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빈집에서 하룻밤...ㅎㅎ

  • 등록일
    2009/04/02 15:26
  • 수정일
    2009/04/02 15:26

회의를 마치고

원래는 평화박물관을 들르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었는데

너무 늦어지는 바람에....

그리고 서울에서의 이동에 걸리는 시간에 대한 감이 없는 관계로 

곧 바로 빈집으로 향했다.

 

또한번의 지하철 갈아타기를 무사히 마치고 숙대입구에서 하차...지상으로 올라왔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서울의 버스체계를 잠시 넋놓고 구경하다가

해방촌으로 가는 용산02마을 버스를 탔다.

용산 02 마을버스...크크

지방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승합차(?)버스다...

그 작은 버스에 너무 많은 사람들을 꾸역구역 싣고

차가 곧 숨을 멈출것같은 안간힘으로 해방촌의 무서운 언덕길을 올라갔다.

 

눈앞에 근대화슈퍼마켓이 보였는데

도저히 사진기를 꺼내들수 없어서 아쉽게 머리속에만 짚어 넣고

해방촌 오거리에서 하차...헉헉...^^;;

원래는 종점약국에서 내려야 했지만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내리는 사람들에게 떠밀려서 내렸다....^^;;

 

결국 종점약국을 향해 한없이 이어진 내리막길을 다리에 힘 팍팍주고 내려와서

빈집-아랫집을 찾아서 조그마한 터널과 육교를 지나서 ...

드디어 도착...ㅎㅎ

 

 

 

모서리에 위치한 4층건물의 4층...

그 난간에 펄럭이는 빈집 깃발(?)과 왠지 쑥스러워지는 마음...?...ㅎㅎ

뭐 여하튼...헉헉대며 아랫집에 도착

반갑게 맞아주는 빈집 식구들과의 인사...그리고 지도보며 청주얘기...?...^^;;

책 <정치의 전복>을 선물받고, 부침개도 얻어먹고...ㅎㅎ

해방촌 골목길을 소개 받고 골목여행을 나왔다....ㅎㅎ

 

원래 빈집의 빈공부에 참여할 예정이었는데

아직 시간이 한참 남은 관계로 골목을 돌아다닐 요량으로 터벅터벅 걷는데..

함께 하기로 한 쌤을 만나 이런 저런 수다떨기로 골목구경 포기....ㅎㅎ

 

바로 윗집으로 향해 가기로 하고 골목을 올라갔으나 잠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마침 개와 산책나오신 아규의 도움으로 무사히 윗집에 도착...ㅎㅎ

 

하지만 아직도 시간이 남은 관계로

근처 해방교회 근처의 호프집에서 간단한 요기겸 맥주 한잔...크크

 

아 ! 물론 해방교회라도 볼 수 있어서  나름 사진 한 컷...ㅎㅎ

 

 

빈집에 들르기로 마음먹고 나름 공부를 했었다.....ㅎㅎ

 

습관적으로 어느 동네를 가기로 마음 먹으면

그 동네의 집들에 대한 공부를 하고

그 동네의 역사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그 동네에서 내가 꼭 보아야 할 것들을 챙기고...뭐 그러는 편인지라....ㅎㅎ

 

이번에도 해방촌에 대해서 공부 좀 하고 

또 꼭 보고 말리라 하는 생각으로 나름 리스트를 뽑아 보았는데 

막상 가서는 유유자적(?) ....부지런함을 포기한 댓가로........

 볼거리를 버린 대신에 좋은 사람들과의 많은 대화에 힘을 쏟자는 식으로 게으름을 폈다...ㅎㅎ

 

그나마 그래도 눈으로 본 근대화슈퍼마켓과 

사진으로 찍어 온 해방교회정도....ㅎㅎ

 

해방교회...반공이데올로기의 산증인.....

그리고 해방촌이라는 월남민 마을이 생겨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을

묵묵히 그들의 이념으로 바라보고 있는...뭐 그런 곳이란다....ㅎㅎ

이념이 자신들의 살기위한 무기였었을 곳....그 곳은 여전히 그렇게 허상으로 치장하고

높은 언덕의 정점 근처에서 배회하고 있었다.....ㅎㅎ

 

각설하고

근처 호프집에서 계란말이랑 맥주 한잔을 하고 시간을 때우고 나서 윗집에 갔다.

공룡이 잡채 등 맛난 만찬거리를 준비하는 동안

서둘러 책읽기를 시도.....^^;;

 결국 반 정도 읽고 공부모임에 참여....

그래도 함께 공부해주신 분들의 편안함에 저절로 따뜻함으로 충만해짐....ㅎㅎ

 

뒤이어 공룡의 생일 축하의 연속들과

많은 빈집 식구들과의 정신없는 인사들...만남들....

그렇게 하룻밤 빈집에 머물었다.........아니....잠시 ......쉬었다.....ㅎㅎ

 

빈집...

비어서 좋은 것일까...

아니면

빈 곳이 채워지고 있어서 즐거운 것일까...?

 

비어있음이 주는 즐거움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끊임없이 채우고 또 채울 수 있어서 좋은 것이라는 생각....ㅎㅎ

 

그 모든 것들을 채우고도

아직도 좋은 만남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주는 행복감이랄까...?

뭐 그런 생각을 했다.

빈집에 대해서...그리고 그 집 속의 사람들에 대해서  

 

그리고 나에 대해서.......ㅎㅎ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