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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의 음험하고 더러운 전략

이 글은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편집자말]

▲김용현 전 장관 직접심문하는 윤석열 대통령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직접 심문하고 있다. ⓒ 헌법재판소 화면 캡춰

윤석열의 뜬금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우리 국민이 겪은 정신적 트라우마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그동안 공들여 쌓아 왔던 민주헌정질서가 한 사람의 부질없는 탐욕으로 인해 송두리째 무너져 버릴 뻔한 위기를 맞았으니까요.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 밤 풍전등화의 위기에 직면한 민주헌정질서를 수호하려고 수많은 시민들이 추위를 무릅쓰고 잠까지 설치면서 여의도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은 구치소에 갇히고서도 반성의 빛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반성의 빛은커녕 쉬지 않고 내란 동조자들을 규합하기 위한 선동을 일삼고 있습니다.

자신의 언행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심하게 갈갈이 찢어놓아 두고두고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만들지에 대해서는 손톱만큼의 생각도 없이 말입니다.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의 허언퍼레이드

그가 헌법재판소에 나가 변명이랍시고 늘어놓은 말들을 들어 보면 하나 같이 말이 안 되는 것들뿐입니다.

예컨대 비상계엄을 선포한 목적이 단지 야당에게 경고를 주려는 데 있었다는 게 도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 불법으로 무력을 동원해 지금의 정치판을 싹쓸이 해보겠다는 야욕이 진짜 목적이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비상계엄 상황을 오래 끌고 갈 의도가 없었다는 발언 역시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언입니다. 그런 의도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해 몇 시간 만에 불발로 끝난 것이 진실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죽은 사람이나 다친 사람 하나도 없이 끝났으니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모습을 볼 때, 사람이 어떻게 저리도 뻔뻔스러울 수 있느냐는 생각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국민의힘 의원과 변호사)들이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기 위해 내뱉고 있는 허언의 퍼레이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었다는 말이나, 의원을 끌어내라 한 것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 한 것이라는 도대체 말 같지도 않은 말들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모습을 보면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힐 지경입니다. 그들은 그런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는 자신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봅니다.

그들의 언행이 위험한 진짜 이유

▲권선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헌재 항의방문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헌재에 대통령 권한대행 중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심판 사건의 조속한 처리 등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와 같은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이 벌이고 있는 허언 퍼레이드는 하나의 코미디극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까지 구차하게 변명을 해서라도 책임을 면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한편으로 측은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보이고 있는 언행에서 정말로 위험한 부분은 우리의 사법제도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입니다.

윤석열이 구치소에서도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고 떵떵거리는 것은 자신을 현재의 상태로 이끌어간 사법절차의 정당성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와 내란 동조자들은 공수처가 내란사건 수사를 한 것 그 자체에 대해서부터 시비를 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중앙지법이 아닌 서부지법에 신청한 것에도 시비를 겁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듯, 이런 절차가 모두 불법이기 때문에 자신이 구치소에 갇혀 있을 이유가 없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지요.

만약 그들의 주장이 맞아 그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면 서부지법에서 영장 신청을 당장에 기각하지 않았겠습니까? 서부지법에서 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은 그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인정했다는 것이지요.

공수처가 내란사건 수사를 하고 그 수사와 관련된 영장을 서부지법에 신청한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사법부가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은 의문을 제기할 수 없는 당연한 사실입니다.

이렇게 아무런 근거 없이 정당한 사법절차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은 민주헌정질서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검찰총장까지 역임한 그가 이 사실을 모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뻔히 알면서도 단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이런 짓을 한다는 것은 일개 시민이 아닌 대통령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일이고요.

그들의 뻔뻔한 사기극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이 우리의 민주헌정질서에 가하고 있는 위협은 이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공수처와 검찰에 융단폭격식의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 사법부의 권위를 깎아내리려는 더티플레이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판사나 헌법재판관에 대한 인신 공격까지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일생동안 명예 하나로 그 직책을 묵묵히 수행해 온 그 분들이 이들의 저질스런 공격을 받고 얼마나 마음이 상했을까요?

이들의 공격은 단지 권위를 깎고 망신을 주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탄핵 인용과 유죄 판결에 불복하기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한층 더 음험하고 위험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폭도들의 서부지법 난입이 폭동이 아니라고 응답한 사람이 30% 정도나 되던데, 이들에게 은근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이고 있는 게 아닐까요?

자신들에게 이득이 된다고 생각되면 폭력적 사태에까지 눈을 감는 그들이 우리 사회를 어디까지 망치려 들지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극도의 갈등과 혼란의 모든 책임이 내란의 우두머리 윤석열에게 있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 윤석열이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권한 행사를 한 사람이 불법적인 사법절차로 인해 억울하게 구치소에 갇혀 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웃기는 일은 우리 국민 중에서 그런 뻔뻔한 사기극에 보기 좋게 넘어간 사람들의 수가 결코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이간질, 선동 계속되면... 핵폭탄급 후폭풍 직면

▲'윤석열 구속'에 지지자들 폭동 흔적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새벽 구속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서부지법)에 침입해 외벽을 부수고 유리창을 깨는 난동을 부려 법원 청사가 심하게 파손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부지법 외곽에서 바라 본 폭동 흔적. ⓒ 남소연

지금 윤석열과 내란 동조자들이 국면의 반전을 위해 감행하고 있는 이와 같은 더티플레이는 그들이 기대한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지극히 희박하다고 봅니다. 당연히 헙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는 인용이 될 것이고, 형사법정에서 내란의 우두머리로서 중형을 선고받을 것이 뻔합니다.

그가 내란의 우두머리 역할을 함으로써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하려 했다는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어떻게 아무 잘못도 없다는 판결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윤석열이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남은 애국심을 발휘한다면 이런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여 후세의 경종(警鐘)으로 삼을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음험하고 위험한 더티플레이로 국민을 이간질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민주헌정질서에 씻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셈입니다.

만에 하나 그들이 헌법재판소와 형사법정의 결정에 불복하고 이에 대한 저항을 선동하는 행위를 자행한다면 우리 사회는 핵폭탄급의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제발 이런 비극적인 일만은 결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불행히도 이런 바람이 이루어질지는 잘 모르는 일입니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덧붙이는 글 | *여론조사 개요 :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 지난 1월 27일~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에게 전화 면접 방법으로 물은 결과. 응답률 18.9%, 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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