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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그들처럼

그곳에서는 시계가 80년 초반에서 멈춘 것 같았다.
좁은 공간. 낡은 소파, 장식 없이 드러난 시멘트와 페인트, 무엇보다도 지하실의 퀴퀴한 곰팡이냄새. 그러나 우리는 거부하지 않았다. 아마 곰팡이는 뭔가 강력한 각성성분을 뿜어내고 있는 것 같았고, 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씩 웃는 것으로 만족을 표시했다.

 

[친절한 아저씨] 노래방 입구에 있는 화장실 문짝에는 이런 글귀가

 

우리가 그곳에 들어섰을 때 카운터에 있는 주인아저씨는 의자에 머리를 젖히고 자고 있었다. 결코 노래방 주인 같지 않은 주인아저씨. 공사장이나, 논밭에서 더 잘 어울릴 얼굴을 한 주인아저씨는 우리가 서너번 '아저씨'를 부르고서야 눈을 떴다.



큰방 주세요.
2호실로 가요.

 

에게 뭐가 이렇게 좁아.

 

먼저 들어간 일행이 외쳤다. 10명이 들어가 놀기에는 아무래도 좁았다. 그러나 그 방이 제일 큰방이라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여건과 관계없이 노래는 시작되고 우리는 즐거웠다.

 

이윽고 마이크를 내리고, 번호를 찍고, 사온 맥주를 돌렸다.
이미 망가질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10명에겐 곰팡내 나는 낡은 시설, 텅빈 노래방이 해방구나 다름없었다.

 

아름다워서 슬프기 때문인지, 슬퍼서 아름답기 때문인지, 광란의 밤은 계속됐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독창이 합창이 되고, 합창이 독창이 되었다.
키 큰 깨굴이는 막춤을 추고, 자칭타칭 문화부장 똘레랑은 우산을 펴 본격적인 공연에 들어갔다.

 

멋진 무대의상에 탬버린을 들고 현란한 춤동작을 보여주는 똘레랑

 

이미 달궈진 얼굴들은 땀으로 번들거리고, 여기저기서 노골적인 애정표현이 난무하고, 애정표현에 질투 섞인 함성이 넘쳐나고, 어느새 잔뜩 사가지고 온 맥주는 다 떨어지고, 또 사오고, 급히 가야 할 사람은 말 없이 가고...

 

키큰 깨굴이 뒷다리는 똘레랑의 기타가 되고...

 

모두 모여 막춤을 추고, 똘레랑은 깨굴이 뒷다리를 기타 삼아 노무혀니보다 감동적인 공연을 하였다.

광란의 밤은 그렇게 가고 있었다.
우리도 그들처럼! 아니다! 우리들이 더 재밌게!! "왜 못 해!!"

 

애정표현은 점점 대담해지고

 

물론 요런 애정표현도 있고

 

심지어 이런 애정표현까지. (물론 더한 애정표현도 있었지만 이번 대법원 판례에 쫀 풀소리가 자체검열하고^^)

 

민주노동당 고양시위원회 대의원회는 예상과 달리 1시간만에 끝났다. 너무 빨리 끝나 당황했는지 집행부에서는 개정된 선거법 등에 대한 설명회를 했어도 총 1시간 15분만에 모든 게 끝났다.

 

몸으로 노는 것에 서튼 풀소리도 끌려나와 어색하게 어울리고...

 

뒤풀이는 늘 활기차다. 그러나 '내일' 이라는 직장에 묶인 우리는 각자 사는 동네로 흩어져야 한다. 동네 가서 한잔 더 하더라도.

 

가수 362 - 남편이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는 똘레랑의 사랑스런 시선

 

가수 깨굴

 

가수 김해근 - 깨굴은 또 애정을 과시

 

세미프로 가수 오동식 - 카메라에 V자를 그려주는 센스

 

덕양구에 사는 우리들은 이경숙 (전)부위원장 스타렉스에 10명이 올라타 '오라이'를 외쳤다. 뒤풀이를 거친 일행은 이미 패닉상태에 빠졌고, 얘기를 모아보려는 시도는 부질없이 꺾이고 말았다.

 

광란의 밤중에도 무의식 중에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뿌리라니~~

 

집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2차를 갈 것인가? 이미 답이 뻔한 논쟁을 하면서, 그래도 사람들이 제일 많이 사는 원당으로 향했다.

 

원당분회 공식 포즈도 한번 잡아보고

 

노래방이 아니면 집으로 가겠다는 김해근의 협박(?)에 일행은 못 이기는 척 '좋아. 가자'를 연발했다.




누가 뭐래도 우리들은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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