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세계 군사력의 양상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산업 기반의 군사 우위'가 러시아의 생산 능력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으며, 충돌의 결과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생산량, 속도, 체제의 집중도 모두에서 러시아가 미국을 능가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2025년 3월 20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 크리스토퍼 카볼리 장군은 러시아의 군수산업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러시아는 지난 3년간 약 3,000대의 전차, 9,000대의 장갑차, 13,000문의 포병, 400여 개의 방공 시스템을 손실했지만, 2025년 안에 이 모든 것을 전량 대체할 준비가 되어 있다.”

또한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2025년 2월 발표한 『군사 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연간 1,500대의 주력전차, 3,000대의 장갑차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포탄은 월 25만 발, 연간 300만 발 생산 중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러시아보다 생산력이 떨어진다. 미 육군 애니스턴 군수공장과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2024년 회계연도 기준 단 135대의 M1 에이브럼스 전차를 생산했다. 포탄 생산량은 155mm 기준 연간 36만 발에 불과하며, 2027년까지 120만 발로 확대하려는 계획은 있으나 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해야 가능하다.

해군 능력은 중국이 미국을 추월했다. 2025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미국 해군을 양적으로 추월했을 뿐 아니라, 산업 기반과 전략의 집중도 면에서도 질적으로 우위를 구축하고 있다. 미국이 ‘해군력의 질’을 외치고 있는 동안, 중국은 ‘양적 압도’와 ‘생산 지속성’으로 우위를 점했다.

미국 해군정보국(ONI)은 2025년 3월 보고서에서 중국 조선소의 총생산 용량이 미국의 200배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국 국영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은 2024년 한 해에 구축함 및 호위함을 15척 완공했으며, 2025년에는 20척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같은 해 미국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단 3척을 인도하는 데 그쳤다. 미 의회 조사국(CRS)은 2025년 4월 보고서에서 미국 해군의 신규 함정 인도량은 연간 10척 미만이라며, 함선 세대교체 속도가 중국에 비해 현저히 뒤처진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민군 융합 전략은 산업 그 자체를 군사 전략의 일부로 편입시켰다.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은 민간 선박 생산에서 확보한 인프라, 인력, 설계를 군함 건조에 적용하는 이중 용도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2025년 2월 『중국군사력 보고서』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중국의 해군 건조 능력은 단지 조선소 수와 크기의 문제가 아니다. 민간 항만, 물류망, 선체 제작 기술 전반이 군함 생산으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가 이미 완성되어 있다.”

즉 중국의 조선소는 평시에는 상선을, 위기 시에는 전투함을 찍어낼 수 있는 구조다. 반면 미국은 상선 조선 역량조차 쇠퇴해, 해군 건조 역량만으로는 장기 전쟁 대비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중국이 미국과 다른 점은 ‘전쟁 지속능력’을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DF-17 극초음속 미사일 100기 이상 실전 배치했다. 또한 희토류 세계 생산량의 60% 통제하고 2025년 5월부터 미국에 수출을 중단할 예정이다. 해군력만이 아니라, 전쟁 수행에 필요한 공급망과 경제 기반까지 총체적으로 무장한 셈이다.

고율 관세는 미국 산업의 공급망을 직접적으로 타격하면서 군수 생산 체계마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은 2025년 5월, 희토류의 미국 수출을 중단했다. 희토류는 F-35 전투기, 정밀 유도탄, 레이더 등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러시아는 티타늄의 글로벌 공급망 25%를 장악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이 보유한 것에 비해 약 10%만 비축하고 있다.

이러한 병목은 F-35, 재블린(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LRASM(장거리 스텔스 공대함 순항 미사일) 등 주요 무기체계의 생산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국방산업협회(NDIA)는 2025년 보고서에서 생산 능력 부족이 전략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절대적인 군사력 우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 수치에서 드러난다.

 한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