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1주기 추모제’가 9일 오후 광주 망월묘지공원 8묘역에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1주기 추모제’가 9일 오후 광주 망월묘지공원 8묘역에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배은심 어머님, 이제 멀지 않았습니다. 더 열심히 투쟁해서 꼭 법안 통과 이뤄내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고 배은심 1주기 추모제에서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헙) 회장은 고인이 마지막까지 여의도 농성 현장에 함께했던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다짐하며 이같이 말했다.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9일 오후 1시 광주 망월묘지공원 8묘역에서 유가헙과 이한열기념사업회, 광주전남추모연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1주기 추모제’에서 추도사를 통해 “돌아오는 이한열 열사 기일(7.5)에는 열사의 영정 앞에 국가유공자증 올리고 추모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은심 어머니(오른쪽)는 생의 마지막까지 유가협 명예회장으로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한 여의도 농성에 함께 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배은심 어머니(오른쪽)는 생의 마지막까지 유가협 명예회장으로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한 여의도 농성에 함께 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장남수 회장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생명을 잃었거나 장애를 입을 정도로 심하게 다치신 분들을 4.19열사, 5.18열사들처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자는 바램이 과연 그렇게 과한 요구인지 모르겠다”며 “2021년 6월 10일부터 매일 국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인 지가 어느덧 579일, 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여의도 거리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한 지가 460일이 되는 오늘이다”고 토로했다.

한동건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어머님은 1987년 사랑하는 아들 한열이를 먼저 보내신 후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을 딛고 일어서, 이땅의 민주주의를 위한 외침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그들을 응원해주고, 그들을 내 자식 같이 품어 주고 용기를 북돋워 줬다”며 “어머니의 유지인 ‘민주유공자법’을 반드시 제정하여 자식의 도리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고 배은심 어머니는 1987년 6월 9일 넷째이자 큰아들인 이한열이 민주화 시위 도중 최류탄에 피격돼 7월 5일 운명하자 민주화운동실천가족협의회(민가협) 활동을 시작해 1997-2000년, 2007-2013년 유가협 회장을 맡아 422일간의 농성 끝에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이끌었고, 유가협 명예회장으로서 민주유공자법 제정 활동 중 2022년 1월 9일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이한열 열사가 유명을 달리하던 때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맡았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이한열 열사가 유명을 달리하던 때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맡았던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배우 김태리, 강동원 등의 조화도 눈에 띈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배우 김태리, 강동원 등의 조화도 눈에 띈다. [사진 - 통일뉴스 홍인석 팀장]

이한열 열사 투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내가 지난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와서 이한열군 추모식에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책임지고 해내겠다’ 약속드렸는데 그 사이에 결국 소위원회에 상정하는 정도밖에 진전이 안 됐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책임지고 이 법을, 어머니의 유훈을 지키겠다는 약속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우상호 의원은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1년 사이에 대한민국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민주주의 후퇴, 남북관계 파탄 민생경제 파탄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도 도저히 지키지 못하는 이런 무능한 정부를 보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도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할 테니까 다 같이 힘을 모아서 이 대한민국이 무너지지 않도록 만드는 일에 함께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 곽수인 학생의 어머니 김명임 씨는 “배은심 어머니께서 언제나 저희 곁에 함께 해주셨는데 벌써 1년의 세월이 흘렀다. 보고 싶다”며 “저희는 갈 길이 아직도 멀게만 느껴져서 앞으로도 어머님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그때마다 어머님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며 마음속에 품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의선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 사무부장은 “어머니께서는 그런 고통의 순간에도 힘들게 투쟁하는 노동조합, 농민, 청년, 민중의 곁에 항상 함께하셨다”고 회고하고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도로의 안전을 담보하는 안전운행제를 확대하고 보장하라는 화물 노동자들의 투쟁에 업무개시 명령제라는 반헌법적이고 위헌의 소지가 다분한 법을 발동시켜서 투쟁을 무력화시켰다”며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땀흘려 일하는 다수의 민중이 대접받는 세상을 향해 투쟁의 심신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가족을 대표해 고인의 맏딸 이숙례 씨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진 제공 - 연세민주동문회]
가족을 대표해 고인의 맏딸 이숙례 씨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진 제공 - 연세민주동문회]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한열 열사와 이수석 열사 묘역 등을 참배했다. [사진 제공 - 연세민주동문회]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한열 열사와 이수석 열사 묘역 등을 참배했다. [사진 제공 - 연세민주동문회]

가족을 대표해 고인의 맏딸 이숙례 씨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이현미, 정찬경이 추모공연을 했다.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한열 열사와 이수석 열사 묘역 등을 참배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박중기 추모연대 명예회장,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한상렬 목사, 송갑석‧윤영덕‧조호성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주최단체 외에도 민주노총광주본부, 기아차노조, 세월호참사유가족협의회, 연세민주동문회 회원 등 150여명이 함께 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