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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동훈, 김건희 호위무사 자처하며 정치적 중립 의무 저버려"

  •  박재령 기자 
  •  
  •  입력 2023.12.21 07: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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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유력한 한동훈

‘김건희 특검법’, ‘명품 수수 의혹’ 대응 발언들 연일 도마 위

중앙일보 “야당 무시 태도, 대다수 국민 혐오 초래해 소탐대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년 총선을 이끌 것이 예상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놓고 일부 아침신문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연일 화제가 되는 한 장관의 공격적인 화법에 중앙일보는 “부적절한 언행”이라며 “고위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라고 했고 한겨레는 “자기정치 하지 말고 공직부터 내려놓으라”고 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소멸 위기, 실천적 방향과 대안’ 세미나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장관이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면서 쏟아냈던 발언들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자신의 거취를 묻는 김영배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혼자 궁금해 하시면 될 것 같다”고 했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자 “(민주당이) 이걸 물어보면 왜 내가 곤란할 거라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민주당이야말로 이재명 대표 옹호에 바쁘니 나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 건가”라고 했다. ‘암컷’ 발언으로 논란이 된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의 “이게 민주주의다, 멍청아” 주장에 대해서도 “이게 민주당이다, 멍청아. 이렇게 하는 게 국민들이 더 잘 이해하실 것 같다”고 했다.

▲ 21일자 주요 아침신문 1면.

중앙 “부적절한 언행 소탐대실” 동아 “한동훈이 세대교체해야”

▲ 21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한동훈 장관의 부적절한 언행, 비대위원장 잘할 수 있을까> 사설에서 해당 발언들을 모두 나열하며 “상대의 잘못을 같은 방식으로 되받는 것은 책임 있는 고위 공직자의 자세가 아니”라며 “총선 정국에서 외연을 확장하고 중도층의 지지를 얻어내는 게 집권당 비대위원장의 핵심 책무다. 한 장관이 ‘자신감을 갖고 상대를 깔아뭉개는’ 식의 화법만을 고수한다면 비대위원장으로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야당을 무시하는 태도로는 비대위원장 자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중앙일보는 “감정의 배설이나 상대방에 대한 조롱식의 말만으론 정치의 본질인 타협은 실종되고 소모적인 정쟁 프레임이 판치게 된다. 비아냥식 화법은 상대에게 모멸감을 안기고, 자기편 강성 지지층을 일시에 결집시킬 수 있을진 몰라도 대다수 국민의 혐오를 초래해 결국에는 소탐대실을 부를 뿐”이라며 “자신의 입장에 앞서 상대방 입장을 경청하며 역지사지로 배려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비대위원장 자리는 맡지 않는 게 더 현명할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 역시 한동훈 장관이 김건희 특검법이 ‘악법’이고 명품백 수수 의혹은 ‘공작’이라 발언한 것을 놓고 “이처럼 노골적으로 ‘김 여사 비호’에 나설 거면, 장관인지 정치인인지 거취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사설 <한동훈, 비대위원장 발표 때까지 장관직 유지할 텐가>에서 한겨레는 “‘법 앞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더니 김 여사에겐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는 말인가.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역시 ‘몰카 공작’이라고 규정해 수사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한 장관은 그간 장관직을 이용해 정치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체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직자가 대통령 배우자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며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 또 법무부 장관 위상을 고려하면 그의 정치적 발언과 행보는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 21일자 한겨레 칼럼.

권태호 한겨레 논설실장은 <‘한동훈 비대위’가 ‘공공선’일까> 칼럼에서 “모든 말에 민주당 혐오와 적의가 배어 있다. 이런 장관은 없었다”며 “김 여사 명품 백 물음에 ‘민주당이 저한테 물어보라고 (기자들에게) 시키고 다닌다’는 말부터 했다. 기자들이 꼭두각시인가. 기자로서 모욕감을 느꼈다. 사실도 아닌 풍문 전언을 공식 석상에서 장관이 함부로 얘기하는 건 자질 문제”라고 했다.

권 실장은 “1년 반가량 장관으로 무얼 했는지, 무슨 능력을 보여줬는지 알 수가 없다. 온갖 큰소리치던 인사검증은 참혹하다”면서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 미국 출장비 내역 ‘정보공개 청구’ 요청 소송, 검찰총장 때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 2심 패소 등을 거론하며 “정부 소송 패소 전문 장관”이라고 했다.

▲ 21일자 동아일보 칼럼.

한동훈 장관에 대한 우호적인 칼럼도 있었다. 김순덕 동아일보 대기자는 <73년생 한동훈, 가짜 민주화세력 끝장내고 세대교체를> 칼럼에서 “한동훈이 ‘윤석열 아바타’는 아니라고 본다. 검찰 때 일 잘해 윤 대통령 총애를 받았다지만 첫째, 한동훈은 술을 입에도 못 대기 때문이다. 둘째, 구리구리한 꼰대가 아니다. 셋째, 옷도 잘 입고 정제된 언어로 말도 잘해서”라고 했다.

김 대기자는 “‘후진 정치’를 세련되게 질타한 사람이 한동훈이다. 시대착오적 ‘×팔육 정치’를 종식시키고 전대협보다 극단적 좌파인 한총련의 정치 진입을 막으면서, 지긋지긋한 보스정치 팬덤정치를 끝내고, 멀쩡한 보수를 넘어 태도 또한 괜찮은 쿨한 보수로 가려면 73년생 신세대 정치인 한동훈이 ‘세대교체’를 들고나와야 한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 독소조항? 한국일보 “최순실 특검법에도 있었다”

 

▲ 21일자 조선일보 사설.

오는 28일 통과가 예상되는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을 놓고 여당이 독소조항 등을 지적하며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일보가 “무리한 특검법이지만 시중 여론이 많이 찬성하는 것은 김 여사의 납득할 수 없는 처신 탓이 크다”며 “김 여사가 떳떳하다면 특검을 통해 당당히 털고 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사설 <‘김건희 특검’은 여야 합의 추천하고 총선 직후 실시로>에서 조선일보는 “문재인 정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잡기 위해 친문 검사들을 투입해 1년 반 넘게 이 사건을 수사했다. 하지만 김 여사에 대한 혐의를 찾지 못했다. 그 후 지금까지 김 여사 관련으로 무슨 새로운 단서나 사실이 나온 것도 없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시중에서 김 여사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고 이것이 특검 찬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 여론을 존중해 이 사건을 다시 특검으로 수사해야 한다면 정략적 이용이 아니라 사건의 진실이 뭔지 알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특검이 수시로 수사 과정을 언론에 브리핑하도록 해 사실상 수사를 생중계하도록 한 것도 문제 소지가 크다. 특검이 진실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총선용 정략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도 “(김 여사가) 대통령 선거 때는 ‘내조만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는데 선거가 끝나자 다르게 처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상당한 반발을 살 것”이라고 했다.

▲ 21일자 한국일보 3면 기사.

여당이 특검법 독소조항으로 꼽는 수사 과정 ‘언론 브리핑’에 대해서도 이견이 나온다. 한국일보는 3면 <한동훈이 꼽은 ‘김건희 특검법’ 독소조항 확인해 보니>에서 “특검의 언론 브리핑은 지난 몇 년간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에도 포함돼 있는 내용”이라며 “사안의 경중이 다르다는 게 한 장관 판단이겠지만, 특검 수사가 필요할 만큼의 사회적 주목을 받는 사건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악법’의 근거로 내세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지금껏 수사 뭉개다… ‘총선 후 김건희 특검’ 띄우는 한동훈>에서도 “수사과정 브리핑 조항은 ‘드루킹 특검법’은 물론 한 장관이 수사팀으로 참여했던 2016년 ‘최순실 특검법’에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일보는 “영부인을 겨냥한 특검은 정치적 비극인 데다 총선 시기 수사는 정치적 악용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틀리지 않다. 다만 이런 상황이 초래되기까지 검찰과 여당의 책임도 크다. 법안은 올 4월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만큼 여당엔 8개월 협상 시간이 있었고, 검찰은 김 여사 계좌가 주가조작에 활용됐다는 1심 판결까지 나왔지만 ‘보완 수사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뭉개왔다. 이런 형편을 무시한 발언은 선택적 언어에 불과할 것이다. 또한 의혹 실체를 드러내는 것은 총선과 별개이긴 하나 그 시기는 법무부 장관이 아닌 여야가 국회에서 협상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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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령 기자ryoung@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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