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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스마트쿠스', 당신의 목이 위험하다

[인터뷰] <백년 목>의 정선근 교수
2018.03.19 08:27:53
 
 

 

 

 

서울 도심 퇴근길의 러시아워에 시달리던 A. 뒤에서 오는 차량의 부주의로 접촉사고 피해를 입었다. 가벼운 사고였으나, 그 후 뒷목이 뻐근하다. 이른바 '나이롱 환자'로 병원에 입원할까 고민하게 됐다. 
 
평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즐겨하는 대학생 B. 한 번 컴퓨터 앞에 앉으면 온갖 자세를 다 취한다. 의자 깊숙이 몸을 파묻기, 의자에 다리를 세워 컴퓨터 앞에서 라면 먹기, 게임에 지쳐 의자에 기대 잠깐 졸기, 던전에 들어가 목을 쭉 빼고 게임에 몰두하기. 새벽 잠이 들 때 그는 목부터 어깨 사이가 약간 결림을 느낀다. 게임을 너무 오래 피로한 탓이리라 생각한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콘텐츠를 즐겨 보는 직장인 C. 운 좋게 자리에 앉으면 곧바로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는다. 재미있는 동영상에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레 허리를 굽히고, 목도 스마트폰에 파묻을 듯 깊이 숙인다.  
 
하루 종일 노트북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지우곤 하는 작가 D. 한 번 책상에 앉으면 두세 시간은 창작에만 집중하는, 이른바 '엉덩이가 무거운 작가'로 업계에 정평이 자자하다. 이번에 그는 자신의 커리어상 최고의 작품을 쓰겠노라 다짐했다. 평소보다 더 깊이 고심하며 이야기의 바다에 몸을 맡겼다. 저녁이 되어 일어나면 목과 어깨, 팔이 다 저리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믿는다. 시나리오 공모전 마감일이 얼마 남지 않아 스트레스 때문에 유독 더한 것 같다. 이럴 때 그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소파에 누워 TV를 밤늦도록 시청한다. 
 
위 사례 모두 우리가 살면서 흔히 취하는 자세를 나열했다. 내가 아니라도 주변에 이런 사람, 꼭 한 명은 있다.  
 
전부 디스크성 목 통증이나 목 디스크 탈출증 가능성이 높은 이들이다. 우리 목은 생각보다 훨씬 상처 입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목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대개 근육 피로쯤으로 가볍게 여기고 나쁜 자세를 계속 취한다. 그러다 심해지면? 목 통증이 더 심각해져 연관통이 발생하고, 급기야는 신경을 자극해 견디지 못할 통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잘못하면 결국 목에 칼을 대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평생을 따라다닐 고통의 시작이다. 
 
지난 2016년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지 마라'는 강렬한 경고로 큰 화제를 모은 책 <백년 허리>의 저자 정선근 서울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가 신간 <백년 목>(사이언스북스 펴냄)으로 돌아왔다. (☞관련기사 : 천기누설...디스크 수술, 절대로 하지 마라!
 
이번에도 핵심은 전작과 같다. 목에 칼을 함부로 대지 마라. 목 디스크에 이상이 생겨도 좋은 운동을 하면 디스크는 절로 회복된다. 무엇보다, 평소 좋은 자세를 취하는 버릇을 들여 목을 예방하라.  
 

▲ 정선근 서울대 의과대학 재활의학교실 교수는 디스크 손상을 자가 치유로 극복하려 노력할 것을 권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은 다음 달 11일 오후 7시 30분, 강남출판문화센터 이벤트홀에서 정선근 교수를 모시고 목 통증을 완화하고, 목 디스크 이상을 예방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조합원 강연을 개최한다. (신청 방법은 기사 하단 참고) 강연에 앞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2일 오후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정선근 교수를 만났다. 정 교수는 얼마나 많은 이가 목 통증을 앓는지, 그리고 목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쯤으로 치부해 잘못된 치료에 의존하다 목을 망치는지를 지적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들여 통증을 예방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목 통증이 심해지더라도 함부로 수술대에 오르기보다, 올바른 운동으로 디스크가 자가 치유할 시간을 벌어줄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스마트폰 때문에 목 디스크 손상 온다 
 

▲ <백년 목>(정선근 지음, 사이언스북스 제공) ⓒ사이언스북스 제공

프레시안 : 목 디스크 손상이 왜 생기는지부터 말씀해주세요. 
 
정선근 : 우리 몸의 기둥이 척추입니다. 목(경추)과 허리(요추)는 척추에서 이어지는 중요한 부위죠. 
 
우리 목뼈는 목을 받치는 원통인 척추체, 척추체와 척추체 사이를 잇는 디스크(추간판, 물렁뼈)로 이뤄져 있습니다. 디스크가 평생 목이 받는 충격을 흡수하죠, 
 
디스크 속에는 젤리 같이 말랑말랑한 수핵이 있고, 수핵 바깥은 유륜이라는 딱딱한 껍질이 있습니다. 이 같은 목은 4.5~5킬로그램의 머리 무게를 지탱하고, 머리의 회전을 떠받치죠. 그런데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충격이 가해지면, 디스크가 튀어나오거나 수핵이 유륜을 찢고 돌출해 큰 통증으로 가해집니다. 디스크 손상이죠.  
 
프레시안 : 디스크 손상 원인이 여러 가지겠네요.  
 
정선근 : 근본 원인은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커지는 것입니다. 힘이 작용하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디스크가 한 번에 강한 힘을 받은 경우를 우선 들 수 있습니다. 자동차 사고와 같은 케이스죠. 우리 일상에 이런 충격을 받을 일은 흔치 않습니다. 
 
다음으로, 어느 정도 강한 자극이 반복적으로 계속 목 디스크에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일은 특정 직종 종사자에게 특히 잘 일어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골프 선수를 들 수 있습니다. 고개를 아래로 향한 상태에서 고정하고 스윙하죠. 이에 따라 회전하는 몸이 목 디스크에 충격을 줍니다. 실제로 나이 들어 뒤늦게 골프를 배우면서 스윙 연습을 무리해 하시다 병원에 오시는 분이 많습니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일상에서 약한 힘이 아주 오랜 기간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셨죠. 아무래도 이게 우리가 목 건강을 해치는 가장 대중적 사례인 듯한데요. 
 
정선근 : 맞습니다.  
 
프레시안 : 가장 놀라웠던 지적이 스마트폰 사용이 목 디스크 손상으로 이어진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정선근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에는 목 디스크 환자가 70만 명 수준이었는데 2015년에는 87만 명으로 24.3%나 증가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 활성화 시기와 겹칩니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볼 때 어떻게 하죠? 목을 앞으로 숙입니다. 앞서 우리 목이 약 4.5~5킬로그램의 무게를 견딘다고 했습니다만, 목을 앞으로 숙일수록 목에 가해지는 무게가 몇 배로 증가합니다. 머리 무게를 5킬로그램으로 가정할 때, 목을 45도 앞으로 숙이면 받는 무게가 22.2킬로그램으로, 60도 숙이면 27.2킬로그램으로 늘어납니다. 
 
우리가 이렇게 목을 숙일 일이 많죠. 스마트폰 사용, 독서, PC작업 등을 할 때, 나도 모르게 거북목을 하는 포즈를 취하지 않습니까? 이런 자세를 오래 유지한다는 건, 우리 목에 20킬로그램짜리 쌀포대 하나를 올려놓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목 근육은 떨어지는 목을 견디기 위해 더 강하게 수축합니다. 자연히 목 디스크에 강한 힘이 작용하게 되죠. 이런 상태가 오랜 시간 반복되면, 결국 디스크가 압력을 견디지 못해 탈출하게 됩니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도 목 디스크 손상 원인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까? 그만큼 디스크가 받는 압력이 커지죠. 
 

▲ 목을 앞으로 숙일수록 목 디스크가 받는 압력은 커진다. 스마트폰을 오랜 시간 사용하면 좋을 게 없다. ⓒ사이언스북스 제공

소파에서 잠들지 마라 
 
프레시안 : 말씀을 들으니, 아무래도 목 디스크 손상은 사무직 노동자가 많이 받을 듯하네요.  
 
정선근 : 어느 정도 맞습니다. 목 디스크 손상 환자 중 사무직 노동자가 상대적으로 많고, 허리 디스크 손상 환자 중에는 현장 노동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유전 요인입니다.  
 
프레시안 : 암 등 질병이나 내장기관 등에 유전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건 알았지만, 가족력이 디스크에도 영향을 미친다니 놀랍네요.  
 
정선근 : 2009년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 미셸 배티(Michele C. Battie) 박사 발표에 따르면, 요추 디스크 퇴행에 허리를 많이 쓰는 정도와 나이가 11% 영향을 미치는데, 유전 요인 기여도는 무려 43%에 달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목이나 허리 디스크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유전입니다. 물렁뼈가 약한 유전 인자를 타고나신 분이라면,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디스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도 디스크 건강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프레시안 : 그밖에도 우리 일상에서 목 디스크에 악영향을 미칠 만한 생활습관이 있을까요?
 
정선근 : 소파에서 자거나, 벽에 등이나 목을 기대 TV를 시청하는 습관이 있는 분은 디스크 건강을 스스로 해치시는 겁니다. 옆으로 누워 잠을 자는 분도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한 자세를 오래 취했는데 목이나 목 주위가 조금 뻐근함을 느낀다면, 당장 그런 자세를 그만둬야 합니다. 젊을 때야 괜찮지만, 나이 들면 이런 나쁜 자세로 인해 목 디스크 손상이 옵니다.  
 
프레시안 : 이런 문화 행동, 직업 행동이 디스크 건강을 해친다는 지적을 들으니 자연스레 '직립 진화의 저주'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흔히들 네 발 짐승은 디스크 손상을 입지 않는데, 사람은 두 발로 걸으면서 디스크 손상이라는 숙명을 안게 되었다고들 하죠. 
 
정선근 :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도 그런 지적을 했죠. 
 
완전히 잘못된 생각입니다. 네 발 짐승도 디스크 손상을 잘 입습니다. 대표적으로, 개의 경우 25% 정도가 디스크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람 중 디스크 탈출증으로 고통 받는 이의 비율은 약 20% 정도입니다. 중력이 작용하는 한, 모든 척추 동물은 디스크 손상의 공포를 안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  
 
프레시안 : 우주인은 디스크 손상의 위협에서 자유롭겠군요?
 
정선근 : 그럴 수 있겠지만, 대신 뼈가 약해지겠죠.  
 

▲ 소파에서 잠자는 습관은 목 건강을 해친다. ⓒ사이언스북스 제공

사우나에 가야 겠다 싶으면? 목 디스크 손상입니다 
 
프레시안 : 디스크 손상을 보통 사람이 인지하기란 어렵습니다. 단순히 근육이 뭉친 건지, 스트레스 때문에 목이 뻣뻣해진 건지 알기, 정말 디스크 손상 때문인지 구분이 어려워요. 더구나 책을 보니 목 디스크 손상으로 인해 두통이 생기거나, 팔이 아프거나, 심지어 다리가 아파 심하면 걷기 힘들어진다고도 하셨는데요. 우리가 목 디스크 손상을 쉽게 알 방법이 없을까요? 
 
정선근 : 간단합니다. 말씀하신 내용의 원인이 전부 목 디스크 손상입니다. 
 
목 디스크 손상으로 인해 생기는 통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디스크 내부가 찢어져서 생기는 디스크성 목 통증입니다. 다음은 디스크가 완전히 탈출(디스크 탈출증)해 신경을 건드리면서 발생하는 방사통입니다.  
 
수핵이 섬유질을 찢는 디스크성 통증은 크게 아프지는 않습니다. 목이나 목 주변이 뻐근하거나, 뒤통수, 옆머리, 눈, 귓구멍, 어금니 등이 아픕니다. 간단히 말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근육이 뭉친' 상태나 '잠을 잘못 자 담에 걸린' 상태, 밤샘 작업 후 어깨가 뭉쳐 '사우나에 가야 겠다'고 느끼는 상태는 전부 디스크성 목 통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승모근(어깨 부근)이 아프죠. 하지만, 건강한 사람이라면 시간이 지나면 자각하기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중요합니다. 초기에 목 디스크 관리에 들어가야 잘 낫습니다. 
 
디스크 탈출증은 매우 아픕니다. 디스크가 탈출함에 따라 수핵이 신경뿌리를 건드려 염증이 생기면, 대상포진 수준으로 아픕니다. 통증 부위도 넓어서 목부터 가슴, 양 팔, 손가락 끝까지 통증 범위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프레시안 :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두통 역시 디스크성 통증의 대표적 증세라고 하셨어요. 현대인 중 두통에 시달리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정선근 : 맞습니다.  
 
프레시안 : 목 디스크 진단이 매우 어려울 듯한데요? 
 
정선근 : 사실 MRI를 찍어도, 전문가조차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젊은이가 처음 목 디스크가 찢어져 병원에 왔다고 칩시다. 아파요. 하지만, 아직 디스크가 탈출하진 않았으니 MRI를 찍어도 확실히 판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많은 의사가 이를 근육통으로 치부합니다.  
 
반면, 나이 든 분의 목 MRI를 찍으면 대부분이 온갖 손상을 이미 입은 상태입니다. 간단히 말해 흉터가 많죠. 그런데, MRI는 흉터와 새로 생긴 상처를 구분 못 합니다. 그러니 의사가 봐도 왜, 어디가 아픈지를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 목 디스크 손상으로 인한 통증 범위는 매우 넓습니다. ⓒ사이언스북스 제공

목 디스크 수술, 웬만하면 하지 마라 
 
프레시안 : 현대인 대부분이 목 디스크 손상을 안고 산다고 보면 되겠네요?
 
정선근 : 맞습니다. 아무 통증이 없는 건강한 이가 MRI를 찍어도 젊은이의 경우 20%, 64세 이상의 이는 57%가량이 목 디스크 탈출증 환자입니다.  
 
프레시안 : 일단은 근육통이 발생하면 목 디스크에 이미 손상이 왔다고 인지해야 하고, 치료에 들어가야 하는 거군요. 선생님께서는 자가치료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어요. 
 
정선근 : 네. 왜냐하면, 감기가 낫듯 디스크 손상도 시간이 지나면 절로 치유되거든요. 심지어 신경뿌리에 염증이 생겼거나, 디스크가 완전히 찢어져도 결국에는 자연 치유됩니다. 물론 시간은 오래 걸리죠. 보통 감기에 걸려도 열흘가량 컨디션 관리를 잘 하면 낫죠. 반면 디스크가 회복되는 데는 6개월~1년가량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프레시안 : 그러면, 특별히 크게 아프지 않은 한 목 디스크 손상 때문에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겠는데요? 
 
정선근 : 괜히 이상한 치료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좋죠. 하지만, 자연치유를 위해 전제해야 할 건 있습니다. 올바른 자세를 취하고, 디스크 회복에 도움을 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프레시안 : 디스크 수술도 할 필요가 전혀 없나요? 
 
정선근 : 디스크를 아물게끔 하는 여러 노력을 할 수 있는데도, 무턱대고 수술부터 할 필요는 없다는 말씀입니다.  
 
목 디스크 수술은 탈출증을 유발한 디스크를 아예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물을 넣는 식으로 이뤄집니다. 디스크를 잘라내면 당장은 덜 아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디스크 인근의 디스크가 인접분절 퇴행으로 인해 또 손상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통증이 오더라도 일단 참고 자가치유 노력을 한 후, 그럼에도 도저히 치유가 안 되면 최후의 수단으로 수술을 택하시라는 게 제 말씀입니다. 특히, 회복 불가능한 근육 약화가 온다면 서둘러 수술해야죠.  
 

▲ 목 건강을 지키는 좋은 운동. ⓒ사이언스북스 제공

프레시안 : 목 디스크 손상을 치유하는 운동을 소개해주셨어요. 
 
정선근 : 맥켄지 신전 동작이라고 합니다. 경추 전만, 요추 전만(경추와 요추가 자연스럽게 C자 형태로 휘어진 상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자세입니다. 쉽게 말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요추 전만) 가슴을 활짝 연 후, 고개를 뒤로 젖히는 자세(경추 전만)입니다. 
 
목을 뒤로 젖히면, 그만큼 수핵은 앞으로 이동해 목 디스크 탈출의 반대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탈출하려던 수핵을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거죠. 신전 운동만 꾸준히 잘 해도 목 디스크 탈출을 치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전 동작이 양날의 칼이기도 합니다. 만일 후방 섬유륜이 뒤로 튀어나오는 곳에 염증이 심한 신경뿌리가 있다면, 방사통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환자가 있다면, 신전 동작을 '방사통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하셔야 합니다. 
 
프레시안 : 꾸준히 운동하는 분이라면 일상에서 스트레칭 동작을 많이 하실 겁니다. 그런데, 잘못된 스트레칭 동작이 매우 많다고요? 
 
정선근 : 많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목을 옆이나 앞으로 구부리는 동작입니다. 디스크를 더 유발하는 잘못된 자세죠. 목 디스크가 안 좋은 환자는 취해서는 안 됩니다. 
 
턱을 뒤로 당기는 자세 역시 안 좋습니다. 이런 자세를 취하면 잠시 통증이 호전되는 경험을 하신 분도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오히려 디스크 손상을 더 키웁니다. 
 
특히 퍼스널 트레이너들이 잘못된 목 운동을 많이 가르칩니다. 이런 나쁜 운동은 하셔서는 안 됩니다.  
 

▲ 목 건강 망치는 대표적 나쁜 운동. ⓒ사이언스북스 제공

목 건강 지키는 십계명, 기억하자 
 
프레시안 : 치료보다 중요한 게 예방이겠죠. 평소 생활할 때 목 디스크 손상을 예방할 방법이 있을까요? 
 
정선근 : '척추 위생' 관념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화장실에 드나들면 손을 깨끗이 씻죠? 이런 위생 관념을 척추에도 도입해야 합니다. 목 디스크를 보호하기 위한 척추 위생의 두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경추 전만을 유지한다. 
2. 목을 자주 움직인다. 

 

이를 바탕으로 저는 '목 디스크 살리는 척추 위생 10계명'을 소개합니다. 이를 일상에 꼭 잘 지키시길 바랍니다. 책상에 써붙이셔도 좋습니다. 그렇다면, '백년 가는' 목을 만드실 수 있습니다.  
 
1. 서 있을 때나 걸을 때나 허리를 꼿꼿이 유지하라. (허리가 무너지면 목도 무너진다.)
2. 앉을 때도 요추 전만을 최대한 유지하라. (당신의 자세가 목을 살린다.)
3. 컴퓨터 화면은 무조건 높이 둬라. (전자파가 아니라 컴퓨터의 위치가 당신 목을 죽인다.)
4. 스마트폰을 볼 경우 무조건 높이 들라. (스마트폰이 당신을 거북목으로 만드는 주범이다.)
5. 잠자는 동안에도 경추 전만이 유지되도록 하라. (잠자는 동안에도 당신 목은 망가지도 있다.)
6. 몰두 본능이 발동할 때면 잊지 말고 틈틈이 자주자주 신전 운동을 하라. (업무 몰두와 스트레스도 당신의 목을 해치는 숨은 주범이다.)
7. 운전 중에도 요추 전만, 경추 전만이 유지되도록 하라. (운전이 얼마나 많이 당신 목을 망치는지 모를 것이다.)
8. 장거리 여행 시 오래 고개를 숙이고 잠들지 마라. (가능하다면 목을 젖히고 자라.)
9. 텔레비전 시청 습관을 살펴보라. 당신의 목 디스크를 당신 스스로 찢어 버리고 있을지 모른다. 
10. 나쁜 목 운동을 절대로 따라 하지 마라. (좋은 목 운동이 따로 있다.)

- 정선근 교수와 함께 하는 <백년 목> 프로젝트 -

 

 

○ 일시 : 2018년 4월 11일(수) 오후 7시 30분 ~9시 30분

○ 장소 : 강남출판문화센터 지하 2층 이벤트홀 (강남구 도산대로1길 62) 약도클릭           

○ 신청서 작성 : 클릭 (프레시안 조합원·후원회원 우선순위, 선착순 마감)

○ 참가비 : 프레시안 조합원·후원회원 : 무료(동반 1인까지 무료)

            일반독자 : 1만 원 (현장현금결제)

○ 문의 : pcoop@pressian.com / 02-722-8545 (프레시안 협동조합팀)

 

▲ 척추 위생 십계명을 기억합시다.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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