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가 풀려간다..

2005/02/10 06:25
감정의 마비가 풀려가는 기미가 보인다.

약이 없는 상태에서는 죽고 싶다는 생각을 강하게 한다.
약을 먹으면 그런 생각들이 많이 사라진다. 신기하다..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것을 좀 막아주는
느낌이 든다. 생각의 파도를 좀 안정시켜 준다고 해야할까..

의사샘의 처방과도 비슷한 주말 알바도 시작했다.
일당 4만원 12시간을 일한다.

내 모든 사정을 알고 있기에 조금 더 편안한 느낌이다.

아직도 머리 속에서 여운이 남아 있다.
병원에서 주는 약을 남겨 놨다가 다 먹어 버리면
생을 마감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그런 기대.

죽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냐는 의사샘의 질문은
너무나 웃겼다.

내가 죽어서 얻을 수 있는 것?

없다.

솔직히 말해서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나의 죽음을 알려서 죄책감을 들게 한다던지
그런 것도 아니고 그저 살기 싫어서 일 뿐이다.

삶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왜 살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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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solongos 2005/03/24 02:54

    죽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냐는 의사샘의 질문은
    너무나 웃겼다....
    정말 웃기는 질문이었다.
    무엇을 얻는다 => 작위 => 삶의 문제
    죽음 => 사라짐 => ... ; 장사를 하는 사람이 그 장사를 그만 하려는데 묻는 말이 그 장사에서 손을 뗌으로써 무얼 얻을 수 있냐고 묻는다면 아마 많이 이상할꺼야. 이제 전을 걷으려고 하는데, 전을 걷음으로써 뭘 얻냐니...

    내가 상담자였다면 ... 기차를 타고서 땅이 마치 바다의 수평선처럼 평지가 가슴 터질듯이 펼쳐진 그런 지평선을 본 적이 있냐고 물었을텐데.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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