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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고 증을 만들다.

  • 등록일
    2007/02/26 18:54
  • 수정일
    2007/02/26 18:54

 

간만에..........!!

근 8년만에 증명사진이라는 것을  찍었다.

 

그냥 편하게 사진이나 찍는다는 가벼운 마음과는 달리

이런 저런 요구사항에 점점더 뻣뻣하게 굳어지는 몸의 불편함이란....!! 

 

사진사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나의 몸을 이리저리 옮기고

고개의 각도와 어깨의 각도를 요리조리 틀어줄 수록 점점더

땀은 나고

왠지 더욱더 기분이 나빠지고

결국엔 그나마 애써 지어보이던 웃음도 사라지고....

그야말로 고약한 마음이 되어버렸다.

 

아 ! 이런 것이

누군가의 요구대로 조작되어는 신체일까 ?

이런 속박을 참는다는 것은

어쨋든 천방지축 마음대로 살아오던 나에게는

근래에 보기드문 경험인 것 같다.....에구구

 

그래서

참다참다 아저시께

"그냥 대충 찍어주세요...네 ?.."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진을 찾고

바로 동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록증 분실신고하고

새로 발급 받기위해 사진이랑 5000원을 내고

또 다시 요구하는 엄지손가락 지문을 채취하는데 또 말썽이 났다.

 

요즘은 지문채취도 첨단화의 과정이라더니

조그마한 인식기에

엄지손가락을 이리저리대어보이더니

잘 안되는가 싶었다.

 

몇번을 실랑이를 벌이며

내 크지도 않은 엄지 손가락을

이리저리 대어 보고 꾹 눌러도 보고

위쪽 ...약간 아래쪽...옆면....약간 내리고 약간 올리고....

한참을 하다가 갑자기 얼굴에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던 동사무소 직원이

결국 포기하고 검은색 잉크를 들이댔다.

 

별....쯧쯧....

 

손에 묻은 잉크를 닦아내면서

엄지 손가락을 무심이 쳐다보았다.

 

한쪽엔 굳은 살이 박혀 있고

다른 쪽은 지문이 거의 닮아 있었다.

뭐 이런 정도도 인식못하나 싶어

그 첨단기계라는 것을 째려보다가

갑자기

이 참에 주민등록증 거부운동이나 할까 ??하는 맥없는 생각을 해 봤다.

 

과거에 몇번 그 문제점을 듣기는 했으나

그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했으나

'증'없음의 불편함에 금새 손들고 말았던 내가

이제는 증만드는 것의 불편함에 증을 거부해 볼까하는 간사한 생각이나 하고...

역시 사람은

아니 나라는 놈은

언제나  불편함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즉물적인 속성이 있나보다

 

오늘하루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등록 국민이 되기위해서

거금 15000원을 써가며

말을 듣지도 않는 몸을 애써 고생시키면서

그러면서도 앞으로 20일 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야

증을 받는다.

 

자랑스러운가 ????...글쎄..?

 

뭐 그나마 "증"하나 생겼잖아...자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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