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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뀐다는 것에 대한 불만

숫자가 바뀐다고 도대체 뭐가 달라진단 말인가?

 



누군가 정해놓은 규칙에 의해서 2005년이 가고 2006년이 오고 한다.

그리고 나이 한살 더 먹는다.

달력이 교체되어 걸리고, 2005년에 의미 있던 모든 것들이 평가와 결산이란 이름으로 과거형이 되고는.. 뭔가 새로울만한 것도 없는 것들이 숫자를 바꿔달고 나와서는 희망찬 계획이된다.

 

굳이 이렇게 해바뀜을 정해놓지 않았다면 별 의미마저 없었을것만 같은 종무식이 치뤄지고  평가 연수와 함께 시무식이 계획되고 있다. 덕분에 자료정리하느라 연말에 야근과 휴일근무가 이어질 것 같다. 해가 바뀌면서 서류철, 회계장부, 일지 등을 새로 정리하고 만드는 일만해도 만만치 않다. 도대체 이런 해 바뀜은 누가 만들었단 말인가?

 

남들은 새해를 맞아 새로운 각오도 다지고 지난해를 돌아보고 그런다는데.. 내가 똑바로 못살고 있는 것일까? 아님 너무 숨가쁘게 살아온 것일까?

 

2006년의 해가 다시 떠오르면 싹 바뀐 새 달력처럼 뭔가 달라진 세상을 꿈꾼다.

아무것도 한 것없이..

그냥 해바뀜의 숫자가 바뀌듯이..

그저먹기 식으로..

 

도대체 물대포가 난무하고

공권력에 의해 사람이 죽어나가도 

경찰청장 사퇴만 하면 용서되고 해결되는 이 사회에서

해가 바뀐다고 뭐가 달라질 수 있단 말인가?

 

잡무만 늘어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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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에(詩)

이 겨울에..

 

          - 김 남 주 -

 

  한파가 한차례 밀어닥칠 것이라는
  이 겨울에
  나는 서고 싶다 한 그루의 나무로
  우람하여 듬직한 느티나무로는 아니고
  키가 커서 남보다
  한참은 올려다봐야 할 미루나무로도 아니고
  삭풍에 눈보라가 쳐서 살이 터지고
  뼈까지 하얗게 드러난 키 작은 나무쯤으로
  그 나무 키는 작지만
  단단하게 자란 도토리나무
  밤나무골 사람들이 세워둔 파수병으로 서서
  그 나무 몸집은 작지만
  다부지게 생긴 상수리나무
  감나무골 사람들이 내보낸 척후병으로 서서
  싸리나무 옻나무 너도밤나무와 함께
  마을 어귀 한구석이라도 지키고 싶다
  밤에는 하늘가에
  그믐달 같은 낫 하나 시퍼렇게 걸어놓고
  한파와 맞서고 싶다

 




마을 어귀 어느 한 구석이라도 지키며

한파와 맞서고 싶지만

갈지않아 시뻘겋게 녹슨 낫과

제몸 하나 추스리기도 힘들 정도로 초라하게 작아진

앙상한 사상과

적당한 타협과

사람의 빈곤만이 남았다. 

 

당신은 왜 항상 나에게 이렇게 길을 가야한다고 끊임없이 괴롭히며 아직도 살아 있는가?

전사 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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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론자 교회에가다.

네살짜리 아들녀석이 교회에서 찬양발표인지 뭔지를 한댄다. 세영이 엄마가 아빠가 와서 사진도 찍고 해야하지 않겠냐며 교회에 가자고 해서 갔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밤을 교회에서 보내게 되었다. ㅜㅜ



과학적 유물론을 신봉하는 사회주의자가 운동권에서 흔히 마약과 같이 취급하는 종교행사에 참여하면서 별별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었다. 역시 문화의 힘은 그 목적이 무엇이든 사람을 즐겁게 한다.

 

대단한 마케팅이다. 교회는 아마 암웨이를 능가하는 마케팅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철저한 자기무장이구나.. 초등학생 1,2,3 학년 어린이들이 스스로를 '하나님의 어린이 군대' 라고 불렀다. 아마 사회주의자들이 아주 어렸을때부터 저렇게 철저하게 무장했다면 온 세계가 벌써부터 해방되었을 것이다.

 

조직의 힘은 대단했다. 그들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었다. 학교때 읽었던 '선전 선동론'에 서술되어 있는 무기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아이와 아이엄마가 교회에 다니겠다고 했을 때 참 난감했지만 아무말 하지 않았다. 한때 유물론을 교과서처럼 여겼던 사람이 어떻게 종교를 가질 수 있냐고 비난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가족들과 함께 교회에 따라 가기도 한다. 신념도 사상도 이것저것 다 해체되고 있는 요즘 버릴 것도, 기대지 말아야 할 것도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하나님의 교리 중에 '사회주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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