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시애틀 나들이

지난 주에 전공 학회가 열리는 시애틀에 다녀왔다.

이틀 먼저 가서 오랜만에 놀았다!!! (마치 그동안 전혀 안 놀았다는 뉘앙스를....)

 

물론,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초치기 포스터 출력, 환전도 안 하고 출국해버린 정신줄 등 소소한 문제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구연발표가 아니니 발표 직전까지 긴장할 것도 없고, 날씨도 어찌나 좋던지 룰루랄라.....

 

날씨는 무려 이렇게 좋았다

 

 

# 시애틀커피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 시애틀이다.

그 1호점이 있는 퍼블릭마켓에 가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사진찍고 주문하느라고 아주 북새통이다.

하지만 워낙 시애틀은 커피 많이 마시는 곳으로 유명하다. 딱히 통계를 본적은 없는데 다들 우울한 날씨 (여름에만 환상적) 때문일 것으로 이야기하며, 그래서 심지어 앞바다 돌고래들도 불면증에 걸려있다는 믿지못할 이야기까지... 

원래는 PEETS coffee 를 가려고 했다가 걸어가기 좀 멀길래 구글에 검색해보니 나름 유명한 지역 커피집들이 있었다. 가보니 어제 로스팅한 커피를 사용할만큼 신선도는 끝장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진한 스타일...

물론 한국보다 값도 싸.... ㅡ.ㅡ

그래도 이들 커피집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한 것보다는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서울의 몇몇 커피집들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의 사진은 Seattle Coffee Works, 아래는 Ladro - 둘 다 한적하면서 여유있는 분위기는 꽤 좋음

 

#. 시내 구경

 

기차타고 교외로 나가볼까도 생각했으나 뭐 관광레포트 쓰러 간 것도 아닌데 설렁설렁 다녀보자는 생각에 이틀 반 동안 시내만 돌아다녔다. 예전에도 학회 때문에 한 번 가본적이 있어서 그닥 새로운 것은 없얼지만 그냥 청명한 날씨에 낯선 곳에서 거닌다는 것만으로도 오케이!!!

 

시애틀의 상징으라는 우주 바늘 (space needle) - 전망대가 자랑이라지만 저 정도 높이가지고 무슨....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들보다 낮아보임...ㅋㅋ

 

 

과학센터 건물... 이 곳의 보잉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허블3D 영화봤다.

다분히, 예산과 위상을 지키려는 NASA의 홍보영상 같기는 했지만 작년에 수리보완한 허블에서 포착한 저 먼 우주의 풍경들이란................................. 정말 엄청났다.

우리가 보고 있는 저 모습은 수백만년, 수십억년 전에 출발한 빛들로부터 얻은 것이다.

지금 그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시내에서 발견한 초콜렛가게 - 멀쩡한 과일을 저렇게 먹어야하는 이유는 도저히 이해 불가...

사실, 처음 미국에서 살게 되었을 때 과자의 엄청난 단 맛에 머리가 어질했었음 ㅡ.ㅡ

 

좌파 서점인 Left Bank Books - 보스턴에 있던 서점도 그랬는데 미국의 좌파 서점들에게서는 오타쿠의 정취가 물씬.... ㅡ.ㅡ 

보스턴 서점은 마오이즘 책들이 주류였다면 이 곳은 68 즈음한 아나키즘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책들이 주류를 이루고 거기에 덧붙여 기념비적인 시애틀 전투를 다룬 책들이 눈에 띄었다.

책을 잘 팔아보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보이고 동호회 같은 분위기랄까... 망하지 않는 비결이 대궁금!!

 

 

#. SF 박물관

 

예전에 갔을 때도 들렀었는데, 그때는 사진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으나 이번에는 규제가 없어졌더라. 아마도,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가 대중화되면서 규제를 포기하게 된 게 아닐까...

 

여기는 소장품이 아주 많은 건 아닌데 상당히 조직화가 잘 되어있다.

소주제별로, 배경지식과 사회적/과학적 의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유전자 통제, 시간여행, 대안역사 등등등...

 

아래 사진은 생명공학 기술에 관련된 섹션..

 

어쨌든 '박물관'이니만큼 SF 팬들이 좋아할만한 기념품들도 꽤 모아두었다.

이를테면 영화 스타트랙의 대본, Blade runner에서 안드로이드들이 입었던 의상, 데커드의 총.. (이런 거에 열광하는 나는 덕후인가?), 그리고 T1의 손과 머리....

영화말고 책과 관련된 자료들도 쏠쏠...

이를테면 '로봇'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한 차펙의 책이라던가, 기존의 프랑켄슈타인적 공포를 벗어나 인간과 로봇의 친근한 관계 (인간 입장에서ㅋㅋ)라는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던 아시모프의 I, Robot

내가 젤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발명풍 Babel Fish...

아마도 SF 만큼 팬덤이 강력한, 또 일찍 발달한 장르도 없는 것 같다.

오늘날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은 명함도 못 내밀 지경인데, 독자들이 각종 동인지와 소식지를 발행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컨퍼런스도 열었음 ㅡ.ㅡ 작가들은 한편으로 강력한 지지세력을 얻기도 하고, 또 시달리기도 하고 ...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음)...  어려서부터 독자였다가 본인이 직접 전업작가로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대표적인 사례가 Ackerman, Asimov 등이라네...

아마 독자가 작가에게 직접 상을 수여하는 것도 다른 장르에서는 보기 드문 일..

투박하지만 나름 당시로서는 가장 앞서가는 이미지로 도안된 제 1회 휴고상 트로피가 보인다..

SF 는 과학기술의 사회적 의미, 혹은 (현재에 대한 비판적 성찰 속에서) 새로운 세계에 대한 자유로운 상상을 주요 주제로 다루다보니 (황당무계한 이야기라는 세간의 억측과 달리 ) 상당히 사회현실에 민감하다.

그 유명한 SF 작가들의 베트남전 찬성/반대 서명을 나란히 모아 놓았다.

 

가까운 곳에 이런 박물관 하나 있음 정말 좋겠네....

이건 돈이 많아 비싼 소장품들 수집하는 것과는 완전 다른 문제....

 

힘겹게 사진 정리하고 보니, 작년에 다녀온 이집트 여행 나머지 반쪽 사진들은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나 날랑가 몰라... ㅡ.ㅡ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