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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ver: 귀향] 어데로 돌아가는가

해미님의 [[귀향] 아프지만 사랑스러운 그녀들] 에 관련된 글.

어제 밤에 바다소녀와 함께 대전시네마테크에서 영화 [귀향] - 원제 "Volver"를 보았다. 영화 제목이 이토록 많은 뜻을 담고 있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volver" 는 물리적인 고향으로의 "귀향"이기도 하고, (심지어 살해된 의부 빠꼬마저도 그가 그리워할 유일한 곳으로 "귀향"했다) 엄마와 딸이 서로의 품으로 돌아가는, 오해만발한 인생사의 "돌아감"이기도 하며 몸과 마음에 상처를 낸 그 누군가에 대한 "되돌림(복수)" 이자 상처를 주고 도움을 받은 이에 대한 "되갚음(은혜갚기)" 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엄마에게서 딸로 이어지는 인생유전의 "순환"이기도 했다. 얄미운 알모도바르 할배.. 영화를 이리도 재밌고 아름답게 만들어내다니... 에스빠뇰 대사들을 듣고 있자니, 한량시절의 아련한 추억들도 방울방울.. 몇몇 단어들은 여전히 귀에 익었다. 극중 인물들이 "manana 마냐냐 - 내일 혹은 아침" 를 이야기할 때마다, 까딸로니아 찬가에서 스페인어의 모호함을 투덜거리던 조지오웰이 떠올랐고, 가르시아 베르날의 모습이 아름다웠던(?) 영화 [나쁜 교육], [빠드레],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생각이 났으며 무엇보다.. 멕시코에서의 여행이 그리워졌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M 이 보고 싶구나.. 편지라도 써봐야겠다. 영화나 책이나, 오롯이 그 자체로 감흥을 주기보다는, 그 결에 숨어 있는 나만의 추억들이 새로운 의미를 주는 법이다. 아, 바쁜 일 끝나면 다시 에스빠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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