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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속상합니다. 다함께!

오늘 제 사랑하는 마누라님에게 엄청 깨지고 혼나면서도


펑펑 울고, 승질내고, 욕도 하고 그랬습니다.


 

아래 오마이뉴스에 나온 "항의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 접니다.


 

시민 1000여명이 동대문에 위치한 쇼핑몰 '두타' 앞 도로 5차선을 점거하고 있다. 시민들은 촛불문화제가 열렸던 청계광장이 전경차와 전경에 가로 막히자 청계천 밑으로 우회해 동대문으로 행진해왔다.
 

이들을 선두에서 이끌던 운동그룹 '다함께'의 한 회원이 "경찰들이 우리를 막았지만 우리는 경찰을 뚫고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 계속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렇게 거리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며 해산을 선언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산을 거부하는 일부 시민들은 해산 선언을 주도한 '다함께'를 이렇게 비판했다.

 
"'다함께'가 우리의 리더냐? 여기까지 왔는데 왜 갑자기 해산하느냐? 이럴 거면 왜 뛰어 왔느냐? 이해할 수 없다."

 
일부는 귀가했고, 일부는 아직도 남아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끼리 싸우지 말자"며 말리는 사람도 있다.

 


정말 너무 어이없었습니다. 그날 퇴계로를 거쳐 동대문으로 향한 대오는 다함께 회원들이 한 1/3, 나머지가 2/3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뛰다가 멈추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왜 뛰냐고 물어도 다함께 회원들 제대로 대답도 안 해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동대문에 다다라서 갑자기 우르르 앞에 있던 다함께 회원들이 사라졌습니다. 알고보니 자기들끼리 "내일 다시 모입시다!" 구호를 외치면서 끝냈다고 합니다.


항의했더니 "방금 토론을 통해 합의하지 않았냐?"고 합니다. "나는 그런 적 없다. 당신네들이 맘대로 대중을 버리고 가도 되냐?"고 재차 항의했더니 인터넷에서 "확성기녀"로 유명해진 분은 들은 척도 안하고 사람들에 둘러싸여 가버립니다. 너무 열받아서 "다함께 이 나쁜 새끼들아!" 욕했더니 막 저를 밀치더군요.(욕한 건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아직 수행이 부족한 주님의 제자라서 그렇습니다. 마누라님께 엄청 혼났습니다. 깨갱...)


게다가 알고보니 다함께가 지들끼리 뛰는 통해 뒤떨어진 대중들 몇명은 뒤따라온 경찰들에게 맞았다고 합니다. 대오가 갈라졌는데도 지네끼리 쿵짝쿵짝 하다가 대중을 버리고 자기들만 도망가버렸습니다.


오늘 행진 시작할 때도 여고생들이 다함께의 그 주먹질 깃발 내리게 했답니다. 이미 아고라에서 유명하답니다.


대체! 대체! 왜 그러십니까?


백번 양보해서 대중에게 '지도'가 필요하다고 칩시다. 그리고 열심히 하는 다함께가 앞에 나설 수 있다고 칩시다.


그러나 앞에 나설 거면 제대로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어제도 명동에서 이리저리 대오를 이끌고 다니다가 자기들끼리 해산해버리고, 오늘도 뒤에서 맞고 있는 대오를 버리고서 해산해버리고. 정말 이렇게 할 거면 절대로 앞에 나오지 마십시오.


너무 속상합니다. 3일동안 매일 밤마다 나와서 촛불을 들고, 또 거리를 함께 뛰었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다함께 회원분들을 생각이 다른 "동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민중언론 참세상>과 <오마이뉴스>에 성의껏 편지도 썼습니다. 근데 이게 뭡니까. 씨알도 안 먹히네요.


홈페이지에 가봤습니다. 자유게시판도 없더군요. 이게 다함께 분들의 민주주의입니까? "다함께" 대중을 버리고 일사분란하게 해산하는 게 바로 다함께의 '규율'입니까?


정말 속상합니다. 난 조직도 뭣도 없는 사람입니다. 먹고, 사랑하고, 공부하고, 투쟁하는 삶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 매일매일 촛불을 드는 그저 그런 사람입니다. 근데 왜! 내 열심을 이렇게 무너뜨립니까? 왜 나의 활력을, 우리 시민들과 다른 여러 활동가들의 활력을 이렇게 망가뜨립니까?


제대로 하십시오. 그렇게 못할 거면, 자기들의 매뉴얼대로만 행진을 진행할 거면 다함께 회원들만 따로 어디 강남에 가서 행진하시던지 하십시오.


가장 좋은 것은 대오의 앞에 서지 말고 옆이나 뒤에 서서 함께 하는 겁니다. 대중이 얼마나 넘치는 활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배우고, 다만 대중이 너무 무질서하지 않게만 옆에서 지원하는 거, 그게 운동권이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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