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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처음... 이재명 "사법리스크 아니라 검찰쿠데타"

[현장] 제1야당 대표 검찰 소환 출석... 성남 FC 후원금 제3자 뇌물 혐의 적용

23.01.10 09:15l최종 업데이트 23.01.10 11:31l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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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0일 오전 10시 53분]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10시 40분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앞서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이 대표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 혐의 등을 적용해 소환 통보했다. 두산건설·네이버·NH농협은행·차병원 등 기업이 성남FC에 광고비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부지 용도 변경 등 이들 기업 현안을 해결해주는 등 대가를 제공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지난해 9월 경기남부경찰청은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이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2021년 9월 경기 분당경찰서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했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와 고발인들의 이의신청으로 재수사를 거친 결과다.

현직 제1야당 대표를 상대로 검찰이 소환을 통보하고 출석이 이뤄진 경우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2003년 이른바 '불법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지만, 당시 이 전 총재는 현직이 아니었다.

이날 10시 19분 청사 진입로에 도착한 이 대표는 차에서 내려 100m 이상을 걸어서 검찰 청사로 이동했다. 집회 인파로 인해 약 16분 후 청사 출입구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도착한 이 대표의 첫 마디는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있다"는 것이었다. 다음은 이 대표의 발언 전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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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자리를 지켜보고 계신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해 준 여러분,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다.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불의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길 바란다.

국민 여러분, 잘 난 사람만 누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꿈꿨다. 누구나 기여한 만큼 그 몫이 보장되는 공정한 세상을 꿈꿔왔다.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맡겨진 권한이 크든 작든 최대한 역량을 쏟아부었다. 권력의 진정한 주인은 국민이란 것을, 정치가 시민을 위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행정으로 증명하려고 무던히 애썼다. 불가침의 성벽을 쌓고 달콤한 기득권을 누리는 이들에게 아마도 이재명은 언제나 반란이자 그리고 불손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들이 저를 욕하는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저와 성남시 공직자들의 주권자를 위한 그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조작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오직 이재명 제거에만 혈안이 돼서 프로축구가 고사를 해도, 지방자치가 망가져도, 적극행정이 무너져도 상관없다는 그들 태도에 분노한다. 소환조사는 정치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란 것 잘 안다. 특권 바란 바 없고, 잘못한 거 없고, 피할 이유 없으니 당당히 맞서겠다.

국민 여러분, 저는 기득권과 싸워오면서 스스로를 언제나 어항 속의 금붕어라 여겼고 그렇게 말해왔다. 공직자들에게는 경고하고 강조했다. '숨기려 하지 말라'. 숨기려하는 사람은 개인에 불과하지만, 아마추어에 불과하지만, 숨긴 걸 찾아내는 수사기관은 프로전문가들이고 집단이고 권력과 예산 조직과 노하우를 가진 거대한 집단이다. 결코 속일 수 없다 이렇게 말해왔다. 숨기는 건 불가능하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우리 성남시 공직자들은 저에게 말을 들어왔다.

오늘의 검찰 소환이 유례 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다. 이미 수년 수사해서 무혐의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쿠데타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판단해보시라. 성남시장으로서 성남시에게 기업을 유치해서 세수를 확보하고 일자리를 만든 일이, 광고를 유치해서 세금을 아낀 일이 과연 비난받을 일인가. 이렇게 검찰이 공권력을 마구 휘두르면 어느 지자체장이 기업을 유치하고 적극 행정을 해서 시민 삶을 개선하고 도시를 발전시키겠나. 전국 시민구단 관계인들은 관내 기업을 상대로 광고를 유치하고 예산을 아끼는 일을 하겠는가. 성남시 소유이고 성남시 세금으로 운영되는 성남FC를 어떻게 미르재단처럼 사유화할 수 있다 생각하나. 성남 FC 직원들이 광고를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서 성남시 시민들에게 이익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수 있는 구조가 전혀 아니다. 이를 모를 리 있겠는가.

그런데도 검찰의 왜곡이 상상을 초월한다. 적법한 광고 계약을 한 대가를 굳이 무상 후원으로 우긴다. 성남FC 직원들의 정당한 광고 계약을 부정한 행위처럼 만들고 있다. 성남FC가 운영비가 부족하면 성남시 예산을 추가 편성해서 예산하면 그만인데, 시장과 공무원들이 성남시 예산을 아끼려고 중범죄를 저지르려 했다는 것이 과연 상상이 되는가. 아무 개인적 이익도 없는데 왜 그런 불법을 감행했다 생각하나. 검찰의 이런 이상한 논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국민 여러분, 역사는 늘 반복되면서도 언제나 전진했다. 오늘 이 순간도 그러한 한 역사의 순간이라 생각한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내란 세력들로부터 내란 음모죄라고 하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논두렁 시계 등등 모략으로 고통 당했다. 이 분들이 당한 일이 사법리스크였나. 그것은 사법리스크가 아니라 검찰리스크였고 검찰쿠데타였다. 조봉암 사법살인 사건,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 등등의 셀 수 없이 많은 검찰의 사건 조작이 있었다.

검찰은 그동안 정권 시녀 노릇을 하다가 이제 권력, 정권 그 자체가 됐다.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로 영장을 남발하고 수사 기소권을 남용하고 있다. 검찰 공화국의 이 횡포를 이겨내고 얼어붙은 정치의 겨울을 뚫어내겠다. 당당하게 정치 검찰에 맞서서 이기겠다."



[1신 : 1월 10일 오전 9시]

이재명 소환 앞두고 긴장감... 지지자들 "김건희도 특검해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모습.
▲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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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모습을 나타낼 '최전선'에 10일 아침 일찍부터 긴장감이 돌고 있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날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인원은 2300명 정도다. 이 대표 측 집회 인원은 민주시민촛불연대 등 1500명, 애국순찰팀·신자유연대 등 집회 인원은 800명 규모다. 

지난 12월 23일 이재명 대표는 춘천시 강원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 때 검찰 소환 통보에 대해 "파렴치한 야당 파괴 조작 수사의 최전선에서 당당히 맞서고 싸워 이기겠다"는 말로 검찰 출석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최전선'에서 집회를 주최하는 '21세기조선의열단' 단장 김태현씨는 <오마이뉴스>를 만나 "오늘은 전국에서 3000여 명 이상 모일 예정이다. 검찰의 부당한 표적 수사에 맞선다는 지지자들의 뜻을 보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지청 정문 앞에서 무료 음료대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조아무개씨는 "오전 6시 30분에 현장에 왔다"면서 "포항과 대구 등 전국에서 버스를 대절해 온다. 어떻게 가만히 있냐. 1000명 이상 드실 수 있는 커피와 율무차, 보이차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이재명 대표도 당당히 조사에 임하는 만큼 검찰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상황이 다분한 김건희씨에 대한 특검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은 성남지청 앞 산성대로 양편 도로에 양측 집회 인원을 분산 유도할 예정이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양측 충돌에 대비해 기동대 12개 중대(900명 규모)를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지청 인근 남한산성역 3번 출구와 4번 출구 앞에는 "정치탄압 중단하라"는 손피켓을 든 이 대표 지지자 등이, 반대편 2번 출구 앞에는 "대장동 수괴 이재명 체포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성남지청 정문 앞 산성대로 주변 인도와 차로 등에 사람들이 계속 모여들고 있다.

(* 후속 기사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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