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어떤 의자....

뉴욕 맨하탄 중심에 위치한 기차역 Penn Station ... 

출발 5분 전이 되어야 전광판에 기차가 어느 플랫폼으로 들어오는지 알려준다.

사람들은 목을 빼고 화면만 쳐다본다. 

그러다가 짧은 안내 방송과 함께 전광판에 플랫폼 숫자가  나타나면 역 중앙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우루루 달려가서 표 검사를 하는 에스컬레이터 입구에 줄을 선다. 물론 말이 줄이지, 그냥 몰려들어가는 수준...

 

이렇게 전광판에 자신의 기차 번호가 뜰 때까지,

사람들은 서 있거나 땅바닥에 주저 앉아 있다.

가방에 걸터 앉는 사람도 있고, 그냥 땅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기다리는 사람이 태반이다.

 

Penn Station 안에는 의자가 없다.

메인홀의 가장자리를 따라 늘어서있는 까페, 매점들에도 대부분 의자는 없다.

손님이 죽치고 앉아있기라도 하면 큰일이잖나...

 

미국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 걸 싫어하는가 잠시 의심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아닌거 같다.

메인홀 가운데에는 유리벽으로 둘러쳐진 커다란 휴게 공간이 있고 그 안에는 의자들이 배치되어 있는데다 텔레비젼도 있다.

여기에는 특급열차인 Acela 티켓을 가진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입구에는 티켓을 검사하는 사람이 있다.

 

 

서울역에 말이다.

그 넓은 역사 안에, 앉아서 기다릴 의자가 없다고 생각해보자.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앉아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역사 한 가운데 유리벽을 둘러치고 KTX 표 가진 사람만 들어가서 의자에 앉아 텔레비전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 무슨 기괴한 광경이란 말인가??

 

 

미국 사람들한테는 이게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