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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 체육대회, 라이딩

  • 등록일
    2007/05/21 09:51
  • 수정일
    2007/05/21 09:51

요즘은 돌잔치도 업체를 불러서 쇼를 한다.

어제는 회사 체육대회날이었다.

5년전 입사할때만 해도 30명 정도 하는 직원들이 어느새 200명으로 불었다.

체육대회도 동네 운동회같던 단촐함에서 벗어나 호화 버라이어티쇼가 되어버렸다.

무슨무슨 대기업 농구팀 소속의 치어리더들이 와서 현란한 몸짓을 선보이는가 하면

각 경기종목에 달린 상품도 어마어마.

40인치 HD TV, 캠코도, 니텐도, PMP, 전자사전, 자전거...

2인삼각에서 괴력을 발휘한 나는 5명의 최종 선수로 선발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지만,

최종경기가 깜찍하게도 풍선을 골라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4등...

1등 DMB, 2등 캠코더, 3등 니텐도, 4등 2킬로 짜리 쌀이었다 ㅜㅜ

마침 쌀이 떨어졌던 참에 잘됬다며 자위...

 

체육대회 끝나고 소박하게 고기집 가라오께 앞에 모여 얼큰히 취해 노래 부르며 춤추던 장기자랑 시간도

1등 150만원의 상금이 걸린 어마어마한 매가톤급 버라이어티 경쟁대회가 되어버렸다.

팀원들이 3일동안 미친듯이 현진형의 '흐린기억속의 그대'를 부르며

'아래로 찌르기' 춤을 어깨가 빠지도록 연습했지만 안타깝게도 탈락...

 

팀원들과 3일동안 춤을 추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했지만,

즐기자고 하는 체육대회와 장기자랑에 거금이 퍼부어지니,

씁쓸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돈으로 즐거움을 살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

돈으로 직원들의 기운을 북돋을 수 있다는 생각,

돈을 뿌려 사람의 마음을 살 수 있다는 생각,

자전거, 전자사전, PMP 등이 걸려있다는 보물 찾기 시간에

눈이 빠져라 보물을 찾으면서도 어떤 자괴감가 수치심이 밀려드는 건,

그런 비스무리한 생각때문이 아니었을까...

 

다음날 조카의 돌잔치를 끝내고 친구들과 한강 라이딩을 갔다.

라이딩의 기쁨 최고!

 

디디님의 [라이딩일기 070521] 에 관련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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