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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재구성

머크 사가 개발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에 관한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었다.

효과적이란다.

FDA 에서 승인이 난다면 2006년도에 시장에 출시될 수도 있을 거란다.

 

자궁경부암은 전세계적으로 여성암 사망의 수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개발도상/저개발 국가, 빈곤 여성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그리고 암으로서는 드물게 원인 병원체 - 인간유두종 바이러스가 밝혀져 있기도 하다. 

이 백신(상품명  Gardasil)은 자궁경부암 발생의 70%를 차지하는 16형과 18형에 대한 예방효과와 함께 genital wart 발생의 의 90%를 차지하는 6형, 11형에 대한 예방효과가 있다고 한다.

 

 

 



라고 마냥 좋아라 할 수 없는 몇 가지 이유들...

 

100% 효과적인 예방/치료법이 없다는 것은 당연지사. 백신으로 예방할 수 없는 바이러스 아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은 당사자들로 하여금 보호효과를 과신하도록 만들 수 있다. 백신만 맞으면 절대 자궁경부암에 안 걸릴 것처럼.....   허나 이 바이러스는 다른 성전파 질환과 마찬가지로 콘돔 사용을 통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백신 접종이 보호장치 없는 성관계의 가능성, 그로 인한 다른 성전파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고려가 필요하다. 특히나 성전파 질환과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은 지역에서라면 말이다. (바로 이 지역들이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백신의 도입이 오랜 기간 효과가 입증된 자궁암 조기 검진 (자궁경부 도말 검사)에 대한 수용성을 낮출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과연 어떤 돈으로 누구에게 이 백신을 접종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대부분의 저개발국가들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하고 있는 필수 예방접종도 감당하기 어려워 국제 원조 (이를테면 게이츠멜린다 재단, GAVI 프로젝트)에 의존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소녀/여성을 위한 백신에까지 그 여력이 닿을 것 같지가 않다.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는 이들은 주로 40-60대, 여성,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그래서 사회적 발언권도 약한 (거의 없는) 집단....  이들을 위해 "국가예방접종사업"을 벌일 가능성은? ... 글쎄올시다.

 

신비의 명약이라는 글리벡이 출현했을 때, 에이즈의 칵테일 요법이 개발되었을 때, 우리는 죽음마저 돈 앞에 공평하지 않다는 (오래된) 진실을 아주 생생하게 극적으로 목격했다. 이제 그 긴 리스트 ("그림의 떡" 목록)에 또 한 줄이 추가될 뿐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관론인가? 

 

뉴욕타임즈에 오늘 이기사가 나왔으니 내일이면 한국 신문들이 또 좋아라 하고 보도할 것이다. (학술지에는 사실 몇 달 전에 진행중인 임상시험 이야기가 실렸었다)  한국도 임상시험 지역 중에 하나로 포함되었으니 더욱 신나하겠지...

요즘에는 신문에서 이야기하는게 뭐든지 밉게 보인다.

 

 

 

* 사족

황우석 교수 관련 기사를 보면 의아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유엔총회에 자비 들여서 참석한 이야기는 도대체 본인이 이야기 안했으면 어떻게 언론에 보도될 수 있었을까? 홍성인지 횡성인지 농장 사용 문제나 서울대 연구소 건립 지연 문제는 학교하고 연구관련 행정부처들이 논의해야 할 것들인데 왜 공중파며 중앙 일간지에 실리는 것일까? 국정감사 자료 요구도 행정부서 직원들이 투덜대야 할 일을 왜 "연구자"가 성토하는지.... ??? 미스테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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