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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사회주의?

(제목 지나치게 거창하다!)

 

꾸바 아바나에서 라틴아메리카 의과학 대학을 방문했을 때 들은 이야기.

라틴 아메리카 의대는 중남미 (는 물론 미국까지)의 가난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무료로 의학교육을 시켜 본국에 돌아가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꾸바의 대표적인 국제연대 프로그램 중 하나... 

 

꾸바에서는 대학이 전면 무상교육이지만,

그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그에 걸맞는 사회적 공헌을 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대학을 마치면 관련 지역이나 단체, 기관에서 2년의 사회활동 (social service: 사회 봉사라는 표현은 맘에 맘에 안 들어서...)을 하도록 되어 있다.

 

의대의 경우에도 물론 마찬가지다. 졸업 전에 2년을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도록 정해놓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의대의 경우는 재학기간 중 이런 활동을 하지는 않지만 본국에 돌아가서....

 

그런데, 수련을 마친 학생들의 지역 배치를 어떻게 하냐고 물었더니만

 

성적이 제일 좋고 뛰어난 학생을 가장 자원이 부족한 산간 오지에,

성적이 나쁘고 부실한 학생은 교수들의 추가 지도가 가능하도록 도시 근교에 배치한단다.

 

우리 팀은 놀라 아우성을 쳤다. 

"너무 바람직하잖아!!!"

"어떻게 이렇게 올바를 수가 있어!!!"

"아씨.. 공부 못하면 정말 클 나겠다. 교수 옆이래...ㅡ.ㅡ" (그 전. 두 번 유급이면 퇴학이라는 설명에 학칙이 지나치게 까칠하다며 불평하는 무리들이 있었음)

 

한국의 공보의 배치는 성적 1등부터 앞에 나가 칠판에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을 적도록 되어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 근교부터 채워지는 건 당연지사...

 

나는 이것이 연대와 사회주의라는 가치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점심, 밥 먹다가 이 이야기를 했더니만 다른 선생님 한 분이

대수롭지 않게 "사회주의 사회니까 가능한 일이네" 이야기하셨다.

사회주의 사회니까 가능하다........

 

그 말을 듣고 문득 어슐러 르귄의 The Dispossessed 가 떠올랐다.

거기에 그려진 아나키들의 공동체가 사회주의 사회라고는 말할 수 없겠으나,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자발성과 연대라는 이름으로 숱한 자기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행복하면서도 행복하지 못했던 아나키들의 사회...

 

다시 생각해본다.

내가 믿는 사회주의란, 사회주의적 가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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