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홋카이도 여행_하코다테

hongsili님의 [홋카이도_여행_오타루] 에 관련된 글.

 

열차가 출발하자 마자 도시락!

에키벤..  일본 철도 여행자의 로망 아닌가 말이다....

겨울 특선 계절도시락은 담백하고 맛났더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광석화처럼 밥을 먹고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기 시작...  

유앤미 블루의 낮은 음색은 겨울 여행에 안성맞춤... 뭔가 낭만적인 책이라면 더 좋았을지 모르겠지만 들고 간 책이 아마티야 센 할배의 '자유로서의 발전'이라는 게 함정...  사실 낭만적 기차여행에 어울리는 품목은 아니었더랬다....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이내 바깥 풍경에 정신을 빼앗겨 책이고 뭐고.... 센 할배 미얀... ㅡ.ㅡ 

하코다테로 가는 기차 밖으로 내다본 풍경은 정말 너무너무 아름다웠는디,  

설원이 있었고, 손에 잡히는 바다가 있었다. 이렇게 바다랑 가까워도 되는 건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작년에 JR 홋카이도에서 큰 사고가 났던게 바로 이 하코다테 선이라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는 ㅡ.ㅡ  어쩐지 그 흔들거림이 예사롭지 않더라니.. ㅜ.ㅜ 밥 먹다가 젓가락으로 내 콧구멍 찌를 뻔 하기도 하고, 화장실에서 마치 비행기 기류 변동때와 같은 불안을 경험하기도 했지... 

일본어 과외 선생님도 위험하다고 가급적 타지 말라고 하셨는데, 근 또 딱히 다른 교통수단이 적절한게 없었서리.... 철도민영화로 인해 안전사고가 빈발하는, 국내 언론에도 많이 소개된 그 악명의 JR 홋카이도 노선을 타고 바깥 광경에 완전 홀리고 있었다는 안타까운 사연 ㅜ.ㅜ

어쨌든 그렇게 하코다테에 도착하니 해가 뉘엿뉘엿.....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J 가 가르쳐준대로 하코다테 산 전망대에 오르는 버스를 타러 갔다.

여기에서 처음으로 일본어 공부의 보람을 느끼며 스스로에게 푹풍같은 칭찬을... ㅋㅋ

겨울철에는 산간 도로가 미끄러워 버스 운행을 하지 않으니 케이블카를 타고 가야한다는 안내문을 내가 읽었던 것이다!!! 까막눈이었더라면, 추운데 계속 기다리다가 얼어죽지 않았겠냐는 말이지 ㅋㅋ

하여간 그래서 버스타고 로프웨이 타는 데까지 가서 거기에서 로프웨이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갔는데, 일찍이 세계 3대 야경이라는 안내를 볼 때부터 이건 또 무슨 개뻥이냐 했지만 역시나 ㅋㅋㅋ

항간에 중국이 세계 최고 뻥쟁이들인 것처럼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도 관광지 다녀보면 뻥이 그에 못지 않은 적이 여러 번 있어서 요즘에는 그런 안내 봐도 꿈쩍도 안 한다. 홍콩은 안 가봐서 모르겠는데, 그동안 여기저기서 야경을 둘러본 결과, 야경 하면 서울이 갑인 것 같다. 끝이 보이지 않는 빽빽한 불빛들에 빨간 십자가 토핑이 있어야 역시 제대로 된 야경 ㅋㅋㅋ 그에 비하면 하코다테 야경은 참 수줍고 소박. 야경 찍으려고 삼각대 들고 갔는데, 꺼내서 찍기도 참 뭐하더라는.... 물론 바다를 배경으로 펼처지는 따뜻하고 동화같은 아름다움은 부정할 수 없지만 말이다. 이 사진을 찍은 시간이 겨우  오후 5시 46분 ㅋㅋㅋ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야경 감상 후 내려와서 시장에 덮밥 먹으러 갔는데 아무래도 아침 시장이 중심이다 보니 문이 벌써 닫혀 있어서, 할 수 없이 꼬치구이 식당에 들어가 새우튀김 덮밥과 역시 삿포로 클래식 한 잔....

여행 가서 혼자 조리대 앞 테이블에 앉아 주방장 아저씨 바쁘게 손 놀리는 거 보면서 따뜻한 끼니와 술 한 잔 할 때, 그 때야 말로 정말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말이 통하면 뭐라도 이야기를 나누었겠지만, 벙어리 신세라...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는 국제 맥주 대회에서 1등 먹었다는 지역 맥주를 사가지고 가서 역시, 따뜻하게 씻고 난 후 한 잔....  주지육림의 향연이로구나....

 

*

호텔에서 엄청나게 맛난 조식을 먹고, 하루 전차 패스를 끊어서 일찌감치 코료가쿠로 이동.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구의 기술문명에 커다란 자극을 받아 에도 시대 말기에 세워졌다는 별 모양의 성곽 구조 요새,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진격의 거인 방어선이 떠오름.  

웃긴 건, 성곽을 빙 돌아서 폭 10미터 가량의 해자가 주욱 배치되어 있는데, 날이 추워서 다 얼어 있다는....  적이 침입하면 걸어서도 건널 수 있음 ㅋㅋㅋㅋㅋ 이런 기후의 지역에는 어울리지 않는 구조물이잖아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코료가쿠 공원 안으로 들어가서 당시 공무를 보았던 봉행소를 관람...

웬지 저 천장 어디, 문짝 너머에 닌자가 숨어 있을 것만 같더라는 ㅋㅋ

건물이 너무 빤짝여서 관리를 엉청나게 잘 한 건가 했는데, 안내 동영상 보니까 불과 3년전에 다시 지어진 것이라고... 어쩐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다시 전차 타고 모토마치 지구로 이동..

이 곳은 처음으로 일본이 개항을 해서 서구 문물이 유입되던 당대의 국제도시였던지라 당시의 영사관이나 교회 등 오래된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는 곳....

우선 항구 인근 이제는 각종 상업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참고 지역으로 가서 점심부터...

유명한 스네이플즈 치즈케익을 먹었는데, 와.... 정말 천상의 맛.... 평생 먹어본 치즈케익 중에 제일 맛있다는 생각... 나중에 공항 면세점에 팔면 사오려고 했는데 안타깝게 ㅜ.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따뜻한 커피로 에너지 충전한 후 아이누 족의 역사가 보존되어 있는 북방민족 박물관 관람..

사진에서 보는 아이누 족의 외모는 저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너무 심하게 털복숭이로 그려놓는 족자에 약간 당황... 저건 뭐여.. 인종주의인 게여?  그들의 모피 외투는 너무나 시크해보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금씩 눈발이 흘날리면서 흐려지고, 크리스마스였지만 일본은 특별히 이 날을 챙기는 분위기는 아니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고풍스런 분위기의 거리는 살짝 을씨년스러우면서도 뭔가 그윽한 분위기....

구 영국 영사관이랑 구 공회당 건물에 들어가보았는데, 뭐 건축물 자체야 특별히 놀라운 게 없었지만, 뜬금없는 '잉글리쉬 티룸'과 '드레스 코스프레'를 즐기는 사람들 모습에 빵 터짐...  첨에는 웨딩촬영이라도 온 사람들인가 했다니까 ㅋ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 공회당 건물 안에서 소화 52년의 하코다테 시민헌장 발견....

뭔 놈의 헌장이 권리는 하나도 없고 이렇게 의무만 주구장창 써놓고 있냐... 한국의 국민교육헌장이랑 조상님이 같다보니 그런 거겠지 싶더라니...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골목길을 거니며 그리스 정교회, 카톨릭 교회, 러시아 정교회 같은 오래된 교회 건물들을 둘러보고, 잠깐 작은 찻집에 들러 홍차 한 잔 마시며 한 숨 돌리기... 주인 아주머니가 몹시도 친절하신데, 내가 통 말을 못 하니 어찌나 안타까워하시는지.... ㅡ.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숙소가 위치한 하코다테 역 근처로 돌아와 하코다테의 명물이라는 시오라멘으로 저녁을...

오타루에서와 같은 요코초 구역에 선술집과 작은 라면집들이 모여 있는데, 그러지 않아도 작은 가게에 손님도 나 혼자 뿐이어서 다른 때 같았으면 주방장 할배랑 이런 저런 이야기도 했겠지만 역시 말을 못해서... ㅜ.ㅜ  최소한의 말하기도 좀 공부를 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음... 여행 하면서 그 지역 말을 한 마디도 못하는 건 너무 예의없는 행동 아닌가 싶더라는.... 

하여간, 라면은 굉장히 맛있었음...  미소라면과 간장라면은 한국에서도 익숙한 맛인데 반해, 소금라면은 난생 처음 먹어보는 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숙소로 돌아와 근처 야경 한 컷.....

그리고 다시 맥주 한 잔 마시며 2013년 반성과 2014년 계획 세우다 스르르...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역시 호텔에서 조식 먹고 아침 수산 시장 구경하러 나감...

원래 이 새벽 시장에서 3색 덮밥을 먹는게 여행자들의 정석 코스라는데 나는 성게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패스...

이 시즌 하코다테 털게가 무척이나 유명하다는데 게 찌는 모양새는 역시 한국 수산시장이 짱 ㅋㅋ 너무 아마추어처럼 보임 ㅋㅋ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은데 아기자기한 맛이 있고, 정말 수산물이 엄청 신선해보임.... 후쿠시마 사건만 터지지 않았으면 얼마나 풍요로운 식탁이 되었을까 짠한 마음이.... ㅡ.ㅡ

한 가게 수족관에서 마주친 거대 문어는 완전히 심해 괴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제 다시 기차타고 삿포로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