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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지연? 미 국방부 문서에는 없다

[강명구의 뉴욕 직설] 전시작전통제권은 트럼프가 결정... 늦추려는 쪽은 상원과 주한미군

26.10.21 07:28ㅣ최종 업데이트 26.10.21 07:28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미 육군협회(AUSA)가 공동 주최한 '전략적 지상전력 대화'에 참석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발언하고 있다.전략국제문제연구소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사흘 연속 나온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발언이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 논쟁을 다시 흔들었다. 14일 골드 국제전략연구소에서 한 조건이 바뀌었고 계획도 바뀌었으니 새 기준을 지켜야 한다는 말이었다. 15일 국내 보도가 시작되자 이 말은 곧바로 '미국이 전환에 제동을 걸었다'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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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브런슨 사령관 발언(영상 56분부터)의 맥락은 보도와 달랐다. 12일과 13일 행사는 미 육군협회(AUSA)가 주최하거나 함께 연 행사였고, 브런슨 사령관이 준비해 간 주제는 분산 훈련과 다영역특임부대 배치 등 주한미군의 지상군 전력 강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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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CSIS에서의 전작권 발언은 한국 기자 질문에 답하면서 나왔다. 브런슨 사령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환을 지지하며, 시기는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결정하면 따르되 군사적 위험을 보고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내 보도에서 부각된 것은 '새 기준'이라는 한 구절이었고, 그것이 미국의 반대로 포장되는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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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에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흔히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전환은 한미 두 정부가 결정하고, 미국 쪽에서는 대통령의 결정 사항이다. 지금 워싱턴에서 벌어지는 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려는 상원과 주한미군이 조기 전환에 신중론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령관의 발언 하나를 '미국의 반대'로 확대하면 큰 그림을 놓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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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브런슨 사령관과 의회는 왜 속도를 늦추려 하는가.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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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가 의회에 보고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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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크게 보도되는 상황에서 살펴봐야 할 공식 문서가 있다. 9월 22일 미 국방부(전쟁부) 정책차관 명의로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된 국방전략 이행 보고다. 1월 발표된 국방전략이 어떻게 집행되고 있는지를 의회에 알리는 공식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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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련 대목은 한 단락이지만 내용은 분명하다. 한국은 핵심 군사역량에 국내총생산의 3.5%를 쓰는 새 기준을 채택한 첫 비(非)나토 동맹국이며, 북한에 대한 재래식 방어의 일차적 책임을 맡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한국의 전작권 전환 가속을 한국군 전투력을 한 세대 끌어올리는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전환을 늦추거나 조건을 바꾸겠다는 내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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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비교하면 한국에서는 오히려 군사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이 드러난다. 같은 문서에서 국방부는 유럽사령부에 배정된 여단전투단을 5개에서 3개로 줄였고, 유럽 주둔 태세와 기지를 6개월간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주한미군의 재래식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썼다. 유럽에서는 줄이고 한국에서는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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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 강화에는 단서가 붙어 있다. 문서는 주한미군의 태세를 북한만이 아니라 "모든 역내 위협"에 대비해 강화한다고 적었다. 즉, 인도·태평양 항목의 제목은 '중국 억제'이고, 동맹에 부담 분담을 요구하는 이유는 미국이 여러 전장에서 동시에 싸워야 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대북 억제는 한국군에 넘기고, 주한미군은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적 유연성에 전력의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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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나온 배경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책차관은 9월 17일 상원 군사위 비공개 브리핑에 모두발언 없이 출석해 양당 의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 서면 보고는 그 닷새 뒤 제출됐다. 행정부와 상원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다는 사정은 전작권 문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행정부는 전환을 밀어붙일 태세이고, 상원은 속도를 늦추는 장치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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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가 제동 걸기 전 전환 시기 매듭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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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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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은 양국 정상의 결심 사항이다. 양국 국방부 장관은 2018년 조건에 기초한 전환계획에 서명했고, 지난해 11월 안보협의회의에서는 올해 안에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 검증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검증이 끝나면 양국 국방부 장관이 목표 연도를 정해 두 정상에게 건의한다. 그 건의가 올해 말로 다가오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주한미군의 목소리가 나오고, 의회는 그 목소리를 행정부 견제에 쓰려고 준비 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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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가 쓰는 수단은 예산이다. 지난해 12월 발효된 2026회계연도 국방수권법 1268조는 한미가 합의한 계획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전환을 완료하는 데 예산을 쓰지 못하게 했다. 이 제한은 국방부 장관이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고 의회에 인증하고 60일이 지나면 풀린다. 행정부가 결정하면 의회는 60일 동안 따질 수는 있어도 막지는 못한다. 거부권이라기보다 시간과 정치적 비용을 붙이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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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방수권법에서 상원은 이 장치를 키우려 한다. 상원 군사위원회가 6월 보고한 법안 1235조는 전환 완료 자체를 인증 대상으로 삼았다. 원안대로 통과되면 국방부 장관은 인증할 때 주한미군사령관과 인도·태평양사령관, 국무장관, 국가정보장과 협의해야 한다. 합참의장과 두 사령관은 독립적인 위험평가를 내고, 의회는 60일간 검토한다. 내년 3월부터 2030년까지는 90일마다 전환 로드맵 보고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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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이 법안이 전작권을 보는 틀이 한미 양자를 넘어선다는 사실이다. 1235조는 인증에 앞서 한국뿐 아니라 일본, 유엔사 전력 제공국과 협의했는지를 확인하도록 했다. 평가 항목에는 전작권 협의를 일본과 어떻게 조율했는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작전이 어떻게 충돌하지 않게 할지, 전환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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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감축을 평가할 때는 한반도 밖 작전에 미칠 영향까지 따지도록 했다. 미 의회는 주한미군과 전작권을 한반도 방어의 문제이기 전에 한미일 삼각 구도와 인도·태평양 전체 태세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 태세의 우선순위는 행정부 문서의 "모든 역내 위협"과 겹쳐 읽으면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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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견제 장치를 움직이는 것은 주한미군의 판단이다. 의회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동맹 조정을 막고 싶고, 주한미군사령부는 전환 뒤 한국군 장군에게 넘겨야 할 연합사령관 자리를 지키고 싶을 수 있다. 이익이 일치하니 둘이 손잡을 가능성은 높다. 행정부가 전환을 결정해도 사령관의 위험평가가 분기마다 의회 기록으로 쌓이면 밀어붙이기는 그만큼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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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상원안은 아직 법이 아니다. 상원은 7월 심의 착수 표결에서 필요한 표를 얻지 못했고, 본회의 절차는 멈춰 있다. 하원이 7월 22일 찬성 216표, 반대 212표로 통과시킨 안은 현행 조항을 1년 연장하는 데 그쳤다. 백악관은 하원안의 주한미군 관련 조항이 대통령의 권한을 제약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최종안은 중간선거 이후 협상에서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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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2월이 중요하다.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 미 국방수권법 최종안 서명, 한미 정상회담이 같은 달에 겹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 국방수권법은 모두 12월 18일에서 23일 사이에 서명됐다. 안보협의회의 공동성명에 목표 연도만 적히는지, 검증 기준과 그 갱신 절차, 전환 이후 주한미군의 역할까지 들어가는지가 첫 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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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강은 결국 국민이 정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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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언론인들의 취재 공간인 청와대 춘추관 로비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국가로서의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신속하게 돌려받아야 한다"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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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이재명 대통령은 전작권 조속 환수의 뜻을 다시 밝혔다. 12월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환 일정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한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마무리 지으려면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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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동에서 정작 이상한 대목은 따로 있다. 미국 행정부는 한국이 재래식 방어를 스스로 맡고 그 역량을 한 세대 끌어올리기를 바란다고 공식 문서에 적고 있다. 미국이 먼저 자강을 권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안에서는 시기상조론과 안보 불안론을 부추기며 환수를 더 미뤄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은 홀로 서라고 등을 떠밀고, 한국은 조금만 더 업혀 가겠다고 버티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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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등도 예전의 등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 문서는 주한미군을 "모든 역내 위협"에 대비해 쓰겠다고 적었고, 상원안은 전작권을 한미일과 인도·태평양의 문제로 다룬다. 전작권을 미룬다고 지금의 보호가 한반도 방위로만 남는 것이 아니다. 임무가 바뀌어 가는 군대의 지휘 아래 우리 군을 함께 묶어 두는 것이다. 그런 군대를 원하는 것인가. 그 선택은 워싱턴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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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환수 #주한미군사령관 #국방수권법 #한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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