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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후퇴

마감 시한을 하루 넘기며 열심히 작업하던 도중,

급격한 집중력 저하로 신문을 펴들고 보니...

 

오호 통재라...

"또" 캐나다 보건의료 소식이 뉴욕타임즈에 실렸다.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이러한 관심을 과연 어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너네라고 뭐 별거냐? 아니면, 캐나다 너마저.. ) 심각한 상황인 것은 틀림 없다.

 

작년 6월 퀘벡 주에서,

민간 의료보험이 불법이라고 정한 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면서, 문제는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캐나다에서는 관절염 등의 선택적 수술의 경우 대기자 명단이 무지하니 길다는 것이 결정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기존 공공 시스템을 벗어나 민간보험을 통해서 치료를 받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되었는데, 이제 이러한 금지가 위헌이라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물론, 아직은 퀘벡 주에 한정되어 있고, 열혈보수주의자인 현재의 집권당이라 해도 공공의료를 순식간에 시장 체제로 전환시킬 만큼 무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지만 (많은 이들이 공공의료를 캐나다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할 정도니까) 균열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 하다.

현재 (비즈니스 측면에서) 성공을 거둔 민간 병원들이 하나 둘 늘어나 체인을 형성하고 있으며, 많은 공공병원들이 대기자 명단을 감당하지 못해 환자들을 민간 병원으로 보내고 있다. 그리고 의사들은 사업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캐나다의 의사 및 간호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이렇게 민간 부문으로 한 번 뚫리기 시작하면 공공의 전문 인력 부족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 번 토론토에서 만났던 래클리스의 경우, 자원의 절대 부족보다는 효율적인 조정과 배치가 관건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맞는 이야기다. 공공 외부에 충분히 가용한 민간 부문이 존재한다는 것은 자원의 절대 부족 상황이 아님을 너무 쉽게 반증하지 않나)

그러나, 개선의 효과는 더디게 나타나며 시장의 압박은 거세다.

 

지난 캐나다 출장에서, 보건 연구 개발 공무원들의 호소는 아주 절박했다.

고급 두뇌 (임상의사는 물론 연구자들)들이 너나 없이 미국으로 빠져나가서 (돈을 많이 주니까) 차세대 학문 육성마저도 위태로울 지경이란다. 그래서 이들을 캐나다에 잡아두려고 많은 지원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이 참에 캐나다로 이민을 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더랬다)

"두뇌 유출(brain drain)" 문제는 주로 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의 고급 전문인력들이 식민모국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나타내는 표현이었는데, 캐나다에서.. 우째..... 

 

미국이라는 훌륭한 (!) 이웃과 담장을 마주하고 살아야 하는 캐나다의 안타까운 (?) 처지는 과연 누가 풀어줄 수 있겠나.... 본인들이 나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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