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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25
    '구걸'의 기록. 업데이트.
    말걸기
  2. 2006/06/23
    이럴 줄 알았지만...(4)
    말걸기
  3. 2006/06/23
    여행 가기 싫어진다.(7)
    말걸기
  4. 2006/06/21
    첫 모델 사진(4)
    말걸기
  5. 2006/06/21
    첫 단체 출사
    말걸기
  6. 2006/06/20
    '구걸'의 기록(2)
    말걸기
  7. 2006/06/20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시험대에 오를지도...(5)
    말걸기
  8. 2006/06/16
    무기거래 통제 캠페인 동참(2)
    말걸기
  9. 2006/06/16
    성질머리하고는...
    말걸기
  10. 2006/06/15
    치, 성질 돋구네!(6)
    말걸기

'구걸'의 기록. 업데이트.

 

말걸기님의 ['구걸'의 기록] 에 관련된 글.

 

※ 2006. 6. 20.에 기록한 '구걸'의 기록을 업데이트함. 이게 최종 기록이 되겠지. 함께 했던 7명에게 에게 또 다른 사건이 있었다면, 그리고 그 사건 얘기를 말걸기가 듣는다면 또 업데이트 될 수도 있겠다.

 

※ 말걸기는 왜 기록을 남길까? 나중에, 한참 후에 민주노동당이 잘 나가면 이런 게 진짜 당의 역사가 될 것이다. 기록을 남기는 이유가 그뿐일까?

 

 

■ 퇴직금 지급 요구 및 지급 과정

 

 

ㅇ 2006년 3월 30일(목) : 말걸기, 민주노동당 총무실장과 통화.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였으나 "일단 알았다"는 답변만 받음.

 

ㅇ 2006년 4월 13일(목) : 14:30. 말걸기,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면담. K1, K2, M, 말걸기, L, J1, J2, J3(이상 퇴직자 8인)의 퇴직금 지급을 요구함. <060413_퇴직금지급요구.hwp>의 출력물을 전달. 사무총장은 지급 요구가 공식적으로 전달되었다고 함. 또한 지급요구액을 14일(금)에 총무실장의 이메일로 전달하기로 함.

 

ㅇ 2006년 4월 14일(금) : 말걸기, 지급요구액을 <060414_퇴직자8인의퇴직금산출내역.hwp> 문서로 정리하여 총무실장 이메일로 보냄.

 

ㅇ 2006년 4월 21일(금) : 민주노동당 제26차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문성현 대표는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퇴직금을 요구한 사람들과 협의를 해야 한다"고 함.

 

[참고] 제26차 최고위원회 회의결과

<안건 4> 중앙당 당직자 퇴직급 지급 기준의 건

- 안건 4는 폐기한다. 법적인 문제이지 결정의 문제가 아니다.

 

ㅇ 2006년 4월 25일(화) : 12:00, 말걸기, J2, 사무총장과 퇴직금 지급 건으로 협의.

 

[협의 결과 요약]

- 퇴직금은 요구한 액수로 지급한다.

- 8인 퇴직금 총액인 3천7백여만원 중 1/3가량인 1천2백만원은 4월 27일(목)까지 지급한다.

- 4월 27일(목)까지 지급해야 하는 1천2백만원을 누구에게 얼마씩을 지급해야 하는지는 8인이 협의하여 지급일 이전에 총무실장에게 메일로 보낸다.

- 퇴직금 중 나머지 2/3가량은 6월 14일(수)까지 지급한다.

- 7월 중순 임시당대회에서 퇴직금 제도를 확정할 계획인데, 이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액이 6월 14일(수)까지 지급된 액수보다 많을 경우 차액을 추가 지급한다.

 

ㅇ 2006년 4월 26일(수) : 말걸기, 25일 퇴직금 지급 협의 결과 내용과 말걸기 외 7인이 요구하는 1차, 2차 퇴직금 지급 대상 및 지급액을 <060426_퇴직금지급협의결과(말걸기외7인).hwp> 문서로 정리하여 사무총장 및 총무실장의 이메일로 보냄.

 

ㅇ 2006년 4월 27일(목) : 협의에 따라 1차 지급 대상에게 지급액을 지급함. K2, J3 전액 지급. 말걸기 1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직 금액 지급.

 

ㅇ 2006년 6월 13일(화) : 18:00시 경, 말걸기, 민주노동당 4층 사무실에서 사무총장을 잠깐 만남. 사무총장에게 14일(수)이 퇴직금 지급 기한임을 다시 정달함. 사무총장, "알고 있다. 총무실에 얘기해 두었다"고 대답함.

 

ㅇ 2006년 6월 14일(수) : 2차로 지급하기로 한 K1, M, 말걸기, L, J1, J2의 퇴직금 지급 안됨. 말걸기, 사무총장과 통화. "총무실장에게 지급하라고 했었다. 확인하겠다"고 함.

 

ㅇ 2006년 6월 15일(목) : 말걸기, 13:30분 경 총무실장과 통화. 퇴직금 지급 약속을 이행하라고 함. 총무실장, 지급을 연기해달라며 다른 5인의 의견을 물어줄 것을 부탁함. 말걸기, 5인의 의견을 확인 후, 다시 총무실장에게 전화하여 4시 30분까지 지급할 것을 요구함.

 

J2, 말걸기-총무실장 통화 후 사무총장과 통화. 사무총장 구두로 '미안하다'며 지방 출장 중이니 16일(금)에 서울에 올라와서 바로 지급해주겠다고 함.

 

ㅇ 2006년 6월 16일(금) : 퇴직금 지급 안됨.

 

ㅇ 2006년 6월 17일(토) : 말걸기, 6인의 명의로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앞으로 퇴직금을 요구하는 내용증명 발송.

 

ㅇ 2006년 6월 19일(월) : K1, M, L, J1에게 1/3의 퇴직금이 지급.

 

K1, M, 말걸기, J1, 퇴직금 미지급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 당기위 제소 제안이 있었으나 '귀찮은 일'이므로 포기. 6월 23일(금)에 노동청에 고발(진정)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 L, J2 동의.

 

미지급 사실과 진정 예정임을 김기수 최고위원에게 M이 통보. 당대표에게 알려 줄 것을 부탁.

 

ㅇ 2006년 6월 21일(수) : 말걸기, 퇴직금 건은 상근자 처우 문제이므로 상조회장 B에게 미지급 사실과 진정 예정임을 알려 줌. 상조회장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이 사실을 즉시 전달. 비서실장은 내용증명 확인 못함.

 

ㅇ 2006년 6월 22일(목) : 총무실장이 K1과 M에게만 전화를 해서 퇴직금의 1/3은 지급했으니 나머지는 7월 말에 지급하겠다고 함. 또한 진정은 하지 말라고 요청함.

 

22:01, 말걸기, 당대표가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아 홍승하 최고위원에게 이번 퇴직금 건에 대한 사실 정보(미지급 상태 및 진정 예정)만을 전달해 줄 것을 부탁. 홍승하 최고위원은 비서실장에게 퇴지금 지급을 요구하는 것으로 그침.

 

22:18, 비서실장이 말걸기에게 전화함. 전화 통화에서 내용증명 수령 사실과 진정 예정을 당대표에게 보고하지 않고 있음을 비춤. 내용증명 수령은 총무실장이 했음도 비춤. 당대표와 총장 등과 상황을 정리해서 처리할 때까지 몇 일 말미를 달라고 요구. 말걸기, 거절. 23일(금) 진정을 피하려면 당대표가 전화해야 할 것이라고 함. 11:20, 당대표와의 통화가 어렵다고 함.

 

ㅇ 2006년 6월 23일(금) : 08:38, M이 말걸기에게 전화해서 진정 만류 전화가 여러 통 왔다고 전함.

 

08:49, 비서실장이 말걸기에게 전화. 총장, 총무실장, 비서실장이 논의했다고 함. 퇴직금을 당일까지 꼭 받아야 한다면 어떻게 해보겠으나 지급을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함. 말걸기, 당일 정오까지 입금하지 않으면 진정을 내겠다고 함.

 

09:41, 총무실장이 말걸기에게 전화. 퇴직금을 받겠다면 사업비 지출을 포기해야 한다고 함. 말걸기, 정오까지 지급할 것을 요구. 총무실장, '유감스럽다'고까지 하면서 지급하겠다고 함.

 

정오에 미치지 못한 시각에 퇴직금 지급.

 

14:22, 6인 모두 퇴직금 지급을 확인.

 

 

이럴 줄 알았지만...

 

말걸기[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시험대에 오를지도...]에 관련된 글.

정황 상, 6월 17일(토) 오전에 보낸 내용증명은 19일(월)에 민주노동당에 도착한 게 분명하다. 그런데 당대표에게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이 내용증명을, 여태껏 당대표는 보지 못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19일(월)에 진정을 내기로 결정하고 나서 그날 저녁 M이 김기수 최고위원에게 알렸다. 당대표 앞으로 내용증명을 보냈고 23일(금)에 진정을 낼 계획이라는 얘기를. 당대표 주변 실무자들이 얘기해 주지 않을 것 같아서 전해달라고까지 했다.

 

21일(수), 아무래도 퇴직금 문제이니 민주노동당 상조회장에게 진정건을 미리 얘기하는 게 좋을 듯했다. 이것도 상근자 처우 문제이니까. 오후에 상조회장에게 전화해서 지난 주부터 그때까지 어떤 일이 있었고 앞으로 어쩌겠다는 얘기를 전했다. 전화를 끊고 얼마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상조회장이 내게 다시 전화를 걸어 비서실장은 내용증명이 온 줄도 몰랐다는 얘기를 전해주었다.

 

19일(월)에 K1, M, L, J1에게만 1/3 가량의 퇴직금이 지급되었고 J2에게는 한 푼도 주지 않았다. 물론 말걸기에게도 '잔금(?)'을 주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이리 처신했는지 전화 한 통 없었다. 그래놓고선 22일(목) 밤에 총무실장이 K1과 M에게만 전화를 해서 1/3 줬으니 나머지는 7월말에 주겠다며 하소연을 했단다. 이들에게는 거짓말까지 했는데, 말걸기에게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는다고 했단다.

 

그리고 밤 늦게 비서실장이 내게 전화를 걸었다. 당대표, 총장 모두 지방 출장 중이라 상황을 정리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니 말미를 좀 더 달란다. 월요일에 당대표에게 가야 할 내용증명을 총무실장이 인터셉트하고, 수요일에 내용증명 날라갔다는 사실을 안 비서실장이 여태 윗선엔 보고도 않고 있다가 지들끼리 의논해서 진정만은 막아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1. 문성현 대표가 내용증명의 존재를 목요일 밤까지 모르고 있던 게 사실이라면,

 

① 김기수 최고위원은 만 3일이 지나도록 당대표에게 아무말 안하고 있다.

②-1 총무실장이 내용증명을 쥐고 아무에게도 보고하지 않았다.

②-2 총무실장은 총장에게 보고했지만 총장도 총무실장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거나 방관했다.

③ 비서실장도 하루 넘게 당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2. 문성현 대표가 내용증명의 존재를 목요일 이전부터 알고 있던게 사실이라면,

 

문성현 대표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자기에게 보고하지 않고 있는 총무실장 등에게 한 칼 날리고 싶어서 우리가 진정내길 기다리는 걸까? 아님 그깐 일은 실장들 선에서 처리해야 하는 정도의 일이라 생가하는 걸까? 아님 돈도 없으니 퇴직금 주기 싫은 걸까?

 

 

목요일 밤 늦은 시간, 비서실장과의 통화에서 말걸기는 금요일에 진정 낼거라고 단호히 얘기했고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당대표와 얘기해야겠다고 했다. 당대표와는 금요일 오전 중에 전화 통화를 하게 될 듯한데 무슨 얘기를 할까?

 

이런 상황이라면 단지 '퇴지금 안주고 버티기'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기강이'가 집나간 실종 사건이다.

 

 

여행 가기 싫어진다.

 

당장은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상당히 치밀하고, 나름대로 꼼꼼하게 진행한 터라 준비 단계서부터 기록이 상당한 여행이 이번 시베리아-몽골여행이다. 그 여행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행 준비가 거의 끝나야 할 때이지만 그렇지 못해 마구 몰린다고나 할까.

 

내가 외국 여행 경험은 일천하지만 시베리아-몽골 여행은 쉬운 여행은 아닌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이리 맘 조리고 괴로운 여행 준비일 줄이야.

 

 

나는 꼭 시베리아-몽골을 특별히 가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긴 여행'을 원했기 때문에 제안에 응했다. 그러다가 시베리아의 도시들과 바이칼호, 몽골의 초원과 사막 이야기를 찾아보고선 너무나 가고 싶어졌다. 그 때부터 조금씩 설레임을 느꼈고 그것조차도 작은 행복감을 선사해 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설레임이 없다.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여행을 '갈 수밖에 없구나'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이미 예약 등을 마친 게 한두 가지도 아니고 게 중에는 되돌릴 수 없는 돈도 상당액 지불한 상태이다. 또 하나는 함께 가기로 한 사람들과의 약속을 깬다는 게 인간적으로 너무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갈 수밖에 없는 건 '출장'이지 '여행'일까?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원만했던 게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일단 돈이 걸리니 액수를 맞추기 위해 여행지를 이래 바꾸고 저래 바꾸고, 여행 국가(또는 도시)에서의 관광 내용도 이래 바꾸고 저래 바꾸고. 예약도 원만하게 된 건 하나도 없고. 환율은 떨어지기만 하는 듯하더니 오르락내리락 춤을 추고. 400만원 어치 사진 장비(내 인생에서는 중요한 도구들이다!) 들고 가야 하는데 여행자 보험은 이걸 감당하지 못하고. 가네 마네 늦게 출발하게 어쩌네 일행 하나는 2주도 남기지 않고 하루에 한번씩 말이 바뀌고. 포기할까 싶으면 또 하나는 꼭 가고싶다고 소망을 밝히고. 하여튼 짜고 치는 고도리판(겉으로만 공모 사업)에 순진하게 낄 때부터 재수에 옴이 붙었던 것 같다.

 

여행을 준비하며 여행지에 대해 하나하나 알게 되는 기쁨. 어처구니 없는 신비감 때문일지라도 그게 어디야. 그게 행복감 아닌가. 여행 직전에 난 그 기쁨을 상당히 잃었다. 퇴직금 땜에 얼토당토 않은 일들은 벌어지니 여행 준비도 시원치 않게 진행된다. 이래가지고서는 돈만 왕창 들인 짜증스런 세월을 보낼 듯한 느낌이 든다. 돈도 몇 푼 없고 벌지도 못하는 백수 주제에 퇴직금 쪼개서 반은 사진 장비 사고 반은 해외 여행 가는 정신 나간 짓거리 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미쳤지 내가.

 

내면에서 솟는 열정의 에너지를 느끼는 게 여행인데 오히려 짜증의 기운만 가득하다.

 

짝꿍은 막상 여행을 떠나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 한다. 하지만 준비가 개판이니 기분 좋을 때보다는 후회 짙은 짜증만 가득할지 모른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봉착해도 해결하는 과정이 여행이라지만 그 어려움을 즐기면서 넘기려면 지금의 나같은 태도로는 어림도 없다. 나는 나를 잘 안다.

 

 

에이씨! 되는 일도 없고 짜증 만땅! 이 시절 뛰어넘었으면 좋겠다.

 

 

첫 모델 사진

 

말걸기[첫 단체 출사]에 관련된 글.


 

연출이 아쉬운 사진이긴 하나 두 개 소개해 본다.

이런 종류의 사진이 진보네 블로그에 실리는 것도 재미겠다.

 


@ 신디 | 북촌 한옥마을 | 2006. 6. 18.

@ NIKON D200 | AF Nikkor 24-50mm f/3.3-4.5 | 초점거리 : 24.0mm | 셔터속도 : 1/640 | 조리개값 : f/5.6 | ISO : 100

 

함께 사진을 찍던 누군가가 모델에게 이런 주문 저런 주문을 하고 있었고, 말걸기는 그냥 옆에서 남들이 연출한 모델을 아무소리 않고 찍어대기만 했다. 이 사진이 이날 출사에서 찍은 사진 중에는 가장 맘에 드는 사진이다. 이 사진을 보면서 연출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모델의 발 하나만 앞으로 내밀고 있었다면. 시선이 아래로 가면 임팩트가 사라져 버리는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크게 갈리고 명암 대비가 선명한 것에 말걸기는 만족한다.

 

 

@ 신디 | 북촌 한옥마을 | 2006. 6. 18.

@ NIKON D200 | AF Nikkor 24-50mm f/3.3-4.5 | 초점거리 : 40.0mm | 셔터속도 : 1/320 | 조리개값 : f/5.6 | ISO : 100 | 노출보정 : 0.67

 

크롭한 사진이다. 원판은 전신이 나온 사진인데 이 부분만 잘라냈다. 더욱 선명한 명암 대비를 위해서다. 문고리도 맘에 든다.

 

 

맨 마지막 촬영지였던 북촌까지 가서야 사진발이 올라왔다. 사진 찍기와 사진 찍기 사이에 오랜 시간을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듯. 괜찮은 사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놓치다가 북촌에서 한 컷 만들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모델은 둘있었는데, 나머지 한 모델 사진은 인상 깊은 게 없다. 그 모델의 매력을 찾아내서 그 매력에 어울리는 공간을 설정하는 등의 연출을 하지 못한 것이지. 안타깝다.

 

 

사진 구경을 더 해보고 싶다면, 말걸기의 갤러리로 가보시길.

 

 

첫 단체 출사

 

사람들이 사진 찍으러 가는 걸 '출사'라고 하더군. 20년 넘게 간간이 사진을 찍었지만 얼마 전에야 알아들은 말이다.

 

 

말걸기 대가리 속에 뭐가 들었는지 퇴직금 반 뚝 잘라서 사진기 샀는데, 그게 Nikon D200이다. 트렌드 쫓으려 의도했던 건 전혀 아닌데 최근 최고로 인기 있는 DSLR 사진기란다. 선택은 잘 한 듯.

 

이 사진기를 사고자 맘 먹은 후에 D200클럽에 가입을 했다. D200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사진동호회다. D200이 출시된 게 작년 말이라 이 동호회는 최근에 첫 지역모임을 추진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서울/경기 지역의 회원들이 처음으로 모인 출사가 지난 18일(일)에 있었다.

 

시베리아-몽골 여행 가기 전에 이것저건 할 것도 많아서 망설이다가 흔치 않은 배움의 기회가 되리라 믿고 D200클럽 서울/경기 첫 모임에 나갔다. 말걸기는 첨 만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데 서먹한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것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10시간 가까이 함께 돌아다니니 한결 편해지면서 자신감도 생긴 듯.

 

 

광화문에서 모여 경복궁-인사동-북촌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클럽 회원 중 하나가 애초의 계획에는 없었던 '모델'을 데리고 왔다. 전문 모델은 아니고 친구들은 데려 온 것이다. 하루 죙일 줄창 여성 모델 사진만 찍었다. 사진이란 것도 남성이 지배적인 문화인 듯. 젊은 여성 모델이 없었다면 대단히 밋밋한 출사 모임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두 여성을 모델로 경복궁 곳곳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관람객들에게는 사진 찍는 게 구경거리가 되었다. 한 20명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한 장소에서 모델을 세워놓고 사진을 찍으니 그것도 볼거리인 듯. "누구지? 모델이야? 탤런트야? 유명한 사람인가봐"하는 소리도 듣는다.

 

우르르 몰려다니니 뻔뻔해진다. 주위에 피해를 준다거나 못되게 군다는 뜻은 아니고, 혼자서는 왠지 창피해서 못할 촬영을 한다고나 할까. 자신감이 생기니 실례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마구 렌즈 들이밀고 찍게 된다.

 

몇 가지 중요한 정보도 알게 되었고 500컷이라는 막샷 날리고 보니 배우는 것도 있었다. 훌륭한 색상, 명암 등을 만들어내려면 사진기의 기계적 특성도 잘 알아야 하고 후보정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라는 것. 무엇보다도 사진에도 연출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나름대로 좋은 결과.

 

D200클럽의 회원들은 아주 정중한 사람들이었다. 자부심도 대단하고. 이 사람들은 사진을 잘 찍거나 못 찍거나 사진을 찍겠다는 사람은 다 인정하는 배려도 있다. 이런 자리 가면 '명품' 렌즈 몇 개 씩 들고 오는데 말걸기는 기죽어서 처음에는 가방도 못열고 있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니 이 사람들은 그런 거 신경 안 쓰더라. 물론 무슨 렌즈가 좋고 뭐가 명품이고 등등 끝없이 장비 얘기는 하지만 좋은 렌즈만 부러워 하더라.

 

사진 찍으러 온 사람들 중 딱 사람만 아주머니였고 나머지는 몽창 남자. 대부분 아저씨들. 사진 장비에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무지 돌아다녀야 한다. 그때문인지 '가족 관계'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른 감수성이지만 현실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여태껏과는 다른 문화 공간에 끼는 게 힘들기는 하다. 그 공간이 풍기는 기운에 나 자신을 맞추어야 하는 게 부담스러운 것이지. 뭐, 그래도 구체적인 매개가 있는 만남은 오히려 쿨하다.

 

시베리아-몽골 여행 직전에 좋은 사진 경험을 했다.

 

 

'구걸'의 기록

 

말걸기[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시험대에 오를지도...]에 관련된 글.

 

 

이건 정말 '구걸'이었다. 당연한 권리를 '구걸'한다는 게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이제부터는 '구걸' 안한다.

 

 

■ 퇴직금 지급 요구 과정

 

 

ㅇ 2006년 3월 30일(목) : 말걸기, 민주노동당 총무실장과 통화.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였으나 "일단 알았다"는 답변만 받음.

 

ㅇ 2006년 4월 13일(목) : 14:30. 말걸기, 민주노동당 사무총장 면담. K1, K2, M, 말걸기, L, J1, J2, J3(이상 퇴직자 8인)의 퇴직금 지급을 요구함. <060413_퇴직금지급요구.hwp>의 출력물을 전달. 사무총장은 지급 요구가 공식적으로 전달되었다고 함. 또한 지급요구액을 14일(금)에 총무실장의 이메일로 전달하기로 함.

 

ㅇ 2006년 4월 14일(금) : 말걸기, 지급요구액을 <060414_퇴직자8인의퇴직금산출내역.hwp> 문서로 정리하여 총무실장 이메일로 보냄.

 

ㅇ 2006년 4월 21일(금) : 민주노동당 제26차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문성현 대표는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퇴직금을 요구한 사람들과 협의를 해야 한다"고 함.

 

[참고] 제26차 최고위원회 회의결과

<안건 4> 중앙당 당직자 퇴직급 지급 기준의 건

- 안건 4는 폐기한다. 법적인 문제이지 결정의 문제가 아니다.

 

ㅇ 2006년 4월 25일(화) : 12:00, 말걸기, J2, 사무총장과 퇴직금 지급 건으로 협의.

 

[협의 결과 요약]

- 퇴직금은 요구한 액수로 지급한다.

- 8인 퇴직금 총액인 3천7백여만원 중 1/3가량인 1천2백만원은 4월 27일(목)까지 지급한다.

- 4월 27일(목)까지 지급해야 하는 1천2백만원을 누구에게 얼마씩을 지급해야 하는지는 8인이 협의하여 지급일 이전에 총무실장에게 메일로 보낸다.

- 퇴직금 중 나머지 2/3가량은 6월 14일(수)까지 지급한다.

- 7월 중순 임시당대회에서 퇴직금 제도를 확정할 계획인데, 이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액이 6월 14일(수)까지 지급된 액수보다 많을 경우 차액을 추가 지급한다.

 

ㅇ 2006년 4월 26일(수) : 말걸기, 25일 퇴직금 지급 협의 결과 내용과 말걸기 외 7인이 요구하는 1차, 2차 퇴직금 지급 대상 및 지급액을 <060426_퇴직금지급협의결과(말걸기외7인).hwp> 문서로 정리하여 사무총장 및 총무실장의 이메일로 보냄.

 

ㅇ 2006년 4월 27일(목) : 협의에 따라 1차 지급 대상에게 지급액을 지급함. K2, J3 전액 지급. 말걸기 1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직 금액 지급.

 

ㅇ 2006년 6월 13일(화) : 18:00시 경, 말걸기, 민주노동당 4층 사무실에서 사무총장을 잠깐 만남. 사무총장에게 14일(수)이 퇴직금 지급 기한임을 다시 정달함. 사무총장, "알고 있다. 총무실에 얘기해 두었다"고 대답함.

 

ㅇ 2006년 6월 14일(수) : 2차로 지급하기로 한 K1, M, 말걸기, L, J1, J2의 퇴직금 지급 안됨. 말걸기, 사무총장과 통화. "총무실장에게 지급하라고 했었다. 확인하겠다"고 함.

 

ㅇ 2006년 6월 15일(목) : 말걸기, 13:30분 경 총무실장과 통화. 퇴직금 지급 약속을 이행하라고 함. 총무실장, 지급을 연기해달라며 다른 5인의 의견을 물어줄 것을 부탁함. 말걸기, 5인의 의견을 확인 후, 다시 총무실장에게 전화하여 4시 30분까지 지급할 것을 요구함.

 

J2, 말걸기-총무실장 통화 후 사무총장과 통화. 사무총장 구두로 '미안하다'며 지방 출장 중이니 16일(금)에 서울에 올라와서 바로 지급해주겠다고 함.

 

ㅇ 2006년 6월 16일(금) : 퇴직금 지급 안됨.

 

ㅇ 2006년 6월 17일(토) : 말걸기, 6인의 명의로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앞으로 퇴직금을 요구하는 내용증명 발송.

 

ㅇ 2006년 6월 19일(월) : K1, M, J1에게 1/3의 퇴직금이 지급됨을 확인.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시험대에 오를지도...

 

말걸기[치, 성질 돋구네!]에 관련된 글.

 

 

벌써 어제가 되었군. 19일(월) 오후에 어떤 사무실에 몇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이 사람들은 모여서 의견을 나누더니 결론을 내렸다.

 

"진정하자."

 

여서기 '진정'이란 흥분한 마음을 가라앉힌다는 뜻이 아니다. 노동청에 진정을 내겠다는 뜻이다.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진정. 6인이 동참하게 될 것이다. D-day는 23일(금).

 

 

어제, 6월 14일(수)까지 지급해주기로 약속했던 6인의 25,000,000여 원의 퇴직금 중 일부가 사전 의논도 없이 몇 명의 계좌에 찔끔 입금이 되었다. 제대로 알 길은 없으나 17일(토)에 보낸 내용증명의 효과가 아닐까 마구 추측을 해본다.

 

6월 15일(목)에 총무실장이 지급을 미루어달라며 분할 지급해 주겠다고 했는데(그렇다고 언제까지 얼마를 주겠다는 얘기는 하지도 않았다), 우리가 거절하자 생까고 있다가 내용증명을 보고 지 맘대로 찔끔 주면 대충 넘길 수 있겠지 싶어서 그런 듯하다. 이게 아니고 대표가 내용증명을 보았음에도 이런 거라면 더 황당하지.

 

민주'노동'당이라는 게 말야, 약속도 지키지 않을 뿐더러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을 때 미리 연락해서 사정이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약속을 바꾸길 바란다고 뜻을 전하지도 않는다. 아쉬운 놈이 찾아가거나 전화해대서 '제발 주세요'라고 하면 '나중에 주면 안될까?' 한다.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간다. 누가? 그 법인의 대표가. 당은 문성현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 진정을 내겠다고 모 최고위원을 통해 문성현 대표한테 전달할거라, 진정 전에 퇴직금이 지급될 수도 있다. 또한, 진정을 하자마자 퇴직금을 지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이 꼬이면 문성현은 벌금(이 정도 가지고는 감옥은 안가지)도 내야 하고 망신도 당해야 한다.

 

문성현이 이번 퇴직금 문제로 오르게 되는 시험대는, 진보정당이 주장하는 '노동의 가치'를 얼마나 추구하는가에 대한 게 결코 아니다(이 점도 코메디이다). 이번 시험대는 당대표가 당의 집행력에 얼마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가다. 왜냐면 사무총장은 약속을 지키고 싶어했지만 총무실장이 째버리니 아무것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대표가 나서면 총무실장이 움직일까? 경기동부연합의 파견자인 총무실장도 뭉개버리는 '바지사장'이 되느냐,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뽑은 '대표'가 되느냐의 기로라고 할 수 있다.

 

내용증명은 당대표 앞으로 보냈지만 이런 건 당대표한테 보여주지 않으려고 맘만 먹는다면 실무자 선에서 '인 마이 포켓'할 수 있다. 형사문제인, 그것도 노동관련 현안인 퇴직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대표한테 보고도 하지 않는 실무자들에게 둘러싸인 문성현. '바지사장'이 분명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 사람은 처량하게도 지방선거 전에 소위 연합파에게 인사권을 몽땅 빼앗겨버린 게 분해서 선거 후에 인사권 행사하겠다고 열라 큰소리치더니 고작 천명한 인사문제란, 출.근.부.작.성.이다.

 

퇴직금 문제는 법률적인 문제기이기도 하지만, 이번 건은 당 내부적으로 보면 당대표와 최고위원회의 권위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지난 4월 21일에 있었던 26차 최고위에는 퇴직금 산정기준에 대한 안건이 올라왔지만, 문성현 대표가 퇴직금 기준은 법에 있으니 법대로 해야 한다며 안건을 폐기시키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 회의에서 지급 시점은 퇴직금을 요구한 퇴직자들과 협의하라고 결정했다. 그 결과로 4월 25일 퇴직자 8인과 사무총장이 합의를 한 것이다. 이 약속은 두번에 걸쳐 집행하기로 한 건데, 두번째 지급 약속이 깨졌기 때문에 6인지 진정을 내기로 한 것이다.

 

퇴직금 지급의 계기는 앞으로 여러 번 있으니 국고보조금 압류할 때까지 가지는 않으리라 예상은 한다. 그러나 거기까지도 가기 전에 문성현은 '바지사장' 확정 도장을 받을지도 모른다. 이번 시험에서 문성현의 성적은?

 

 

무기거래 통제 캠페인 동참

 

홍실이님께서 [월드컵 경기장, 빈 자리를 찾아 보아요!]를 올려주심.

 

 

반가운 캠페인. 그리고 번득이는 아이디어의 캠페인.

월드컵에 맞추어 이런 걸 다 생각하다니. 오~ 멋져.

이런 걸 다 소개해 주신 홍실이님도 멋져~.

 

말걸기는 표 다 팔리기 전에 자리 하나 잡았다.

* 좌석번호 : S18 R26 C10

 

말걸기 옆자리는 누가 앉으실라나?

http://www.controlarms.org/worldcup/

 

 

* 내 옆자리의 Alex는 럭비를 좋아하나보네...

 

 

성질머리하고는...

 

6월 15일. 어떤 이들에게는 대단한 명절이었을른지 모르겠으나 나에게는 짜증 점철 신경질 만땅, 그런 날이었다.

 

 

1.

 

요즘 계속 그러했듯이 해가 딱 중천에 떠 있을 때 잠에서 일어나 보니 그새 전화가 걸려와 있었다. 민주노동당 총무실장. 무슨 일일까 궁금해서 전화를 했더니 점심 먹으러 나갔는지 받지를 않는다. 그래 점심 시간은 피해야지. 또 상상. 혹시 이 인간 4월에 준 파일 어디가 내팽겨쳐 놓아서 퇴직금액 정리한 거 다시 달라는 얘기하려고 하나? 입금했다고 친절하게 전화할 사람은 아닌 듯하니 이게 젤루 좋은 소식이긴 하다. 기대. 기대. 기대.

 

말걸기가 언제부터 '긍정적 사고'를 했다고 이 따위 기대를 했는지. 참, 어리석고 순진한 놈. 점심 식사를 다 했을 법한 시간에 전화를 했다. 사무실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핸드폰으로 했다. 또 전화를 받지 않는다. 뭐야? 전화해 놓고선 전화도 안 받고. 끊자마자 전화가 왔다. 잠깐 일처리한다고 전화 받는 타이밍을 놓쳤나보다. 그래, 일하다 보면 전화 못받을 수도 있지.

 

총무실장이 퇴직금 지급을 미뤄달랜다. 국승 때부터 일한 L씨도 퇴직금 1,300만원을 청구했는데 이런 일이 한둘이 아니다. 당 사정 잘 알지 않느냐. 돈 없다. 7월에 중앙위와 당대회가 있고 어쩌고 저쩌고.

 

"약속을 지키세요. 이미 그런 사정 다 감안하고 약속한 거잖아요."

 

"총장님은 지급해 주겠다고 하시던데요."

 

돈 관리하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고려할 것도 많고 어쩌고 어쩌고.

 

"하루 지났습니다. 지급해 주시죠."

 

다른 이들의 생각은 어떤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 잉? 이렇게 나오면 어쩔 수 없지. 전화 돌려서 의견을 다 확인할 수밖에.

 

"전화해 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선거라고 연락도 잘 못하고 지낸 사람들에게 이제야 안부도 묻게 되었다. 전화통에 대고 5명과 수다 진하게 떨었다. 다들 그러지. "뭐 하자는거야!"

 

띠리링띠리링.

 

"다들 오늘까지 지급해달라고 하네요. 4시 30분, 그러니까 은행업무 마감시각까지 넣어주세요."

 

씨발씨발. 혼자서 성질을 버럭버럭 내면서 빨래 개고 설거지하고 있던 차, 4시 경 우수사랑이 전화를 했다. 돈은 역시나 안 들어왔단다. 말걸기는 총무실장하고 통화한 후에 총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고 했다. 아마도 이때 주요행사가 있었을 터이니. 우수사랑이 총장이랑 얘기해보겠다고 한다. 다시 우수사랑이 전화. 총장이 미안하단다. 지금 지방에 있어서 그러는데 16일(이게 오늘이지 아마?)에 서울 올라가서 바로 처리해주겠다고 약속했단다.

 

이렇게까지 얘기했으면 하루는 참아줘야지 뭐. 설거지 끝내고 우체국 가서 내용증명 보내려고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게 되었다. 그래도 신경질은 이빠이다.

 

 

2.

 

15일에는 하늘이 예뻤다. 날씨도 좋았다. 무엇보다 전날 비가 많이 내렸기 때문에 시야도 깨끗했다. 이런 날 사진 찍으러 나가야 했었다. 청명한 날 기다렸는데 이게 뭐람. 오후내 한참을 전화 붙들고 있었으니 사진도 못찍고. 이게 또 성질머리 건드린다.

 

성질나 죽겠는데 사진은 무슨 사진! 이런 날 사진 찍다가 성질 못이겨 D200 부셔버릴지도 모른다. 덜컥 겁이 나더라. 이때부터 집안의 물건들이 말걸기에게 소리친다. 혹은 눈치를 본다.

 

"제발 저는 집어던지지 마세요. 저는 잘못한 게 없잖아요. ㅠㅠ."

 

이 불쌍한 것들은 말걸기와 함께 있다가는 박살날지도 모른다고 겁을 먹고 있었다. 폭력의 충동은 자신에게도 괴롭다. 순간 머리 꼭대기에 기가 몰리면서 미쳐버린다. 그 직전에 스스로 제어한다. 그 제어는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고 식은땀도 난다.

 

지난 2월부터는 이런 일이 자주 있었다. 물건 집어던진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내가 힘이 세지 않길 다행이지. 여기서 조금만 더 나가면 파괴의 짜릿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면 약자를 폭행하겠지.

 

스스로에게 겁을 먹은 말걸기는 무작정 집을 나갔다.

 

 

3.

 

놀자. 그래도 사람들하고 노는 게 좋겠지. 전화 한바퀴 돌렸다. 전화 안 받는 사람. 일하는 사람. 이미 멀리 집으로 가버린 사람. 대놓고 '싫어' 하는 새끼 등등. 그래 일을 안하니 놀아줄 사람도 없구나. 이땜에 또 성질이 버럭버럭. 말걸기 이 새끼는 인생을 어떻게 산거야? 바보 새끼.

 

혼자서 무작정 종로로 나갔다. 무작정은 아니고 꼭 사야할 책(꼭 읽어야 한다기보다는)이 있어서 영풍문고 갔다. 책을 사고 여행 때 쓸 메모책도 사고.

 

짝꿍에게서 전화가 왔다. 학교 동료네 문상을 갔는데 이왕 함께 간 김에 자주 모이지도 못하는 신규들과 놀겠단다. 다행이다. 짝꿍은 말걸기의 신경질내기, 짜증부리기에 참으로 인내를 잘한다. 하지만 어느 선을 넘으면 괴로와하고, 그 다음 선을 넘으면 화를 낸다. 그럼 둘은 싸운다. 하루 이틀 말도 안할걸. 이 정도 상태면 짝꿍과 마주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더라.

 

 

4.

 

시내를 뱅글뱅글 돌다가 영화나 볼까? 하필이면 시간이 맞는 게 엑스맨뿐이냐. 이거 혼자 먼저 봤다가는 짝꿍이 실망할텐데. 같이 보기로 했으면 같이 봐야지. 우이씨. 그래, 소위 예술영화 좋아하는 씨네큐브 가자. 15분 기다리면 되겠군.

 

영화시간은 다 되어가는데 전화를 한다던 '각'이 전화를 하지 않는다. 행여 놀고 있으며 껴보는 것도 좋을 듯해서 영화표도 사지 않고 말걸기가 먼저 전화를 했다.

 

만화 보다 보면 '100t'이라고 써있는 망치로 맞는 장면이 있다. 딱 고장면. 시베리아-몽골 여행 멤버 하나가 7월 초까지 일해야 한단다. 여행 꽝내자는 거야? 뭐야, 긴 시간 여행이라 짝꿍이 섭섭해 했음에도 불구하고, 애초 예상보다 많은 돈 땜에 피가 마름에도 불구하고 가기로 했고, 이 동네가 워낙 까다로워 불안한 것도 많은 데다가 여행 정보 개판이라 진을 빼가며 예약까지 다 하고 준비물 목록까지 다 만들어 놓았는데 이제 와서?

 

파괴욕구 게이지 상승. 그래도 불쌍한 '각'을 위하야 차분차분 의견을 나누었다.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니 28일에 함께 못 가도 7월 초에는 이르쿠츠크로 날라오라고 하자. '각'이 전화를 해보더니 16일(이것도 오늘이군)에 확답을 하겠다 했단다.

 

혼자서 게이지 관리하다가 씨네큐브에서 영화보는 것도 놓쳤다. 이날 참 전화도 많이 했네. 밧데리가 나갔다. 정동스타식스에 가서 영화볼 요량으로 그곳으로 향하던 차 편의점이 있길래 밧데리 충전을 맡겼다. 30분은 걸린단다. 스타식스에 가서 시간표를 보니 밧데리 충전 땜에 볼 수도 없게 되었다.

 

진짜 풀리는 거 없네. 우이씨. 맥도날드에서(진짜 오랜만에 갔다) 콜라 한 잔(오랜만에 마셔보네) 마시며 러시아 여행 가이드북을 찬찬히 읽으며 '기대'를 누리려고 노력했다. 약간 진정된 모드. 밧데리 찾고 다시 보니 스타식스 밤샘 패키지 상영이 눈에 들어왔다. 엑스맨이 껴 있을 게 뭐람.  봐 버릴까? 안 돼! 안 본 척하면 되지 않을까? 안 돼!

 

 

5.

 

뱅글뱅글 혼자서 돌아다니다 날이 밝은 다음에 집에 들어왔다. 맘이 편해졌다. 밝아져서 짝꿍 먹을 것도 챙겨주고 방긋 웃으면서 빠이빠이, 잘 다녀와 인사도 했다. 하룻밤 성질 죽일 시간을 허락해준 짝꿍에게 고맙더군. '집에 안 들어 올거야?' '집에 언능 와서 잠이나 자!'가 아닌...배려의 말과 함께...

 

 

6.

 

지난 밤 돌아댕기는 게 힘들었는지 오늘은 늦게 일어났다. 아무런 연락도 없는 걸 보니 퇴직금 지급은 안되었군. 치. 에휴. 몰라.

 

우수사랑의 메시지가 여러번 왔다. 우수사랑은 지금 참 힘들게 생활을 꾸리고 있다. 하던 공부도 마저해야 하고 아이 둘도 자주 아파서 돌봐야 한다. 돈 벌기 쉽지 않다. 수개월 인내한 퇴직금이 당장 손에 들어와야 한다. 말걸기야 짝꿍한테 당분가 비비면 되지만.

 

이런 상황인데 진짜 안주네... 다시 성질 게이지 상승. 어쩔 수 없다. 갈 길을 가야지.

 

 

치, 성질 돋구네!

 

말걸기[퇴직금 지급 협상 타결 인사]에 관련된 글.

 

퇴직금을 준다고 약속했었다. 4월 25일(화)의 일이었고, 약속에 따라 4월 27일(목)에 1차분을 지급했었다. 그런데 2차분을 6월 14일(수)까지 지급해주기로 했는데 지급되지 않았다.

 

 

13일(화)에는 약속이 두 개 있어서 오후에 외출을 했다. 밖에서 약속도 있었고 12일(월)에 우수사랑하고 전화로 의논도 했었기에 민주노동당사에 가서 사무총장을 잠깐 만났다. 지급 약속일이 하루 남아서 찾아왔다고. 사무총장은 잊지 않고 있었다. 총무실에 14일(수)까지 지급해야 함을 확인했었다고.

 

14일(수)에 하루종일 계좌를 확인했다. 잠깐 다른 일을 하는 와중에 문자 하나가 왔다. 함께 퇴직금을 받기로 한 우수사랑의 문자였다. 혹시 들어왔나? 기대를 저버리고 은행 마감시각까지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문자였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화 한바퀴 돌렸다. 둘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나머지 둘도 계좌에 변동이 없다 했다.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했다. 사무총장은 자신의 지시가 이행되지 않음을 살짝, 아주 살짝만 의아해 하는 눈치였다. 다시 총무실에 지급을 지시하겠다고 했다. 거짓은 없을 사람이라 믿는다.

 

총무실장이 퇴직금 지급을 아주 우습게 보는 듯하다. 뭐 어쩔 수 없지. 지가 몇 일 개기는 게 어떤 상황을 초래할 지 깨닫게 해주는 수밖에.

 

난 오늘 날이 적당히 밝아지면 민주노동당사에 가서 입금하라고 요구할거다. 4시까지. 그리고 계좌확인하고 돈 안들어오면 우체국 가서 초특급 빠른 등기로 내용증명 보낼거다. 금요일 오전에는 받을 수 있도록.

 

 

지급 기한은 16일(금) 18:00이다. 18:01에 들어와도 진정 내지는 고발로 간다.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만이 아니다. 정당법 따위도 있다. 민주노동당 전체가 공모한 부패를 고발할거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해결할 의사도 있고 그럴 계획도 차분히 준비한다고 생각해서 가만 나둔 걸 다 까발릴거다.

 

이런 고발은, 특히 고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해 버리면 무마되기 쉽상이다. 그래도 쪽팔린 일 생기는 거니 약속을 제 때 이행하지 않은 데에 대한 벌이라 생각하면 된다.

 

 

말걸기, 진짜 성격 안 좋을 때 있는데, 딱 그 때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