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 대한 예의

from 우울 2007/10/07 11:57

예의를 지키려면,

 

그래, 이해해. 내가 모르는 어른들의 세계가 있는 거지.

그건 훨씬 복잡하고 어렵게 얽힌 거대한 털실덩어리같은 거라서,

한번 얽히고 나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거라지.

 

그래, 이해해.

그동안 고마웠다고 생각해.

덕분에, 가끔은 즐거웠어.

내가 무언가를 이야기했을 때 이야기가 온전히 살아서 다른 곳으로 여행하는 것을 본다는 건,

기쁜 일이었어.

 

라고 말하고 싶어.

예의를 지키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이곳에 나를 보러 올까?

하고 많이 생각해봤어.

처음에는,

 

더이상 오지 말아줘. 라고 말하려고도 했어.

 

하지만, 어차피 안올거라는 생각도 들었어.

 

답은 없고 복잡해졌지.

 

오든 오지 않든 상관없다고도 생각해.

 

하지만,

 

하지만,

너는 내 기분을 알거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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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7 11:57 2007/10/07 1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