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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04
    브라이튼 게이 퍼레이드(1)
    나르맹
  2. 2008/07/31
    비행기 예약 완료!(1)
    나르맹
  3. 2008/07/27
    2008/07/27(1)
    나르맹
  4. 2008/07/21
    갈매기(4)
    나르맹
  5. 2008/07/15
    7월 14일
    나르맹
  6. 2008/07/14
    7월 13일
    나르맹
  7. 2008/07/14
    7월 10일
    나르맹
  8. 2008/07/08
    2008/07/08
    나르맹
  9. 2008/07/08
    세탁기
    나르맹
  10. 2008/07/01
    6월의 마지막 밤
    나르맹

브라이튼 게이 퍼레이드

8월 2일 토요일, 큰 맘 먹고 브라이튼을 향해 기차를 타다. 그 동안 주말에는 항상 집에서 인터넷과 함께 오타쿠처럼 지내왔는데,, 1년에 한번 있다는 게이퍼레이드, 론리 플래닛에도 소개가 되어있길래 스쿨트립을 따라 함께 가기로 했다. 브라이튼 박물관에 게이&레즈비언에 대한 역사가 소개되어 있었는데, 이미 1820년대부터 게이들이 이 도시에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른 도시들보다 훨씬 더 개방적인 분위기 속에서 레즈비언 게이들의 이동이 계속 되어서 어느 순간부터는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기억은 안 나지만) 언제부턴가 1년에 한번씩 퍼레이드를 진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1년에 한번씩인 퍼레이드가 바로 어제였다.







브라이튼 박물관에서 본 1910년대의 와인잔. 이쁘네..



박물관의 전반적인 컨셉 중에 하나는 한창 영국이 식민지로 나갔을때 현지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기증받아 전시해놓는 것이었다. 흔들려서 잘 보이진 않지만 한창 잘 나갈 때(?)의 영국 영토를 표시한 지도.




박물관을 둘러보고 퍼레이드가 시작되는 곳으로 이동. 비가 꾸릿꾸릿 내린다. 다 커밍아웃을 한 경찰들인가보다..한국에서라면 상상하기 힘들텐데..효웅이 생각이 났다





십자가. 자세한 맥락은 모르겠지만 아마 진보적인 교회에서 나온 분들인 것 같았다. 나중에 보니 여기도 역시나 교회에서 피켓 들고 나와서 악마니 어쩌니 하면서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물론 한국의 보수파처럼 난폭하진 않았다.





소방서 혹은 긴급출동? 뭐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도 아예 소방차를 꾸며서 퍼레이드에 나왔다. 온갖 싸이렌을 울려대면서..





이 것도 하나의 집회라면 집회일텐데..한국과 다른 점은 중앙 무대차가 없다는 거. 그래서 길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한 그룹이 지나갈 때마다 그들 각자가 준비해온 음향장치에서 나오는 흥겨운 음악들이 사람들을 들뜨게 만든다. 소리 꽥꽥 지르면서 하는 발언같은 건 상상할 수도 없다. 보통은 저렇게 큰 트럭을 빌려서 그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면서 행진을 진행한다.





영국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 bbc 뉴스에서 짐바브웨 선거 얘기를 계속 보여주던데, 자세한 맥락은 못 알아들었지만 암튼 그것과 관련한 분들인가보다. 트럭 앞 유리창 앞에 서있는 기린이 참 귀엽다.





이 지역 노조에서 나왔나보다. 한국으로 치면 아마 버스운수노조쯤 되는 곳도 보았다. 노동당 깃발도 보았고, 웬만한 그룹들에서 다들 각자의 컨셉을 가지고 나온 것 같았다.





수 영 강사들 연맹? 정도쯤 되는 곳에서 나온 사람들. 수영빤스만 입고,,,날이 꽤나 추웠는데 그래도 다들 활짝 웃는 모습..이 사람들 앞에는 수영 강사 한 명이 구르마 위에 엎드려서 자유형 수영을 하는 포즈로 계속 행진을 하는데 알아차리고 나서 한참을 낄낄 웃었다..ㅎㅎ





어딜 가나 저렇게 디자인 하는 센스가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 밖에도 정말 다양한 복장 다양한 사람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았다.










이 사진은 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로얄 파빌리온. 옛날에 귀족들이 살았다던 곳이라고 들은 것 같다. 입장료가 있어서 밖에서 그냥 사진만. 한편 이 동네 박물관은 대부분 공짜..90년대 후반에 토니 블레어가 정권을 잡고 나서 바뀐 거라고 들은 것 같다.. 사실 여기 노동당도 좌파 색깔이 거의 없다고들 하던데, 그래도 복지 정책에는 은근히 변화가 많았던 것 같다, 라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다.





행진을 다 보고 자유시간. 혼자서 여기 저기를 걸어 헤메이다 잠깐 해가 나서 한 컷.





시내의 어느 한 거리를 걷다가 발견한 서점. 왠지 모를 반가움에 들어가보다..ㅎ





제목이 맘에 든다. 서문을 잠깐 읽었는데 좋은 말들이 많이 써져있었던 것 같다.^^:; 할인해서 한국 돈 만원 정도 였던 것 같은데 살까 말까 한참 고민했다...ㅠ





역시나 반가움에 한 컷..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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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예약 완료!

9월 1일 브리스톨 출발 밀라노 도착.
라이언 에어에서 예약을 마치다.
딸랑 1파운드짜리 비행기, 체크인 수속비 4파운드와
데빗카드 수수료 4파운드(-_-) 해서 도합 9파운드.

플랏을 떠난다는 문자를 집주인에게 보내고 나서
뭔가 꿈속을 헤매듯 하나하나 계획을 해가고 있는 느낌이랄까.

신월동 성당이 뭔가 익숙하다 싶어서 지도에서 검색을 해봤더니
일요일 아침마다 학원 출근하면서 지나던 곳이었다.
강철민 농성 때도 그렇고 나란 인간은 농성이랑은 인연이 없나보다 생각이
든다. 아쉽다. 지지후원 카페를 들락날락하는 것만으론 충족할 수 없는
사람 냄새가 그리운 건가,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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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27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훌쩍 또 지나가버린 한 주, 그리고 토요일. 매일 아침마다 고역처럼 일어나는 일을 반복하지만 조금 버티면 주말이 찾아오고, 이런 식으로 지내다 보면 어느 새 연말이 되어 있지 않을까. 이런 느낌이 처음 접해보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쓰고 나니 사뭇 새삼스럽다.

책을 좀 보다가 자다가 스카이프 통화를 하고 서핑을 좀 하다가 다시 자다가..일어나 대충 저녁을 만들어 먹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탈리아 여행을 위해 비행기를 열심히 알아보다가, 네이버 지식인을 그리워하며 오늘은 이쯤에서 포기. 슬램덩크를 마저 봐야지..ㅎ

오랜만에 찾아간 이 사람 저 사람들의 미니홈피들을 둘러보고 그들의 근황을 엿보고 나서 든 생각. 사람들 캐릭터, 고민은 쉽게 안 바뀌는구나 싶은. 오래 못 봤다고 생각했는데 또 그런 것도 아니구나 싶은 생각. 한국에 있었어도 딱히 계기가 없으면 가끔 문자 정도 주고 받는 거 외에는 만날 기회가 없는 경우도 많으니. 그래도 시나브로 세월의 흔적이 더 쌓여서 나중에 돌아보면 서로 변한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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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 언제부턴가 '나'에 대한 고민이 부쩍 늘어났던 것 같다. 나는 누굴까,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내 미래는 어떠할까 등등. 아마도 우연한 계기로 '매트릭스'를 다시 보게 되면서 이런 고민은 더 깊어져만 갔던 것 같다. 그리곤 정답을 알 수 없는 괴로움에 끊임없이 바닥을 치며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게 됐던 것 같다. 하루에도 여러번씩 감정 굴곡이 바뀌는, 일종의 조울증인 건지도 모르겠다.

매트릭스의 문제제기는 상당히 흥미롭다. 예컨대 이미 자본주의라는 매트릭스 안에서 사람들은 '소비'의 자유 이상을 고민하기가 힘들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자유로운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기 쉽다. 당시에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며, 매트릭스라는 시스템의 '바이러스'는 곧 시스템의 '오류'이며, 이는 '저항'이자 '자유'라는 식의 멘트에 혹했던 기억이 난다. 끊임없이 나란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나의 모습은 그럼 과연 '오류'인 것인지, 혹은 이 마저도 이미 시스템 안에서 예측가능한 하나의 모습에 불과한 것인지 궁금증이 뒤따랐다.

그 와중에 헤이스팅스로 옮겨와서 6개월 정도 살기로 결정을 한 셈이다. 그래서 자꾸만 도피성 유학 이런 말을 스스로 하게 된다. 여기 와서나의 고민은 이제 '내가 왜 여기에 있는가'하는 것으로 바뀌어 버렸다. 여기 오기로 결심한 건 나였는데, 여기 왜 있나를 고민하는 내 모습이 참, 뭐랄까..기분이 복잡하다.


-일요일 오전, 빨래를 널어넣고 웨스트 힐로 산책을 나갔다. 지름길을 알았기 때문에 15분 정도면 힐에 도착해서 눈 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볼 수가 있다. 하늘에 구름이 참 특이해서 담아두고 싶었는데 챙겨야지 했던 카메라를 깜박해버렸다. 혼자 느지막이 걷다보니 또 생각이 많아져서 메모라도 해야겠다 싶었는데 펜과 노트도 없이 나와서 대략 좌절. 그나마 챙겨들고 나온 mp3를 들으며 바다를 향해 가만히 앉아 있었다.

끊임없이 먹을 것을 찾아 여기 저기를 찾아 헤메이는 갈매기를 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연 갈매기와 얼마나 다른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먹고 자고 싸는 것 이상의 무언가의 재미가 나에게 있긴 한걸까 하는 생각.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조나단 생각이 났다. 그러다가 문득 한편으론, 갈매기처럼 살면 안 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어버렸다. 자본주의라는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하면 돈을 덜 벌고 소비를 덜 하며 좀 더 자율적으로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 살까 하는 고민과도 얼마든지 연결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한 시간 정도 하면서 앉아있었나보다. 이번에도 역시나 새롭게 알게된 지름길을 따라 모리슨으로 내려와서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인터넷이 뚫리고 나니 주말 내내 노트북과 함께 지냈나보다. 사람들 연락도 하고, 여행 계획도 세우고, 열심히 영화 다운도 받고. 학원에서 내준 숙제는 손도 안 건드린 것 같다. 풉. 토요일에는 아예 밖에도 안 나갔으니 오타쿠 생활을 한 셈이다.


- 목요일 저녁부터 와있던 집주인이 도무지 돌아갈 생각을 않는다. 보통 완전히 독립되어있는 플랏도 아니고, 방이 나란히 붙어서 부엌과 화장실을 공유하다보니 자꾸만 마주치게 되어서 영 신경이 쓰인다. 그래도 며칠 또 이렇게 같이 살면서 부딪히다 보니 집주인 캐릭터도 대충 파악이 되고 있다. 나이가 30대 초반인데, 아직 내공이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이 갈수록 강하게 든다. 세입자인 나와의 관계에서 그렇게 쿨하지가 못 한 것 같다. 얘가 나보고 이것 저것 조언을 가장한, 내가 해서는 안 될 것들 목록을 여러 번에 걸쳐서 얘기해 줄 때마다 처음엔 은근히 주눅이 들었는데, 이제는 집주인이 왜 이렇게 쪼잔할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

예컨대, 지난 약 3주간 나 혼자 지내면서 화장실 세면대가 때가 타길래 부엌에 있는 철수세미를 가지고 한번 문질렀는데, 오늘 걔가 나더러 수세미로 문질렀냐고 물어보더라. 그러면서 이 세면대가 자기 부모님이 프랑스에서 사온 건데 역사가 있는 세면대니 어쩌니 하면서 여기 이렇게 상했다는 말을 몇 번을 반복해서 한 것 같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해서 난 몰랐다, 미안하다는 말밖에 못했는데, 생각해보면 그럼 집주인인 니가 좀 깨끗하게 관리 좀 해놨으면 내가 철수세미질을 안 했을 거 아니냔 생각이 들더라. 혹은 오늘 아침에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널고 있는데 은근슬쩍 다가오더니, 빨래가 적을 때는 'half load' 버튼을 눌르라고 한다. 그냥 하면 물이 많이 든다고 하면서 말이다. 허 참. 그래서 나도 안다, 내가 그 버튼 누르고 해봤더니 시간이 더 걸리더라, 이렇게 말하니 걔가 그랬냐면서 그냥 돌아서버린다. 모르긴 몰라도 얘는 정작 그 버튼 누르고 사용한 적이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기는 인터넷 설치비만 110파운드, 한국돈으론 22만원 정도니깐 한국 인터넷을 생각하면 무지 비싼 셈이다. 그리고 나서 한달에 내는 돈은 4만 4천원 정도. 결과적으로 이제 집에서도 자유롭게 이렇게 인터넷을 쓰고 있지만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지금 돌이켜보면 볼수록 얘가 쪼잔하게 굴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래도 밉거나 하진 않다. 그냥 귀엽단 생각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정말 애늙은이가 되어버린 것 같긴 하다. 암튼 결론은, 역시나 유럽 애들도 유럽 애들 나름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나는 꼬박꼬박 부엌에서 뚝딱뚝딱 뭔가를 만들어서 해먹는데, 얘는 계속해서 인스턴트 음식을 사와서 해먹곤 하는 것 같다. 나야 여기서 주말에 딱히 만날 사람이 없는게 이상하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이 드는데, 집주인인 얘는 친구도 없는지 집에만 있는 걸 보면, 이 친구가 정말 친구가 없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ㅎㅎ 암튼 이 친구 안 마주치려고 집에서 눈치를 보느라 결과적으로 이번 주말은 외롭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이제 그만 여기 머물고 이쯤해서 돌아가주면 좋겠다. 결정적으로 밤에는 쌀랑하니 추워서 보일러를 좀 틀고 싶은데 괜히 틀었다가 또 얘 잔소리 들을까봐 못 트는 상황이 맘에 안 든다. 씨익.




메이화가 저번에 헤이스팅스 놀러왔을 때 찍은 사진. 이스트힐에서 바라본 모습. 바다 건너 보이는 곳이 이스트본이라고 한 것 같다. 기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곳. 토요일에 사람들과 갈 뻔했는데 째버렸다. -_-




이스트힐에서 웨스트힐을 바라보며 찍은 사진. 올드타운의 모습이 보인다.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의 모습을 더 담아내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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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맥주를 마실까 말까 한 50번 정도 고민하다가 결국 냉장고에서 캔 하나를 꺼내오다. 오늘 저녁은 감자전에 다시 도전, 이 정도 맛이면 저번보다 훨씬 더 나아진 것 같다. 감자를 강판에 열심히 갈다가 막판에는 팔이 너무 아파서 부엌 어딘가에 믹서기가 숨겨져 있는데 내가 이 고생을 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마구 들었다. 어쨌든 이 동네에서 파는 빵 만들 때 쓰는 밀가루로도 맛이 괜찮게 나와서, 앞으로 종종 붙여먹게 될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산책 삼아 놀러간 모리슨에서 인도 난을 보았다. 큰 거 두 장 한세트에 1.19파운드, 두 세트 사면 1.5파운드. 그 주변에서 잠시 서성이며 살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결국 다음에 사기로 결정. 8월 초까지는 그 가격에 판다고 하니 끝나기 전에 한번쯤 사먹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올 봄이었던가, 오리랑 함께 노춘기 쌤 일로 고대병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인도 레스토랑 생각이 났다. 비가 주적주적 내리던 날이었는데.

 

저녁 먹고 8시쯤 모리슨에 가면 사람도 별로 없고 슬렁슬렁 돌아볼 수가 있다. 학교 끝나고 4시 5시 이때쯤 가면 저녁 먹기 전에 장보러 온 사람들로 무척이나 붐비는데, 저녁 먹고 나서는 그러지 않아서 맘에 든다. 그리고 유통기한이 임박해서 싸게 나온 것들 중에 괜찮은 간식 거리들을 건지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늘 고른 건 pecan plait이라고 적힌 파이였다. 사전을 찾아보니 무슨 미국 땅콩 종류인 것 같은데, 씹히는 맛도 있고 달달하니 맥주 안주로 딱인 것 같다.

 

오늘 아침엔 무려 5분정도나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 이 지역 도서관에서 빌린 멋진 책을 방에 모셔만 놓곤 읽을 시간을 못 찾고 있는데, 아침에 해도 일찍 뜨고, 그 전날 늦게까지 노느라 못 자는 일도 없으니 아침에 약간만 더 일찍 일어나서 책을 보고 여유있게 점심 도시락도 만들면서 학교에 여유롭게 걸어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이거 원 아침마다 종종 걸음으로 걷다보면 서울 살 때 바삐 전철타러 걸어가던 거랑 별 다를바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머쓱해진다.

 

상쾌하게 도착한 월요일 아침, Ian 이라는 동네 할아버지처럼 구수한 선생님이 날 보더니 반이 옮겨졌다고 다른 교실로 들어가라고 말해줬다. inter에서 upper-inter로 옮겨진건데, 나름 레벨업이어서 내심 긴장을 했는데, 생각처럼 수준이 확 높거나 한 것 같진 않았다. 전에 같이 살던 하우스메이트가 얼핏 봐도 나보다 영어가 서툰데 레벨은 나보다 높은 반에 있던 걸 경험해서 그런지 이 학원에서의 레벨이 크게 의미있게 다가오진 않는다. 다만 느낌에 왠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전처럼 편하게 물어보기 약간 뻘줌한 느낌은 있는 듯 하다. 물론 내가 모르는 단어는 다른 학생들도 다 모를 거라는 이유없는 자신감이 있긴 하지만.-_-;;

 

하루에 한번씩은 꼭 불쑥불쑥 찾아드는 외로운 감정들을 어떻게 대면할 것인지, 지금 여기서의 가장 큰 화두인 것 같다. 외로움, 한편으론 지금 내가 왜 여기 있는가에 대한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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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일요일 아침 7시. 아래층에 살던 한국 분이 히드로로 떠나다. 너무 쉽게 정을 준건가 후회가 찾아온다. 아니야. 그래도 좋은 사람 만났던 거지. 헤어질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더 쉽게 친해졌는지도 모르겠고. 새벽 잠에서 깨어 비몽사몽 물건을 전달받고, 급 센티해져서 타이핑을 시작하다. 벌써 내가 여기서 한달 반 정도 있었고 앞으로 있을 날이 5달이 채 안 남았으니, 나에게 남은 시간도 왠지 쏜살처럼 가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 불쑥 들면서 그 때 되면 아쉬워서 홈스맘과 어떻게 헤어지나 싶은 느낌도 잠시 찾아든다. 여기서 떠나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내가 여기서 머물 시간도 빨리 지나가버릴 것을 미리 아쉬워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여튼 여기와서 그나마 편하게 얘기할 수 있었던 사람이 가버리고 나니 급 허전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일부터 또 다시 학교에 오는 새로운 사람들과 좋든 싫든 만남을 시작해야겠지. Thats life.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금세 또 헤어지고.. 여전히 사람을 만나는 방식에 관한 모드 전환이 잘 안 된다.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의외로 쿨하지 않은 모습을 발견했을 때, 퍽이나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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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0일

7월 10일

 

플랏으로 옮긴지 2주가 다 되어가나보다. 아침마다 일어나는게 정말 고역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학교 수업에서 건질게 많구나 생각이 드는건 다행인데,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는 건 너무너무 힘들다. 고3 수험생때도 아니고, 이미 내 몸은 자유를 맛본지 오래라 쳇바퀴 돌 듯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 비슷한 패턴으로 일상을 영위하는 것을 버거워하고 있다. 자꾸 교실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고 지각도 여러 번 했더니 결국 며칠 전에는 헤드티처의 호출을 받았다. 내가 내 돈 내고 다니는 곳인데, 마치 어린애 혼나듯 취급을 받는게 썩 유쾌하진 않았다.

 

올드타운에 조그만 카페에서 아침부터 오후 5시정도까지 일할 사람을 찾는다던데, 솔깃했다. 아무래도 돈 버는 일은 절대로 늦거나 빠지진 않을 테니 말이다. 주말만 목빠지게 기다리는 일상을 살고 있으려니 적잖이 답답해진다. 그렇다고 주말에 딱히 즐거운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오후 클라스 선생 파블로가 오늘 수업 시간에 자기가 대통령이 되면 일주일에 3일만 일하게 하고 일요일엔 자동차 운행을 금지시킬 거고 전기도 없이 생활하도록 만들거라고 말하는 걸 들으면서 너무나 공감을 해버렸다. 러블리 파블로. 지난 주에 시작한 투어 드 프랑스 자전거 대회에 푹 빠져 지내고 있다고 한다. 내가 관심을 보였더니 가디언 스포츠 지면을 통째로 보라고 주더라.

 

수업시간에 공손하게 편지쓰는 법 이런 걸 배웠는데 홈스맘한테 그걸 써먹어서 메일을 띄웠더니 답장이 왔다. 이번 주말에 밥먹으러 놀러오라고 한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캠브리지에 결혼해서 살고 있는 딸인 안젤리가 이번 주말에 놀러온다고 겸사겸사 얼굴을 보잔다. 결정적으로 놀러왔다가 내가 돌아갈 때 들고갈 케익을 만들어 놓겠다고 하니 감동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가 없다. 생각만해도 기대된다.

 

Thanx god its Friday tomorrow. 하루만 더 참으면 주말이니 내일 아침은 꾹 참고 제때 일어나보자, 라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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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8

7월 4일 불쑥 나온 배

 

오늘 샤워하고 거울을 보다가 멈칫했다. 늘상 봐오던 내 체형과는 어딘지 모르게 달라보이는 거다. 갈비뼈 아래 부분으로 늘 쏘옥 들어가 있던 뱃살이 오늘 보니 예전보다 앞으로 더 도톰하게 나와있는 거다. 홈스테이 살면서 저녁마다 워낙 잘 먹고 많이 먹어서 위장이 퍽이나 많이 늘었다는 건 느끼고 있었지만, 그래도 살은 쉽사리 안 찌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불쑥 나와버린 것만 같은 배를 보고 나니 살짝 아니 급 당황..

 

여기 와서 버터를 너무 먹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많은 칼로리를 다 소비할 만큼 운동을 하지 않아서일까. 자전거 타고 여행 다닐 땐 그렇게 먹어대도 오히려 군살이 빠지는데, 여기서도 하루에 짧지 않은 거리를 걸어다닌다고 자전거만큼은 못 미치나보다. 찌려면 볼 살이나 좀 쪘으면 좋겠는데. 여기 플랏에 몸무게 재는 게 있긴 있는데, 단위가 달라서 내가 지금 얼마나 나가는지 종 잡을 수가 없다. 대충 짐작되는 단위를 찾아서 곱해봤지만, 다 너무 터무니 없는 숫자들이었다.

 

오늘 저녁은 또띠야를 사와서 싸먹었다. 이쯤 되니 자전거 타고 유럽 캠핑장을 돌면서 해먹던 식단들을 거의 다 재현하고 있는 듯싶다. 쌀만 있으면 좀 더 후딱 해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도무지 여기 쌀은 먹어볼 엄두가 안 난다. 이 작은 도시에도 한국 쌀이랑 비슷한 쌀을 살 수 있는 곳이 어딘가에 붙어있다고 하는데 거기까지 몸소 찾아갈 만큼 밥이 간절하진 않은 것 같다, 아직은.

 

인터넷을 쓰려면 큰 맘 먹고 도서관으로 걸어 나가거나 노트북을 낑낑대고 들고 가야하니,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지금쯤 되니 역시나 또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까짓거 나중에 쓰지 뭐 하는 심리에 압도되고 있다. 인터넷이 안 되니 티비도 없고 완전히 세상 소식과 단절된 채로, 혼자 세월아 네월아 장도 보고 저녁을 해먹고 맥주도 홀짝 마시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또 이렇게 자판을 여유롭게 두드릴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한국에선 퍼뜩 연락하고 싶은 사람이 떠올리면 바로 문자를 찍어 보낼 수 있었는데, 여기선 그게 불가능하니 그 점은 가끔 좀 많이 아쉽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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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7월 2일

 

- 세탁기가 너무 사랑스럽다. 이 동네는 세탁기가 부엌에 딸려 있는데, 지금 사는 집은 건조대도 천장 높은데다가 리프트처럼 올릴 수가 있어서 저녁 먹고 설거지 하기 전에 세탁기를 돌렸다가 대충 씻고 정리하는 동안에 끝난 빨래들을 바로 천장으로 올려보낼 수가 있다. 한국에선 드럼(트롬?)세탁기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여기는 모든 세탁기가 드럼 세탁기이다. 싱크대 찬장 밑에 살포시 들어 앉아 열심히 작업을 수행하는 세탁기. 옵션도 다양해서 이것 저것 실험(?)해보고 싶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버튼을 누르면 뚝딱 군말없이 돌아가는 세탁기. 이렇게 말하고 나니 문득 박민규의 어느 소설이 생각날 것만 같다. 불쑥, 나동과 용석이 추천해주는 소설들이 그리워진다.

 

- 오늘 점심은 여기 한국 학생들 몇몇과 함께 내 플랏에서 카레를 해먹는 것으로 때웠다. 오뚜기 카레 가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밥이 에러긴 했지만 아무튼 맛있게 냠냠 헤치워버렸다. 음식을 해먹으면서 나날이 이 곳의 살림용품들 특히나 주방용품들의 세심한 부분 하나하나 적응이 되고 있다. 처음엔 낯설던 것들도 이제는 그것들의 배치 하나하나가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묘한 짜릿함마저 든다. 허허

 

- 매번 장보는 비용이 알게 모르게 조금씩 오르고 있다는 걸, 오늘 가계부(!)를 쓰면서 깨달았다. 처음엔 초기 정착비용이려니 생각했는데 막상 또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홈스테이 하면서 홈스맘의 영향을 받아 시나브로 좀 더 푸짐하고 그럴듯한 음식들에 대한 욕구가 생겨나서 그런 것 같다. 쑥쑥 줄어들어가는 지갑을 보면서 가슴 한구석이 에려 오지만, 잘 챙겨먹어야 한다는 욕구가 아직은 워낙 압도적인 것 같다. 사실 집에서 엄마가 살림하는 것에 비하면 난 발톱 떼에도 못 미치겠지만, 스스로 잘 살고 있다는 생각에 므흣해진다. 좀 더 너스레를 떨자면, 누군가의 노동에 기대지 않고도 스스로 내 먹을거리를 요리한다는 생각에 또 한번 므흣. 모리슨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의 전형적인 마트에서 수천가지 물건 속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개인이 되는 듯한 착각이 허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돈만 있으면 얼마든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듯한 경험은 꽤나 달콤한 맛을 선사한다.   

 

- 어제는 홈스맘 아들 조나단의 노래를 들으러 올드 타운의 한 펍에 찾아갔다. 기네스 한 병과 라거 파인트 하나 밖에 안 마셨는데 그걸로만 도합 6파운드. 한국에서 맥주 500cc 가격을 생각하면 속상하지만, 러블리 조나단의 노래를 지칠만큼 오래 들을 수 있었다는 것으로 위안을. 지난 일요일에 가든에서 놀면서 어느 순간에 조나단이 기타를 들고 노래를 몇 곡 부르고 나서는 지금은 술을 마셔서 제 실력이 아니니 펍에서 자기 노래를 들으면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막상 가서 보니 조나단의 모습은 프로페셔널의 모습을 넘어 어느 순간엔 에너지를 몽땅 다 써버리고 쓰러질 것처럼만 보여서 보기 안쓰러운 감정마저 들었다. 그러면서 든 상반된 생각 두 가지. 세상 어느 일이나 돈 버는 일은 쉬운 게 없구나. 한편으론, 회사를 다닌다거나 어딘가에 직접적으로 고용되지 않고도 좀 더 자유롭게 돈을 버는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구나 싶은 생각. 홈스맘의 말에 의하면 조나단은 어려서부터 기타치고 피아노치고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했단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모습이 부러울 따름이다.

 

- 한편으론 얼른 알바를 구해서 돈도 벌고 영어도 더 자주 듣고 말하고 싶은 생각도 크지만 다른 한편으론 매일 무언가 스스로에게 핑계를 만들어 가면서 알바 찾는 것을 게을리 하고 있다. 이러다 정말 잔고가 엥꼬에 좀 더 가까워지면 좀 더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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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마지막 밤

6월의 마지막 밤

 

어제는 일요일. 홈스테이에서의 마지막 날. 조나단과 조나단의 10년지기 친구들이 모여서 함께 가든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다. 나를 위해 특별히 베지테리안 소시지도 준비해주시고, 정말 화창한 날씨에 맛있는 음식,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오후 5시쯤부터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해서 밥을 먹으면서는 와인으로 전환, 몇 병을 비웠는지 기억도 안 난다. 아무튼 제대로 취해서 새 플랏으로 어떻게 들어와서 어떻게 누워 잤는지도 가물가물하다. 홈스맘은 그냥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하는데, 마음이 살짝 흔들렸지만 꾹 누르고 플랏에서 얼른 또 새로 정을 붙이기로 마음 먹었다.

 

어제는 기분 좋게 적당히 취했다고 생각했는데, 몸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아침에 어찌나 머리가 아프던지, 오랜만에 느껴보는 숙취였다. 덕분에 또 학교를 빠졌다. 지난 목요일 빠지고 금요일 나가고 다시 월요일 오전 수업을 빠지고. 이거 원 참. 지금 여기가 얼마짜리 학굔데 하는 생각은 항상 나중에 든다. 이번 주 다음 주는 결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착실한 자취생이 되려고 나름 열심히 노력중이다. 거의 혼자 사는 거나 다름 없어서 편하긴 하지만 사람이 조금 그립기도 하다. 울컥 울컥 올라와서 나 몰라라 밥도 안 챙겨먹을까봐 스스로 걱정이 되긴 하지만, 오늘 처음 혼자 저녁을 만들어 먹고 나니 맘이 조금 놓이는 기분이다. 세탁기도 처음 돌려봤는데, 어떻게 다루는지 대충 파악이 된 것 같다.

 

월요일 저녁엔 항상 웰커밍 파티가 있는데, 하필 프렌치라는 펍에서 늘 하기 때문에 가기가 망설여진다. 알바 지원 폼을 작성해서 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록 감감 무소식인걸 보면 얘네 문화로 보건데 나를 고용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겠지. 꼭 게이처럼 보이는, 때로는 인상 좋아 보이지만 때로는 차가워 보이는 알바생이 날 알아보면 어쩔까 싶어서 프렌치에 갈 엄두가 안 난다.

 

내일 저녁은 나의 러블리 조나단이 올드타운에 있는 한 펍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만만한 사람 좀 꼬셔서 그 펍에 같이 가볼 생각이다. 겸사겸사 올드타운 분위기도 파악을 해서 만만한 알바 자리 좀 물색해봐야겠다. 올드타운에 있는 어느 가게에서 한국 여자분이 알바를 하는 곳이 있다던데, 그런 가게는 유색인종에 좀 더 관대할 듯 하니 더 알아봐야겠다.

 

플랏에 인터넷을 깔아달라고, 돈을 따로 낼 의사가 있다고 랜드로드한테 말했더니 오늘 랜드로드가 가격을 문자로 보내주었다. 초기 설치비가 한국돈으로 약 22만원, 그리고 나선 월정액이 4만원 돈이 약간 넘는단다. split 하기로 했으니 한달에 2만원 정도씩 내면 되는 셈이다. 설치비가 문젠데, 내 상식으론 설치비는 집주인이 내야 맞지만, 눈치가 설치비도 내가 절반을 부담해얄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 돈 생각만 하면 골치가 아파온다.

 

정말 하루하루 사는 게 일이다 일. 당장 내일은 뭘 하게 되고 뭘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꽉 찬다. 먼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는 것, 어쩌면 이게 내가 원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너무 또 하루하루 치이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새로 정착한 플랏에서 일주일 이주일을 살다보면 조금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라고 기대해본다. 그때쯤 되면 인터넷도 설치가 되있을 거고 그럼 생각나는 한국 친구들한테도 연락을 해볼 수가 있겠지.



홈스테이를 떠나는 마지막 날, 가든에서 바베큐파티를 하다. 최후의 만찬도 아니고, 암튼 무진장 먹어댔다. 와인을 너무 많이 마셨더니 다음날 숙취가 장난이 아니었다. 노래를 부르는 조나단. 존레논 이매진을 부르는데 감동이었다.

 


플랏 들어와서 처음으로 해본 요리. 내 저녁이다. 홈스테이 맘의 식단에 영향을 받아 앞으로도 늘 샐러드와 마늘빵을 함께 할 것 같다. 나름 만족. 자신감도 붙었고. 히히

 




헤이스팅스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한 책. 피스라고 선명하게 쓰여진. 올해 출판된 책인데 피스마크의 기원과 그 동안의 역사를 많은 사진과 함께 보여주는 책이다. 이제 서문밖에 못 읽었지만, 암튼 읽을 거리를 찾았는데 잘 된 것 같다. 생각보다 인문학, 사회과학 서적이 많은 것 같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지하 1층에 따로 이쪽 방이 마련 되어있는데 한 사람도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이 동네도 인문학의 위기인걸까? 살짝 짐작해본다. 물론 지역 도서관의 접근성은 최고이다. 사람들도 책 정말 많이 읽고. 소설 쪽은 친숙한게 안 보여서 그런지 선뜻 손이 안 간다.

 


나의 러블리 홈스맘과 하우스메이트였던 빅터. 저 맛있는 음식을 이젠 먹기 힘들겠지. 흑. 홈스맘이 월요일 밤에 문자가 와서 나 없이 빅터랑만 저녁을 먹어서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고 얘기해줘서 완전 감동. 조만간 또 한번 놀러가게 될 것 같은 분위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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