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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를 닮았던 그분

  • 등록일
    2007/03/03 05:53
  • 수정일
    2007/03/03 05:53

일끝나고 집에 들어와서

다들 일어나는 시간에 잠을 자기위해 준비하다가 컴앞에 앉아

간만에 진보평론 싸이트를 뒤적거리다가 봤다.

 

현장

서쪽 바닷가에 있는
공사장 일이 마무리되었을 때는
불을 쬐며 첫눈을 기다리고 있었다
같이 일했던 마을 할아버지는
작별의 눈물로 저 불을 꺼야겠다고
밤새 마실 기세였다
모닥불 위에서
막걸리가 한 순배 더 돌았다
바닷바람이 잔잔해졌다
오면 가고
만나면 헤어지는 일이
공사보다도 서로 벅찼다
나무가 뒤틀리며 불똥이 튀고
타닥타닥 별이 솟다가 취해
노인의 눈망울 위에서 가물거렸다

김민형 ** 1968년 충북 청원 출생. 199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 시집으로 󰡔길 위에서 묻는 길󰡕, 희곡집으로 󰡔과거를 묻지 마세요󰡕를 펴냈다.

김민형....!!...헤헤헤

갑자기 빙그레 웃음이 났다.

 

사회단체 연대회의에 갔을때 민예총 사무처장이라는 직책으로

참석한 모습을 처음봤었다.

 

난 솔직히 그가 누군인지 몰라서

주변사람들에게 물으니 시인이란다......?

회의가 시작하면 얼굴에 약간 홍조를 띄고 들어와서는

진중하게 말하는 폼이 딱 시인같은 사람이었다.

 

회의 참석차 오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막걸리 한잔하고 참석했다는 말을

참 진중하게 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회의라는 것이 딱딱하고 짜증만 나던 당시 나에게

뭐랄까.....감탄스럽다고나 할까....?....!!

 

다들 시민사회단체 사무국장입네 하면서

두리뭉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의 결론으로 너무도 쉽게 빠져드는

전형적인 활동가들만 보다가

저렇게 날것(?)같은 사람을 본다는 것이 참 신기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결국 몇마디 해보지도 못하고

만남을 끝냈었는데

이렇게

지면으로 그 분의 시를 읽다보니

아 ! 하는 반가움이 절로 생겼다.

 

그러고 보니 시도 좋군...?....헤헤헤

 

지금은 무엇을 하고 계실지....

아마 어디에서 막걸리 한잔하시면서

진중하게 살아가실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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