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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마지막 인내심 갖고 박근혜 정부 지켜보겠다"

 

 

 

병진노선 비판 두고 "도발적 망발" 강도높은 비난 쏟아내

이재호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7-01 오전 10:35:03

 

 

북한은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 기간동안 언급했던 북한 관련 발언에 대해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심히 모독하는 도발적 망발"이라고 비난하면서 "마지막 인내심을 갖고 박근혜 정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1일 <조선중앙통신>기자와 문답에서 "그(박근혜)는 북핵문제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며 우려니, 불용이니 하고 지껄여댔는가 하면 우리의 병진로선에 대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라느니, 스스로 고립만 자초하는 길이라느니 하고 악랄하게 헐뜯었다"고 주장했다.
 

▲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에서 했던 대북 발언을 "우리의 존엄과 체제를 심히 모독하는 도발적 망발"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은 특히 박 대통령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칭화대(淸華大) 연설에서 "북한이 내건 핵무기 개발과 경제건설의 병행 노선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고, 스스로 고립만 자초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대변인은 "이것은 우리의 존엄과 체제, 정책로선에 대한 정면도전이고 용납할 수 없는 중대도발"이라며 자신들의 병진노선은 "인민들이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는 강성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가장 자주적이며 애국적인 로선"이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이어 "우리의 핵은 어떤 경우에도 흥정물이 될 수 없으며, 협상탁의 거래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며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과 "한치도 다를 바 없는 위험천만한 대결정책"이라고 규정했다.

대변인은 북한의 변화를 요구한 박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박 대통령은 당시 연설에서 "북한이 핵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는 변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한국은 북한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변인은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평화를 위협하는것이 마치 우리 핵인것처럼 묘사하면서 핵을 버리라느니,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변화해야 한다느니 뭐니 하고 주제넘게 떠들어댔다"고 비난했다.

박 대통령이 방중 기간에 새로운 남북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대변인은 "'새로운 남북관계'니, '새로운 한반도'니 하면서 우리에 대해 또다시 '변화' 타령을 했는데 변해야 할 것은 다름아닌 남조선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이 진정으로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을 바란다면 친미사대와 동족대결을 비롯한 부질없는 공허한 놀음에 매달리지 말아야 하며 백해무익한 대결적 언동을 걷어치우고 민족적 입장에 돌아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은 "외세의 힘을 빌어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고 반공화국 국제공조로 우리 체제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것인데 그것이야말로 허망하기 그지없는 개꿈"이라며 마지막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문답에서 북한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를 비난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대변인은 "박근혜정권은 권력강탈을 위해 정보원을 내몰아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게 하고 정권유지를 위해 리명박역도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 북남수뇌상봉담화록까지 전면공개함으로써 지금 남조선내부가 대수라장으로 되고 통치체계가 밑뿌리채 뒤흔들리고 있다"며 "이런 남조선 당국과 앞으로 신뢰성있는 대화를 과연 할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형편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박근혜가 그에 대해서는 아닌보살(무시)하고 이번 행각기간 '정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온 것이 신뢰'이며 '외교 역시 신뢰외교를 기조로 삼고 있다'고 하면서 말끝마다 '신뢰'를 떠들어댄것은 그가 얼마나 철면피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는 이날 조평통 문답에 대해 "우리 대한민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 그리고 핵포기를 (북한이) 분명히 인식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병진노선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자기들 스스로가 이야기하고 있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국제사회의 투자를 받아야 되는데, 북한의 핵개발이 이를 가로막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양 정상은 북핵개발을 한반도와 동북아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비핵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드린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변화의 길로 나옴으로써 남북관계의 정상적인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이루고 궁극적으로 새로운 한반도 미래를 만들어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비난한 부분에 대해 김 대변인은 "기본적으로 국가원수에 대해서 매우 적절치 못한 표현과 언사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남북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언행을 자제하고 절제할 필요가 있고, 특히나 지금 북한이 하는 행태는 국제사회가 보기에 정말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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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개입 덮으려 NLL 끌어들다니... 분노 보여줘야"

 

 

[현장]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 10일째 이어져... "집회 이어갈 것"

13.06.30 22:11l최종 업데이트 13.06.30 22:1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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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서울 청계광장 인근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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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님 기억하십니까? 저 몇년 전에 당신한테 꽃줬던 사람입니다."

파란색 셔츠에 앳된 얼굴, 한쪽 귀에 귀걸이를 낀 박영호(21)씨가 마이크를 들었다. "부산에서 올라온 놀기 좋아하는 (대학) 새내기"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씨는 '아스팔트 농활대'의 일원으로 지난 28일부터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30일, 그는 광화문 광장에서부터 청와대를 향해 3보1배를 했고, 홍대 앞에서 플래시몹을 했다. 그리고 난생 처음 많은 사람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 서울 청계광장 인근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는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 규탄 촛불집회가 열흘째 열렸다.

"참, 역시 서울이라 그런지 사람도 엄청 많고,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 있어서 뿌듯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서명 받으면서 시민들에게 물었다. 혹시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 아느냐고. 대부분의 시민이 모른단다. 관심이 없단다. 지금 지나가시는 분들, 잘 들어줬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오늘 낮에 3보1배를 했다. 몇 발자국 안 가서 경찰 분들이 못 가게 막더라. 정말 답답했다. 제가 학교 대표로 꽃을 줬던 박근혜 대통령님, 민중의 지팡이 경찰, 세금 받아먹는 국정원. 똑바로 했으면 좋겠다."

박씨는 중학교 1학년 시절, 울산에 있는 모교를 방문한 박 대통령에게 학생 대표로 꽃다발을 준 적이 있다고 한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그때는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면서 "알았다면 안 줬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첫 투표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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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서울 청계광장 인근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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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라 그런지 집회 규모는 200여 명(주최측 추산 300명, 경찰측 추산 150명)으로 평소보다 작았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 원세훈 구속수사', 'MADE IN 국정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책임져라'라고 적힌 노란색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의 중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 대학생 박현선씨는 "국정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PC방 노릇을 하면서 민주주의를 유린했다"면서 "진정한 몸통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신길동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60대 한용헌씨는 "도저히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냥 있을 수가 없어서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다. 정통성이 없다"면서 "오늘 중국 갔다가 한국에 돌아올 텐데, 청와대로 가지 말고 방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또 한 명의 수줍은 대학생이 마이크를 잡았다. 정은주씨는 "오늘 이 자리에 오기까지 엄청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숨을 골랐다.

"작년에 대선 투표를 했다. 첫 투표였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투표를 했는데,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수사결과가) 나와서 정말 화가 났다. 그래서 나왔다. 지금 국정원 잘못이 드러났는데 자꾸 축소·은폐하려고 한다. 우리가 촛불을 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우리의 힘을 보여주는 촛불문화제가 됐으면 좋겠다."

14개월 된 아이와 함께 집회 현장을 찾은 부부도 있었다. 아이 낳고 처음으로 집회에 나왔다는 신지심(34)씨는 청계광장을 찾게 된 결정적인 이유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들었다. 신씨는 "선거개입을 덮기 위해서 NLL을 끌어들여서 물타기를 한다는 게 너무 화가 났다"면서 "우리가 화났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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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서울 청계광장 인근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에서 경남 산청 간디학교 학생들이 노래공연을 하고 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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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는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자유 발언 도중 욕설이나 비난이 나오면 참가자들 스스로 제재를 했다. 전날(29일) 고등학생 최초로 시국선언을 해 화제가 됐던 경남 산청 간디학교 학생들은 이날 집회에서 노래와 춤 공연을 선보였다. 이들은 "국정원의 불법적인 선거개입을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가 유린당하고 있다. 관심 가져야한다"고 강조해 박수를 받았다.

집회는 오후 9시께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다. 한대련은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해서 오후 7시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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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민련 남측본부 탄압은 보수당국의 더러운 흉심


반제민족민주전선(이하 반제민전)이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에 대한 공안당국의 무차별적 압수수색과 성원들에 대한 체포 구금한 것과 관련한 중앙위원회 대변인 명의의 규탄담화를 발표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기관지인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인터넷 《구국전선》사이트에 의하면 반제민족민주전선 중앙위원회 대변인이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에 대한 당국의 탄압을 규탄하여 담화를 발표하였다.”고 보도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반제민전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가 “담화는 지난 26일 경찰당국이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김을수의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간부 9명의 집과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사무차장과 대외협력국장을 체포해가는 파쇼적 폭거를 자행하였다면서 경찰의 이번 탄압소동을 진보적인 통일애국단체들에 대한 고사작전의 서막으로 자주통일과 민족적 화해와 협력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요구에 대한 전면도전”이라고 주장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반제민전 중앙위원회은 대변인 담화는 “범민련 남측본부는 결성된 그날부터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을 앞당기려는 애국일념을 안고 반통일수구세력들의 악랄한 도전을 과감히 물리치면서 남북공동선언이행과 민족적 화해와 단합, 평화통일에 앞장선 것으로 하여 겨레의 아낌없는 지지와 찬양을 받아왔다.”고 밝혔다.

중앙위원회 대변인 담화는 “당시 미국과 보수당국은 북의 평화적 위성발사를 탄도미사일발사로 매도하면서 대북《제재》소동과 함께 북침전쟁연습을 광란적으로 벌려 조선반도정세를 일촉즉발에로 몰아갔다. 평화와 남북관계개선을 바라는 각계와 해외동포들은 미국과 보수 당국에 북침전쟁연습 중지와 대북《제재》철회를 강력히 요구하였다.”며 “겨레의 이러한 요구를 수렴하여 조국통일범민족연합의 남과 북, 해외본부는 《한》미합동 군사연습과 대북《제재》결의의 엄중성과 부당성을 폭로하고 민족의 분열을 지속시키며 온갖 불행과 고통만을 강요해온 전쟁의 근원인 외세를 이 땅에서 송두리째 들어내고 평화협정체결을 주장하는 다양한 공동행동과 련대활동을 전민족적운동으로 강력히 전개해 나가자는 것을 온 겨레에게 열렬히 호소하였다.”고 유의했다.

대변인 담화는 “계속하여 담화는 범민련 남측본부에 대한 경찰당국의 파쇼적 폭거는 현 시국과도 직접 연결되어 있다”고 하면서 “지금 정계, 사회계는 물론 기업가들까지도 북의 대범한 용단과 아량으로 열리게 되었던 남북 당국간 회담을 의도적으로 파탄시킨 현 당국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보수 당국이 지체없이 북과의 대화에 나서는 것과 함께 6. 15공동선언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때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민주주의에 대한 난폭한 유린으로 낙인찍고 현 당국자의 하야와 관련자전원처벌을 요구하며 각지에서 반《정부》시위를 조직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에 극도의 위압감을 받은 보수당국은 격노한 민심의 화살을 딴 데로 돌리기 위해 최대의 극비로 되어 있는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담화록까지 전면공개하고 통일진보애국세력들에 대한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변인 담화는 “이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무지막지하고 유치한 시정배무리, 21세기의 파쇼깡패집단인 현 보수 당국만이 자행할 수 있는 광기”라면서 “온 민족이 지지하는 남북공동선언을 부정하면서 그 이행에 떨쳐나선 진보적인 통일운동단체들에 대한 탄압에 열을 올리는 현 보수 당국이야말로 과거 파쇼독재《정권》을 훨씬 능가하는 반통일 집단”이라고 규탄했다.

담화는 “이번 압수수색과 체포놀음은 단순히 범민련 남측본부 일개 단체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6. 15 지지세력과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한 국민의 정의의 애국투쟁을 모조리 짓밟아버리려는 일대 공안광풍의 전주곡으로서 현 보수당국의 더러운 흉심을 그대로 드러내놓은 것”이라고 단죄했다.

한편 공안당국은 지난 26일 범민련 성원 9명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2명을 체포 구금해 내외의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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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NLL논란 '정계 은퇴'에 돌변한 새누리당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7/01 10:32
  • 수정일
    2013/07/01 10:3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문재인 의원이 NLL 포기 발언에 대한 새누리당의 정치 공작에 '정계 은퇴'라는 강수에 맞섰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6월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새누리당에 제안합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에서 문 의원은 NLL 포기 논란이 10.4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어로구역의 위치와 범위가 특정되지 않은 탓에 벌어졌고,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공동어로구역의 위치와 범위를 어떻게 계획하고 북측에 요구했는지 확인하면 논란은 끝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NLL을 손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NLL을 기선으로 해서 남북으로 등거리 또는 등면적의 수역을 공동어로구역으로 하자는 것이었고, 만약 국가기록원의 원본을 열람해서 이것이 사실이 아닐 경우 사과는 물론 정치를 그만두는 것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했습니다.

NLL 포기 논란 속에 왜곡되고 있는 공동어로 수역과 문재인 의원의 초강수에 돌변한 새누리당의 모습을 정리해봤습니다.

' 진짜 NLL을 포기했다면 어떤 지도가 만들어졌을까?'

지금 새누리당과 보수 우익은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오로지 NLL 포기 논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도대체 지도상으로 어떻게 표기됐을지 아무도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NLL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북한에는 '서해5도 통항질서 지도'가 있습니다. 1999년 새로운 '서해 해상경계선'을 제시한 북한은 다시 2000년 3월 23일 서해5도 통항질서를 일방적으로 공포했습니다.

이 지도를 보면 백령도,대청도,소청도를 포괄하는 주변수역을 제1구역, 연평도를 제2구역, 우도를 3구역으로 지정해놓고, 백령도와 대연평도의 뱃길만 표기해놓고 나머지는 북한측 수역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면 공동어로구역은 북측 주장 서해 경계선을 중심으로 선정되어 있었을 것이고, 이것은 진짜 심각하게 규탄받아야 할 행동이었을 것입니다.

' 노무현이 제시한 진짜 공동어로 수역 지도'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저런 말도 안 되는 주장에 맞춰 서해 공동어로 수역을 지정한 적이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분명히 NLL을 손대지 않고 오히려 기본으로 남북으로 공동거리, 공동면적의 수역을 공동어로 수역으로 하자고 주장했었습니다.

 

 

▲서해평화협력지대에서의 공동어로수역,평화구역. 출처:통일부

 


앞서 북측 해상경계선을 중심으로 했던 지도와 비교하면 아예 NLL을 기선으로 오히려 북측 영토까지 공동어로 수역과 평화구역이 확장되어 있습니다.

이 지도를 본다면 NLL을 전혀 건드리지 않고, 오히려 NLL을 영토선으로 그 중심을 잡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진짜 영토를 포기했다고 주장하는 지도와 비교해본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은 여전히 NLL 포기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의원이 정치생명을 걸고 노무현 대통령이 주장한 공동어로구역을 열람하자는 제의는 이 같은 지도를 확인하자는 의미입니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NLL을 포기하고 북한의 서해 해상경계선을 중심으로 공동어로구역을 제시했다면 당연히 비난과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기본으로 남과 북, 똑같은 면적의 수역을 공동어로구역으로 지정을 제의했었다면 새누리당의 'NLL 포기'는 완전히 날조된 거짓말이라는 증거가 됩니다.

새누리당 열람 전에 가장 기본적인 전제를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단순히 열람하는 것이 아니라 이 정도 구역을 노무현 대통령이 주장했다면 NLL 포기고, 이 구역을 벗어난 범위를 노무현 대통령이 제의했다면 NLL 포기가 아니라는 전제를 새누리당으로부터 받아놔야 합니다.

언제든 말을 바꿀 수 있으며, 변명과 거짓말로 일관하는 집단이 새누리당이기 때문입니다.

' 공동어로수역, 어민을 죽인다고? 오히려 돈 벌어주는 바다'

새누리당과 보수우익에서는 2007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서해 공동어로수역'이 한국에 불리했고, 어민을 죽이는 효과라고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공격에 불과합니다.

우선 서해5도 지역에는 유난히 중국 어선이 많이 들어와서 불법으로 조업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 어선에 '입어권'을 몽땅 내주면서 북한 바다가 중국 어선의 어장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중국 어선으로부터 연간 한 척당 2만5천~3만 달러의 입어료를 받고 바다를 내줬습니다.

 

 

▲중국어선의 남획으로 인한 우리 어선의 서해 어획량 감소 추세.이미지 출처:세계일보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 공동어로수역을 제의한 이유 중의 하나가 한국 어민들의 어획량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중국 어선에 서해를 돈 받고 내주자 불법 조업이 성행했고, 이것을 아예 막아내고 한국 어민을 지키겠다는 의도였습니다.

만약 서해지역에 공동어로수역이 정해지고, 그 구역을 남과 북이 공동으로 관리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북한은 450톤 규모의 다목적선을 비롯해 통발어선까지 합치면 대략 1,500여척이 있지만, 실제로 조업이 가능한 어선은 불과 400여척에 불과합니다. 그에 비해 한국의 어선은 차고 넘치기 때문에 공동어로구역이 정해진다면 북한이 아니라 한국 어민에게는 엄청난 어장이 생기는 셈입니다.

 

 

▲새누리당이 서해5도 어민피해를 조사한 보고서, 출처:새누리당

 


공동어로 수역을 나라를 팔아먹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새누리당이 서해5도를 조사하고 내놓은 보고서를 보여주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현재 서해5도 어민의 어획량이 왜 감소하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의 군사적 충동이 계속되고 있는 한 서해5도는 어민이 살 수 없는 곳으로 계속 더 낙후될 것입니다. 그것은 NLL을 중심으로 어업을 할 수 없고, 중국 어선은 북한이 어업권을 팔아먹어 계속 내려오고 있는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어민을 살리고, 그 지역에 사는 대한민국 국민을 전쟁의 공포와 위험에서 구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가 어처구니없는 거짓말로 왜곡되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대한민국 국익을 저버리는 것인지 누구나 이해가 될 것입니다.

' 문재인의 초강수에 돌변한 새누리당'

아이엠피터는 문재인 의원이 'NLL 논란'에 정치적 생명까지 건 모습을 보면서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그것은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내용에 대한 진실 규명을 위해 그가 정치생명까지 걸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포스팅에서 문재인 의원 얘기보다 서해 공동어로구역 얘기를 한 이유가 2007 남북정상회담의 중요한 의미를 왜곡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남북정상회담 화의록 전문에 나온 노무현 대통령의 NL 발언 내용. 이미지출처:뉴스타파

 


 

 

국정원의 발췌본 보고서가 아닌 전문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NLL 가지고 이걸 바꾼다, 어쩐다가 아니고'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런데 자신들이 필요한 부분만 쏙 빼서 'NLL 포기'라고 주장하는 새누리당의 모습과 굳이 독해력만 있으면 아는 얘기를 알려주기 위해 정계 은퇴를 말한 문재인 의원을 보면 속이 터지지 않고 배길 재간이 있겠습니까?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6월 27일 'NLL 발언'논관에 대해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책임질 사람은 따로 있다. 문재인 의원은 사퇴하시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새누리당 의원 총회에서 주장했고, 새누리당 의원은 "잘했어,잘했어'를 외치며 손뼉까지 쳤습니다.

이랬던 새누리당이 문재인 의원이 '정계 은퇴'라는 초강수를 내밀고 나오자, 갑자기 돌변했습니다.

 

 

 


윤상현 새누리당 수석부대표는 6월 30일 문재인 의원이 대통령기록물 공식 열람 제의와 정계 은퇴에 대해 '사실상 포기라고 말할 수 있으며, 이를 가지고 문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배수의 진을 칠 필요는 없다'고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여기에 자료 열람에 대해서는 '대통령지정기록물을 보자는 것은 동의한다'며 '대통령 지정 기록물 관리법에 공개가 아니고 열람이다. 열람한 내용을 공개했을 경우 직역 3년 이하 7년 이하 자격 정지에 처해진다'며 열람 후 공개는 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자신들의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라고 주장해놓고, 이제 와서 법에 따라 정당하게 공개하자고 하니, 공개는 할 수 없으며, 만약 공개하면 처벌받는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사람들이 이럴 수가 있는지 울분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NLL 논란에 대해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문재인 의원은 대선기간중 NLL 포기 발언이 존재한다면 책임지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며 이제 결과가 나온 만큼 문재인 의원과 민주당은 국민 앞에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항상 남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렇다면 그들 또한 그들의 행동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은 치외법권 지역에 살고 있으며, 무법자입니까?

문재인 의원 혼자서 저들에게 책임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누가 저들에게 책임지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바로 당신입니다. 당신이 나가서 외치시기 바랍니다. 거리에서 외칠 필요도 없이 그저 동료,가족들과의 대화에서 똑같이 책임지라고 얘기만 해도 됩니다.

언론,검찰,정치 모두가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줘도, 당신만은 그러면 안 됩니다.
당신의 면죄부가 무법자가 대한민국 땅에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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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신의주 철도도로,. 中 수주 기업 예정

 

 

 

중국 상지공사, 스포츠서울과 업무협약 체결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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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30 14: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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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창 상지공사 총경리(오른쪽)와 김광래 스포츠서울 대표는 29일 63빌딩 라벤더홀에서 업무협약 합의서에 서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북한 나선경제무역지대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중국 국영기업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상지공사)가 29일 코스닥 상장기업인 (주)스포츠서울과 ‘전략적 업무협력 합의’를 체결하고 합의서를 교환했다.

 

이 과정에서 상지공사가 개성-신의주 간 철도.도로 건설 사업도 맡을 예정이라는 사실이 확인돼 귀추가 주목된다.

미창(密昶) 상지공사 총경리와 김광래 스포츠서울 대표는 2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여의도 63빌딩 4층 라벤더홀에서 합의서에 서명하고 이를 교환했다.

양사가 체결한 업무협약에는 상지공사가 스포츠서울의 우호적 지분 확보에 참여키로 했으며, 스포츠서울은 상지공사의 한국 비즈니스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상지공사는 “현재의 남북관계 긴장상태가 해소된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상지공사가 북한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스포츠서울이 참여하고자 할 때에는 한국 정부와 정책조정을 하는 등 제반사항을 적극 지원”키로 합의했다.

 

   
▲ 각계 인사들이 상지공사와 스포츠서울의 업무협력합의서 체결식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상지공사는 2011년 12월 20일 베이징에서 북한 합영투자위원회 산하 조선투자개발연합체와 10개 항의 투자 의향서를 체결해 나선특구 건설에 필요한 항만과 발전소 등 인프라 건설을 비롯해 함북 무산자철광산 등 북한의 지하 광물자원을 개발하고 국제금융은행도 설립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스포츠서울은 보도자료를 통해 “상지공사는 이미 알려진 바대로 대북 인프라 건설과 자원 개발을 하는 회사로서, 신의주-개성 간 철도와 도로 건설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중 민간기업의 전략적 업무 제휴는 추후 남북경제문제의 돌파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일뉴스>는 지난 7일 “북, 신의주특구 착공식 임박 -<단독> 신의주-개성 철도.도로 사업자 선정도 예정” 기사를 통해 ‘신의주-개성 철도.도로 사업자 선정’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한바 있지만 상지공사가 이 사업을 담당할 예정이라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으로 확인됐다.

신의주-정주-평양-사리원-개성을 잇는 철도.도로 건설 사업은 2018년 1차 완공을 목표로 총 376㎞ 구간을 왕복 4차선 도로를 건설하고 도로 좌우로 복선 철도를 구축하는 14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이다.

당초 북측은 남측의 참여를 염두에 두고 이 사업을 구상했으나 이명박 정부 당시 남북관계가 경색돼 조선합영투자위원회가 중국 선양 소재 항천그룹과 2010년 MOU를 체결하고 남측 정부의 교체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은 신의주-개성 간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노선을 이미 확정해 놓고 사업자 선정 발표를 앞두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특히 북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부친인 박정희 대통령이 시작한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이어받아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철도.도로를 완공함으로써 대륙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환영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서도 남북관계가 변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북측은 상지공사와 한국계 홍콩자본에게 건설권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신의주-평양 간 200㎞ 구간의 공사 수주를 원하고 있지만 한국계 홍콩자본은 이후 한국 자본의 참여를 염두에 두고 개성-정주 구간의 공사 수주를 원하고 있어 평양-정주 간 공사권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는 것.

상지공사의 남북한과의 경협사업을 자문하고 있는 김한신 남북경제협력연구소 대표는 “남북관계가 잘 됐으면 남북이 손을 잡고 우리 방식, 우리 신호체제로 건설해야 할 사업인데, 제3국 업체가 건설할 경우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북한이 철도.도로 건설 상환 물건으로 평남 대흥군에 있는 20톤 매장량이 확인된 대흥금광을 내놓을 정도로 적극적이므로 우리 건설업 경기를 살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체결식을 마치고 주요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상지공사는 중국 상무부 소속의 국영기업인 상지치업공사가 전액 투자한 투자 전문 계열사로 상지치업공사의 총재인 송극황이 동사장(董社長)을 겸하고 있으며, 북한 나진특구에서 원유를 정제하고 가공하여 국내 유통까지 맡는 석유화학 전문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승리정유공장 정상화를 추진해 전력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수송망을 확충함으로써 광물자원을 확보하는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스포츠.연예 전문일간지인 스포츠서울은 28년 전통의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최근에는 광물자원사업, 유통사업, 해외투자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다각화와 세계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북한 광물자원사업과 유통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서울은 “상지공사는 중국뿐만 아니라 홍콩과 동남아에 산재한 화교 자본을 활용하여 동북아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인천 송동에 조성된 국제경제자유무역구에서 집중적으로 금융 전문컨설팅 투자 서비스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상지공사 비즈니스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 한반도 프로세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이번 체결식이 동북아 경제협력과 평화의 문을 열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축사에 나선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동북아지역은 경제력 잠재력이 큰 지역이지만 그에 비해서 아직까지 경제협력의 실현된 가치는 상대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며 “이번 상지공사와 스포츠서울의 업무협약을 계기로 해서 한중 간의 경제협력은 물론이고 북한을 포괄하는 새로운 경제협력의 미래를, 평화의 문을 같이 열어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는 어떤 회사인가?

― 이번에 스포츠서울과 비즈니스 협약을 맺은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는 중국 상무부 직속의 중앙 국영기업인 상지치업공사가 전액 투자한 투자 전문 계열사로, 전 중국국제투자 그룹 총경리였던미창密昶이총경리를 담당하고 있다. 총경리를 담당하는 미창密昶은 2011년에 상지관군유한공사가 북한의 나선 특구에 25억 달러를 투자할 때 한국 언론에도 알려진 바가 있다.

―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는 2007년에 중국 국내에서 일어난 오일 파동 후에 상지치업공사의 에너지산업사업부 전략에 따라 2년간의 준비 끝에 2009년 5월에 정식으로 국가공상총국에 회사를 등록하였는데, 주로 에너지 자원 개발과 석유 상품, 국제 무역, 광물 자원 개발, 고급 기술 개발과 도입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국제 무역 분야에서 홍콩과 한국 등 국제 오일 딜러와 협력하여 러시아산 M-100 석유 등을 중국에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다.

―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는, 1) 중국 강소성짱인시 장강의 5만 톤급 유류 하역 부두 인수와 50만 톤 저장 탱크 건설 사업(총 투자액 1억 달러), 2) 중국 산동성 일조시에 연 100만 톤짜리 원유 정제 공장 인수 합병 프로젝트(총 투자액 2억 달러), 3) 중국 하남성삼문쌰시 니켈 금속 광산과 정밀 가공 공장 투자 건(총 투자액 2억 달러), 4) 북경시 조양구에 2만여 명의 화가가 입주해 있는 798예술구에 한-중 문화회관 건립 프로젝트 등이 있다.

■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가 앞으로 펼칠 사업은?

상지관군투자유한공사는 중국 북경에 본부를 두고 있는데, 산유국을 무대로 원유 자원을 확보하여 중국 대륙을 중심으로 홍콩과 한국, 러시아 등에서 사업을 펼칠 계획이며, 북한 나진에서 원유를 정제하고 가공하여 국내 유통까지 맡는, 명실 공히 석유화학 전문 회사로 뻗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한-중 간 철광석과 석탄 등 광물자원 개발에 대한 투자 자금을 유치하고, 정밀 가공 기술의 상호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다.

■ 총경리 미창密昶은 누구인가?

미창密昶총경리는 중국 요녕성의 안산시 출신으로 중국 국제투자총공사 사장과 중국 상지치업공사 홍콩지사장을 거쳐, 현재 중국 상지치업공사 에너지사업부 사장, 중국 상지관군투자공사 법인 대표, 홍콩 후이순투자 그룹 대표 등을 겸임하고 있는데, 중국 내에서 국제금융에 정통한 몇 명 안 되는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자료제공 -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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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반대투쟁의 날 군중대회 결의

 

 

북, 미제 총결산 반미대결 역사 종지부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6/30 [11:00] 최종편집: ⓒ 자주민보
 
 

▲ 미제반대투쟁의 날을 즈음하여 열린 군중대회 ©

조선 주민들이 철천지 원수 미제와 총결산하고 반미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결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지난 6월 19일 미국에게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조선은 6.25 미제반대투쟁의 기간에 즈음하여 강도 높은 반미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6.25미제반대투쟁의 날에 즈음하여 황해북도, 량강도, 남포시군중대회가 28일에 진행되었다.”며 “대회장들은 조선전쟁에서 당한 쓰디쓴 참패를 망각하고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전쟁도발과 압살책동에 미쳐 날뛰는 철천지원수 미제와 총결산하고 반미전면대결전에서 최후승리를 이룩하고야말 멸적의 기상안고 모여온 군중들로 차 넘쳤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군중대회에 참석한 군중들은 “‘위대한 김 일 성동지와 김 정 일동지의 조국통일유훈을 철저히 관철하자!,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선군의 위력으로 반미성전에서 백승을 떨치자!‘,’조선인민의 철천지원수 미제침략자들을 소멸하자!‘ 등의 구호판들과 선전화들이 대회장들에 세워져있었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 신문은 “대회들에는 지방당, 정권기관, 근로단체책임일꾼들, 공장, 기업소, 협동농장.,대학, 전문학교의 일꾼들과 근로자들, 교직원, 학생들이 참가하였다.”며 “대회들은 《죽음을 미제침략자들에게》노래주악으로 시작되어 황해북도군중대회에서는 임훈 도인민위원회 위원장의 연설에 이어 노동계급을 대표하여 사리원기초식품공장 지배인 홍성, 농업근로자들을 대표하여 사리원시 대룡협동농장 관리위원장 양광철, 청년학생들을 대표하여 리계순 사리원제1사범대학 학생 임길순이 연설하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연설자들은 지금으로부터 63년전 미제가 청소한 우리 공화국북반부에 대한 침략전쟁의 불을 지르고 세계전쟁역사에 일찍이 없었던 반인륜적인 범죄행위를 감행한데 대하여 폭로하였다.”며 “미제살인귀들이 전쟁 전기간 황해도(당시)지역에서만도 40만 1,940여명의 무고한 주민들을 야수적으로 학살하고 수많은 산업시설물과 살림집들, 농경지와 산림을 폐허로 만들었다고 단죄하였다.”고 썼다.


▲ 군중대회 참가자들 ©


또한 “미제가 200여만의 대병력과 살인장비들을 총동원하여 공화국을 집어삼키려고 날뛰었지만 당과 수령의 두리에 굳게 뭉친 우리 군대와 인민의 영웅적 투쟁에 의해 수치스러운 참패를 당하였다”며 “

오늘도 옛 망상을 이루어보려는 흉심 밑에 불법무도한 《제재결의》들을 연이어 조작해내고 조선반도에 핵전쟁의 불 구름을 몰아오고 있는 미제를 온 민족의 이름으로 준렬히 규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의 용납 못할 추태의 후과로 이 땅에서 또다시 바라지 않는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전쟁에서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은 수치스러운 파멸을 맞을 것이며 위대한 우리 민족은 조국통일의 찬연한 새날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김정은 원수의 어록을 싣고 “연설자들은 모든 일군들과 근로자들이 천출명장이신 경애하는 김정은원수님께서 계시여 반드시 승리한다는 굳은 신념을 간직하고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는 성새, 방패가 될 데 대하여 언급하였다.”고 알렸다.

아울러 “우리 당의 경제건설과 핵 무력 건설병진노선을 받들어 한손에는 총을, 다른 한손에는 마치를 억세게 틀어잡고 자위적국방력을 더욱 강화하며 도를 난공불락의 요새로 튼튼히 꾸려나갈 것”이라며 “연설자들은 원수들이 끝끝내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단다면 군민대단결의 위력으로 미제침략자들을 씨도 남기지 않게 초토화해버릴 것”이라고 강조한 소식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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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촛불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해야

 

민주당, 촛불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해야
 
전국에서 타오르는 이 촛불은 미국산 쇠고기 상황과 질적으로 달라
 
임두만 | 등록:2013-06-30 11:06:35 | 최종:2013-06-30 11:21:5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촛불이 전국에서 타오르고 있습니다. 대구 부산 울산 등 박근혜와 새누리당 안방도 티오르고, 대전도 상당수 모인 것 같고, 광주는 물론 여수도 집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서울은 며칠 째 진행 중인데 27일 모인 인파가 수천 명은 넘을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촛불 첫 날, 500명이니 1,000명이니 했으나 지금 타오르는 이 촛불은 미국산 쇠고기 상황과 질적으로 다릅니다.

▲ 28일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돌이켜 보면 1987년 6월 항쟁은 1987년 1월 어느 날 서울대학생 박종철이 경찰의 고문으로 죽으면서 발단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 사건에 대하여 강민창 경찰총수의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발표 때문에 사실상 시작되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닙니다.

이후 유족과 학생, 그리고 친구들이 경찰의 이 발표를 믿지 못해 억울함을 호소하자 소수 대학생들의 불복을 시작으로 항변이 끊어지지 않고 세를 불려갔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세를 불려갈 즈음 전두환의 4.13호헌 선언이 나와버렸습니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요구'가 화두였던 정치권과 재야 운동권은 이 호헌선언에 불복,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심지로 민심에 불을 댕겼습니다.

그러자 결국 박종철 부검의의 양심선언이 나왔으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박종철 고문사건이 조작 은폐되었다는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급기야 그해 6월 10일, 노태우 민정당 대표를 당 대선후보로 뽑은 민정당 전당대회 날이었던 이날, 야당인 통일민주당과 재야세력은 전국민 불복종운동을 이끌어 낼 6.10대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런데 이 대회 후 민심에 더욱 불을 지른 것은 엉뚱하게도 코미디언 김병조였죠.

당시 김병조는 최고 인기 개그맨이었습니다.

요즘도 '일밤'이라는 이름은 지키고 있으나 당시 일요일 오후에 방송되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라는 개그 프로그램은 요즘말로 '대박'이었습니다. 김병조는 이 프로그램에서 앵커를 하면서 "나가 놀아라"라는 클로징 멘트를 유행시키며 일요일 저녁을 장악,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아마 지금의 유재석 급으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 김병조가 그날 대통령 후보지명 전당대회 식전행사에서 참석자들의 흥을 돋군다고 "민정당은 민족에게 정을 주는 당이고 통민당은 민족에게 고통을 주는 당"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은 박장대소를 했답니다. 그날 방송뉴스는 국민정서도 모르고 민정당과 대통령 비위를 맞추느라 이 내용을 그대로 방송했습니다. 그날 대회에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도 참석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방송이 나간 뒤로 민심은 제어가 불능한 상태로 치달았습니다. 김병조는 전 국민의 공적이 되었습니다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다 최고인기프로그램의 시청거부운동도 거세게 일었습니다. 급기야 MBC는 김병조 출연중지라는 제재를 논의하기에 이르렀고 김병조를 모델로 했던 빙그레 등에선 감병조가 나오는 CF의 방송전면 중단이라는 조치를 취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시위인파는 10일 이후 매일 서울은 거의 50만 이상, 지방 대도시도 5만은 기본, 소도시도 작게는 수천 명 많게는 만 명 이상씩 모이는 전 국민적 봉기로 변했습니다. 거기다 급기야 그 와중에 연세대생 이한열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직격으로 맞아 혼수상태에 빠진 뒤 깨어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이윽고 이 항쟁의 대미를 이룬 6월 26일 벌어진 6.26대회는 서울 수백만, 부산도 100만 가까이, 대구 광주 등도 최소 수십만, 소도시들도 최소 만 명 이상 등, 전국적으로 500만이 넘는 항쟁인파가 밤을 새며 시가지를 도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러니 경찰의 최루탄으로도 이를 제어할 수 없었던 전두환 정권은 결국 노태우의 6.29선언이란 이름으로 민심에 항복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지금 국정원 사건, 애초에는 국정원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직원들을 내세워 인터넷에서 여론조작을 했다는 의혹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조작이 대통령 선거일 전에 사실로 드러나려 하자 이를 막으려고 경찰 수뇌부를 이용, 수사를 방해했다는 사실까지 이어지며 확산일로를 걷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확산을 집권층은 어떻든 막아보려고 갖은 수를 쓰게 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국정원의 노무현의 NLL발언 파일 공개였습니다. 이것으로 집권층은 국정원 대선개입 건을 확실하게 물타기 할 것으로 봤을 겁니다. 그런데 사건 추이가 자신들 예상과는 다르게 흐릅니다. 노무현이 죽일 넘이 되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을 죽일 넘 만들려던 자신들이 되려 죽일 넘이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되돌리려면 더 큰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세력의 힘으로 노무현은 영토를 팔아먹은 대통령이라고 밀고 가려 했습니다. 그 작전을 논의하던 새누리당 중진최고회의, 김무성이 (비밀이 지켜질 것으로 알고) 녹취록을 본 자신의 소감을 말하며 참석자들에게 후퇴불가를 종용했습니다. 그런데 참석자 중 누군가가 아주 자랑스럽게 김무성의 발언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노무현이 영토를 팔아먹으려 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강변했습니다. 그게 자신들 죽는 길로 들어가는 문인 줄도 모르고…

이에 앞서 권영세의 녹취파일 사전입수를 암시하는 녹음파일이 민주당 박범계 의원에 의해 공개되었고, 당황한 정문헌은 1차본 2차본이 있었다고 말하기에 이릅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대선 전에 이 회담록의 발췌본도 부본 전체도 돌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보도들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그때서야 여권은 이 파문이 걷잡을 수 없다는 점을 인지했습니다. 그래서 그들로는 마지막 카드를 썼습니다 권영세의 대화녹음파일을 민주당 측이 불법으로 절취했다는 도둑놈 취급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새누리당 손을 들어 준 것은 녹음 당사자인 연합뉴스 소속의 H월간지 기자였습니다. 즉 이 기자의 "민주당 당직자가 자기 취재파일을 절취했다"는 비판이 바로 그렇습니다.

사태는 이제 새누리당과 민주당, 그리고 권영세 발언을 녹취했다는 기자까지 절취니 아니니 하는 '불법'싸움을 벌이는 당사자가 되어 이 사건은 필경 법정으로 비화되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는 곧 녹취파일에 담긴 권영세의 말은 '진실'이라는 것을 입증함입니다.

즉 박근혜 후보 대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이지만 현직 국회의원도 아닌 '민간인 권영세'가 대선 전에 국가기록물이자 국정원 말로도 국가2급비밀인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불법으로 입수한 것은 움직을 수 없는 진실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민간인 신분으로 비밀이 해제되지 않은 국정원 보관 2급비밀서류를 입수했다는 것, 이는 녹취파일 절취건과 급이 다릅니다. 정말 엄청난 범죄를 스스로 자백한 것입니다.

'기자의 취재용 녹취파일 절취사건(?)', 현재 절취 당사자로 지목받은 민주당 당직자는 '절취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00보를 양보해서 현재 거론 된 민주당 당직자가 기자의 취재용 녹취파일을 절취했더라도 절도죄 이상은 물을 수 없습니다.

또 우리 형사소송법 상 절도로 취득한 장물이라도 그게 장물인 것을 알지 못하면 제3자의 선의취득은 '정상취득'으로 인정, 면죄가 됩니다. 그러니 박범계 의원이 직접 절도를 하지 않은 이상, 또 박 의원이 그 녹취록이 불법으로 취득된 것임을 알지 못한 이상, 당직자가 정상취득한 것으로 보고하고 전달한 것을 활용 공표한 것은 죄를 물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국가2급비밀서류, 실상 국가기록원에 보관 중이라면 1급기밀서류인 남북정상회담록을 민간인이 입수한 것은 어떤 방식이었든 중대범죄입니다. 더구나 국정원이 보유하면서 스스로 2급비밀로 분류했을 뿐인 엄청난 내용의 기밀서류가 바로 이 회담록입니다.

이를 특정정당 특정대선후보 캠프 상황실장일 뿐인 민간인이 입수했다면 이는 어떤 방식으로든 그 죄를 물어야 합니다. 박근혜 캠프 총괄책임자였던 김무성도 당시는 민간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대선캠프는 민간인들이 국가기밀서류를 입수 선거에 활용했습니다. 캠프 자체에게 죄를 물어야 할 상황이란 얘기입니다. 이 기밀서류는 서류 자체가 비밀인가자 외에 접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를 배출한 사람, 받아서 소유한 사람, 이를 발표한 사람, 모두 다 엄중하게 죄를 물어야 합니다. 특히 나라의 운명을 결정지을 대통령 선거에 이 기밀서류를 활용했다면 이는 워터게이트 사건의 파괴력에 1,000배 이상일 것입니다.

새누리당도 아마 지금쯤은 사태를 파악하고 수습국면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황우여 대표가 공동선언 어쩌고 하자며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국정원 국정조사 특의의 원만한 운영을 방해하려는 음습한 공작도 보입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이런 자세를 계속 취하면서 지금처럼 사태를 확산시킨다면 1987년의 상황이 오지 않으리란 법도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작은 심지가 불타면서 국민적 분노라는 화약의 한복판으로 옮겨지기만 하면 화약의 폭발은 막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쯤에선 민주당의 행보도 매우 중요합니다. 1987년 통일민주당은 당의 운명을 호헌철폐 직선제 개헌에 걸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과 함께했습니다. 지금 민주당, 국정조사 따낸 것으로 만족하고 국정조사를 통해 뭔가 작은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 한다면 그 작은 이득도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내가 앞서 포스팅을 했듯이 새누리당은 이 국정조사를 원만하게 운영될 수 없도록 방해하고 싶은 생각이 농후한 의원들을 국조위원으로 보임했습니다. 위원에 보임된 국회의원들 면면이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원만한 결론은 얻어낼 수 없는 진용입니다. 이 진용이면 필경 '깽판국조'로 치달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남의 다리만 긁고 있으면' 내 다리에 붙은 모기에게 피는 피 그대로 빨리고 모기는 잡을 수 없습니다. 모기를 잡기는커녕 그 '남의 다리'가 혹 여성일 경우 성추행범으로 몰려 지독한 창피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사진출처: 미디어오늘

지금 타오르고 있는 촛불을 민주당이 어찌 보느냐에 촛불의 장래도 민주당의 장래도 나라의 장래도 결정됩니다. 민주당 정신 차려야 합니다. 지금 시국은 이처럼 엄중한 시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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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9일째 촛불문화제 이어져... 부산·광주 등 전국으로 확산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6/30 11:26
  • 수정일
    2013/06/30 11:2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위키리크스 뺨치는 '새누리크스'... 자폭으로 진실 밝혀"

13.06.29 21:21l최종 업데이트 13.06.29 21:52l
이주영(imju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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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21c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규탄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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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9일째 계속되고 있으며, 이는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국정원이 공개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과 관련된 권영세 주중대사·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국정원-새누리당 커넥션' 의혹이 불거지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29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21C 한국대학생연합'(아래 한대련)의 주최로 열린 '국정원 불법선거 개입 진상규명 촉구 시민 촛불문화제'에는 600여 명(주최쪽 추산 800명, 경찰 추산 400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공연 등으로 진행된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행사를 주도한 대학생들 외에도 아이와 함께 가족단위로 참석한 시민들도 있었다.

"'깨알리더십' 박 대통령, 국정원 사건 비판 여론 '모르쇠'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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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21c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규탄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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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와 더불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또한 최근 일어난 회의록 공개와 관련해 권영세 대사·김무성 의원 발언 논란의 진위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효영(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3년)씨는 "새누리당이 NLL 논란을 키우려다 김무성 의원·권영세 주중대사의 발언 때문에 자폭하는 꼴이 됐다"며 "덕분에 '국정원-새누리당 커넥션'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키리크스 뺨치는 '새누리크스'다, 위키리크스는 폭로를 통해 진실을 밝히는 반면, 새누리당은 자폭으로 진실을 드러낸다"고 비꼬았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장점은 국정 전반을 세세하게 안다고 해서 '깨알 리더십'이라고 하는데 '관여한 적 없다'며 국정원 사건 관련 비판 여론에 모르쇠 하는 게 말이 되냐"며 "오늘 대통령은 중국의 한 대학에서 중국어로 연설했다, 한국어로 자국 시민들과 제대로 소통도 못하면서 다른 나라 가서 외국어로 연설하고 있는 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이아혜(국민대)씨는 "절반이 넘는 국민이 여론조사에서 '회의록 속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은 포기라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며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NLL 논란만 붙들고 늘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국정원은 새누리당과 완전 한 몸이 돼 '물타기'로도 모자라 언론을 통제하고 시국선언을 한 대학생을 사찰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런 국정원에 운영비용을 주는 것이야말로 혈세 낭비"라고 힐난했다.

이어 이씨는 "박근혜 정부는 장관 내정자 연속 낙마, 윤창중 성추행 의혹,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등 취임 다섯 달 동안 일이 끊이지 않았다"며 "이야말로 탄핵감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MBC 등 공중파 방송이 국정원 사건 관련 보도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부산대학교 학생은 "의외로 주변에서 국정원 사건을 잘 모른다, 공중파 방송 뉴스에서 제대로 보도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요즘 KBS·MBC는 오히려 새누리당이 국정원 이슈를 '물타기'하고자 다시 터트린 NLL 논란을 주요하게 다룬다"며 "진정한 언론이라면 국민들이 알아야 하는 국정원 이슈도 비중 있게 전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청래 "국회 국정조사, '조사기관 선정' 등 문제 두고 첨예한 대립 예상"

이 자리에 참석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몇몇 과정만 거치면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를 실시하게 되지만, 이후에도 난제가 첩첩산중"이라며 "조사기관 선정, 회의 공개 수준 등을 두고 여야의 의견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양쪽의 첨예한 대결이 예상되지만 국정원 사건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싸울 테니 시민들은 거리에서 힘을 보태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서울뿐만 아니라 광주, 부산 등 여러 지역 도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한대련은 오는 30일 오후에도 서울 청계천 인근에서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한편, 같은 시각 파이낸스센터 건너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는 한국어버이연합 소속 회원 200여 명의 '촛불 난동 중단' '국정 혼란 중단' 등의 피켓을 들고 촛불문화제를 '종북집회'로 규정하며 3시간 동안 맞대응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찰은 양쪽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도로 사이에 경력을 집중 투입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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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통일정책의 고집은 파멸의 길" 경고

 

북, 남북정상선언 부정은 곧 전쟁
 
"반통일정책의 고집은 파멸의 길" 경고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6/30 [07:52] 최종편집: ⓒ 자주민보
 
 
▲ 2000년 6.15 남북정상 선언은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는 획기적 사변으로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반향을 일으켰으나 이명박 정권의 폐기에 의해 남북은 일촉즉발의 전쟁 정세에 놓이게 됐다. 이는 6.15가 평화통일의 정당한 이정표임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 이정섭 기자

조선이 6.15와 10.4 남북상정공동선언의 부정은 곧 대결이며 전쟁이라고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조선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한국 당국의 새정권이 이명박 정권과 달리 대북정책을 시행 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현 괴뢰집권세력은 저들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핵을 용납할 수 없고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는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떠들어왔다.”고 비난했다.

로동신문은 “특히 남조선집권자의 미국행각을 통해 《신뢰》의 간판을 내건 그들의 대결정책의 본질이 낱낱이 드러났다.”며 “그것은 외세와의 적극적인 공조밑에 우리 공화국의 자주적 권리를 말살하고 《체제통일》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반민족적, 반통일적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6.15 민족공동행사와 조선이 제의한 남북장관급 회담 파탄의 책임이 남측 정부에 있음을 지적하고 “이명박역도의 집권기간 좋게 발전하던 북남관계가 최악의 파국상태에 처하고 쌍방사이에 불과 불이 오가게까지 된 것은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을 부정하며 대화와 협력을 반대하고 대결을 고취할 경우 얼마나 엄중한 사태가 빚어지게 되는가 하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었다.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의 부정은 곧 대결이며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그런데 남조선의 현 당국은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을 반대하면서 대결소동에 미쳐날 뛴 선행《정권》과 조금도 다름없이 처신하고 있다.”면서 “얼마전 괴뢰패당이 우리의 주동적이며 적극적인 노력에 의해 모처럼 마련된 북남대화를 파탄시킨 것을 놓고도 그렇게 말할수 있다. 괴뢰들이 회담에 참가할 우리측 대표단단장에 대해 《인정하기 어려운 인사》라느니, 《상식과 국제기준에 맞지 않는다.》느니 하고 떠들어댔지만 그것은 저들의 대결자세를 가리고 회담을 파탄시키기 위한 교활한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또한 “우리 민족에게는 북과 남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놓았던 훌륭한 경험이 있으며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공동의 통일강령이 있다.”며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을 존중하면서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으로 그 이행에 적극 나선다면 해결 못할 일이란 있을 수 없다.”고 유의했다.

이어 “문제는 남조선괴뢰패당이 선행자와 마찬가지로 북남선언들을 무시하면서 한사코 말살하려고 책동하고 있는 바로 거기에 있다.”며 “이번 북남대화와 관련하여 괴뢰들은 회담이 열리기 전부터 《쉬운 것부터 하나씩 해결해야 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6. 15공동선언발표 13돐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개최하는 문제를 한사코 외면하였다. 더우기 대화의 막 뒤에서 그 누구의 《도발》타령을 늘어놓으며 우리와 군사적으로 맞설 기도도 공공연히 드러냈다. 이것은 남조선괴뢰당국이 이명박 역적패당과 마찬가지로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데 대한 뚜렷한 입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실은 동족에 대한 적대감을 버리지 않고 6. 15공동선언과 10. 4선언을 부정하는 한 북남사이에 그 어떤 대화도 열릴 수 없고 설사 열린다고 해도 아무런 성과도 거둘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며 6.15, 10.4 남북정상선언의 이행의 중요성을 부각 시켰다.

특히 “낡은 대결정책을 고집하면서 동족을 적대시하고 무력으로 해치려는 괴뢰패당의 범죄적 책동은 그들 자신을 반드시 파멸의 나락으로 몰아가게 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게재했다.

한편 조선의 이번 로동신문 기사는 남측 정부가 6.15와 10.4 남북정상 선언을 이행 할 의지의 진정성을 보인다면 대화 재개가 가능 할 수 있음을 시사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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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50만 대도시서 신종 조류 발견

 

 

 

인구 150만 대도시서 신종 조류 발견

 
조홍섭 2013. 06. 28
조회수 398추천수 0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저습지 덤불서…농지와 도시 확장으로 서식지 감소 위험

대도시서 신종 발견은 놀라운 일, 인도지나서 신종 조류 발견 잇따라

 

_68374975_cambodian-tailorbird-41-1.jpg » 신종으로 발견된 캄보디아 재봉새. 사진=애쉬쉬 존, WCS

 

인구가 밀집한 한 나라의 수도에서 신종을 발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게다가 애호가가 많은 새는 말할 것도 없다.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휘파람새의 일종인 ‘캄보디아 재봉새’(학명 오르토무스 차크토무크)를 신종으로 보고하는 논문이 학술지 <포크테일> 최근호에 실렸다.
 

야생동물 보전 협회(WCS),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등 국제 보호단체에 속한 과학자들이 2009년 조류독감을 조사하다 발견한 이 새는 프놈펜과 시 외곽 일대의 메콩강 범람원에 있는 덤불에 서식하고 있으며 이 나라 특산종이다.
 

map2.jpg » 캄보디아 재봉새 발견지(검은원과 반원). 어두운 부분은 저습지. 그림= <포크테일>

 

굴뚝새 크기의 작은 몸집에 잿빛 깃털을 지녔는데, 머리에 적갈색 무늬가 있고 목에 검은 깃털이 두드러진다.
 

논문의 주 저자인 사이먼 마후드 야생동물 보전 협회 조류학자는 “기록되지 않은 새를 대도시 안에서, 그것도 우리 집에서 30분 거리에서 발견하다니 놀라울 뿐이다. 이 발견이 새로운 새들이 낯익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아직도 발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이 단체가 낸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Ashish John_WCS.jpg » 캄보디아 재봉새. 사진=애쉬쉬 존, WCS

 

이 새는 메콩강 저습지에 서식하는데 농토와 도시 확장에 따라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고 파편화가 진행돼, 논문은 이 종을 ‘위험 근접종’으로 분류할 것을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 권고했다.

 

bird.jpg » 캄보디아 재봉새의 서식지인 강변 저습지. 사진= <포크테일>

 

최근 20년 동안 인도차이나에서는 신종 새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어 이 지역의 생물다양성이 매우 풍부함을 보여주고 있지만, 발견되는 장소는 대부분 외딴 정글이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A new species of lowland tailorbird (Passeriformes: Cisticolidae: Orthotomus) from the Mekong floodplain of Cambodia
S. P. MAHOOD, A. J. I. JOHN, J. C. EAMES, C. H. OLIVEROS, R. G. MOYLE, HONG CHAMNAN, C. M. POOLE, H. NIELSEN & F. H. SHELDON
FORKTAIL 29 (2013): 1?14
http://zoobank.org/urn:lsid:zoobank.org:pub:F1778491-B6EE-4225-95B2-2843B32CBA08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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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 뇌과학] 우리는 왜 인간인가

 

 

연인의 '은밀한' 수술…서로의 꿈을 볼 수 있다니!

 

강양구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6-28 오후 7:59:35

 

 

#장면 1. A는 트위터로 알게 된 B에게 호감을 느꼈습니다. 나중에는 사이버 공간이지만 따뜻한 대화도 주고받게 되었죠. 어떤 주제가 나와도 거침없이 대화를 잇는 박학다식에 감탄하고, 가만히 고민을 들어주고 적재적소의 인용문을 날려주는 센스에 '이 사람이야!' 하며 애정까지 샘솟았습니다. 그런데 도무지 얼굴을 보여주려 하지 않는 B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장면 2. '보수의 화신' 대통령이 변했습니다. 갑자기 '독자가 진짜 주인이 되는' 대안 언론이 하나 있어야 한다면 프레시안 협동조합 가입 문의를 해오셨어요. 북한에는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고, 필요하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남북 정상 회담도 하자네요. 알쏭달쏭한 '창조
경제' 대신 '복지 경제'를 말합니다. 도대체 대통령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장면 3. 연인 사이에 은밀한 수술이 유행입니다. 100일 기념으로 병원을 찾은 연인들이 받는 수술은 바로, 서로의 뇌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무선 장치가 달린 전극을 머릿속에 심으면 사랑하는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답니다. 바람이요? 꿈도 꿀 수 없죠. 타인에게 호감을 느끼는 순간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이 되니까요.

#장면 4. 희대의 연쇄살인범이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서 잔인한 방법으로 수십 명을 살해하고, 심지어 그 인육을 먹기까지 한 A는 법정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어요. "내 탓이 아니라, 뇌 탓이야!" 실제로 그의 뇌 사진을 찍어본 결과, 그는 정상인과는 뇌 구조가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죠.

날도 더운데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최근 각광을 받는 뇌과학의 성과가 쌓이면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을 가상으로 써본 것입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과학자는 '마음' 혹은 '의식'의 생물학적인 기반이 뇌의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뇌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학이 바로 시쳇말로 요즘 '뜨는' 뇌과학입니다.

지난 4월 2일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뇌의 신비를 풀자"고 선언하면서 첫 해 예산으로 1억 달러(약 112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흥미롭습니다. 마치 1961년 당시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1960년대 말까지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고 선언한 것이 연상되니까요.

그런데 도대체 뇌과학자는 어떻게 뇌를 연구할까요? 또 뇌과학은 의식의 비밀을 어디까지 밝혔을까요? 그리고 뇌과학이 밝힌 의식의 실체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또 뇌과학의 발전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까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 <아바타>의 아바타 혹은 <인셉션>에서 나오는 타인의 기억을 훔치고 조작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과학과 미래 그리고 인류를 위한 비전"을 찾는 <크로스로드>와 함께하는 '과학 수다'는 이번에 뇌과학의 이모저모를 살핍니다. 뇌과학을 연구하는 물리학자 김승환 교수(포스텍)가 가이드로 나섰습니다.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부산대학교), 천문학자 이명현 '프레시안 books' 기획위원 그리고 강양구 기자가 독자를 대신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자, 알쏭달쏭한 뇌과학의 세계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편집자>
 

▲ 김승환 포스텍 교수(물리학과). ⓒ프레시안(손문상)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네트워크, 뇌

강양구 : 오늘은 뇌과학이 주제입니다. 그런데 뇌과학은 정말 할 얘기가 많아서 어떻게 얘기를 시작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웃음) 일단 뇌과학을 얘기하면서 전통적인 의미의 생명과학자가 이 자리에 없는 이유부터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이곳에는 물리학자 두 분과 천문학자 한 분, 그리고 뇌도 과학도 잘 모르는 기자 한 명이 앉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대한민국에서 대중적으로 제일 많이 알려진 뇌과학자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정재승 박사잖아요. 정 박사는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어크로스 펴냄)와 같은 책도 냈죠. 그런데 정 박사도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어크로스 펴냄) 같은 책을 냈던 물리학자거든요. (웃음)

이명현 : 강 기자가 지적했듯이 뇌과학은 전통적으로 생명과학의 영역이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물리학이 뇌과학을 중요한 연구 분야로 간주합니다. 도대체 왜 물리학이 뇌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얘기부터 시작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뇌과학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죠.

김승환 : 좋습니다. 그런데 이전에도 물리학자에게 있어서 뇌의 활동인 '의식'은 굉장히 흥미로운 연구 주제였어요. 실제로 20세기를 마감하면서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물리학자에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던져서 10개를 꼽았어요. 그 중 하나가 '의식의 비밀'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물리학자에게도 의식을 이해하는 일은 우주를 이해하는 일만큼이나 흥미로운 주제였던 거예요. 그러니 물리학자가 지금 현재 과학계의 가장 큰 화두인 의식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구체적인 대상인 뇌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직접적인 계기도 있었지요. 뇌는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어요. 이 복잡한 뇌를 설명하는 가장 그럴듯한 표현이 '네트워크의 네트워크'입니다. 그러니까 뇌는 기능이 특화된 작은 네트워크인 '모듈'로 나뉘어 있는데, 그 모듈이 또 네트워크로 통합이 되어서 전체적인 기능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뇌를 이해하려면 우선 크고 작은 네트워크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 네트워크를 이해하는 데 물리학자들이 확립해 놓은 '복잡계 과학'이 중요한 역학을 할 수 있어요. 복잡계 과학을 공부하던 물리학자들이 뇌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죠.

강양구 : 여기서 또 새로운 용어가 하나 등장합니다. (웃음) '복잡계 과학'은 도대체 뭔가요?

김승환 : 저는 복잡계 과학을 무리 짓기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어떤 개체가 모여서 무리를 짓게 되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소통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개체들이 소통을 하면서 무리를 지을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나죠. 개체 하나하나가 보여주지 않았던 행동을 무리가 하거든요. 이런 모습은 주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죠.

무리 짓기를 이해하는 방식 중 하나가 복잡계 과학의 한 갈래로 등장한 '사회 물리'입니다. 여러 사회 현상을 복잡계 과학으로 이해해 보려는 시도예요. 아주 민감하고 섬세한 한 사람, 한 사람이 무리를 지어서 집단을 이루면 어떤가요? 붉은 악마들이 "대한민국" 하고 외칠 때, 그 집단을 구성하는 특정 개인이 얼마나 섬세한 감수성의 소유자인지 그 내면 세계를 들여다보는 건 의미가 없죠. 그런 개인이 집단으로 무리를 지었을 때, 어떤 특정한 행동의 패턴을 보이는지가 오히려 중요하죠.

바로 이게 복잡계 과학의 전형적인 접근입니다. 뇌도 그래요. 신경계를 이루는 기본 세포를 '뉴런'이라고 부릅니다. 성인의 뇌 무게는 약 1400그램 정도인데, 그 안에는 이런 뉴런이 1000억 개가 들어 있어요. 이런 뉴런 하나하나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스스로 무리를 짓고(조직화), 뉴런 하나만 놓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특정한 기능을 수행합니다(발현).

물리학자는 이렇게 수많은 뉴런이 무리를 지어서 특정한 패턴을 보이는 현상을 바로 뇌 활동의 본질이라고 봅니다. 그러니 복잡계 과학이 뇌를 자신의 연구 대상으로 삼은 건 당연한 일이죠.

김상욱 : 여기서 딴죽을 한 번 걸어 보죠. (웃음) 복잡계 과학(complex systems science)은 이름부터 '복잡한(complex)'이라는 수식어가 있죠. 그럼, 도대체 '복잡성(complexity)'의 정의는 뭔가요? 아까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뇌"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난지도 쓰레기장도 굉장히 복잡하잖아요.

김승환 : 난지도의 쓰레기는 스스로 조직하지 않죠. 그런데 사회를 이루는 개인 또 뇌를 구성하는 뉴런은 스스로 무리를 짓죠. 무리를 지으면서 상호 소통하면서 특정한 기능을 보입니다.

강양구 : 김상욱 선생님 질문을 제 식으로 약간 바꿔 볼게요. 방금 복잡계 과학의 대상이 되는 무리의 특징을 '자기 조직화(self-organization)'로 요약하셨어요. 그러니까 개체(사람, 뉴런 등)가 상호 작용하며 스스로 다양한 패턴을 엮어내고, 복잡계 과학은 바로 그 패턴에 주목하는 거죠.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의 무리면 이런 특징을 나타내나요?

이명현 : 도대체 몇 개냐? (웃음)

김승환 : 물리학자의 관점에서 보면, 하나는 외롭죠. (웃음) 그리고 둘 사이의 관계는 비교적 명확히 해명할 수 있어요. 그런데 셋부터는 복잡해집니다.

'삼체문제(the problem of three bodies)'가 단적인 예죠. 그러니까 태양과 지구가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서 어떻게 궤도를 그리는지는 수학적으로 풀 수가 있어요. 그런데 태양, 지구, 달이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서 어떻게 상호 작용하며 궤도를 그리는지는 풀 수가 없어요. 셋부터 복잡해지는 거죠.

우리가 연애할 때 보면 삼각관계가 있잖아요. 삼각관계가 얼마나 복잡해요? (웃음) 이렇게 셋 이상이 되면 우선 '복잡성'의 특징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뇌 같은 경우는 1000억 개의 뉴런이 상호 작용하면서 만들어내는 네트워크니 얼마나 복잡하겠어요. 더구나 평면적인 네트워크도 아니에요. 뉴런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그 네트워크가 또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복잡성은 더욱더 커지죠.

김상욱 : 다음 얘기로 넘어가기 전에 한 가지만 더 짚고 가죠. 그 동안 물리학을 지배하는 유력한 관점은 환원주의였어요. 그런데 복잡계 과학의 시각에서 보면, 이런 물리학의 환원주의적 시각은 거의 무용지물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그러니까, 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김승환 : 솔직히 말하면 몰라요. (웃음) 그러니까, 뉴런이 뇌 속에서 상호 작용하는 모습을 컴퓨터시뮬레이션을 할 수가 있어요. 한 10만 개 정도의 뉴런이 상호 작용하는 모습을 시뮬레이션해서 거기서 나타나는 패턴을 확인한 다음에, 그것으로 뉴런 전체의 패턴을 짐작해 보는 거죠. 이런 시도가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회의적이에요. 10만 개의 뉴런에서 어떤 특정한 패턴이 나타났다고 해서, 1000만 개, 1000억 개의 뉴런이 상호 작용하는 무리에서 그런 패턴이 똑같이 나타나리라고 아무도 보장할 수 없거든요. 1000만 개의 단계에서 또 1000억 개의 단계에서 어떤 새로운 패턴이 발현될지 모르는 일이죠.

김상욱 : 동감입니다. 저 역시 환원주의에 회의적인데요. 흔히 농담처럼 하는 말이지만, 우리가 물질의 가장 작은 구성 요소인 쿼크의 구조를 안다고 해서, 물의 끓는점을 확인할 수 없거든요.

이명현 : 제가 한 번 비유를 해보죠. 야구장에서 응원할 때 파도타기를 하잖아요. 우리가 관심이 있는 건 그 파도타기 모습, 그러니까 파도타기 패턴이거든요. 그러면 실제로 야구장에서 파도타기를 만들어내는 이들이 꼭 사람일 필요는 없거든요. 원숭이 심지어 닭이 되어도 상관없죠. 복잡계 과학도 바로 이렇게 무리가 보이는 패턴에 관심을 보이잖아요.

그렇다면, 실제로 각각의 뉴런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죠. 복잡계 과학이 환원주의적 관점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요. 각각의 뉴런, 혹은 10만 개의, 100만 개의 뉴런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파악하는 게 1000억 개의 뉴런이 서로 엮여서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를 설명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니까요.

김승환 : 맞아요. 그래서 결국에는 뇌과학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거죠. 뉴런이 정확하게 어떤 메커니즘으로 신호를 전달하는가, 복잡계 과학의 입장에서는 이런 질문은 그다지 생산적이지 못하죠. 마치 캐리커처를 그리듯이 뉴런이 어떻게 신호를 주고받는지에만 초점을 맞춰도, 뉴런의 집단이 자기 조직화를 통해서 어떤 패턴을 발현하는지를 연구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복잡계 과학의 힘이죠.
 

▲ 이명현 '프레시안 books' 기획위원(천문학자). ⓒ프레시안(손문상)


과학자, 의식의 비밀을 엿보다

강양구 : 우선 복잡계 과학자가 도대체 뇌를 어떻게 연구하는지 그 구체적인 방법도 소개해 주시죠. 특히 기존에 생명과학 그러니까 생물학 또는 생화학의 연구 방법과의 차이점에 주목해서요.

김승환 : 뇌를 다시 말하면 '마음의 집'이잖아요. 그런데 뇌를 생물학 또는 생화학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당장 커다란 장애물을 만나요. 왜냐하면, 생화학 또는 생물학은 기본적으로 뇌의 하드웨어에 관심을 가지거든요. 하드웨어의 구조를 해명하면 그 소프트웨어의 실체까지 알 수 있으리라고 가정하는 거죠.

그런데 이런 접근으로는 뇌의 실체를 확인할 수가 없어요. 소프트웨어가 변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하드웨어가 바뀌거든요. 우리가 경험을 하고 기억을 하면 하드웨어가 재구성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재구성된 하드웨어가 또 소프트웨어의 내용에 영향을 주고요. 그러니까 하드웨어에만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는 뇌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죠.

복잡계 과학은 소프트웨어 그러니까 뇌에서 정보가 처리되는 방식 자체에 관심을 갖죠. 그런데 그렇게 뇌에서 처리되는 정보가 지금 이 순간에도 엄청난 양으로 축적되고 있어요. 바로 병원에서 환자의 상태를 측정하기 위해서 뇌파를 측정하잖아요. 그런 무정형의 정보야말로 요즘 유행하는 말로 하면 '빅 데이터'죠. 바로 이 빅 데이터를 통해서 뇌의 비밀을 파헤칠 수도 있는 거죠.

김상욱 : 자, 그럼 이제 복잡계 과학이 뇌의 비밀, 즉 '의식이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소개해 주시죠. (웃음)

김승환 : 좋아요.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면 얘기하기가 더 쉽죠. 지금 제가 한창 연구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얘기해 볼게요. 지금 현재 의식의 비밀을 파헤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접근 방법이 있어요. 하나는 시각에 관심을 가지는 겁니다.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정보의 80~90퍼센트가 시각 정보니 당연한 접근이죠.

일상생활에서 '보는 것'은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하나는 의식을 하면서 보는 거죠(watch). 다른 하나는 의식을 하지 않고 보는 것입니다(see). 의식의 비밀을 탐구하는 데는 주의 집중해서 볼 때에 관심을 가지죠. 즉, 시각이 의식적으로 포착한 정보가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추적할 수 있으면 정보 처리의 메커니즘, 즉 의식의 비밀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으리라는 발상입니다.

강양구 : 또 다른 방법은요?

김승환 : 아무래도 시각에 관심을 가지는 과학자들이 많죠. 그런데 저는 다른 방법을 사용합니다. 장기간 수술을 할 때 전신 마취를 하잖아요. 그러데 전신 마취를 시키려면 중추 신경계를 공격합니다. 그러니까 전신 마취는 근육을 마비시킬 뿐만 아니라, 뇌의 상태에 변화를 줍니다. 즉, 전신 마취를 통해서 환자의 의식을 직접적으로 제어하고, 또 시간에 따른 상태를 추적 관찰할 수 있죠.

이 전신 마취는 뇌과학자가 사람의 의식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죠. 그래서 전신 마취를 통해서 의식의 비밀을 탐구하려는 이들이 많아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병원에서 환자를 전신 마취시킬 때는 환자 상태 모니터링이 꼭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전신 마취할 때 뇌파를 비롯한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는 상태죠.

현재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의 노규정 교수와 공동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당연히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임상시험심사위원회)의 허가를 받았고요. 전신 마취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죠. 결과를 소개하기 전에 의식의 실체를 놓고서 제기된 몇 가지 가설부터 소개하죠.
 

ⓒ프레시안(손문상)

이명현 :

감질나게 하시네요. (웃음) 가장 고전적인 가설은 전두엽에 난쟁이가 앉아서 의식의 모든 것을 진두지휘한다는 거죠. 전두엽이 일종의 의식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곳이라는 얘긴데요. (웃음)

김승환 : 맞아요. 또 다른 가설은 대뇌피질과 시상 양쪽에 회로가 있는데, 이 두 회로가 만드는 리듬이 만나고 깨지며 의식이 나타난다는 가설이 있어요. 지금 제가 주목하는 가설은 줄리오 토노니와 제럴드 에델먼 등의 '정보 통합 이론(IIT·Integrated Information Theory)'입니다. 이 가설은 뇌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자 각각의 기능을 특화해 놓았다는 가정에서 시작합니다.

강양구 : 시각, 청각, 후각 등…. 모듈 이론이죠?

김승환 : 네, 그렇게 모듈이 있다는 거예요. 각각의 모듈을 통해서 들어온 정보를 통합해서 처리해야 하잖아요. 이렇게 각각의 정보를 통합해서 처리할 수 있는 역량, 그게 바로 의식의 본질이라는 거죠.

김상욱 : 그 정보 통합은 어떻게 가능한가요?

김승환 : 전두엽에 앉아 있는 난쟁이가 그런 정보 통합을 담당하는 건 아니고요. (웃음) 일종의 자기 조직화가 일어나는 거죠. 사실 노규정 교수와의 공동 연구는 바로 이 정보 통합 이론이 의식의 실체라는 주장을 검증해 보자는 거였어요. 그런데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강양구 : 얼른 소개해 주시죠. (웃음)

김승환 : 네, 보통 감각 정보는 뒤쪽에 있어요. 예를 들어, 시각 정보를 입력받는 시각 피질은 뇌 뒤쪽(후두엽)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앞에서 애기한 대로 우리가 머릿속에서 처리하는 정보의 90퍼센트를 차지하는 시각 정보가 입력이 됩니다. 그런데 그 정보가 통합되려면 전두엽으로 전달이 되어야죠.

거기서 정보 통합이 된 다음에 시각이 반응을 하려면 다시 그 결과가 시각 피질로 전달이 되어야죠. 그런데 마취를 하니까 이 전두엽에서 정보를 통합해서 다시 돌려보내 주는 경로가 막힌 거예요.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시각 피질이 있는 후두엽은 물론이고 그 앞의 전두엽으로도 정보가 전달되지 않아요.


이명현 : 전두엽과 머리 뒷부분 사이의 정보 전달 경로가 차단된 건가요?

김승환 : 그러니까 시각 피질에서는 계속해서 정보를 전두엽으로 보내주는데, 이 전두엽에서 정보 통합이 안 되는 거죠. 이런 상태가 바로 마취를 통해서 의식을 잃은 상태인 거예요. 이 연구 결과는 마취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 잡지인 <마취학(Anesthesiology)> 6월호의 표지 논문으로 실렸습니다.

강양구 : 의식의 실체가 정보 통합 과정이라는 걸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군요. 그런데 의식이 중간에 돌아올 수 있잖아요? '수술 중 각성'이라고 하죠.

김승환 : 조비 해럴드 감독의 호러 영화 <어웨이크(Awake)>(2007년)가 바로 그 수술 중 각성 현상을 소재로 했죠. 마취 상태에서 깬 환자의 귀에 의사와 간호사가 수술할 때 대화가 들리는 거죠. "야, 수술 가위 가져와." 얼마나 무섭겠어요? 그런데 미국에서 전신 마취를 했던 이들을 조사했더니 약 0.1퍼센트가 이런 수술 중 각성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죠.

1년에 전신 마취하는 환자가 미국의 경우에는 약 5000만 명이 된다니까, 무려 5만 명 정도가 이런 수술 중 각성을 경험한다는 얘기잖아요. 그러니까 노규정 교수 같은 분은 마취와 의식의 관계를 규명하는 일이 실용적인 목적도 있는 거죠. 그러니까 전두엽에서 머리 뒷부분으로 차단되었던 정보가 다시 흘러가기 시작하면 의식이 깬 것, 즉 수술 중 각성이니 곧바로 대응을 할 수 있겠죠.

 

▲ 조비 해롤드 감독의 <어웨이크>. ⓒ와인스타인컴퍼니


꿈을 조작해 자아가 바꿀 수 있다며…

이명현 : 그럼, 이제 의식의 비밀을 밝히는데 한 걸음 다가선 셈인가요?

김승환 : 글쎄요. 그게 그렇게 간단치 않아요. (웃음) (아래) 그림을 한 번 볼까요. 우선 '깨어 있는 정도'와 '의식 정도'를 구분하기로 합시다. 예를 들어, 식물인간 상태의 사람은 인공호흡기 같은 생명 유지 장치 없이도 거의 모든 신체 기능이 활동 중이에요. 그러니까 분명히 깨어 있지만 의식은 없는 상태인 거죠.
 

ⓒ프레시안(손문상)


아래 그림의 가로축을 '깨어 있는 정도', 세로축을 '의식 정도'로 놓고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일단 지금 대화를 나누는 우리의 상태는 오른쪽 상단에 위치하겠죠.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깨어 있으니까요. 전신 마취를 한 상태는 왼쪽 하단에 위치하겠죠. 의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깨어 있지도 않으니까요. 왼쪽 하단 맨 구석에는 '혼수상태'가 있겠죠. (웃음)

반면에 식물인간은 분명히 깨어 있는데 의식은 없으니 오른쪽 하단에 위치할 거예요. 그렇다면, 왼쪽 상단의 경우는 어떨까요? 의식은 분명히 있는데, 깨어 있지 않은 상태는 없을까요? 있습니다. 흔히 '루시드 드림(Lucid Dreaming)' 혹은 '자각몽(自覺夢)'이라고 부르는 꿈을 꾸는 상태죠. 의식이 또렷한 그런 꿈이요.

이명현 : 요즘에는 이 루시드 드림을 활용해 보려는 이들의 모임도 있어요. 저도 시험 공부할 때 자기 전에 자기 암시를 통해서 꿈속에서 자기 전에 공부한 내용을 정리해 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웃음)

김상욱 : 대단한 능력을 소유하고 계시는군요. (웃음)

김승환 : 수면 상태는 한 가운데 정도에 위치하겠죠. 의식 정도도 중간 정도, 깨어 있는 정도도 중간 정도의 그런 상태요. 그런데 수면 상태도 '렘(REM·Rapid Eye Movement) 수면'과 '논렘(NREM·Non Rapid Eye Movement) 수면'으로 나뉘죠. 논렘 수면 단계는 또 얕은 잠부터 깊은 잠까지 네 단계로 나뉘고요.

렘 수면은 대뇌 활동이 활발한 만면에, 논렘 수면은 대뇌 활동이 거의 정지하죠. 그러니 수면 상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분포가 굉장히 다양해 질 거예요. 방금 거칠게 배치를 시켰습니다만, 과학자 이런 각각의 상태를 객관적인 지표로 정량화해서 구분을 해보려고 합니다. 쉬운 일은 아닌데요, 그게 바로 의식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꿈이죠.

강양구 : 과학자의 꿈이 현실이 되면 실용적으로 쓸모가 많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장기간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는 환자가 과연 다시 깨어날지 여부를 가릴 수도 있잖아요.

김승환 : 그렇죠. 함부로 인공호흡기를 떼면 곤란하잖아요. 만약에 앞에서 언급한 여러 가지 상태를 객관적인 지표로 정량화하는 게 가능해진다면, 각각의 상태의 전조를 확인해서 환자의 회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방금 꿈이라고 말했잖아요. 이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Inception)> 보셨죠.

영화에서는 무의식 상태인 '림보' 상태에서 주인공의 기억을 훔치고 심지어 인격을 개조하죠. 그 영화를 보면서 이런 질문도 던져볼 수 있죠.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는 무엇인가? 또 과연 무의식은 한 가지 상태인가? 무의식에도 여러 가지 단계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뇌의 비밀 즉 의식의 비밀에 한걸음 다가갔다고 선언할 수 있지 않겠어요?
 

▲ <꿈도둑>(미셸 주베 지음, 이세욱 옮김, 아침이슬 펴냄). ⓒ아침이슬

강양구 :

방금 <인셉션> 얘기를 하니까 소설 하나를 언급하고 넘어갈게요. 프랑스의 과학자 미셸 주베가 쓴 <꿈 도둑>(이세욱 옮김, 아침이슬 펴냄)인데요. 주베는 앞에서 언급한 '렘 수면'에 최초로 관심을 가지고 그 특성을 해명한 과학자인데요. 그는 2004년에 쓴 이 소설에서 바로 이 렘 수면 단계에서 꿈을 조작하면 타인의 인격을 바꿀 수 있으리라는 설정을 선보입니다.

그 소설을 읽으면서 자신의 일관된 정체성, 즉 '자아'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놓고도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걸 새삼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더구나 우리는 암묵적으로 자신의 자아가 굉장히 강하고 고정된 것이라고 간주하곤 하잖아요. 그런데 주베는 그런 가정을 비웃죠.
(웃음)

이 소설은 주베가 쓴 두 번째 소설인데요, 그가 1992년에 쓴 첫 번째 소설 <꿈의 성(Le château des Songes)>도 번역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 소설은 18세기에 꿈의 비밀을 파헤치려고 했던 과학자(?)의 얘기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김승환 선생님 같은 분들의 선구자의 행적을 소설로 기록한 책이라고나 할까요? (웃음)

김승환 : <인셉션>이 주베의 덕을 톡톡히 봤군요. 정말로 의식, 무의식 심지어 자아에 대해서도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나 많아요.
 

ⓒ프레시안(손문상)


김상욱 : 대화를 할수록 명확해지기는커녕 머리만 복잡해집니다. (웃음)

김승환 : 그럼, 제가 더 복잡하게 만들어 드리죠. (웃음) 기왕에 자아 얘기도 나왔으니까, 자아의 정의는 뭔가요?

강양구 : 국어사전의 정의요? (웃음)

김승환 :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념"이라고 나옵니다. "대상의 세계(환경)와 구별된 인식이나 행위의 주체"이며 "체험 내용이 변화해도 동일성을 지속하는 (…) '의식'의 통일체"라는 설명도 덧붙여 있죠. 금방 알겠지만 이런 설명 자체가 일종의 순환 논법의 오류예요.

왜냐하면, 도대체 '의식'이 무엇인지 모르니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자아는 곧 의식하는 주체"고 "의식하는 주체는 곧 자아"라는 식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죠. 그럼, 의식은 도대체 뭘까요? 1994년에 의식에 관한 국제 학회가 처음 열렸어요. 이 자리에서 철학자, 심리학자, 인지과학자, 뇌과학자, 물리학자, 컴퓨터 엔지니어 등이 다 모였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얼마 전에 거의 20년 만에 다시 모였습니다. 그런데 그 주제가 '디파이닝 콘센서스(defining consensus)'예요. 그러니까 다양한 학문 배경을 가진 이들이 모여서 의식을 주제로 얘기를 시작한 지 20년이나 지났지만 도대체 의식이 뭔지를 놓고서 '정의'조차도 합의하지 못한 게 지금의 현실이라는 겁니다.

이명현 : 일단 의식이 뭔지 정의가 되어야,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도 짓고, 또 아까 언급한 정량화도 시도할 수 있을 텐데요.

김승환 : 그런데 의식이 뭔지 정의를 해도 난점이 생기죠. 예를 들어서, 의식을 일단 정의를 했어요. 그러면 어떤 주체가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판정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이 될 거 아닙니까? 이제 커튼을 쳐놓고 상대방과 '튜링 테스트'를 하듯이 대화를 하는 거예요. 대화 결과 상대방이 '의식을 가졌다'고 판정했는데, 커튼을 열어보니 거기에 컴퓨터가 있으면 어떡할 거예요.

(튜링 테스트는 컴퓨터 과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의 과학자 앨런 튜링(1912~1954년)이 1950년 고안한 기계와 사람을 구분하는 테스트다. 튜링은 이 테스트를 통과한다면, 그 대상이 (사람이든 기계든) 생각할 수 있는 존재로 간주해도 된다고 믿었다. 튜링은 2000년에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기계가 나오리라고 예상했지만, 현재까지 이 테스트를 통과하는 기계는 없었다.)

김상욱 : 그것과 관련해서 생각나는 재미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0부터 1씩 더하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결과가 음수면 정지하라'고 단서를 달아 놓았어요. 결과는 계속해서 양수가 나올 테니, 이 프로그램은 무한 반복하겠죠. 그럼, 이렇게 무한 반복되는 프로그램을 미리 판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이게 바로 '정지 문제(Halting Science)'입니다.
 

▲ <황제의 새마음>(로저 펜로즈 지음, 박승수 옮김,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펴냄).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1936년에 튜링은 이런 '정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입증했죠. 이 대목에서 영국의 수학자 로저 펜로즈가 등장합니다. 그는 <The Emperor's New Mind(황제의 새 마음)>(박승수 옮김,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펴냄, 1996년(원서 : 1989년))에서 흥미로운 가설을 제기합니다.

펜로즈에 따르면, 만약 인간의 두뇌가 0과 1의 이진법에 기반을 둔 컴퓨터와 같은 알고리즘이라면, 그러니까 정교한 컴퓨터에 불과하다면 언젠가는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튜링이 증명한 것처럼 컴퓨터에는 무한 반복이 불가피한 프로그램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탑재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데 인간은 그런 폭주 상태에 빠지지 않거든요. 아무리 모호한 상황에서 시간은 걸릴지언정 결국 결정을 내리죠. 펜로즈는 그렇다면 인간의 두뇌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계, 즉 컴퓨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간주했어요. 그러니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더라도 결코 인간의 두뇌를 흉내낼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린 거죠.

강양구 : 그럼, 펜로즈가 내놓은 대안은 무엇입니까?

김상욱 : 펜로즈는 자기가 보기에는 다양한 상황에서도 의사 결정을 자유자재로 인간의 두뇌가 가능하려면 양자 역학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고 여겼어요. 양자 역학은 온-오프(0과 1)와 같은 흑백 논리가 아니라 확률이니까요. 그렇다면, 뇌의 어딘가에 양자 역학이 통용이 될 수 있는 미시 세계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한동안 뇌에서 그런 부분을 찾는데 과학자들이 상당히 노력을 기울였죠.

그런데 결국에는 양자 역학의 중첩 상태가 가능할 정도로 작은 공간을 뇌에서 찾지 못한 모양이에요. 현재로서는 펜로즈의 주장은 가설에 머물렀죠. 개인적으로는 뉴런과 뉴런의 연결 부위인 시냅스는 원자(이온) 몇 개가 움직이는 상황도 많기 때문에 양자 역학이 작동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온도가 너무 높긴 하지만요.

김승환 : 펜로즈의 그런 견해가 한 때 주목을 받았었죠.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입니다. 뇌는 우리가 경험하는 보통의 생태계와 비슷한 환경입니다. 양자 역학이 작동하기에는 너무 두껍고, 잡음이 많아요.

다만 펜로즈의 지적은 의미가 있습니다. 아까도 다수의 물리학자가 사로잡혀 있는 환원주의적 접근의 한계를 얘기했습니다만, 뇌나 의식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접근으로는 한계가 명백하다는 걸 논리적으로 보여준 거죠. 그러니까 물리학을 비롯한 기존의 과학적 방법론을 혁신하지 않고서는 의식의 비밀에 결코 다가서기 어려울지 몰라요.
 

▲ 김상욱 부산대학교 교수. ⓒ프레시안(손문상)


왜 인간인가?

김상욱 : 우리가 너무 인간만 얘기하고 있는 같아요. 사실 뇌 속에 들어있는 신경망은 아메바와 같은 원생생물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다 가지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 다양한 생물의 신경망의 분포 가운데 분명히 분기점이 있지 않겠어요? 그 분기점에 주목하면 뭔가 단서가 나오지 않을까요?

김승환 : 좋은 지적이에요. 우리를 괴롭히는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인간에게 있는 의식이 과연 동물에게도 있느냐' 이런 질문이거든요. 어쨌든 아메바에는 분명히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쥐의 경우에도 인간과 비교할 만한 의식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결국은 다시 의식의 정의로 돌아가는데요.

김상욱 : 의식이 없다고요?

김승환 : 네, 저는 의식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의도'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보죠. 쥐 앞에 레버를 두 개를 제시하면, 그 쥐는 의도를 가지고 그 중 한 개를 당기는 게 아니죠. 무작위로 당겨봤다가, 오른쪽 레버를 당기면 먹을 것이 나오고 왼쪽 레버를 당기면 전기 충격이 나오니까, 나중에는 오른쪽만 선택하는 거거든요.

이렇게 학습한 쥐의 뇌를 보면 오른쪽을 당기기 전에 특정한 뇌파의 신호가 있어요. 그런데 그런 신호를 과연 의식 활동으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저는 각 모듈에서 보내는 정보를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의식의 실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동물의 정보 통합 능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가 관건이겠죠.

지금 침팬지와 같은 유인원은 물론이고 고양이 등을 놓고도 시각으로 접근하는 의식 연구는 많이 진행 중입니다. 그런 연구 성과가 쌓이면 동물도 과연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또 인간과 어떤 면에서 같고 다른지에 대해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참, 또 중요한 문제는 인간의 경우에 태어난 다음에 언제 의식이 생겨날까, 이런 질문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4월 19일자 <사이언스>에 나온 논문에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어요. 5개월 아기의 뇌파를 분석했더니 어른의 뇌파와 거의 비슷한 의식 수준을 보였다는 거예요. 이전에는 아기의 의식은 15개월 이후에나 발생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기를 무려 10개월이나 당긴 거죠. (☞관련 논문 : A Neural Marker of Perceptual Consciousness in Infants)

강양구 : 어떤 실험이었나요?

김승환 : 아기들에게 얼굴 사진을 보여줬어요. 처음에는 빠른 속도로 보여주다가 나중에는 천천히 보여주면서 아기들이 좀 더 주의 깊게 사진을 볼 수 있도록 만든 거죠.

실험 결과가 아주 흥미로워요. 처음에 빨리 사진을 보여줄 때는 어른의 무의식 상태에 해당되는 빠른 뇌파가 관찰되다가, 나중에 천천히 보여줄 때는 의식할 때의 성인의 뇌파와 흡사하게 나타난 거죠. 12개월에서 15개월 사이의 아기는 이런 경향이 좀 더 강하게 나타나고요.

강양구 : 그 실험 결과는 경험적으로도 맞는 것 같아요. 우리 아기가 10개월인데 거의 의식이 또렷한 것 같거든요. (웃음)

김승환 : 이런 실험 결과는 그 의미도 남달라요. 왜냐하면, 의식의 형성에서 외부 환경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거니까요. 태어난 아기가 비록 5개월밖에 안 되었지만 환경과 상호 작용을 하면서 습득한 정보를 통합해서 처리하고 그런 속에서 의식이 생긴다는 거니까요. 아기가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여도 정보 통합 능력을 키우고 있는 거죠.

강양구 : 오늘 과학 수다를 꿰뚫는 질문은 '왜 인간인가' 같군요.
 

▲ <왜 인간인가?>(마이클 가자니가 지음, 박인균 옮김, 정재승 감수, 추수밭 펴냄). ⓒ추수밭

김승환 :

마침 뇌과학의 '구루(Guru)'라고 할 수 있는 마이클 가자니가가 쓴 책 제목이 <왜 인간인가>(박인균 옮김, 추수밭 펴냄)입니다. 이 책에서 가자니가는 인간다움의 특별함이 '뇌의 사회성'에서 온다고 주장합니다. 수백만 년 동안 인류가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진화한 엄청난 노하우가 뇌의 회로에 축적되었다고 보는 거죠.

인간은 서로 사회적 행동을 관찰하며 협동과 경쟁의 양면성, 비사회성의 위험 등을 학습하며 우리 뇌의 사회적 본성을 최적화하는 형태로 발전해왔다는 거예요. 이런 가자니가의 통찰은 앞에서 살펴본 연구 결과와도 통하죠. 인간의 의식이 형성되는 데 타인을 포함한 주변 환경과의 상호 작용이 중요하다는 얘기니까요.

그러니까 의식의 비밀을 파헤치는 뇌과학은 곧 '왜 인간인가' 바로 이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호롱불을 겨우 켠 수준이지만 앞으로 뇌과학이 인간다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그러니까 그 생물학적인 기반이 무엇인지 해명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김상욱 : 그런데 지금은 앞으로 뇌과학의 성과가 축적되면 심각한 윤리적인 문제를 낳을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아까 인간의 정체성을 조작하는 영화나 소설의 설정을 언급하긴 했습니다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뇌과학이 발전할수록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될 것 같아요.
 

▲ <뇌로부터의 자유>(마이클 가자니가 지음, 박인균 옮김, 추수밭 펴냄). ⓒ추수밭

강양구 : 마침 가자니가가 최근에 낸 책이 <뇌로부터의 자유>(박인균 옮김, 추수밭 펴냄)입니다. 이 책에서 가자니가는 바로 그 문제를 짚고 있죠.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또 한국에서도 살인 혹은 강간과 같은 중죄를 저지른 죄인들이 변호사를 앞세워 이렇게 항변을 한다는 거예요. '내 탓이 아니라, 뇌 탓이다!' 가자니가는 이런 분위기에 대해서 단호하게 비판하죠.

가자니가는 우리가 지켜야 할 사회의 여러 가치는 둘 이상의 뇌가 상호 작용하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한 범죄자의 형량을 판단할 때 그 사람 뇌의 이상 유무에만 초점을 맞추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하죠. 그는 심지어 요즘에는 이런 식의 주장에 혹하지 않도록 판사나 검사를 교육시키는 일도 하고 있답니다. (웃음)


김승환 : 앞으로 뇌과학이 발달할수록 또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영화 속에서 그려졌던 디스토피아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런 맥락에서 윤리 논쟁도 활발해질 거예요. 저는 과학자들이 그런 논쟁에 더욱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가나지가처럼 과학이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을 경고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죠.
 

ⓒ프레시안(손문상)


뇌과학, 판도라의 상자인가

김상욱 : 뇌과학이 발달하면 정말로 예측하지 못했던 파국적인 상황이 도래할 것 같아요. 인간이 자기 자신의 의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했을 때, 심지어 그것을 조작할 가능성이 생겼을 때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요? 생명공학이 가져올 문제보다 훨씬 더 큰 재앙을 낳을지도 몰라요.

김승환 :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하죠. 캐시 허치슨(59)의 극적인 사례가 있잖아요. 작년 4월이었던가요? 뇌졸중으로 15년 동안 팔다리를 포함한 전신이 마비되었던 허치슨이 자기 스스로 모닝커피를 마시는 동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죠. 그는 자기 팔이 아닌 로봇 팔을 이용해 빨대로 커피를 마시는 데 성공했습니다. (☞바로 보기)

어떻게 했을까요? 허치슨의 뇌를 연 다음에 오른손과 왼손의 움직임을 관장하는 뇌의 한 부분에 전극을 이식한 거예요. 이 전극은 뇌파를 컴퓨터로 보내서 번역한 다음에 로봇 팔로 보냅니다. 그러니까 로봇 팔은 허치슨이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거예요. 15년 만에 자기 의지대로 모닝커피를 마셨을 때의 짜릿한 기분을 상상할 수 있겠어요?

이스라엘의 한 팀은 프랑스에 있는 로봇을 통해서 입력된 시각 정보를 이스라엘에 있는 사람의 뇌에 연결하는 실험을 했어요. 그런데 분명히 로봇을 통해서 입력된 정보인데, 마치 자기가 진짜로 프랑스에 있는 것처럼 느끼는 거예요. 영화 <아바타>에서 보여준 현실 공간의 '아바타'와 다를 게 뭔가요?

전에는 불가능했던 일들이 점점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어떤 짓을 했는지 또 얘기해 줄까요? 올해 3월에 쥐 두 마리의 뇌를 연결했어요. 그런데 쥐 한 마리는 브라질에 있고 다른 한 마리는 미국에 있어요. 브라질에 있는 쥐의 뇌파 신호를 미국에 있는 쥐한테 인터넷으로 전송을 합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브라질에 있는 쥐가 왼쪽 레버를 움직이면 미국에 있는 쥐도 왼쪽 레버를 움직입니다. 행동이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같은 행동을 할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높죠. 이 짓을 한 과학자들은 '자기들이 뇌 2개로 하나의 새로운 뇌를 창조했다'고 주장합니다. 좀 세죠? 하지만 이런 게 가능하면 이거야말로 말 그대로의 '집단 지성' 아닌가요?

강양구 : 정말 모든 사람의 뇌를 연결한다는 SF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현실에서 가능해졌군요. 정말로 레토릭 수준이 아니라 진짜 '집단 지성'이 가능하겠네요.

김상욱 : 그런데 이미 인터넷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요? 유저 한 사람 한 사람이 뉴런이 되어서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식이요. 오늘 얘기를 듣고 보니, 어쩌면 인터넷 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의식이 이미 창발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웃음)

김승환 : 사실 SNS(사회 연결망 서비스)를 보면, 뇌의 신경망과 비슷합니다. 서로 모방하고, 협력하고, 경쟁하고…. 그 과정에서 정보를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는 행태가정말로 뉴런의 네트워크와 비슷하죠. 그리고 정말로 SNS에는 집단적인 의식의 흐름이 있는 것도 같잖아요. 어느 날 갑자기 이 인터넷-집단 지성이 자기 스스로 말을 걸어올지도 모르죠. (웃음)

김상욱 : 그러니까요. 우리가 모를 뿐이지 이미 인터넷에는 새롭게 만들어진 자아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김승환 : 그게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스카이넷'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죠. (웃음)

강양구 : 기자들끼리 하는 우스갯소리입니다만, 트위터와 같은 SNS를 열심히 하는 지식인이 하나 같이 비슷한 패턴으로 망가지거든요. 혹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인터넷의 초자아가 그런 쪽으로 유도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SNS를 열심히 하면 자기도 모르게 자아가 바귀는 거죠. (웃음)

김승환 : 그런 일이 있었군요. (웃음) 이제 오늘의 수다를 정리합시다. 마지막으로 물어보죠. <인셉션>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정말 팽이는 돌고 있습니까? (웃음)

이명현 : 우울해지네요. (웃음) 우리가 많이 알았잖아요. 우리 몸의 구성 요소가 우주의 진화 과정에서 생성되었다는 사실도 알았고, 또 지금의 우리가 오랜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도 알았죠. 그리고 이제는 자기 자신의 의식이 어떻게 발현되었는지도 알 듯하고요. 어떻게 생각하면, 이제 생물 종으로서 할 일을 다 했으니 멸종할 일만 남은 게 아닌가요?

김상욱 : 이제 집단 지성이 자살 명령을 내릴 일만 남았나요?

김승환 : 지금 제가 금단의 연구를 하고 있는 건가요? 이거 연구비 받아야 하는데, 오늘 수다는 오프로 하면 한 되나요? (웃음)
 

ⓒ프레시안(손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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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멋대로 하다가 불리해지면 국민 뒤로 숨는 저들

 

새누리당 ‘NLL 여야 공동선언’ 제안, 노림수는?
 
[분석] 멋대로 하다가 불리해지면 국민숨는  뒤로 저들
 
육근성 | 2013-06-29 10:43:4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불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다.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대학생과 시민들의 집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공개돼 파장을 배가시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발언 등이 공개되면 국정원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 들 것으로 예상했던 새누리당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역풍’을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역풍 감지되자 “NLL 논란 끝내자”

‘남북회담 대화록 공개는 잘못된 처사’라는 비난 여론이 과반을 훨씬 넘는다. 새누리당이 본전도 챙기기 어렵게 됐다. 대화록이 공개되면 엄청난 파문이 일어 국정원 사건을 덮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다.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수세 국면에서 공세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거라는 새누리당의 기대는 사실상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오히려 여야의 정쟁만 깊어지고 국민들의 실망감과 분노가 증폭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출구전략을 찾기에 급급해 하는 모습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8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우리 영토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담은 여야 공동선언문을 만들어 국민 앞에 상신하자”라고 말했다. NLL 수호 의지를 천명하자는 얘기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NLL 논쟁을 끝내자”고 제안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북 방문이 제안의 이유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동북아 평화구축과 공동번영을 위해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이라면서 “그런 만큼 정쟁을 자제하고 경제와 민생 현안에 전념하는 정치권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료출처: 최민의 의원실, 오마이 뉴스>

황우여 대표의 두 가지 노림수

황 대표의 주장에서 두 가지 노림수가 관찰된다. ‘NLL 여야 공동선언’ 제안은 야당을 잡기위한 ‘함정’일 공산이 크다.

공개된 대화록에 ‘NLL 포기’라는 발언이 대화록에 들어있지 않아 머쓱해진 새누리당이다. 게다가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겠다고 말한 대목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며 새누리당을 비난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과 민주당이 ‘NLL 포기’를 말한 적이 없다. 남북 분쟁이 심한 NLL을 평화지역으로 만들어 보자는 노 전 대통령의 제안을 새누리당이 ‘NLL 포기’라며 억지 해석할 뿐이다. 그런데도 ‘여야 공동선언’을 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 부관참시하면서 “박 대통령 방중, 목소리 낮춰라”

민주당을 ‘NLL 수호 공동선언’에 끌어들여 ‘NLL을 포기한 정당’으로 보이게끔 만들겠다는 게 황 대표의 노림수일 것이다. 포기한 적이 없는데도 NLL 수호를 선언하라며 민주당의 등을 떠미는 형국이다. 어떻게 하든 민주당과 노 전 대통령을 ‘NLL 포기자’로 만들어야 현재의 국면을 타개할 수 있다고 보는 거다.

‘NLL 논쟁을 끝내자’며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거론했다. 대통령의 외유 동안 여야가 정쟁을 벌이는 게 옳지 않다는 게 황 대표의 주장이다. 대단히 일방적이다. 파렴치한 주장이기도 하다.

자신들이 만든 대통령의 입장은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고인이 된 노 전 대통령의 명예는 헌신짝 취급한다. 대화록 공개 등 노 전 대통령을 부관참시하는 짓을 서슴지 않으면서 박 대통령이 중국 방문 중이니 목소리를 낮추라고 호들갑이다.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

멋대로 하다가 불리해지면 국민 뒤로 숨는 저들

민주당과 노 전 대통령을 ‘NLL 포기자’로 만들고, 박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빌미로 민주당의 공격 명분을 약화시키자는 게 황 대표의 노림수다. 국정원 대선개입과 대화록 공개로 촉발된 역풍을 비껴가기 위한 출구전략치고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손바닥 만한 수건으로 몸 전체를 가리려고 바둥대는 꼴이다.

또 민생 얘기를 한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물타기 위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는 등 사상 초유의 만행을 저지른 여당이 역풍이 직감되자 민생 운운하며 국민의 등 뒤로 숨으려 한다. 제멋대로 하다가 불리해지면 국민을 위하는 척 민생 타령을 하는 저들. 구태정치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안보 쇼’까지 벌였다. 황 대표는 새누리당 최고위는 ‘NLL 여야 공동선언’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헬기를 타고 백령도로 가 ‘안보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겠다고 했다. NLL 인접 지역에서 회의를 개최해 안보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당 홍보와 국면 전환에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쇼’는 무산됐다. 바다 안개가 짙어 헬기가 뜰 수 없었기 때문이다.

‘꼼수 정치’, 진절머리 난다

정치도 상식이어야 한다. 언제까지 상식이 실종된 ‘꼼수 정치’만 봐야 하나. 국정원이 대선과 국내정치에 개입했다는 정황과 증거들이 부지기수다. 정상회담 대화록을 통째로 공개하는 등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부정선거와 외교테러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정당이라면 국민에 죽을 죄 지었노라고 무릎 꿇는 게 맞다.

그런데도 마치 자신들의 행동이 죄다 옳은 것처럼 머리를 곧추고 속이 훤히 보이는 ‘꼼수’를 부리는데 여념이 없다. 삼류 ‘정치 쇼’에 진절머리가 난 지 오래인 국민들의 가슴에 또 못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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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집회 광화문 3000명 모여..

"촛불, 박근혜 대통령 책임질 때까지 계속"

[현장]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집회 광화문 3000명 모여...검찰 수사발표 후 최다인원

13.06.28 23:07l최종 업데이트 13.06.28 23:32l
최지용(endofwi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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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불 밝힌 대규모 촛불집회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촛불집회'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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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민주주의 유린'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촛불집회'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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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과 정치공작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촛불집회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국정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하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NLL과 관련한 대형 이슈가 터졌음에도, 다시 국정원의 선거개입 문제로 불길이 번지고 있다. 여야가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국정조사에 합의하면서 다소 수그러져 가던 비판 여론에 국정원의 회의록 공개가 오히려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28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선거 개입 진상규명 촉구 시민 촛불문화제'에 3000여 명(주최측 추산 5000명, 경찰 추산 1800명)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한 시간 전부터 같은 자리에서 진행된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시국연설회'에도 10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참가자가 늘어났다. 다소 비좁은 동화면세점 앞 공터가 가득찼고, 자리를 잡지 못한 인원들은 인근 원표공원까지 내려갔다.

이날 문화제에는 지난 21일 시민들의 국정원 규탄 촛불이 시작된 이후 가장 인원이 모였다. 그동안 대학생들 중심으로 진행된 촛불문화제와 달리 주말을 앞두고 참석한 직장인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또 아이와 함께 가족단위로 참석한 시민들도 눈에 띄였다. 촛불문화제는 서울 광화문 이외에도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창원 등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은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한국진보연대 등 213개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비상시국회의'가 문화제를 주관했다.

촛불 문화제 참가자들은 국정원에 대한 철저한 국정조사 실시와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 나서지 않으면 더 큰 저항의 부딪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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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NO 물타기 국정조사"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촛불집회'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며 철저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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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국정원이 대북 심리전을 했다고 하는데, 심리전은 전쟁 방법 가운데 하나"라며 "실제로는 국민들을 상대로 전쟁이었고, 그것은 곧 헌법과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인 것이다. 바로 이것이 국정원을 해체해야 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정원이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처음에는 여직원을 방패막이로 세우더니 이제는 죽은 대통령의 시신까지 꺼내서 방패막이로 삼으려 하고 있다"며 국정원의 회의록 공개를 비판했다.

그는 "대선 당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이지만, 지금 또 다시 죄를 저지르고 있는 국정원은 바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서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이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일만 하지 않으면, 대북정보 수집이나 그밖에 업무는 작은 부서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국정원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나래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은 "지난 일주일 동안 학생들이 앞장서서 촛불을 들어 왔는데, 이제는 더 큰 촛불이 되어야 한다"며 "이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책임을 질 때까지 절대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국정원이 지난 2011년 반값등록금을 가지고 종북좌파가 국민여론을 조장하고 있다 했는데, 실제로 국민들의 여론을 조작하려 한 것은 바로 국정원 자신"이라며 "그래도 국정원은 정신을 못 차리고 시국선언을 한 대학 총학생회를 사찰했다, 국민들에 대한 사찰을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정권을 위한 국정원을 끝내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정원이 되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문화제를 주최한 시민사회단체 가운데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했지만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훨씬 많았다, 중간에 오고간 인원을 합치면 서울에서만 5000명 이상의 시민들이 함께했다"며 "대전과 대구에서도 500명 이상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박근혜 정부가 이 사태를 책임지고 진상을 규명하지 않으면 더 큰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과 공연으로 이어졌으며 국정원 선거개입 진상규명을 바라는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것으로 오후 10시 50분경 끝났다. 비상시국회의 측은 오는 주말에도 청계광장인근에서 촛불문화제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만약에 사태에 대비해 주변에 30개 중대 1800명의 병력을 배치했지만 문화제는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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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선거개입 제대로 된 국정조사 실시하라"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촛불집회'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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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규탄 집회 "박근혜 책임져" 수많은 학생과 시민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국정원 선거개입 규탄 촛불집회'에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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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비행기 타기 외국인 관광객 2배 급증

 

북, 비행기 타기 외국인 관광객 2배 급증
 
60년대 비행기부터 현제에 이르는 비행기 탑승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6/28 [18:58] 최종편집: ⓒ 자주민보
 
 

조선에서 시행 되고 있는 비행기 여행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조선신보가 전했대 주목된다.

재일동포 신문인 조선신보는 ‘고려항공기에 매혹, 외국인애호가들의 관광단/상반기 참가자, 지난해의 2배 이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을 찾는 비행기애호가관광객들의 수가 계속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조선을 방문한 이들을 고려항공회사의 6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각이한 기종의 비행기들에 대한 실물참관과 사진촬영, 비행기타보기를 내용으로 하는 관광을 즐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조선국제관광회사가 진행하는 7박 8일간의 체류일정에 포함 되어 있는 비행기 관광은 유럽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어 지난해의 2배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고 게재했다.
이신문은 “7박 8일간의 비행애호가관광단은 주로 유럽지역의 관광객들로 구성되고 있다.”면서 “평양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김일성주석님과 김정일 장군님의 동상이 모셔진 만수대 대기념비 참관으로부터 관광일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고려항공을 이용하여 백두산과 그 일대의 혁명전적지들 그리고 함경남도 함흥시에 대한 관광을 진행하고 있다.”며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시와 조선5대 명산의 하나인 묘향산, 평안북도 구장군에 있는 룡문대굴들에서 즐거운 관광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여행일정을 소개했다.

또한 “평양에서는 해맞이식당 등을 돌아보면서 전통적인 민족음식과 세계 명요리들을 맛보고 있다.”며 “관광객들의 기쁨은 기본목적인 비행기 타보기에서 절정을 이룬다. 현재 평양국제비행장에서는 지난 세기 각이한 년대들에 생산된 여러 기종의 비행기들이 관광객들을 위해 봉사되고 있다. 관광객은 해당 나라의 비행기관련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비행기들을 유심히 돌아본 이들은 기술상태가 상상한 것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해하고 있다.”고 비행기 여행을 설명했다.

이어 “매 비행기들을 타고 선회관광을 진행하면서 애호가들 누구나가 만족감을 표시한다.”며 각국의 관광객들의 반향을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오스트랄리아(호주)관광객인 개리 랜들 스크와이어씨는 이번 기회에 여러 곳을 돌아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웠으며 조선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고간다, 여기에 있는 비행기들은 그 관리상태가 너무 좋아 앞으로 세계에서 이런 비행기를 타볼수 있는 유일한 관광지로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는 것과 “영국관광객인 마크 윌리엄스씨는 국가부담으로 살림집을 짓고 무상으로 사람들에게 배정하여주며 집세도 내지 않고 혜택을 받으며 사는 이런 제도는 세계에 오직 조선밖에 없다, 모두가 단정한 옷차림에 바쁘고 낭만적인 인상으로 다니고 있다, 이번에 여기로 오길 정말 잘하였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꼭 다시 올 결심이라고 말하였다.”는 반응을 썼다.

신문은 “카나다(캐나다)관광객인 크리스 제라티씨는 세계 많은 나라들을 돌아보았지만 조선체류기간처럼 평온한 감을 느끼며 여행해본 적이 없다,”며 “모든 관광일정이 잘 조직되고 사람들은 어디가나 친절하고 반갑게 맞아주었으며 거리는 깨끗하고 녹화사업이 잘되어 하나의 대 정원을 방불케 한다, 평양은 세계적으로 가장 깨끗한 도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말하였다.”는 소식도 실었다.

아울러 “조선 국제 관광회사 관계자에 의하면 지금 조선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맞게 동해지구를 비롯한 관광지건설에 국가적 투자가 강화되고 있다.”며 “관광회사에서도 관광객들이 즐거운 나날을 보내도록 일정조직과 숙식조건 등을 편의우선의 원칙에서 면밀히 짜고 들어 새로운 관광 상품 개발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전해 조선이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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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을 응시하는 고대 이집트의 서기관

 

 

 

 
주원준 2013. 06. 27
조회수 1029추천수 1
 
 
 
<고대 근동 신화의 풍경 ③>
영원을 응시하는 고대 이집트의 서기관
 
 
 
 
들어가며
지난 글에서 고대 근동 문명을 만든, 진흙 관련 3대 직업을 보았다. 이 글에서 다루는 서기관은 벽돌공과 옹기장이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글을 다루었다. 이들은 거의 모든 고대 근동 문헌을 작성했다. 우리에게 전해진 고대 근동의 신화, 전례, 지혜, 시, 탄원, 찬미, 호소, 회계, 칙령, 연대기, 외교문서, 각종 목록, 수학, 과학, 마술문 등은 모두 이들의 손에 의해 기록되었다.
필자는 고대 근동의 서기관을 크게 두 부분으로, 곧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로 나누어서 살펴보겠다. 두 지역은 고대 근동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오늘 살펴볼 이집트 서기관의 모습은 고대 이스라엘의 서기관과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이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에 크게 영향을 끼친 나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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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서기관. 대개 이런 모습으로 묘사된다. 카이로 박물관 /저작권 : 주원준
 
 
선비이자 관리
영어로 scribe, 독일어로 Schreiber로 표현하는 이 직업을 우리말로 대개 서기관(書記官) 또는 필경사(筆耕士)로 옮긴다. 두 낱말 모두 이들의 본질을 잘 드러낸다. 이들은 종합적인 지식인으로서 선비(士)였고, 매우 비중있는 관리(官)였다. 단순 복사자라는 의미에서 필경자(筆耕者, 영: copyist, 독:Kopist)와는 거리가 멀다. 이들은 글자를 쓰는 사람(pen man)이 아니라 종합적 지식인이었다.
 
파피루스와 오스트라콘
고대 근동의 문자 체계는 크게 이집트의 선형 문자 계열과 메소포타미아의 쐐기문자(설형문자) 계열로 나뉜다(그 차이와 발전상은 다음 기회에 다루겠다). 쐐기문자는 토판에 철필(stylus)로 ‘눌러 찍는’ 것이었고, 선형문자는 붓을 잡고 파피루스에 ‘그리는’ 것이었다.
 
파피루스는 그리스어 ‘파퓌로스’(πάπυρος)의 음역인데, 이 말은 다시 고대 이집트어로 ‘파라오의 것’(p3y pr-ˁ3)이란 낱말의 음역이다. 비교적 후대지만 프톨레마이오스 시대에 파피루스가 국가의 독점 사업이었던 데서 이 말이 유래했다. 물론 그 이전 시대에도 파피루스는 귀한 물건이었다.
워낙 고가의 물건이기에 파피루스는 널리 재활용되었다. 오래된 잉크를 씻어 버리고 다시 쓰는 일은 흔했고, 사적 용도의 편지는 아예 여백을 잘라 만든 재활용 파피루스를 선호하기도 했다. 이렇게 비쌌기 때문에 간단한 메모나 글씨 연습은 토기조각이나 돌조각을 이용했다.
이렇게 글자를 쓴 토기나 돌조각을 오스트라콘(ostracon)이라고 하고, 이집트 밖에서도 널리 사용되었다(이 그리스어 전문용어는 복수형 ostraca를 단수로 잘못 사용하는 일이 잦다). 당대에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였고 현재도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대개 글의 수준은 파피루스에 비해 떨어진다.
 
태초에도 검은 잉크와 붉은 잉크였다.
고대 이집트의 서기관들은 ‘갈대(골풀) 붓’으로 파피루스에 문자를 썼다. 세계 최초의 문자를 쓰는 재료는 잉크였다. 고대 이집트에서 잉크을 만드는 장인, 곧 묵장(墨匠)이 사용한 재료와 방법은 놀랍게도 우리 전통의 먹을 만드는 방법과 닮았다. 검은 잉크는 그릇의 밑바닥에 붙은 검댕에서 채취했고, 이를 점성있는 물질(젤라틴, 밀랍 등)과 섞은 다음 말려 떡처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먹을 물에 개어 사용했는데, 잉크와 먹을 만드는 방법은 시대에 따라 발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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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갈대 붓과 휴대용 케이스/저작권 : 위키
 
실제 고대 이집트의 서기관은 다양한 색을 사용했다. 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한 색은 검은색과 붉은색이었다. 필자는 이런 점을 볼 때 마다 참 재미있다. 지금으로부터 5천년전에도 결국 글씨는 대개 검은색으로 쓰고, 이따금 붉은 색으로 강조하든가 제목을 단 것이다. 빨간 잉크는 붉은흙이나 산화물에서 채취했는데, 만드는 방법은 위와 거의 같았다.
글을 쓰다가 글씨의 색을 바꿀 때는, 붓을 바꿔썼다. 붓을 빨아 색을 바꿔가며 묻히지 않고, 색에 따라 여러 개의 붓을 사용한 것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동안 다른 붓을 귀에 꽂고 있기도 하였다.
 
서기관 교육
고왕국의 서기관은 대부분 가정에서 길러졌다. 아버지의 일을 아들이 물려받던 시대였다. 많아야 서너명을 집에 모아 놓고 글자를 가르치는 방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아들’이란 말은 ‘학생’을 의미했고, ‘선생’은 ‘아버지’였다. 아들이 없던 서기관은 ‘영적 아들’(spiritual son), 곧 양자를 들였다.
어느정도 교육 체계가 잡힌 것은 중왕국(약 기원전 20세기-18세기) 부터였다. 대개 아들이 10세가 되면 신전이나 관청에 딸린 학교에 보냈다. 소규모 도제식 교육이다. 말을 안들으면 매질을 했다. ‘젊은이의 귀는 등에 있다’는 고대 이집트의 속담으로 미루어 보아, 등짝을 때렸던 것 같다.
소규모 도제식 교육의 장점은 실전형 인재를 필요한 수 만큼 길러낸다는 것이다. 그들은 또한 수학, 회계, 기하, 기타 기술 등을 익혔다. 고대 이집트 문헌 가운데 대략 10%가 이런 기술 문헌이라고 한다. 특수한 경우에는 외국어와 외국의 지리 등도 익혀 외교에 참여했다. 교육과정을 끝낸 학생들은 신전이나 관청에 취직되었고, 이따금 지방에서 일하기도 했다.
 
독송법 - 전통의 공부 방법
공부하는 방식은 대개 목소리를 맞춰 교재를 크게 읽는 것이었다. 우리 전통의 서당 문화를 떠올리면 된다. ‘하늘 천 따 지’ 하듯이 리듬에 맞춰 몸을 가볍게 흔들면서, 읽어 내려가는 방식이다. 이렇게 독송을 통해 암기한 다음, 그 내용을 조용히 땅바닥이나 오스트라콘에 썼다. 파피루스는 연습지로 쓰기엔 너무도 고가품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연습지로 쓴 오스트라콘의 문장은 실수와 오류가 잦다.
사실 침묵중에 개인적으로 독서하는 공부법이 확산된 것은 르네상스 이후였다. 그 배경에는 ‘개인’의 발견과 인쇄술의 발명과 보급이 있다. 현재 그리스도교는 독송법(讀頌法)을 거의 잊었다. 개신교는 말할 것도 없고, 천주교도 성경을 고대의 운율에 따라 잘 읽을 수 있는 성직자가 드물다. 이따금 전례문의 독송을 들을 때면 어색한 감을 떨칠 수 없다. 그런데 지금도 유다교와 이슬람에서는 아이들에게 독송법을 가르친다. 어렸을 때 부터 가르쳐야 전통의 운율을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 지식인
서기관은 글이 관련된 일이면 거의 모두 참여했고, 실질적인 권력을 누렸다. 농업이 근간인 고대 이집트에서 서기관은 소출을 계산하고 그에 따라 세금을 산출하는 중요한 일을 맡았다. 이는 단순한 장부 기입 이상의 권력을 의미했다. 실질적인 세리였다. 농노의 저항이 없을 수 없다. 서기관은 곤봉으로 무장한 하급 관리를 데리고 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서기관은 군대에서 일했다. 주로 군사와 무기를 세고, 정해진 기준에 맞춰 징집하는 임무를 맡았다.
문맹자를 위해서 글을 써 주고 돈을 받는 일은 서기관의 고유한 영역이었다. 이들은 편지를 대신 써 주거나 세금 관련 문헌을 작성해 주기도 했다. 또한 소송에 관련된 사람을 위해 소장이나 변론 등을 작성했다. 종합 대서소의 역할이었다.
때로 이들은 외교에 참여했다. 외국어에 능통한 서기관들은 고대 근동 세계의 외교전에 깊숙히 관여했다. 물론 각종 문헌의 복사와 보급은 이들의 주된 임무였다.
고왕국이 무너지면서 지방에도 점차 많은 서기관이 늘어났다. 앞서 언급했던 학교의 발전은 서기관 보급에 큰 역할을 했다. 지방 서기관들은 농노들에 견주어 매우 우월한 위치였고, 일부 서기관은 큰 토지를 소유하기도 했다.
서기관은 명실공히 고대 이집트의 엘리트 집단이었다. 그 지위를 칭송하는 문헌은 많다. 법적·사회적·경제적 지위는 상당했고, 이름이 알려진 서기관도 제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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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스의 신전 부조. 붉은 색 잉크를 사용한 흔적을 볼 수 있다/저작원 : 주원준
 
 
 
신전 서기관
이렇게 고대 근동의 서기관은 거의 모든 지식 노동자의 조상이다. 그 가운데 신전에 고용된 서기관은 종교적 지식인, 곧 신학자나 종교학자의 조상이다. 이들은 고대 이집트의 신학, 전례, 마술 문헌 등을 작성했다. 기본 임무는 신전의 건물 관리, 전례, 문헌의 작성과 보존 등이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사자의 서, 다양한 지혜서 등 고대 이집트의 종교 문헌은 이 신전 서기관의 손에 의해 작성되었다. 이들의 글과 그림은 고대 이집트의 신전 벽을 화려하게 물들였다. 이들은 신들의 모습과 개성을 고정시켰고 신들의 대사와 행위를 묘사했다. 이들의 손에 의해 고대 이집트의 신들은 저마다 일관된 성격과 개성을 갖추었다.
특이하게도 이 신전 서기관들은, 세속 서기관과 달리 이름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들이 남긴 신화의 저자는 토트, 아툼, 호루스 등 신의 이름으로 되어 있다. 이들은 신들의 작품을 신들의 처지에서 신들의 이름으로 기록했다. 이들은 신들을 먼저 체험한 사람들이었다. 구약성경을 기록한 고대 이스라엘의 서기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들의 체험과 고백에 우리가 기대어 있다.
 
영원을 응시하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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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서기관/저작권 : 주원준
 
앞에서 나왔던 이 서기관은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무릎에 올린 파피루스에 글자를 적는다. 본디 손에는 갈대붓이, 무릎에는 파피루스가 올려져 있었을 것인데, 세월이 지나며 소실되었다고 본다.
특이하게도, 피라밋에서 발견된 서기관들은 거의 모두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그런데, 독자들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않았는가? 사람이 글자를 쓰려면 시선을 파피루스로 향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정면을 보고 있다. 무엇엔가 골똘히 집중하는 듯하다.
그렇다. 이 자세는 글자를 쓰는 것이 아니라 쓰기 전에 생각하는 모습이나, 또는 쓰는 중의 휴지기의 모습이다. 이 서기관이 왕궁에 속했다면 파라오를 주시하며 그 말씀을 주의깊게 듣고 있는 중일 것이다. 이스라엘의 다윗의 서기관(2사무 8,17)도 다윗이 말할 때는 이런 자세를 취했을지 모른다.
이집트의 유물을 보라. 거의 모든 서기관을 이렇게 묘사했다. 그러므로 이 자세는 고대 이집트인이 본 서기관의 본질을 전해준다. 글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글자 그 자체보다는 글자를 적는 사람의 통찰이 더 중요하다. 글씨를 쓰는 것 보다 글을 쓰기 전, 또는 글을 멈추었을 때가 더 중요하다.
만일 이 서기관이 신전 서기관이었다면, 그는 저 멀리 영원을 응시하며 신들을 체험하고 있을 것이다. 고대 이스라엘의 서기관도 이렇게 창조와 구원의 신비를 성찰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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