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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월 휴가_Torres del Paine

hongsili님의 [안식월 휴가_Punta Arenas] 에 관련된 글.

 

#1.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Serrano 강 코앞 Cabanas del Paine.

비내리는 강변, 통나무집 숙소에서 온통 조명을 내리고 음악을 들으며 창문밖 풍경과 함께 와인을.....

세상에 이런 평화가....

잠들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창문에 기대어 있는 백마의 모습을 보았지, 꿈인줄만 알았어.....

너무나도 몽환적... 잊을수가 없어라...

다음 날 이른 새벽.... 백마는 통나무집 근처에 머물고 있었고, 강변에도 새벽 어름의 빛을 배경으로 여러 마리 말들의 실루엣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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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더할 나위 없이 맑은 날씨, 강 건너 멀리 보이는 Torres - 세 개의 탑과 아름다운 강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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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아침먹고 가비얍게 Salto Grande 폭포 감상. 

오가는 길 콘도르와 조우는 가벼운 양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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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세기가 정말 대단했지만 그곳에서 바라본 폭포의 힘찬 모습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은 세개의 탑은 정말 장엄하기 그지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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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화산과 달리 땅속에서 마그마가 천천히 굳어 입자가 크고, 그 위로는 퇴적층이 쌓여있었는디 빙하가 쓸고 내려가면서 봉우리 형성되고, 특히 강도가 낮은 퇴적층이 더욱 심하게 침식되면서 탑모양 형성되었다는 설명을 들었음.

바람은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는데, 작년 겨울에 시속 180 km 강풍불어 대형 관광버스 들어올려 벽에다 박아버렸다는 후덜덜한 이야기도 들었음.... 크리스의 이야기는 항상 말로가 안 좋아... ㅡ.ㅡ

 

#3.

 

이어서 Mirador Condor 라느 야트막한 봉우리까지 짧은 트레킹.

길이 험한 건 아니었는데 바람 정말 대박 ㅠㅠ 몸을 가눌 수가 없더라니...

콘도르 여러 마리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유유히.... 아아아 ㅠㅠ

엄청 멋있어서 사진을 더 많이 찍어두고 싶었는데, 정말 가볍지도 않은 내가 바람에 날아가버릴 것 같은 매우 현실적인 두려움이 있었음...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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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자님은 남들 다 내려오는 야트막한 내리막길을 못 내려와서 라미로 개고생시킴 ㅋㅋ

그 자도 엄청 당황한 듯.... 너 오늘 진짜 큰일 했다고 내가 라미로를 칭찬해줌 ㅋㅋ


#4.

 

피크닉 삼아 호수가에서 각자 준비해 간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그레이 빙하로 보트 투어..


그렇게 가까이 가는 줄은 미처 몰랐음!!!

진작 이야기해줬으면 사람들이 흔들리는 보트 위에서 사진 좀 찍어보겠다고 개 난리를 피우지 않았을 거 아녀 ㅋㅋㅋ


빙하 코앞까지 가서 경치 감상하고 조금 뒤로 빠져 한적한 빙하 개울가에서 빙하절벽과 유빙 감상하며 빙하 레몬위스키...

유유히 흐르는 얼음 덩이들과 옥색 수면에 반사되는 햇빛, 그리고 정면에는 거대한 빙하... 알콜이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곳이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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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가는 뱃길에서는 미칠 듯이 파란 하늘을 원없이 감상...

이후에도 세상이 같을 수는 없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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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밤, 더할 나위없이 청명한 가운데 몹시도 깊고 푸른 밤하늘과 그것을 가르는 은하수의 쏟아지는 별빛, 신비롭게 일렁이는 세라노 강의 모습에 젖어들고야 말았는데....

천천히, 마치 현실이 아닌것처럼 호수 주변을 거니는 말들의 희미한 실루엣...

잊을 수 없는 밤....

 

 

#5. 

 

아침 일찍 일어나 해뜨기 전에 출발하여 산에 가는 길에 세개의 탑에 반사되는 일출 감상.

이건 그냥 달력 사진이잖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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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콘도르 무리 만나서 엄청 가까이서 관찰...사진에서만 보았던 다섯 손가락 모양을 직접 보았음 ㅋㅋ

하지만 사진은 역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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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평화 ㅋㅋㅋㅋㅋㅋ

 

이어서 두팀으로 나누어 트래킹 시작.

크자님은 팀 내 연장자 그룹과 더불어, 라미로의 지도 편달 하에 자연탐방 산책길 ㅋㅋ, 
나머지는 크리스와 함께 Mirador Torres 로 고고...


그 곳은 해발 약 900미터 높이, 세 개의 탑 바로 뿌리 부분으로부터 알현하는 코스...

처음 마주친 나무 다리에, 두 명 이상 한꺼번에 건너면 위험하다는 안내부터 뭔가 심상찮은 조짐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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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 속으로 이어지는 길은, 길고도 쉼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길...

중간중간 숨 좀 돌리고, 대피소에서 잠깐 쉬기도 하고.... 그렇게 세 시간을 넘게 올라갔건만,

막판 한 시간은 엄청 가파르고 위험천만한 오르막길과 빙적토 moraine  ...
이렇게 위험해보이는데 가도 될까나 우려가 들기도.... (사진에 보이는 바위들 사이를 헤치고 갔다니까  ㅡ.ㅡ)  큰 돌이라도 하나 굴러내리면 정말 걷잡을수 없을 것만 같았지....

크리스만 믿고 간다... 이렇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나 정말 사망일보직전...ㅠㅠ
개울물 퍼 마시며 올라가길 한 사간, 내 다리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고, 무아지경 속에서 올라가다보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대장관... 차마 이루 표현할수 없음 (근데 사진은 후지구나... ㅡ.ㅡ)

예상치 못한 빙하 호수와 시시각각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를 반복하는 세 개의 탑!!!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과 함께, 크리스의 훌륭한 지도편달에 진심으로 저 마음 깊은 곳에서 감사의 마음이 솟구치더라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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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는 길에 크리스로부터 재미난 이야기도 많이 들었음...


2011년 이 지역에 등산객 부주의로 엄청난 산불이 일어나 지금도 황량한 지역이 많은데, 그래서 산 곳곳에 '화장지' 주의하라는 안내가 붙어 있음 ㅡ.ㅡ toilet paper 쓰고 태우려다가 이 지경이 되었다고... 당시 불길과 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강을 넘어 불길이 번지고, 헬기에서 물을 뿌리기도 전에 열기에 기화되어 날아갔다고 함....

그래서 나는 그 등산객이 화마에 죽은 줄만 알았더니.... 운좋게 도망갔다고...

산에서 이틀을 도망다니다가 레인저와 경찰들에게 잡혀서 Puerto Natales로 이송되어 벌금 겨우 4000달러 냈다고 ㅠㅠ

 

중간에 마주치는 작은 폭포 물줄기들이 아래로 떨어지면 산에 올라가도 된다고 해서 뭔소린가 했더니만, 바람이 엄청나게 부는 날엔 물이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잖아 ㅠㅠ 그런 날은 산에 못 간대...

 

공원에 아직 사유지가 남아있는데 다시 국립공원 경계에 세워진 표지판이 크리스가 레인저할때 친구랑 지고 와서 세운 거라고 ㅋㅋㅋㅋㅋ 개고생했다고, 표지판을 쓰다듬으며 잠시 회한에 잠김.. 그 심정 왠지 너무 이해가 되더라구 ㅋㅋㅋ

 

그리고 우리가 오른 곳에 일출이 장관이라... 밤새고 기다리던 등반객이 아침에 일어나다 굴러온 돌에 맞아 죽은 이야기도 들음.... 

크리스의 이야기는 마지막에 항상 누가 죽어 ㅋㅋ

요크 경상도 아줌마가 좀 밝은 이야기좀 하라고 막 뭐라 함...

그 아지매 크리스 너무 대단하고 고맙다며 사진 찍어감 ㅋㅋㅋㅋㅋㅋ
 

아참 올라가는 길에 예븐 아기 부엉이도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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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길도 역시 가파른지라 힘은 들었지만 성취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음.

사람들도 급 친해짐 ㅋㅋ 

스코틀랜드에서 온 처자 정말 대단한 트레커... 그토록 평온할 수가 ㅋㅋ

크리스가 그녀와 나를 폭풍 칭찬함...

어려서 산동네 살고, 산동네 학교 다니고, 엘리베이터 없는 4층 건물로 출퇴근한게 이런 데서 빛을 발하는구나 싶어서 뿌듯 ㅋㅋ

땀에 심하게 젖은 옷들을 일부 빨아서 널고 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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