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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르맹

stalker

조나단의 첫번째 영화가 드디어 나왔다.
영화제에 출품도 하고 유튜브에도 영화를 올리셨다.
영화 첫번째 챕터와 마지막 챕터에 깔린 피아노는
본인이 직접 연주해서 넣은거라고 한다. 정말 다재다능,,

내일이 28번째 생일인데 팬시드레스 컨셉으로 펍에서
놀거라고 한다. 조나단은 배트맨에 나오는 조커 컨셉으로
나갈거라고,,,ㅎ 난 그럼 어떤 컨셉으로 나가야 하나,,,,


http://www.youtube.com/watch?v=rExtowkuk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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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ven sisters




한동안 주말에 꼼짝도 안하고 집에만 있다가 오랜만이 나들이를 했다. 근처 이스트본이란 곳에 beachyhead와 seven sisters라고 불리우는 해안가와 절벽이 있는데 거기에 다녀왔다. 한동안 날이 별로였는데 이번 주말은 너무나 화창해서 봄 날씨처럼 포근했다. 끝없이 펼쳐진 언덕들, 그리고 해안에 맞닿아있는 거대한 하얀 절벽들.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저 멀리 보이는 집 두어채가 보이는데,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오는 의 마지막 장면의 배경이라고 한다.





절벽 끝자락에 훤히 드러나 보이는 부분이 흰색이라 한낮의 햇살을 받아 더욱 희어 보인다. 저 멀리 절벽 끝에 서 있는 사람 모습의 크기를 보면 이 절벽이 얼마나 높은지 대략 짐작이 된다. 그래서인지 여기서 자살하는 사람도 꽤나 많았다고 한다. 고소공포증에 절벽 가까이 다가가려면 아찔아찔. 1년에 10cm 정도씩 육지쪽으로 절벽이 깎여나가고 있다고..





여기 절벽 위에다가 사람들이 흰 자갈들로 각자의 이름들을 만들어 놨길래, 나도 한번,,,나름 열심히 만들었는데 그렇게 이쁘게 나오진 않은 듯,,





seven sisters. 큼지막한 절벽이 일곱개여서 아마 그런 이름이 붙여졌으리라,,짐작을. 정작 정말 일곱개인지 세어보진 않았다. 세어보기엔 저 멀리까지 시야를 펼쳐야 해서 다른 절벽들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 정말 좋은 산책로였다. 다음에 또 와보고 싶을 정도로. 이스트본 시내도 구경하고 이번 주 금요일 조나단 생일 선물도 좀 찾아볼랬는데 절벽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 새 다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약간 어둡게 나오긴 했지만 뭔가 있어보이는 사진,, 저 멀리 작게 서 있는 사람의 실루엣이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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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back matrix

http://www.youtube.com/watch?v=6JtKNUO-nRs

조나단이 알려준 비디오,,매트릭스와 브록백마운틴 ost라니,,ㅎ



아래 링크 역시 조나단이 보여준 영상,,존레논의 목소리를 절묘하게 영상과
붙여놓았는데 알아듣긴 힘들지만 peace 나 nonviolent way 이런 단어는 들린다 ㅎ

http://www.youtube.com/watch?v=jmR0V6s3NKk

이건 영상에 대한 설명,,
In 1969, a 14-year-old Beatle fanatic named Jerry Levitan, armed with a reel-to-reel tape deck, snuck into John Lennon's hotel room in Toronto and convinced John to do an interview about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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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머물던 날

8월 18일 월요일, 플랏을 비우고 짐들을 일본 친구 집으로 옮긴 다음 런던 가는 기차를 타다. 생각보다 짐이 많아서 고생을 했지. 3주 뒤에 다시 돌아와 기차 내리자 마자 짐을 다시 다 옮기는 상상을 했었는데, 로마에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기 직전 날 밤에 일본 친구가 여권이고 지갑이고 몽땅 잃어버리는 바람에 결국 나 혼자 먼저 영국으로 돌아왔고, 짐도 나중에 일본 친구가 힘겹게 돌아온 다음에 찾아올 수 있었다.

 

런던에서는 빅토리아역 근처에 한인민박을 잡아 이틀 밤을 머물렀다. 한인 민박에 한번 머물러 보고 나니 다시는 한인 민박에 가지 말아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되어버렸다. 나중에 베니스에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외부에 간판없는 숙소에 (역시나 등록안 된 B&B 비스무레한 그렇다고 호스텔도 아니었던 곳) 머물렀을 때도 간절히 느꼈지만, 어차피 같은 돈 내고 자는 거면 훨씬 더 자유롭고 괜한 눈치 볼일 없는 여느 호스텔에 머무는 게 백배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런던에서 머문 날은 3일이었지만 실제로 여기저기 돌아본 날은 하루였던 것 같다. 월화수 중에 아마도 화요일 하루였던 듯,,

 

아침 일찍 일어나 빅토리아 역의 출근 인파를 지나쳐 버킹엄 팰리스 앞에 있는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화장실 인심 인색한 동네에서 맘 편히 들락날락 할 수 있는 내셔널 갤러리 화장실을 목표로 삼고 걷던 중이었다.

 

버킹엄 궁전 정면으로 큰 공원이 두 개가 있는데 위 사진은 그 중 하나..(이름을 까먹었다-_-) 암튼 런던엔 하이드 파크를 비롯해 큼직큼직한 공원들이 많아서 이곳이 대도시란 느낌을 사라지게 한다. 선유도 공원이나 여의도 공원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서울숲보다 더 큰 공원이 시내 한복판에 세개나 있는 셈이다.


 

 

 

오후엔 약속된 WRI 사무실에 찾아갔다. 트라팔가 스퀘어 부근에서 버스를 타고 한 15분 정도 가서 kings cross 역에 내려 걸어갔다. 안드레아스, 하비엘과 약간은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ㅋㅋ) wri 와 건물을 함께 쓰는 peace news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부엌도 있고 얼핏 예전 아랫집 느낌도 나는 공간이었다. 건물 1층에는 housmans bookshop이 있었다. 이름이 익숙하다 싶었더니, 2년 전에 독일 wri 회의 갔다가 받은 housmans peace diary가 떠올랐다. 신림동 녹두거리에 있는 그날 서점 느낌도 약간 나는 서점이었다.


 

 

 

 

 

여기는 아예 peace and nonviolence 섹션이 따로 있다. 꽂힌 책도 무지 많고. 막상 사놓으면 안 읽을거 알면서도 왠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족해지는 듯한. 염이 이거 보면 좋아하겠단 생각도 들었다. ㅎ

 

 

 

 

아나키즘 섹션도 따로..서점 내부가 전반적으로 아늑한 느낌이었다.


 

 

 


서경식 선생님의 어느 글에선가 런던 교외에 맑스 묘지가 있다는 얘기를 본 기억이 나서 직접 찾아가본 곳. Highgate cemetery 라고 핑크색 벽에 희미하게 글씨가 보인다. 안타깝게도 묘지를 찾았을 땐 시간이 늦어서 묘지 입구 철창 문이 닫혀있었다. 나중에서야 문을 타고 넘어갔으면 됐을 것을..후회가.. 암튼 그 동네 가서 호스트 맘의 아들 조나단이 태어났다는 병원도 보고 좋은 산책 코스였다..

 

 

 

 

 

 

 

비가 내리면서 날이 추워지고 급 허기가 몰려오기 시작..런던 시내로 향하는 빨간 버스를 다시 탔다..그 날 저녁에 간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먹은 마르게리따 피자의 향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영국 여행하는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돈 주고 직접 사먹었던 저녁이었다,,-_-ㅎㅎ



에딘버러 가는 야간 버스를 타던 날 먹었던 저녁인 것 같다 아마도...런던 외곽에 뉴몰든이란 한인타운이 있는데 거기 살던 친구의 하우스메이트가 쏠 일이 있어서 나도 덩달아 끼어서 밥을 얻어 먹었다. 순두부찌개를 시켜먹었는데, 베지테리안이라고 이거 저거 빼달라고 얘기했는데 "네?" 하고 못 알아듣는 것까지 한국 식당을 그대로 빼닮았더라.. 숯불갈비+밑반찬이라니,, 얘네 문화에는 밑반찬 개념이 전혀 없으니 그런 말을 굳이 붙여놓았나 싶다. 밑반찬 리필도 되고,,ㅎㅎ 지금 생각이 났는데 영국 와서 처음으로 김치를 먹은 날이었나보다. 찌개 한그릇에 한국돈 만오천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암튼 내 돈 내고 먹는게 아니었으므로,,,,ㅎ 암튼 이거 먹고 빅토리아 역으로 이동해서 야간버스 타고 에딘버러로 고고씽~




한달 전에 써놓은 여행기를 이제서야 올리기 시작,,

다음은 에딘버러 사진들을 올려볼까,,싶지만 이미 다시 발동해버린 귀차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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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6

주말 내내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인터넷도 되겠다 집에서 꼼짝도 안하고 이것저것 하며 놀기..

조나단이 요 며칠은 영화제작에 바쁘시다..
할로윈(그게 언제지??)에 맞춰서 독립영화제가 있다고 거기
출품할 작품을 만든다고 한다. 영화가 완성되면 한국어 자막을
넣고 싶다고 도와달라고 한다. 어이쿠 이렇게 사랑스러울대가..ㅎ

엊그제부터는 조나단이 취미로 치는 유클레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슬슬 욕심이 나기 시작..코드 잡는 왼손에
물집이 생기려고 한다..ㅎ 한국 돌아갈때쯤엔 내가 치고 싶은 곡을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으려나...아님 금세 포기하려나...ㅎㅎ

사람들과 채팅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되면서,
언니네 이발관 새앨범이 나왔다고 하던데, 한번 들어봐야겠다..호홋

요건 Irish 밴드 Script 의 뮤직비디오,,,이 동네 라디오에 자주 나오는
노래 중 하난데 중독성이 있는 듯,,
http://www.youtube.com/watch?v=qw-J8kC5D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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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4

get it sorted, in the end.,,

a nice film recommended from my lovely joni boy.


http://www.youtube.com/watch?v=RpjHSiQLPmA

a funny advertise also he showed me today,


http://www.youtube.com/watch?v=MTbX1aMajow
"you wouldn't steal a baby!"

조나단과 그의 친구들이 함께 녹음한 곡. 볼수록 <원스>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조나단,,
http://www.youtube.com/watch?v=_wmT33L4NC8

조나단의 영감을 자극해준다는 곡.
조나단이 직접 부르는게 더 멋진 듯,,
http://www.youtube.com/watch?v=Yr09fYxQX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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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kg

참 재밌는 경험을 했다. 일요일 저녁부터 끊긴 전기가 일요일 밤 늦게 잠깐 돌아왔다가 다시 자정부터 끊기기 시작해서 월요일 밤 9시가 다 되어서야 다시 돌아왔다. 허허 이젠 웬만한 일에는 잘 놀라지도 않아서 이번 일 역시 하나의 재밌는 해프닝으로 이렇게 글을 남기고 있지만, 참 흥미로운 경험임에는 틀림 없는 듯 하다. 지난 달에 여행 다녀오고 나서 그에 관한 diary를 쓰고 있다고 홈스맘에게 말한 적이 있는데, 오죽 하면 홈스맘이 오늘 그걸 기억해냈는지 영국에서의 정전 경험에 관한 diary를 써보는 건 어떻냐고 농담 아닌 농담을 던지더라.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영국도(?) 전기 공급이 민영화 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양 옆으로 붙어 있는 이웃들이 모두 다른 서비스 공급 업체로부터 전기를 구매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이번 정전은 불행하게도 유독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있는 거리의 집들만 겪었는데 이럴 경우에 그럼 어디로 전화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우리 홈스맘은 ‘have no idea’ 였다. 그녀가 먼저 전화를 하기 전에 다른 성미 급한 이웃이 먼저 전화를 걸어서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론 민영화로 인해 전기 공급을 책임지는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기민한 다른 이웃이 전기회사든 어디든 전화를 해서 정체를 짐작할 수 없는 그 누군가가 조치를 취하긴 한 것 같은데 그게 누군지는 홈스맘도 모른단다. 그저 전기가 돌아오면 그걸로 된 거라고. 만사 태평한 홈스맘의 그런 말에 혼자 맘 속으로 민영화가 영어로 뭐더라 이걸 어떻게 한번 얘기해볼 수 있을까 생각하던 나만 무색해져버렸다.-_-;; 암튼 만약 한국에서 이렇게 만 하루동안 정전이 벌어졌다면 아마 바로 포털 메인에 기사가 뜨면서 한전에서 해명을 하는 보도자료를 내놓지 않았을까 생각도 스쳐지나갔다.
 
그나마 내가 사는 집은 전기 오븐이 아니라 가스 오븐이어서 이번 사태를 겪는 와중에도 저녁을 무사히 해먹을 수가 있었다. 홈스맘 말로는 전기 오븐을 가진 집은 밥해먹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을 거라고.. 정전이 계속 되던 일요일 저녁에는 홈스맘과 living room 에서 초들을 켜놓고 어둠 속에서 소파에 나란히 앉아 밥을(meal을?) 뚝딱뚝딱 해치워 먹었다. 월요일 저녁에는 일요일 저녁을 교훈 삼아 해 떨어져 어두워지기 전에 밥을 해서 테이블에 양초들을 켜놓고 후딱 해치워버렸다. 그리고 설거지까지 하고 나니 고작 7시를 갓 넘기고 있었다. 저녁 7시, 평소라면 한창 홈스맘이 저녁을 준비하고 있을 시간인데. 암튼 난 홈스맘이 설거지하는데 옆에서 후레쉬를 들고 비춰주면서 전기가 흔하지 않던 시절의 삶에 대해서 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홈스맘이 아일랜드에 살던 시절 얘기도 또 듣고.
여기 와서 이사를 할 때마다 내가 이걸 한국에서 왜 들고 왔지 하고 생각이 들던 것 중 하나인 후레쉬를 이번 기회에 아주 요긴하게 써먹었다. 잠시나마, 캠핑장에 밤늦게 도착해서 서로 후레쉬를 비추며 밥을 해먹던 기억이 났달까.
 
보통 생활패턴에 따르면 홈스맘이 샤워를 끝내고 나갈 준비를 할 무렵쯤 내가 일어나서 부시럭부시럭 씨리얼과 빵과 우류를 챙겨먹기 시작하는데 월요일 아침에는 홈스맘이 아침에 출근을 늦게 할거라면서 부엌에서 이리 저리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옆집 사람 말로는 (여전히 나로선 정체를 정확히 짐작할 수 없는, 왜냐면 한국처럼 한전 이런게 떠올려지지가 않으니) 전기 회사 직원이 말하길 아침 8시 반에는 다시 전기가 돌아올거라고 했다고. 그래서 그 때 전기가 돌아오면 보일러도 다시 돌테고 그럼 따순물로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고 드라이어로 말리며 세팅을 할 수 있을테니 홈스맘이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전기는 월요일 하루가 다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홈스맘은 회사 상사에게 얘기해서 월요일 하루 회사를 쉰다고 말했다고 한다. 얘네 문화에서는 회사 하루 빠지는 게 한국에서처럼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니,, 얼핏 듣기로 영국이 그나마 이 주변 국가들 중에서는 휴가가 가장 적은 곳인데 그래도 일반적인 샐러리맨들이 1년에 갖는 휴일이 보통 최소 한달이라고 한다. 이걸 예컨대 여름에 5주 몰아서 쉴 수도 있고 아니면 조금씩 쪼개서 쓸 수도 있고. 휴가를 어떻게 언제 어디서 보낼지 생각하는 것도 삶의 낙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홈스맘은 화요일도 결국 휴가를 냈는데, 그녀 말에 따르면 회사 supervisor에게 전화를 걸어서 not feeling very well 이라고 말했고 그걸로 이틀을 연달아 집에서 쉬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정전이 되니 찬물로 샤워하는 것도 좀 견디면 되고, 전기로 물 끓이는 대신 냄비에 가스로 끓이면 되고, 하지만 문제는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이었다. 그래서 결국 월요일 저녁에 홈스맘이 아들 조나단에게 부탁해서 냉동실에 있는 음식 전부를 전 남편 집 냉장고에 넣어놓으라고 보냈다. 그런데 웬걸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그렇게 음식들을 들려 보낸지 한 시간도 채 안 되어서 전기가 돌아와버렸다.-_- 이럴 때 that's life 란 말을 하게 되는 걸까. 암튼 음식이 다 상해도 얘네 여건에선 이런 정전 사태를 책임질 주체가 불분명하기에 따라서 금전적인 보상 이런 건 상상하기 힘들 듯..홈스맘 왈, I don’t know who’s going to compensate for this disaster!
 
 
 
정전이 된 와중에 저녁을 먹고 우연찮게, 아주 우연찮게 몸무게를 재보게 되었다. 후레쉬로 눈금을 비추면서 말이다. 여기 와서 한번도 안 재어봤기에 내심 호기심에 가득차서 눈금을 보았는데.....
오 마이 갓, 저울의 눈금은 예전 내 몸무게보다 6kg 더 나간 지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정말 말 그대로 unbelievable 이었다. 그래 좋아, 겉옷을 입고 있었고, 저녁을 먹은 직후였고, 저울이 약간 부정확한 걸 수도 있겠지 하고 생각해보아도 6kg나 찌다니 웃어얄지 울어얄지 정말 헷갈리는 상황이었다. 급작스레 내 뱃속에 있는 음식들이 불편하게 느껴지면서 안 그래도 조여오던 바지 허리단이 더욱도 조여져오는 느낌이었다. 엄마한테 말하면 아마도 틀림없이 기뻐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방향으로 살이 찐 것 같진 않아서 영 찝찝하다. 마치 시계의 숫자로 분절된 삶 이전에 자연의 주기에 맞추던 삶이 있었던 것처럼, 저울의 숫자 이전에 내 스스로 느끼는 몸의 상태가 더 중요한 거라고 생각하며, 무려 6kg나 쪘지만 그렇다고 내가 특별히 불편해하거나 하진 않았잖아 하고 생각해보지만 영 찝찝한 것이 거참..지금 내 몸의 체성분 분석을 해보면 6kg의 대부분은 여지 없이 체지방이 아닐까..한편으론 여기와서 나름 꾸준히 많이 걸었으니 그렇게 또 우울한 결과가 나올까 싶기도 하고. 암튼 한국 돌아가면 무조건 첫째로 단식을 해야지 하는 다짐이 굳게 들어버렸다...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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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1

 
어느 날씨 좋은 가을 오후
 
한국은 아직도 많이 덥다고 하는데, 여기는 완연한 가을이다. 물론 여름에도 반팔 꺼내 입은 날이 손꼽을 정도로 드물어서 이게 정말 내가 아는 여름인가 하는 생각으로 지냈지만, 지금은 아침 저녁으로 부는 쌀랑한 약간은 싸늘한 바람이 가을을 물씬 느끼게끔 한다.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푸른 하늘. 하늘은 높고 말은 살이 찐다는 가을이 한국에만 있는게 아니었던거다.
 
이태리에서는 찌는 듯한 공기와 따가운 태양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는데, 반대로 여기서는 이번주에 특히나 더 태양이 사랑스럽게 여겨진다. 여전히 자외선이 따갑긴 하지만, 볕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정말 기분이 왔다갔다 한다. 해가 없으면 날도 우중충 기분도 우중충 해지는데 해가 나올라치면 쉬는 시간이든 점심시간이든 무조건 바깥에 나와서 일광욕?을 즐긴다. 이렇게 생활패턴이 변할 줄은 전혀 상상도 못했는데, 생각해보면 이런 변화가 참 신기하기도 하고 묘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그렇다.
 
삶이 단순해지고 새로운 자극이나 활력이 없어지면 이렇게 되는걸까 싶게도 요즘 자꾸만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곤 한다. 특히나 몸으로 느끼는 대기의 기운이나 바람의 냄새 촉감은 예전에 경험했던 특정한 시공간을 떠오르게 한다. 멀리서 개가 짖는 소리에 불현듯 대학 1,2학년때 환활을 갔던 마을의 골목길들과 마을회관이 떠오르는가 하면, 아침에 학원으로 걸어가는 길에 맡는 싸늘한 공기와 지나가는 자동차의 매연을 느끼면서는 문득 2년 전 복학했을 때 아침마다 지나던 거리를 떠올리는 식이다. 온수역에서 타던 빈 열차, 신대방삼거리역에 내려 버스로 환승하기 위해 걷던 길, 학교 정문에 내려 강의실까지 걸어가던 길. 그 때 듣던 윤도현 1집과 넬의 노래들. 유럽 여행 직후에 활기 넘치던 순간들이었는데. 학교 수업 마치고 750번을 타고 경찰청에 내려 아랫집으로 걸어가던 기억들. 서대문에서 다시 부천으로. 신길역에서 갈아타는 1호선. 그렇게 긴 동선을 어떻게 소화해낼 수 있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경이로운 생각도 잠시 든다.
 
의식 저편에서 꺼내져온 기억들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도 하고 금세 다른 기억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학원에서 컴퓨터실 문닫을 때까지 지영이와 대화를 하다가 문닫는다는 소리에 급히 짐을 챙겨 건물을 빠져나와서 바라보는 석양에 문득 관악산 자락이 떠올라버렸다. 학교 기숙사 옆에 있던 오분산에 올라가 서울을 내려다보던 장면이 생각났다가, 기숙사 살 때 운동장과 빨래방이 생각나다가 사범대 내정의 벤치가 떠오르다가 하는 식이다. 특정한 장면마다 함께 했던 사람들 얼굴도 줄줄이 스쳐지나간다. 재밌는건 최근 1,2년 간의 기억은 의외로 잘 떠오르지가 않는다는 거다. 내가 요 며칠 왜 부쩍 옛날 기억들이 떠오르는걸까 생각을 하다가 언젠가 읽었던 소설 중에 과거의 기억에 집착하는 캐릭터를 보았던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데 유감스럽게도 소설 제목이나 작가 제목은 전혀 떠오르질 않는다.
 
어느 가을 날 아침의 상쾌한 공기, 대낮의 따스한 햇살, 밤에 술한잔 하러 가는 길의 싸늘한 공기. 몸에 각인된, 그러나 언어로 환원되지 않는 기억들이 이렇게 센치하게 만드는 것 같다. 여기서 이렇게 한가하게 적당히 사람들을 만나고 적당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하루하루들이 나중엔 어떤 식으로 떠올려질까..하는 생각까지 하는 나는 정말 한가하긴 한가보다.
 
인터넷이 안 되어서 워드에 쳐놓은 걸 유에스비에 옮겨담다가 문득 또 뎅 출소하던 날 기억이 떠올라버렸다. 그 날도 바람이 서늘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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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 the weather

- 목요일 오후. 이탈리아에서 돌아온게 월요일. 쉬지도 못하고 화요일부터 바로 아침 9시 학원 수업을 들었더니 그나마 남아있던 진이 다 빠져버린 듯 하다. 3주간의 여행, 그 동안은 보통 여행을 오래하고 돌아오면 활력에 넘쳤던 것 같은데, 그게 또 여행의 매력이기도 하고. 그런데 지금은 뭔가 좀 이상하다..이게 영국 날씨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요 며칠 날씨도 기분 변화에 큰 몫을..

 

- 3주 휴가에서 돌아오니 오후반 선생이 바뀌어 있었다. 여기와서 선생님들과는 다 무난하게 잘 지내왔던 것 같은데 이번 선생은 영 나랑 궁합이 안 맞는듯 하다. 논술학원에서 컴플레인을 받았을 때의 느낌들이 떠오르고 있다. 그 때 학생들이 나에게 이런 느낌을 가졌던 것일까 하는. 서로 안 건드리고 적당히 거리 유지하며 지내면 좋을텐데, 기어이 오늘 선생이 나를 건드리고 말았다. 모든 관계가 그렇듯 서로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상처를 받는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오늘은 정말 혼자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다가 눈물이 찔끔 나버렸다. 아마 그 선생도 나처럼 자신이 내뱉은 말과 행동을 곰곰이 곱씹고 있을까. 마치 내가 컴플레인 받고 나서 내 행동을 되돌아보며 아쉬워하고 후회하듯이 그 선생도 오늘 자신을 되돌아보고 있을까 그러면서 힘들어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다가 내가 왜 그 사람 감정까지 이렇게 헤아려야 하지 흥 하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다음 주면 어차피 다시 반이 바뀔텐데,, 내 안에서 이미 한번 틀어버져린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을 회복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 든다. 유감스럽게도. 물론 나도 때론 면접, 첨삭, 토론 대충 준비해서 오늘 하루만 잘 때워보자는 생각을 종종 했지만, 여기서 선생들이 가끔씩 아무 교재 복사한거 들고와서 던져놓고 알아서 잘해봐라 그러면서 정해진 수업 시간을 때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때는 정말 내가 여기 왜 앉아 있는걸까 하는 회의가 더욱더 강해진다. 어디다 대고 얘기할 사람도 없고,,

 

- 지금 여기 있는 도시에서 지난 달 말에 살인(?) 사건이 났다. 아랍에서 영어공부하러 온 16살 난 학생이었다는데, 이 곳에서 악명높은 10대들에게 당했다고..오늘 정말 우연찮게 이 지역 신문을 읽었는데 온통 그 사건 얘기였다. 그러면서 여기 헤이스팅스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영국의 다른 신문들을 비판하는 한편, 희생자의 가족들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헤이스팅스가 나쁜 도시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흔적이 너무나 역력했다. 몰랐는데 이 곳에 1년에 방문하는 외국학생이 무려 35,000명..엄청난 수입을 가져다 주는 셈이다..리버풀이나 브리스톨에 며칠 머물면서 느꼈던 이 곳과는 다른 느낌들이 이제야 좀 이해가 되는 듯 하다. 실업자가 다른 도시보다 많고, 주요 수입원은 관광&영어학원 산업인 도시의 분위기. 내가 유색인종이구나 하는 느낌을 늘 자각하게 하는 도시. 나야 뭐 호스트패밀리와 잘 지내고 있지만, 암튼 사건 터지고 이 지역 신문에서 호들갑을 떠는 모습을 보니 급 정이 떨어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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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13

내 몸에 줄줄이 달린 선을 뽑는다
뭣보다 먼저 핸드폰을 던져두고
시계도 풀어놓고
승용차 따윈 물론 세워둔다
태양에 꽂은 전선만 남겨 두고
배낭 하나로 집을 나선다
훌훌 씨방 떠난 풀씨처럼
이제 어디에 닿을지 모른다
줄을 벗어 났으니
광막한 공간이 나를 품어줄 것이다.
 
  -조향미 시 '탈선(脫線)


- 여기 와서 변한 생활 습관 중에 하나는 예전보다 더 메일을 열심히 확인한다는 거. 생각나는 사람들, 하고 싶은 말들이 있을때 메일을 띄워놓고 답장이 오기를 기다리며 매일마다 메일부터 확인을 한다. 아마 한국에서라면 결코 상상 못했을 짓인데. 밤에 궁상맞아지면 문자라도 한통 보내던 버릇이 남아서 이제는 메일로 그 욕구를 충족하는가 싶다. 사실 주로 쓰는 메일함의 80 아니 90프로 이상은 hrnet 메일이다. 사무실 활동하던 한 때에는 열심히 hrnet 메일을 읽으며 감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던 시절도 있었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거의 스팸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와중에 기륭전자 관련한 박래군의 메일에 대한 개굴의 리플을 읽다가 우연히 발견한 시 한 귀절에 잠시 넋을 읽고 말았다. 그래서 구글에서 시 전체를 찾아서 읽어 보았다. "줄을 벗어 났으니 광막한 공간이 나를 품어줄 것이다" 이상하게 이 구절에 위안을 받는 느낌이었다.

- 확실히 인터넷이 집에 설치되고 나서부턴 생각을 덜 하게 된다. 아니 글을 덜 쓰게 된다. 혼자 저녁 만들어 먹으면 심심하니깐 늘 노트북으로 서핑을 하며 세월아 네월아 저녁을 해치운다. 올림픽 때문에 야구가 잠시 쉬는 바람에 다시보기를 할 수 없는게 아쉬운 요즘이다. 이번 주에 플랏을 뜨고 여행 다녀와서 다시 홈스테이 들어가면 마음껏 인터넷을 쓸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치 월동준비 하듯 이 영화 저 영화 이 만화 저 만화 열심히 다운을 받아놓고 있다. 덕분에 노트북은 쉴 틈이 없다. 내가 자는 동안에도, 학원을 다녀오는 동안에도 느려터진 속도로 꾸역꾸역 차곡차곡 하드디스크를 채워가고 있다. 처음엔 뿌듯하다가도 이제는 내가 마치 다운 중독증에 걸린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 이번 주 주말에 다시 또 한번 이사를 할 생각을 하니 적잖이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특히나 냉장고에 채워놓은 갖가지 야채들을 열심히 점검하면서 무얼 더 사야할지 남은 저녁들 식단은 어떻게 짜야 효율적으로 재료를 소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게 요 며칠 주된 고민 중에 하나가 되어 버렸다. 대애충 아다리를 맞추려고 노력 중인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재료를 한 번 더 사와서 남으면 버리거나 아니면 없는 재료로 적당히 허기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만 요리를 하거나. 아님 인스턴트로 때울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봐얄 듯 싶다.

- 13시간 뱅기 타고 여기 오고 나서부터 거의 매일같이 드는 느낌이었지만 요 며칠 특히나 더 뱃속에 숙변에 쌓여가는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다. 여기선 두유를 찾을 수가 없어서, 그리고 아침을 적당히 때우려면 가장 간단한게 씨리얼인데, 결과적으로 몇 년만에 우유를 일상적으로 다시 먹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우유 덕택에 화장실 가면 쑹쑹 일을 봤는데, 그새 또 내성이 생겼는지, 우유만으로는 아쉬운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아침마다 사과도 열심히 먹고 나름 영양섭취도 신경쓰는데, 이상하게 한국에서와는 달리 뱃속이 거북한 느낌이다. 빵을 너무 많이 먹어서 이젠 뱃속에서 거부하는 걸까. 한국 돌아가면 바로 단식부터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 알바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저녁에 남들하고 어울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학교 왔다갔다 하고 적당히 마트 왔다갔다 하면서 산책하는 것밖에 없는데, 늘 해야할 일 리스트는 줄지 않는 느낌이다. 리스트는 대체로 누구에게 편지 혹은 메일 보내기, 여행정보나 생활실용정보 알아보기 등이다. 삶에 기름끼가 빠져서 담백해졌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무미건조한 일상이 되어버린 건지 헷갈린다. 그래서 그런지 기분도 하루에 여러 번씩 요동을 치는가보다 싶다. "줄을 벗어났으니 광막한 공간이 나를 품어줄 것이다"라고 생각하기엔 내가 정말 지금 줄을 벗어난걸까 하는 회의가 더 자주 드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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