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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노란봉투법 인정‥대통령 거부권 행사는 현실 회피"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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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7.2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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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노동자 "주 60시간 근무가 일반적"

    "원청, 근무 조정에 인사 권한까지 행사"

    "노란봉투법 취지 담은 판결 계속 나와"

    노동계 반박에도 파업 난무할 거란 경영계

    20일 국회에서 열린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증언대회’ ⓒ 김준 기자

    여야가 오는 27일 본회의를 추가로 열기로 하면서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야당이 통과시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이 법안 통과를 강행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있어 이를 우려한 노동자들이 국회에서 ‘노란봉투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20일 국회에서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증언대회’를 개최하고 연달아 국회 앞에서 노조법 개정촉구 기자회견을 했다. 증언대회에서는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한 간접고용,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이 실질적 사용자들의 책임을 요구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증언대회’ ⓒ 김준 기자

    택배기사, 대형마트 배송노동자, 콜센터, 학습지 교사, 방문점검 노동자 등등 이들의 업무환경은 원청에서 관리된다. 하지만 업무과중, 산재 위험, 부당해고 등의 처사에도 이들은 사측을 상대로 개선을 요구할 수가 없다. 계약상 원청에 소속된 노동자가 아니므로 합법적인 쟁의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원청은 이들의 업무환경을 관리하면서도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책임에서는 자유롭다.

    몇 년에 걸친 재판 끝에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되기도 하지만, 기업을 상대로 노동자 개인이 그 지난한 시간 버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들은 몇 년에 걸친 법정싸움을 할 필요 없도록 노조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증언대회’ ⓒ 김준 기자

    “주 60시간 근무가 일반적”

    코로나로 물량이 급증했던 2020년, 2021년에는 총 26명의 택배기사가 과로로 사망했다. 과로사 원인으로 ‘택배물 분류노동’이 지목되면서 분류 인력이 투입, 표준계약서 작성 등의 처우 개선이 이뤄졌다.

    하지만 아직도 이들의 근로시간은 아직 제한된 근로시간을 초과한다. 현행 근로시간은 52시간(기본 40시간, 최대연장 12시간)으로 제한돼있다. 유성욱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장은 “근로시간 제한도 적용되지 않아, 주 60시간 근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나마도 사회적 합의로 72시간에서 줄어든 것”이라고 밝히며 “휴가는 물론, 반차, 월차도 없고 경조사 휴가도 따로 없어, 쉬려면 하루 2~30만 원에 달하는 용차비(본인이 맡은 구역을 대리로 부탁하며 주는 수고비)를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무 조정뿐 아니라 인사 권한까지 행사”

    강정구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로레알코리아지부 법규국장은 “백화점에 3, 4,000명이 넘는 노동자 중 백화점 소속 정규직은 5% 내외이고 나머지 95%는 근무지만 백화점일 뿐 파견·도급·파트너·협력업체 직원”이라고 말했다.

    원칙적으로 백화점은 95%의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사용자로서 권한이 없다. 그러나 강정구 국장은 백화점 관리자들이 직원들의 근무를 조정하고 인사 권한까지 행사한다고 주장했다. 백화점은 보통 월 1회 휴점과 명절 당일 휴점을 제외하면 주말이든 공휴일이든 상시 영업한다.

    강정구 국장은 “백화점 관리자들이 본인 담당 코너의 매출이 부진할 경우, 왜 직원을 주말에 쉬게 했는지 체크하며 대형행사 시에는 모두 출근하라 지시한다”고 말했다. 또 “고객에게 항의받은 직원이 있다면 본인들의 시스템으로 꼬리표를 달아 해당 백화점의 분점에서도 일하지 못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자의 휴일, 근무스케줄, 업무지시 등 이렇게 많은 부분을 백화점에서 관여한다면 이에 상응하는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이나 노동환경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함이 상식이지만 간접고용형태라 보호조치에 뒷짐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증언대회’에 이은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증언대회에 이어 이들은 국회 앞에서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과 연대한 윤미향 의원은 노조법 개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윤 의원은 “최근 현대자동차 대법원 판결에서 노란봉투법 입법 취지를 담은 판결이 나오고 있다”며 “노란봉투법의 통과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상황을 그대로 절실하게 반영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부 여당은 대법원 판결조차 무시하고 노란봉투법을 파업을 조장하는 법이라고 일관하며 여전히 법 통과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쓴소리하기도 했다.

    ​20일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증언대회’에 이은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기자회견' ⓒ 김준 기자

    ​20일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증언대회’에 이은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기자회견' ⓒ 김준 기자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발언을 이어가며 정부, 여당과 경영계를 비판했다. 노동계는 노조법 개정으로 원활한 노사교섭이 가능해지면 파업이 줄어들 것이라고 경영계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계는 이에 재반박하지 않고 파업이 난무할 것이란 말만 반복하고 있다.

    강 의원은 “혼란은 대화가 되지 않을 때 벌어진다”며 “실질적 권한을 가진 사업주가 노동자와 대화하게 된다면 문제가 신속히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거부권을 시사한 대통령에게는 “거부권을 사용하며 현실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며 “사용자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산업 현장의 평화와 안전 그리고 저임금 노동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증언대회’에 이은 ‘서비스산업 하청·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자 기자회견'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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