사진이다.

브레히트의 '모든 것을 의심하라.'와 극명하게 비교되는 글이라 생각했다.

그냥 가슴 속에 이미 피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나의 꽃'이 될 수 있다면

'투쟁'은 왜 필요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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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가 되고픈 아들에게..

장래의 희망이 줄기차게 소방수였던 다섯살 아들 녀석이 어제는 뜬금없이 청소차 운전수가 되겠다고 한다. 소방수든 청소부든 부모의 입장에서는 별 탐탁치 않을만도 한데, 아내와 나는 아무말 하지 않았다.

 

대신에 "그래, 네가 커서 어른되면 땀흘려 일하는 청소부가 사회에서 인정받는 그런 세상이 되면 좋겠다."고 조용히 말해주기만 했다. 우리 아들 녀석이 줄기차게 소방수가 되고 싶다고 하다가 청소부로 희망을 바꾼 이유는 순전히 커다란 청소차 때문이긴 하지만.. 녀석이 좀 더 크면 그렇게 힘든 일을 하시는 사람들 때문에 우리가 좀 더 깨끗한 세상에서 살 수 있으며 그들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대우를 받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문득 천지인의 '청소부 김씨 그를 만날때'  라는 노래가 흥얼거려진다.

 

세상은 그리 어두운 것만은 아냐!!



"청소부 김씨 그를 만날때"

                                     - 천지인

 

안개더미 내려와 아스팔트를 적시네
새벽녘 아직도 모두 잠든 이 시간

황색조끼에 허름한 솜바지
좁은 이마에 잔주름이 가득찬

쓰라렸던 지난날 세상살이의 흔적들
끝없는 어둠의 상처뿐인 세상을
눈부신 햇살 새아침을 위하여
새벽 눈망울로 떨쳐나선 그대여

청소부 김씨 그를 만날 땐
새벽길이 웬지 힘이 솟구쳐
그 누구도 밟지 않은 새벽길
세상은 그리 어둔 것만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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