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에는 프랑스 전역에 걸쳐 크게 두 단위의 집회가 조직되었다. 하나는 9월 초부터 예고되어 있던 노동조합들과 '노란조끼' 운동 세력의 연대 집회다. 그들은 공공 서비스 축소와 물가 상승에 항의하기 위한 집회를 준비했다. 또 다른 집회는 9월 말부터 전국적으로 판이 커진 고교생들의 집회다. 처음엔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각자의 학교를 봉쇄하는 등 학교 앞에서 소박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경악스러운 폭력으로 답해온 경찰 탓에 연대의 불꽃이 전국 단위로 붙었다.
10월 6일과 13일 집회에 각각 45만 명(주최 측 집계)이 모였고, 17일 토요일엔 더 많은 인원이 모여들 것을 모두가 예측하던 상황이었다. 고교생과 대학생 연합이 공동 주최하며, 거기에 교사, 학부모 단체들이 합세한 이 집회는 교육 환경 개선과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노란조끼 집회와 학생 집회는 시간대도, 행진을 위해 신고한 장소도 달랐지만, 경찰은 두 집회 주최 측이 신고한 장소(전자는 오페라-바스티유 광장, 후자는 공화국 광장-콩코드 광장)허가를 거부하고, 두 집회를 모두 공화국 광장에서 출발하도록 변경한다.
나는 이날 오후 1시경에 지하철로 공화국(République)역에 도착했다. 역에 내리자마자 지하 통로에서부터 매캐한 최루탄 향이 밀려왔고, 출구 쪽으로 다가서자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집회는 2시부터 시작되지만, 1시부터 예정된 오케스트라 누보 몽드의 연주를 보기 위해 일찍 도착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오케스트라는 자취를 감춘 뒤였다.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하게 사람으로 들어 찬 광장의 하늘은 이미 최루탄 연기로 까맣게 뒤덮여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경찰은 오케스트라가 연습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들을 향해 최루탄을 투척했고, 고통 속에서 연주를 강행하던 음악가들은 결국 공연을 포기해야 했다.
시위 시작 전 비처럼 쏟아진 최루탄
초유의 일이다. 5년 전부터 사회적 투쟁에 음악으로 함께 해오던 오케스트라 누보 몽드가 최루탄의 공격으로 연주를 중단한 것도, 집회 시작 전부터 경찰이 최루탄을 비처럼 쏘아대는 광경도. 경찰이 안전한 집회를 바랐다면, 도저히 할 수 없었을 일이다. 오케스트라의 차분한 연주만큼, 사람들의 마음을 평화와 환희로 채워줄 수 있는 집회의 시작이 또 있을까?
허가된 합법적 집회에 모인 사람들을 향한 무차별 최루탄 투척은 노골적이고 불법적인 방해이자 괴롭힘이다. 이렇게 전력을 다해 시위대를 괴롭히는 경찰들에 둘러싸여 있었건만, 광장에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얼굴들은 밝았다. 사회가 전진하길 바라는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희망을 얻고, 승리를 다짐했다. 서로가 들고 나온 피켓을 보며 웃고 환호하며 서로를 응원했다. 최루탄이 5분마다 괘종시계 소리처럼 터질 때, 사람들은 일제히 야유를 보냈고, 이런저런 구호를 함께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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