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지쳐서...

from 책에 대해 2007/01/03 16:49

하나의 불안을 가라앉히기 위하여

한없이 다른 불안들을 무릅쓰기까지 하려는 것이 나의 운명이다.

 

루이 알튀세,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첫 페이지 마지막 문장

 

 

진정으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삶에서 단지 하나의 인위적 존재였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으며, 또 내가 그들을 유혹함으로써 사랑하고자 했고 또 동시에 그들의 사랑을 받고자 한 사람들, 그들로부터 차용한 인위적 수단과 사기라는 우회적 방법을 통해서만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하나의 죽은 자였다.

그리하여 나는 사실 자신의 근육을 움직이고 사용하는 데 의식적으로 능숙할 뿐만 아니라, 특히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극단적으로 다른 사람들, 즉 내가 그들의 사랑을 받고자 하는 그 사람들을 유혹하고 조종하는 데 능숙한 한 존재에 불과했던 것이다. 나는 그러한 조작된 사랑을 통해 그들로부터 내 존재에 대한 확인을 기대했던 것이다. 내가 시도한 유혹이 실패했을 때에만 내 의식 속으로 파고드는 그 막연한 불안 속에서 내가 끊임없이 그리고 끔찍하게 회의를 품게 되는 그러한 존재에 대한 확인을.

 

루이 알튀세,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105p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1/03 16:49 2007/01/03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