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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양미술 순례

 

나의 서양미술 순례 | 원제 私の西洋美術巡禮 서경석 지음 | 박이엽 옮김 | 창작과비평사 2002년 

 

 

진보는 반동을 부른다. 아니 진보와 반동은 손을 잡고 온다.

역사의 흐름은 때로 분류(奔流)가 되지만 대개는 맥빠지게 완만하다. 그리하여 갔다가 돌아섰다가 하는 그 과정의 하나하나의 장면에서 희생은 차곡차곡 쌓이게 마련이다.

게다가 그 희생이 가져다주는 열매는 흔히 낯두꺼운 구세력(舊勢力)에게 뺏겨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헛수고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런 희생 없이는 애당초 어떠한 열매도 맺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역사라고 하는 것이다. 단순하지도 직선적이지도 않다.

 

[본문 중에서] 그림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그림보다도 이러한 글이 더 가슴에 와 닿는 건 순전히 내가 그림에 과문한 탓이리라.

물론 지은이가 얘기했듯이, 위와 같은 사실을 이해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사회과학적인 통찰을 통해서든, 화가의 삶과 그림을 통해서든, 아니면 그 모든 것을 통합하여서든 말이다.

 

어찌돼었든 운동을 처음 시작하면서 가졌던 마음은 '헛수고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런 희생'을 스스로 기꺼이 하겠다는 거였던 거 같다.

그럼에도 요즈음 난 빠르게 분노하고, 그 분노보다 더 빠르게 실망하고, 그 실망보다 더 빠르게 도피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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