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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기쁨 (고통?)

큰 조카 효경이가 한글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

언니가 집안 살림 온 구석구석에 이름표를 붙여놓은 걸 본적이 있다.

"전화기", "화분", "시계".... 등등등등....

 

그리고 벽에는 한글자모음과 단어들이 가득한 포스터(?) 같은 걸루 도배를 해놓기도 했다.

 

해괴한 일이로고.... 하면서 (사실은, "아이구 유난도...") 지나쳤는데...

문득,

이 방법이 진짜 효과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집안 살림에다가 모두 스페니쉬 이름표를 달아보면 어떨까?

 

탁월한 입출력 기능을 자랑하던 그 옛날 같으면야 당근 필요도 없는 일이지만,

도대체 단어가 머리 속에 들어오지, 한번 들어가면 나오지를 않으니 원.... ㅜ.ㅜ

 

단어장 만들 시간이면 그냥 외우겠다는 생각에, 중고등학교 다닐 동안에도 영어 단어장이라는 걸 만들어본적이 없고

움직이기 싫다는 이유로 연습장에 써가면서 단어를 외워본 적도 없건만 (그 때는 신기하게도 영어사전을 찾는 와중에 그냥 외워졌다. )

화무십일홍이라고... (적절한 비유인가?) 영........ 흑.

 

 

사실인지, 혹은 후일에 재창조된 기억인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한글을 처음 깨친 날을 기억하고 있다.

오빠가 있었기 때문에, 어깨 너머로 귀동냥을 한 처지라 따로 특별히 한글을 배운적은 없었는데...

어느날, 엄마랑 버스를 타고 가던 도중 갑자기 세상이 환해지면서

간판의 글씨들이 모두 한꺼번에 눈에 들어오던...

물론 엄마도 완전 놀랬었다.  그 전에는 전혀 한글을 읽은 적이 없었으니까....

이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기억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언감생심....

이런 거는 물론 이제 바라지도 않는다. ㅠ.ㅠ

 

이번 주말에는 열심히 이름표를 만들어서 집안 곳곳을 장식해야겠다는 작은 결심을.....

 

몰랐는데, 중국어 (만다린) 다음으로 많은 인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가 스페인어라더라.

이거 배우면,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아름다운 문장이나, 멋쟁이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동화책도 바로 읽을 수 있을까? 꿈은 원대하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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