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팬클럽

2004/08/26 13:41

박민규 지음
한겨레신문사 펴냄


이제까지 난 어떤 모습으로 살아 왔을까? 주인공의 어릴 적부터의 모습들을 자잘하고 익살스럽게 그려냈다. 주인공의 그런 모습들을 읽어가며 머리속에는 나의 지난 날들이 떠올랐다.

무언가 열심히 한 적이 있었던가?

대답은 "No"

어찌됐든 많은 일들을 적당히 해오며 살아왔다.
프라모델을 열심히 사서 조립을 했었지만 결국 어느 한계를 넘지 못했다. 만화책을 열심히 보면서 그려 보기도 했었고 스토리를 썼었지만 어느 한계를 넘어가지 않았다. 그림 역시 주변에서 이런 저런 칭찬을 들었지만 딱히 넘겨서 해보고 싶지 않았다. 음악도 그렇다. 노래를 잘부른다는 어렸을 때의 칭찬들 때문에 난 노래만 잘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노래만 불렀다. 그래도 어느 한계는 넘지 못했다. 소설과 시.. 열심히 수업 시간에 써재꼈지만.. 후훗.. 이것도 어느 선을 넘지 않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열의로 열심히 음악을 듣고 나름대로 평가를 해왔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내 나름대로 였다. 뭐, 우리형은 일본문화 개방되면 그런 쪽으로 일해볼 생각 없냐고 물어보기도 했었다.

무리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은 아니다. 왜 이것밖에 못하나 못하나...라고 자책하다가 어느 순간 다른 것들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꽤나 위의 일들을 하면서 집중을 하긴 했었던거 같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도 나름대로이다.

문득 그 때가 무척이나 즐거웠던 생각이 든다. 뭔가를 계속해서 하려고 했었고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는 그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끊겨 버리고 말았다.

여하튼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나름대로의 즐거움을 가지고 있다. 1등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프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수 많은 사람들이 사로잡혀 있는 현실에서 그렇게 살아 봤자. 무슨 소용 있겠냐는 듯한 늬앙스를 풍기기도 한다. 그런 삶이 도대체 개개인들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문득 무라카미 류의 69가 생각이 났다. 익살스러운 글 쓰기와 심각한 것을 절대 심각하지 않게 적기의 귀재들이 아닐까 싶다.

참고로 삼미슈퍼스타즈는 청보 핀토스로 바뀐 후 이 후에는 태평양 돌핀스로 바뀌었다. 실은 초등학교 다닐 때 태평양 돌핀스 어린이 회원이었다. ( __);; 아직도 그 가방은 집에 있었다. 몇 일 전 확인까지... 쿨럭.. (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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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xylitol 2004/08/29 19:50

    어찌됐건 자신만 재미있다면 무언가를 즐기며 적당히 오랜동안 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래도 이것저것 많은 걸 해 오신 걸 보니 님은 참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뭔가를 꾸준히 하는 건 잘 못하는데 할 줄 아는 건 더더욱 없어서 문제거든요. -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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