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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었나??

  • 등록일
    2009/04/05 10:28
  • 수정일
    2009/04/05 10:28

내가 사는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갑자기 플랭카드를 아파트 담벼락에 걸었다.

 

노점상 행위 절대금지구역

불법주정차 절대금지구역

 

근데 말썽은 불법주정차는 크게 신경안쓰고 불법(?) 노점행위에만 생기는 모양이다.

 

아침(?)부터 경비실과 노정상인들이 티격태격하더니

종일 시끄럽다....^^;;

 

 

난 솔직히 노점을 좋아한다.

노점이 있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통행에 불편했던 적도 없었고

차라리 노점이 있어서 가끔 맛난 냄새(?)도 맞고

좋은 눈요기도 하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던 나는 도통 이게 왜 문제일까 싶다.

 

그것도 내가 여기 산지 3년이 다되도록 한번도 문제시 되는 걸 못봤는데

왜 이제와서 문제일까..?....싶다. 

 

아마도 내 생각에는

입주자대표회의에 돈을 내고 일주일에 한번 허락된 곳에서 장사하는 분들과

이렇게 그런 돈도 못내고 길거리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 간의 문제일까....?...싶다.

 

목요장터라는 이름으로 아파트단지내 허락된 구역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는 장터에는

항상 같은 상인들이 연합해서 돌아다닌다.

 

잘보면 우리 아파트 단지는 목요일 옆의 2단지는 화요일, 9단지는 수요일...뭐 이런식이다.

들리는 소문에는 권리금(?)같은 것도 있다고 하고

그들 상인들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일정정도 돈을 내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담장 밖의 노점상인들은

그들말대로 돈 한푼 안내면서

아파트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인데

보기에도 안좋고 특히 인도를 불법으로 점령해서 통행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그럴까...?

 

난 뚜벅이다.

차 운전을 못하는 관계로 언제나 걸어다니는 편인데

난 딱히 노점이 있다고 해서 불편하지 않고

또 잘 보면 아파트 주민들이 그 인도를 많이 다니지도 않는 것 같다.

다들 자가용들을 주로 이용하다보니 언제나 거리는 휑한 편이다. 

그런데도 저렇게 단속하려 드는 것은

어쩌면 "돈"이라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일종의 추방(?)인듯 싶다.

 

그것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 돈을 안내서건

아니면 목요장터의 상인들의 압력이든

결국 누군가가 독점하려는 돈의 욕심이고

노점들에게 한푼이라도 받아내려는 돈의 욕심인듯싶다.

 

나로써도 딱히 해결방안들은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난 노점을 좋아한다는 거다

걷는게 조금 불편하더라도 왠지 시끌시끌하고

이런 저런 냄새도 나고...다양한 볼거리도 있고....

상가처럼 굳이 구경하기 위해 문을 열고 들어가는 일종의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그냥 느긋하게 걷기만 하면 볼수 있고 맛볼 수 있는 노점이 좋다.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사람이 많이 다니지도 않는 길이

누군가의 생계의 터전으로나마 사용된다면.....,

그건 그거대로 좋은 일이지 않을까 싶다.

 

다들 조금이라도 자신들만의 공간들을 점유하려 애쓰는 거야 어쩔 수 없는

자본주의 생활방식이라지만

어떻게는 살아보려고 이렇게 무던이 애쓰는 터전/공간 없는 이들의 방식들을

그저 눈감아줄 수 있는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굳이 불법이니 탈법이니 따지지않고

그저 그들............. 없는 이들의 삶의 노력...그 애쓰는 삶을

그저 넉넉이 놓아주면 안될까...하는 멋적은 생각을 했다.

굳이 그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나누어 주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ㅎㅎ

 

그런 생각들.....그냥 잡생각들이 들어서....

걷던길 잠시 멈추고 오뎅이랑 떡볶이를 사먹고....ㅎㅎ

힘들어 하는 경비 아저씨를 바라보다가...그냥 왔다......^^;;

 

뭐 내가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누구 말대로 내년에는 나도 입주자대표회의에 출마해 볼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ㅎㅎ

사무실로 출근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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