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

from 2007/07/27 14:14

[저 소리는 뭐지? 아가, 저 소리가 나를 두렵게 하는 구나.]

[용역들이 들어오는 소리에요. 엄마, 이제는 나가셔야 해요.]

[저 사람들이 널 잡아가면 어쩌니? 잡아가서 어두운 곳에 가두고, 모진 매를 때리면 어쩌니?]

[엄마, 괜찮아요. 저는 예술가가 될거에요.]

[그렇구나. 엄마는 언제나 네가 너무 자랑스럽구나. 그런데, 예술가는 뭘하는 사람이니, 얘야?]

[예술가는 아름다움을 지키는 사람이에요.

 엄마, 세상에는 저 사람들보다 더 무서운 게 많이 있어요

 어떤 아이들은 태어나자 마자 굶어서 죽는대요.

 무서운 병에 걸려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채로 길거리에서 개들에게 먹히는 사람들도 있대요.

 집채만한 미사일이 날아와서 수백명을 한꺼번에 죽이기도 한대요.

 그렇게 끔찍하고 추한 세상에 맞서 싸우는 사람이 예술가에요.

 예술가는 쓰러지지 않는 신념을 갖고 있어야 해요.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신념.

 아름다움이 없이 인간은 살아갈 수 없으니까.

 아름다움을 모르는 사람은 살아가는 게 아니라 굴러다니는 거에요. 먼지 덩어리처럼.]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되면 좋겠구나! 다함께 싸우면 좋지 않니!]

[엄마, 이제 나가셔야 해요.]

[몸조심해라. 얘야. 죽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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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27 14:14 2007/07/27 1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