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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1/29
    하늘에 별이 왜 생겼는지 아니?(1)
    젤소미나
  2. 2005/11/27
    이런이런, 비가오네(3)
    젤소미나
  3. 2005/11/24
    김장김치를 보며 순환을 생각하다(7)
    젤소미나
  4. 2005/11/24
    나...
    젤소미나
  5. 2005/11/18
    2005 노동만화전 '들꽃' [비정규戰]
    젤소미나
  6. 2005/11/17
    이터널 선샤인
    젤소미나
  7. 2005/11/16
    열라 춥다
    젤소미나
  8. 2005/11/14
    이틀이 한달만 같다(2)
    젤소미나
  9. 2005/11/14
    어느 봄날, 길상사에서
    젤소미나
  10. 2005/11/11
    11월 12일 전국노동문화활동가 결의 한마당(2)
    젤소미나

하늘에 별이 왜 생겼는지 아니?

 

대학생 1학년 학생회관 로비에 전집류를 팔고 있는 아저씨의 말에 혹해서 구입한 미술화보집 이후로 전집을 내손으로 샀던 적은 없었다.(결국 화보집은 부모님이 내주셨다..히히히. 그리고 서울로 오면서 들고 왔는데 무겁긴 하지만 가끔 펼쳐보면 바보짓 한 것은 아니다 싶다.)

 

그러다 작년에 미친척하고 황금가지에서 공들여서 내놓은 세계민담전집1~10권을 샀다. 이건 그야말로 미친짓에 가까운 것이다. 책을 구입하긴 했거만 읽지는 않으니 그야말로 장식물!!

겨울 들어서서 한권씩 읽고 있는데 러시아것은 번역이 좀 어색하고 몽골은 거짓말쟁이 이야기만 절반이어서 실망...한국의 민담은 다 읽었는데 거기 나와있는 것보다 내가 다른 곳에서 읽고 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를 합치면 더 많이 다양하게 알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평이한 수준이다.

여성신이 등장하는 숨어있던 민담도 좀 드물고, 끽해야 삼신할머니 정도라서...

 

그리고 지금 아프리카민담을 읽는 중인데, 요게 재밌네.

옮긴이가 말한 것처럼 가부장적인 사회이지만(민담은 다 옛이야기들이라 다 가부장사회를 반영하고 있다. 어느나라이건)여자와 아이들이 문제해결하는 등 이야기 속에서라도 소수자가 영웅이 되는 경우들이 많은 것은 그나마 이런 얘기속에서 억눌려 살았던 스트레스를 풀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민담들도 바보, 게으름뱅이, 반쪽이, 박색의 여자, 할머니 등 이런 소수자들이 문제해결의 주인공이 많은 것도 마찬가지일 듯. 내가 그래서 민담을 좋아한다.

 

여하튼 우리의 남아프리카 줄르족들의 민담들...귀엽고 재밌다.

'우리는 이미 도마뱀이 전해 준 창조주의 말씀을 들었다' 제목 죽인다. 이 민담은 왜 인간이 영원히 살지 못하는 가에 대한 이유를 전해준다. 카멜레온이 딴짓을 하는 바람에 창조주가 '인간은 영원히 살것이라'는 말을 전하지 못하고, 다음에 도마뱀이 '인간은 어느 기간 살다 죽는다'라는 말을 새롭게 전했다. 그이후 카멜레온이 창조주의 말을 전하러 갔으나 사람들은 그를 믿지 못하고 '우리는 이미 도마뱀이 전해 준 창조의 말씀을 들었다'라고 말했다는 것...

그리고 '하늘에 별이 생긴 이유'를 들어봤나? 에구 귀여워..

요것은 짧아서 그대로 옮겨놓는다.

 

하늘에 별이 생긴 이유

 

은코시(하늘의 왕)는 끝없이 펼쳐진 하늘나라 외양간을 갖고 있었다. 그 외양간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소가 살고 이었다. 왕은 외양간 앞에 앉아 크고 작은 소를 세며 하루하루 그 수가 불어나는 것을 기쁨으로 삼았다. 왕은 이른 아침이면 어김없이 일꾼들을 불러 소 떼를 몰고 나가 산과 들에서 풀을 뜯게 했고, 해가 넘어가는 어스름 저녁 무렵이 되면 배가 부른 소들을 불러 모았다.

소가 많다 보니 그 모양도 참으로 다양했다. 뿔이 가시처럼 위로 향해 날카롭게 솟은 황소도 있었고, 아름답게 굽은 뿔을 가진 암소도 있었다. 소용돌이처럼 빙글빙글 말려 올라간 뿔, 파도처럼 굽은 뿔. 색깔 또한 다양했다. 검은 소와 흰 소, 점박이 소, 누렁이 소, 이처럼 은코시의 외양간은 항상 각양각색의 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렇게 수많은 종류의 소들이 외양간에 모여 있으니 외양간 바닥은 그야말로 소 발자국 천지였다. 황소가 찍어 놓은 커다란 발자국, 암소가 찍어 놓은 아담한 발자국, 예쁘장한 송아지가 찍어 놓은 아주 작고 귀여운 발자국.

칠흑같이 캄캄한 밤하늘에 크고 작은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은 바로 하늘나라 외양간에 살고 있는 소들이 찍어 놓은 발자국을 통해 하늘나라의 빛이 내려오기 때문이다. 크고 유난히 반짝이는 별은 커다란 황소의 발자국이고, 작고 아담한 별은 예쁜 암소의 발자국, 가물가물 희미하게 보이는 별은 송아지의 발자국인 것이다.

그렇다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은하수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침저녁으로 하늘나라 외양간을 드나드는 수많은 소들이 외양간 입구에 찍어 놓은 발국이다.

 

 

소들의 발자국을 통해 빛이 내려와서 그걸 사람들이 별이라 부르고, 하늘나라 외양간 입구의 수많은 소발자국이 땅에서 보면 은하수로 보인다는 이 상상력이 귀여워서 바닥을 떼구르르 굴러다녔다. 지금도 실실실 웃고 있다...히히히히히...

 

웅...1년 반 사이에 11권이 나왔네..것두 미국으로..

1편 한국, 2편 러시아, 3편 몽골, 4편 남아프리카, 5편 스페인, 6편 태국/미얀마, 8편 프랑스, 9편 이탈리아, 10편 폴란드/유고, 11편 미국..

신화와 요정이 가득한 노르웨이 등 북유럽과 한국과 밀접한 일본, 중국 것이 안나와서 그것까지는 나오면 사야 할 것 같다. 제일 먼저 나올 줄 알았는데 정리하기가 힘든 가보다. 얘기가 워낙 많으니까.

한국만 해도 창작과비평사에서 어린이문고로 한국전래동화집이 15권까지 나와있다.

(요놈을 열심히 읽으면서 자랐다. 그런데 그 책들의 절반이상은 이미 할머니 무릎에서 듣던 얘기들이었다. 할머니가 해준 얘기가 활자화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민담들을 정리하고 선별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 번역자과 편집자 머리카락이 꽤나 빠졌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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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이런, 비가오네

어제 노대 노동문화활동가 독자문화제에 대한 평가회의에서 아무도 서기를 안하려고 해서 호기롭게 내가 하겠다고 해서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받아 적었는데...

이걸 정리하니 장장 A4 8장이 되었다. 제기랄 무슨 맘으로 한다고 했던 것이지?

게다가 이런 민감한 사안은 말한마디 잘못 기록한 것땜에 논란이 되기도 해서 무지 조심스러운데 각사람들의 얘기가 다 기억나는 것이 아니어서..정리하고 나서도 불안불안하다.

흑...우짤라꼬 한다고 했을꼬..바보같은 녀석아..흑흑...

 

낮에는 아르바이트 시작하려고 몇시간 동안 하품 쩍쩍하게 만든 오리엔테이션 갔다 오느라 못해서 밤이 되어서야 서기록 정리를 시작했다.

몇시간을 눈이 빠지게 자판을 두드리고 나서 화장실 가려고 나왔더니..

옥탑 지붕에 떨어지는 비소리가 방안가득이었다. 것도 듣지 못하고 있었다.

아..비온다. 비...

보자...비에 관한 노래만 모아놓은 선배언니의 CD가 어디 있었는데...틀었다.

좀 차분해지는군..

 

그넘의 서기록은 일단 내일 김장하는 곳에 가서 사람들한테 좀 보여주고 내 기록과 기억이 맞는지 확인해보고 올려야겠고..

결심하건데..다시는 서기한다고 하나봐라..

 

오늘의 교훈 : 호기는 아무데서나 부리는 것이 아니다...결국 몸이 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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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김치를 보며 순환을 생각하다

오늘 도단언니네 집에 내일 진행할 프로그램 때문에 CDP를 빌리러 들렀더니 어머님께서 어제 김장했다고 한가득 담아서 손에 쥐여주셨다. 어머님들의 손은 진짜 크다는 진실을 세삼 알게 해주신 고마운 어머님.

우리집 냉장고는 알다시피 한칸 짜리 쬐그만 넘!

그래서 작은 그릇에 나누고 나눠서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어야 전부 들어갈 수 있다.

부엌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나눠 담았더니 이만큼이나 되었다.

 

그리고 밥을 지어서 두부를 살짝 데쳐서 김치와 먹는데~~

오호 그대로 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이번주 일요일은 아는 선배언니네가 김장을 한다고  해서 도와주겠다는 핑계삼아 가서 겉절이에 막걸리나 한잔 하려고 한다. 흐흐..

내가 상근했던 단체에서 김장도 하고 술도 담그던 일이 떠오른다.

하필이면 우리가 김장하던날 너무너무 추워서 배추를 절이고 씻는 일이 엄청난 노동이 되었던 기억과 배짱이처럼 민요 한곡 불러주고 술만 마시던 석범이형도 기억나고..열심히 무우를 채치던 내 손놀림도 생각난다.

재밌었는데...

우리가 그런 무모한 짓들을 했던 것은 물론 사무실에서 점심을 해먹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관혼상제, 절기마다 장을 담그고 김치를 담그면서 이웃과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갔던 과정을 도시안에서도 해보고 싶었던 욕심이었다.

그렇지만....역...쉬....쉽지가 않았다.

일단 마당이 없고, 무엇보다 우리들이 집에서 그다지 가사노동을 많이 해본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서툴렀다. 애꿎게 집에 쉬던 각자의 어머님을 들들 볶았다.

예를 들면 소금간을 할 때 이집저집 어머님께 전화를 다하다 우리는 결국 우리의 감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결정을 하게 된 하일라이트 하나만 소개하면..이것!!!!

"엄마, 소금을 얼마나 넣어야 되나요? 양푼이로 몇개요?"

"...음....간간하게..."

"그러니까 그 양이 얼마냐구요?"

"배추의 양에 맞춰서 적당하게.."

헉...그러니까 그 간간하게, 적당히가 도대체 얼마인지 지 알 수가 있어야지..흐흐...

 

어릴때 뒷뜰의 걸어놓은 솥에 절기마다 멸치젖을 달이고, 메주콩을 쒀서 메주를 만들고, 아래목에 띄워서 메주가루로 만들고, 그걸로 고추장을 만들고....

그리고 겨울이 오면 독을 묻어놓고 김장을 하고...

그것뿐만 아니라 여름이 지나 볕이 좋은 가을에는 문에 화선지를 바르는 일, 여름이면 장마 대비하고 뒷뜰의 그솥에 가득히 미꾸라지 추어탕을 끓여 마당에 동네사람들과 모여 같이 잔치하듯 먹고 마시고...

진짜 1년 내내 행사들이 이어지는데 그 준비들이 다 연결되어서 겨울을 이기고 다시 봄을 맞게 되고 또 1년을 준비하고 보내고...자연스러운 순환이 이어졌었구나 가끔 옛일을 기억하면서 무릎을 치게 된다.

 

오늘 도단언니의 어머님이 주신 김치를 마주하고 또 생각에 잠긴다.

일단은 너무 맛있는 김치에 눈물 흘리며..(소주한잔 딱 있으면 좋겠더군.)

옥탑에 홀로 사는 자취녀에게 김치는 너무 큰 재산이라 감사함을 다시 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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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 도단언니가 찍은 사진을 보내주었다..


이 우스꽝스러운 사진은 연출이 아니다.

노동자대회 전야제에서 티셔츠를 팔았는데 옷을 얇게 입고 와서 가져간 머플러를 고구마아줌마처럼 칭칭 감고 손이 시려서 낮에 노가다 할때 썼던 목장갑을 낄 수 밖에 없었다.

흑흑...

 

 


무위도로 행사진행하러 선배를 따라가서 신나게 놀았던 날...

무위도 갯벌을 뒤로 하고 찍은 사진. 있어보이지만 바로 뒤이어..아래의 사진...

 

 

 



훌러덩..머리가 뒤집어져서..좁은 이마를 그대로...히히...

그래도 추워지기 전 서해바다를 가슴에 안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헤어지기 아쉬워 도단언니와 일영허브농장에 들렀지..

그래서 아래의 사진이 나왔다구..

 

단풍의 절정기여서 농장 가득 단풍을 즐겼음..좋았던 하루였는데..

역시 세상에서 노는 것이 최고로 좋다..음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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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노동만화전 '들꽃' [비정규戰]

올해로 노동만화전이 5회를 맞이한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만화가들은 작품 마감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두들 해를 거듭하면서 더 풍성해져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고,

내년은 현장 순회전을 좀더 적극적으로 조직하기로 했다.

올해 전시회는 내년 현장 순회전을 위한 힘을 결집하고,

주제전의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2001년 첫번째 노동만화전 준비하는 때가 더욱 아삼삼 기억이 난다.

여러가지 기획에 동참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안겨주었고, 주고 있는 노동만화전...

노동만화전은 몇개의 고비를 넘어왔고, 다른 고비를 넘어가기 위한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다.

바람은 오직 하나!!!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갔으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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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 선샤인

It's ok?

아침에 눈떠서 이터널 선샤인을 봤다.

요즘은 뭘봐도 깊은 감동하는 마음의 자세가 부족했지만 그래도 이영화 참 좋다.

괴로운 기억을 지우라고 몇년을 내게 말하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잊어버린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니까.

잊으라고, 혹은 잊고 싶을 수록 잊고 싶지 않은 마음은 더욱더 강렬해진다.

잊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빛나던 한순간들이 있기 때문에..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지겨워지고 잊기 싫어도 잊혀지기도 하고 그렀다.

그래도 결국 만나서 또 관계를 맺고 지겨워지기도 하고 반복하는 것이 사람의 관계이니까..

제목처럼 무결점의 순간에 빛나는 영원한 햇살이..그때만은 진심이라..

그리고..영화의 각본..훌륭해..진짜..

난 그렇게 꽉짜인 영화가 좋다. 스토리가 제대로 진행되는 영화가 좋다..

 

기분좋게 영화보고 나와서 도대체 확인되지 않는 사실과 무관한 얘기들이 떠돌고 있는 현실의 것들 때문에 완전히 오늘 하루 화가 나서 지냈다.

왜...진심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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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라 춥다

처음 서울 왔을 때, 뼈속까지 들어오는 바람의 실체를 맛봤다.

게다가 눈이 그렇게 많이 매일 오는 경험도 처음이었다.

20여년 넘게 산 경주는 서울에 비하면 진짜 따뜻한 남쪽나라이다.

여름에는 훠~~월~~씬 시원하고..

찬바람 생생 불고 눈땜에 출근 길에 몇번씩 미끄러질때에는

'아니, 도대체 내가!! 왜!! 따뜻한 동네를 버리고 여서 이 고생질이란 말이고!!'가 절로..

이넘의 도시는 단풍을 즐기다 말고 찬바람을 맞으니 서럽기가 한이 없다.

 

노동자대회 끝나고 나니 할일이 갑자기 정리가 안되고 발이 허공을 맴돌고 있는 듯..

다시 일모드로 들어가줘야 하는데...흐..미...

 

사람때문에 골머리를 썩다가도 힘이 되는 것이 또 사람이라는 아이러니...

고마운 사람들...그 마음에 어찌 보답할꺼나..

살면 살수록 마음의 빚이 자꾸 들어가고, 그만큼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도...

그래도 도망은 치지 말자는 결심을 하게 만들게 하는 것도 사람이라..

아이고..사람아..사람아..

 

겨울이 오니 해고자 석범옹께 마음 채울 만한 뭔가를 바쳐야겠당..

아..그리고 4년여만에 복직한 창곤이형한테도...

마음 꼭꼭 다져서 이제 좀더 편하게 사시라고..두분 모두..

아!! 맞다..선봉이형한테도..흐흐..

 

이제까지 살아본 옥탑중에 이번 옥탑이 제일 춥다..

여름은 시원했는데..에구에구..살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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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이 한달만 같다

언제 노동자대회 전야제가 있었고, 거기에서 노동문화활동가 결의 한마당이 있었는지..

어제가 진짜 노동자대회 본대회가 광화문에 있었는지..

머리 반쪽에 쥐가 내린 상태로 이틀을 보내는 중이다.

노동문화활동가 결의 한마당을 준비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진행하면서, 또 끝내고 나서 머리속에 드는 생각이 자글자글 많은데 섣불리 줄줄 뱉어내 놓고 싶지는 않다.

좀더 안으로 정리를 잘하고 말해야겠다.

심경이 복잡한 상태...

그날 정리하면서 아시바위에 올라앉아있던 모선배의 상처받아 웃던 모습과 김호철선배의 나팔소리는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듯.

정작 나는 민주노총 무대 근처과 주점을 돌아다니며 티셔츠를 파느라 공연을 거의 보지 못했다는 약간의 억울한 심정도 있다고 보태고 싶다. 흑흑...

평가의 자리를 잘 만들어야 될텐데...

 

어제 본대회에 사람들이 결합을 안해서 우듬지형들과 술마셨다.

노대얘기, 민주노총 얘기, 문화활동가 얘기를 한참 하다가 우리의 우듬지 형들이 어디 갈까.

아는 술집 가서 북을 끼고 앉아서 민요 한자락씩 꺼내기 시작했다. 남도에 내리는 비, 장타령, 빈쇠전.....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지 못해서 아쉽다.

이렇게 마지막을 노래와 북으로 끝내지 않았으면 혼자 집에 들어와서 무지 우울해졌을 것이다.

아마 다들 같은 심정이었겠지..그렇겠지...뭐...


북채가 없어서 등긁개로 북을 두드리는 선봉이형..

13일간의 경찰서와 구치소 생활..나오자마자 민주노총 상근자 집단 사표를 내야했고..

그저께 선고재판에서 꼬박꼬박 졸던 검사놈이 일어나서 '네 3년입니다.'라고 선고를 때렸단다.

뭐...마지막 재판에서 집행유예가 되겠지만...바보같은 검사놈이다..

어쨌든 선봉이형이 부르는 빈쇠전~강추이다.

 

이궁...우리의 깜찍이 석범이형..

석범이형도 25년간의 공장생활은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막을 내렸다.

그즈음 힘들어 하더니 지금은 많이 안정을 찾았는지...

다시 온갖 입담으로 얘기를 풀어내는..그모습..반가웠다.

형의 1시간 짜리 장타령 언제 한번 들어보는 날..손꼽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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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길상사에서

올해 초파일 즈음이었던가, 지금은 몸이 아픈 미놀타 700-X를 매고 다시  길상사를 찾았다.

등이 온 절을 덮었고 행사 준비로 사람들이 분주해서 조용한 절간의 분위기를 만끽하는데 실패해서 약간 찌푸린 얼굴이 되었다. 길상사는 부자동네 한가운데 있어서 인간의 모습이 그득하니까 영 재수가 없어졌다.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곳곳에 아름다운 풍경은 남아있어서....남겨두었던 사진들..

 

길상사의 관세음보살상..생각해보니 이 조각상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길상사로 향했던 것 같다. 고운 선..살짝 내린 눈길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그 눈길 끝까지 렌즈를 돌렸지만..보살님의 마음을 어찌 중생이 헤아리겠나..


초파일이 다 되어서인지 대웅전 앞에는 화려한 등으로 가득했다.
관세음보살상 있는 근처에 죽은 자를 위한 흰등들이 걸려 있었는데..어찌나 묘하게 만들던지..그리고 화려한 등보다..흰등에 새겨진 극락왕생이라는 단어에 괜히 눈물이 핑...
죽어서 좋은 곳에 갈 수 있다면 가시고...다시 생으로 돌아오지는 마소서..

그곳에서 영원히 사시길..그래서 행복하시길..

이런 기원이 절로 나더라..

길상사의 매력은 숨은 길들이 곳곳에 있다는 것.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는다면 한적하게 서울 도심에서 산사의 고요함과 아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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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전국노동문화활동가 결의 한마당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조운동 원칙복원, 총파업투쟁 승리
전국 노동문화 활동가 결의 한마당 결의문



  민주노조운동의 원칙과 기풍이 깨지고 무너졌습니다. 민주성, 자주성, 계급성, 연대성, 투쟁성, 그 어느 하나도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민주라는 허울을 쓰고 어용노조들이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자기하고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공개석상에서 상대방을 폭행하는 짓도 서슴지 않습니다. 직권조인을 하고도 오히려 큰소리칩니다. 조합원들이 보는 앞에서 노자간 협상을 하고, 그 결과를 조합원 총투표에 붙여서, 부결이 되면 군말없이 현장으로 복귀하던 그 당당한 기풍은 어디로 사라졌습니까? 지역에 파업 사업장이 생기면 온 공단의 활동가들이 제일인양 발벗고나서서 그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끝가지 연대를 했던 전통은 벌써 지나간 역사가 되고 만 것입니까?

모든 것을 협상으로 해결하자고 합니다. 투쟁도 잘 해야 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협상이라고 합니다. 누가 협상할 줄 몰라서 안 합니까? 떡 줄 놈은 생각도 안하는데 받을 사람이 애원한다고 협상이 됩니까? 협상은 당당해야 합니다. 꼭 투쟁한 만큼만 얻을 수 있는 게 협상입니다. 저 악귀 같은 자본가들이, 저 승냥이 같은 정권이, 우리 노동자가 뭐가 그리 예쁘다고 달라고 하지도 않는데, 투쟁하지도 않는데 거저 줄 것 같습니까?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걸 니들만 모른다고 합니다. 과연 세상이 바뀌었습니까? 동지들은 그걸 느끼십니까? 세상이 바뀌어서 노동자가 일한만큼 대접받고, 농민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를 짓고, 모든 서민들이 집값걱정, 물가걱정, 생계걱정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까? 절차적 민주주의가 약간 확대되었다고, 자본이 마음대로 돈 벌 수 있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었다고 노동자 민중이 달라진 것이 하나라도 있습니까?

모든 게 늘어납니다.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도 점점 늘어나고, 구속, 수배자들도 늘어나고, 가계의 부채도 늘어나고, 노동시간도 늘어나고, 비정규직의 숫자도 늘어나고, 어용노조도 늘어나고, 무사안일, 복지부동하는 활동가들도 늘어나고, 잘사는 놈과 못사는 사람의 차이도 늘어나고, 헐벗고 굶주린 자도 늘어나고, 세상살이 힘들고 지쳐 자살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모든 게 늘어납니다. 날마다 늘어납니다.

어쩌면 우리 문화일꾼들은 민주노조운동의 희생물인지도 모릅니다. 그토록 민주노조운동에 헌신해왔지만 저희들에게 돌아온 것은 끊임없는 희생뿐이었습니다. 급할 때는 동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똥친 막대기 취급이었습니다. 그 모든 걸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조운동의 원칙과 기풍이 사라지는 것은 차마 두 눈뜨고 보지 못하겠습니다. 그것이 저희들이 떨쳐 일어난 단 하나의 이유입니다.  

저희들은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에 잠깐 문제제기 하는 것으로 저희들의 주장을 접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들이 주장하는 것이 지켜질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실천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조운동 원칙복원, 총파업투쟁 승리의 소망을 담아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 눈앞에 닥친 비정규법안 관련 총파업을 조직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결의한다.
-, 이번 투쟁에 문화일꾼들이 선봉에 설 것을 결의한다.
-,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이 지켜질 수 있도록, 기풍이 복원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결의한다.
-, 전태일 열사가 진정으로 바랐던 그 아름다운 세상을 하루라도 빨리 앞당기기 위해서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2005년 11월 12일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민주노조운동 원칙복원, 총파업투쟁 승리
전국 노동문화 활동가 결의 한마당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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