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尹정부서 서울교육 처참히 망가져"… 조전혁 "서울교육 바꿔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 커"
이명선 기자 | 기사입력 2024.09.26. 08:59:02
다음 달 16일 열리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나설 진보·보수 각 진영의 단일 후보가 결정됐다. 진보진영에서는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보수 진영에서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각각 추대됐다. 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대진표가 완성되며 앞으로는 윤석열 정부의 역사 교과서 등 쟁점을 둘러싼 양 진영 간 이념 대결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진보 진영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 추진위원회'는 25일 서울 마포구 가온스테이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근식 교수가 최종 단일화 후보로 추대됐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추진위에서 진행한 1·2차 경선의 추진위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50대 50 비율로 합산한 결과 1위에 올랐다.
정 교수와 2차 경선에서 겨룬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과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외에 1차 경선 참여자였던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과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등도 결과에 승복하고 연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 교수는 단일화 후보로 추대된 뒤 "불통과 졸속으로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서울교육도 처참히 망가져 가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미래를 위해서 이제는 서울의 주인인 서울시민이 직접 나서야 한다. 책임을 물어 준엄하게 꾸짖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월 16일, 서울시민의 준엄한 투표로 심판해 달라"고 독려했다.
정 교수는 순탄치 않았던 진보 진영의 단일화 과정과 관련해선 "단일화에 참여한 후보 한 분 한 분 모두 훌륭한 분이었기에 경쟁도 치열했고 진통도 있었지만 우리는 끝내 단일화라는 너무도 값지고 소중한 결과를 얻었다"며 "기쁨보다 걱정이, 두려움이 앞선다. 어깨도 마음도 다 무겁기만 하다.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들어 다가올 본선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 때문"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교육 격차 없는 공정한 교육 실현'을 목표로 수포자가 아닌 '수호(好)자' 방지 정책, △ 공립·사립 유치원 무상교육, △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방과후학교 혁신, △ 정서적 위기 학생을 위한 전문가 지원 강화, △ 유보통합을 통한 교육행정 개혁 등을 공약했다.
정 교수는 1956년 전북 익산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와 서울대·전남대 등에서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오랜 기간 교육 현장에서 민주주의 교육 철학을 지켜왔으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그는 제주 4.3 평화재단 이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으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으며, 제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면서는 박정희 정권 시절 선감학원에서 자행된 국가폭력에 대한 피해 보상을 권고하는 등 인권과 정의 실현에도 힘썼다.
진보 진영에서는 추진위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출마한 예비후보들이 본선거 과정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관심사다. 이날을 기준으로,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방재석(필명 방현석) 중앙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등 3명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울시교육감 선거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다만 보수 진영의 단일 후보 배출로 진보 진영도 후보 단일화 불가피론에 적잖은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 9월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온스테이지에서 열린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 기자회견에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진보진영 단일화 후보로 확정된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보수 진영 단일화 기구인 '서울시교육감중도우파후보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도 이날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전혁 전 의원을 최종 단일화 후보로 추대했다고 발표했다. 조 전 의원과 경쟁한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과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두 사람은 "대의를 위한다"며 결과에 승복했다.
조 전 의원은 단일화 후보 당선 소감으로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던 중도·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번에는 극적으로 성공했다"며 "그만큼 서울교육을 바꾸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크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의 경우 단일화 기구를 통한 후보 추대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2년 4월 11일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문용린 후로로 단일화에 성공하며 승리했다. 보수는 2014년 6월 4일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문용린 후보를 내세웠으나 고승덕 후보의 독자 출마로 표가 분산돼 진보 진영 단일화 후보였던 조희연 전 교육감에게 패배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이후에도 후보 단일화에 거듭 실패하면서 조 전 교육감에게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두 번이나 더 내줬다.
조 전 후보는 "교육 격차 해소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의 개천에서 용이 다시 승천하게 하겠다"며, 1호 공약으로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최대 100만 원 지원'을 발표했다. 또 "교권을 보호하고 학부모 소통을 강화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며 교권 강화를 강조했다. 학생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학생권리의무조례'도 제정할 예정이다.
조 전 의원은 1960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고려대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인천대·명지대에서 교수 생활을 했다. 그는 2004년 8월 <조선일보>에 '이념 교육에 몰두한다'며 전교조를 비판하는 칼럼('저주의 굿판을 멈추어라')을 써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후 자유주의교육연합이라는 보수 교육운동단체를 만들고 고교평준화 등을 비판했다.
조 전 의원의 교육감 선거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그는 '전교조 아웃(out)'을 내세우며 지난 2014년 경기도교육감 선거와 202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으나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2022년 출마 당시에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박선영 전 의원을 '저 미친 X'라고 지칭하는 통화 내용이 공개돼 보수 진영 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중도우파 단일 후보로 추대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9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열린 서울시교육감중도우파후보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 기자회견에서 소감과 포부를 밝히고 있다. 통대위는 조 전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등 3명에 대해 지난 21일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며, 그 결과 조 후보가 최종 후보로 추대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만장일치 불기소 결론을 냈던 '김건희 여사 수심위'와 달리, '최재영 목사 수심위'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기소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최 목사의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전부 불기소 권고를 결론지었다. 김 여사 무혐의 처분 수순을 밟으려던 검찰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도 불안한 처지에 놓였다.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위원장 강일원 전 재판관, 이하 수심위)는 24일 오후 10시 42분께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 등을 건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최재영 목사에 대해 공소제기 권고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소제기' 의견은 8명, '불기소 처분' 의견 7명으로, 단 1명 차이였다.
최 목사의 나머지 혐의는 모두 불기소 결론이었다. ▲명예훼손 혐의는 불기소 14명-공소제기 1명 ▲주거침입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는 만장일치로 불기소 처분 권고를 의결했다.
최 목사 측의 완승이자 검찰의 완벽한 패배다. '청탁금지법 기소-나머지 불기소'라는 결론은 그동안 최 목사 측의 입장과 완전히 일치한다. 반면 검찰은 두차례 수심위에서 시종일관 청탁금지법 무혐의 입장이었다.
약 9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최재영 목사 완승 청탁금지법 위반, 기소 8 명- 불기소 7명 한 명 차이... 나머지 혐의 모두 불기소
이날 결론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오후 2시 회의를 시작한 지 9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10시 42분에야 결론이 나왔다. 5시간 20분 소요된 지난 6일 김건희 여사 수심위에 비하면 마라톤 회의였다.
서초동 대검찰청 15층에서 진행된 수심위 회의에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팀은 2시간, 최재영 목사 변호인 류재율 변호사는 2시간 30분가량 수심위원들에게 의견을 진술하고 질문응답 시간을 가졌다. 수심위원들은 류 변호사의 진술이 끝난 후 중앙지검 수사팀을 한 차례 더 불렀다.
특히 류 변호사는 이미 방송을 통해 나갔던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영상 뿐 아니라, 중앙지검 조사 상황 녹음 파일을 편집해서 수심위원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지난 5월 검찰 조사 당시 담당 검사가 '청탁이 아니지요?'라는 방식으로 유도신문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 상황을 단지 주장이 아니라 녹음 파일이라는 증거를 제출한 것이다.
류 변호사는 이날 오후 8시가 넘어 대검 청사를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았다"면서 "새로 제출한 증거에 수심위원들 관심이 꽤 있었고, 하나는 10분 정도 재생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직무 관련성은 어떤 내용의 청탁을 해서 인정되는 게 아니라 두 사람 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위원님들도 관심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질의응답을 한 뒤, 수심위원들이 검찰이 처음에 의견진술을 했던 부분에 대해서 의문이 생겼던 것 같다"면서 다시 검찰 측을 부른 상황을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두 차례 수심위 결정 참고할 것"... 최종 선택은?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리는 '최재영 목사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 수심위원이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이번 수심위 의결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명품백을 받은 김건희 여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려던 검찰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심위 결론을 두고 "두 차례의 수사심의위원회 결정을 참고하고,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증거와 법리에 따라 관련 사건들을 처리할 예정"이라는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수심위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소제기를 권고했다는 것은 직무관련성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청탁금지법에는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최 목사를 기소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김 여사도 재판에 넘길 수는 없다. 하지만 알선수재와 변호사법 위반의 주요한 구성요건도 공직자의 직무관련성이다.
더 큰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직무관련성이 인정된 만큼, 윤 대통령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금품 수수 사실을 신고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게 된다.
최재영 목사는 수심위 권고 직후 <오마이뉴스>에 "당연한 결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수심위 결론으로 지금까지 국민권익위원회, 서울중앙지검, 지난번 김건희 여사 수심위의 판단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증명됐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검찰은 이번 수심위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김 여사 금품 수수를) 신고했는지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또한 직무관련성이 인정된 만큼 김 여사의 경우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 번은 불기소, 다른 한 번은 기소 권고가 나왔다. 검찰은 어떤 선택을 할까? 공은 검찰로 넘어왔다. '심우정 검찰'의 첫번째 시험대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전용기인 공군 1호기편으로 귀국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윤석열정권의 폭정에 맞서 노동자, 농민, 빈민, 시민들은 퇴진광장을 열 것이며, 9.28 윤석열정권 퇴진 전국 동시다발 시국대회는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윤석열정권의 폭정에 맞서 노동자, 농민, 빈민, 시민들은 퇴진광장을 열 것이며, 9.28 윤석열정권 퇴진 전국 동시다발 시국대회는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공동대표는 "해도 해도 너무한 상황이라는 생각에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청년학생들이 모두 들고 일어나서 이 무도한 친일·매국·민주주의 파괴·민생파탄·전쟁위험 조장하는 윤석열정권을 끝장내는 투쟁을 시작하려 한다"며, "조직대중들, 그리고 투쟁력이 강한 주도세력들이 앞장서고 거기에 시민들이 폭발적으로 가세하여 윤석열정권을 끝장내자"고 결의를 밝혔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9월 28일 전국에서 진행되는 윤석열정권 퇴진 대회에 적극 참여하여 탐욕으로 권력을 사유화하고 검찰 독재로 민주를 억압하며, 무능한 살림으로 민생을 유린하고 국민의 생명 안전에는 무책임한 윤석열정권. 역사 정의를 부정하며 대한민국의 자주권을 신냉전 동맹정치의 볼모로 잡힌 채 한반도를 핵전쟁으로 내모는 윤석열정권을 퇴진시키고 천민자본주의에 찌든 김건희 씨의 국정농단을 심판하여 민생과 민주화, 자주·평화·통일의 위대한 반전을 이루어내자"고 역설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박근혜정권을 물리쳤던 그때처럼 노동자들이 광장을 채우고 거리를 달리며 윤석열정권 퇴진으로 더 나은 사회를 향해 앞장서 달려가겠다"며 전국의 노동자들이 준비하고 있으니 시민들이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국민의 삶을 책임지지 않고 자본과 손잡는 정권, 국민의 이익보다는 일본과 미국의 입장만 생각하는 대통령이 기어이 국민을 버렸다"며, "이런 정권은 반드시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 이 나라 국민으로서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위원장은 "무더웠던 지난 여름 노점상들은 거리에서 쇠사슬을 묶은채 투쟁하고 광란의 도시개발로 철거민들은 쫓겨나가고 있으며, 자영업자들은 곳곳에서 죽어나가고 있는데 윤석열정권과 그 하수인들은 용산에 모여 만찬을 즐기고 있다"며, "도시빈민들이 선봉에 서서 윤석열정권을 끌어내는 투쟁에 나서겠으니 모두 함께 해달라"고 말했다.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전국대표는 "지금 한국사회의 청년은 비정규직 노동자이고 도시 빈민이다. 도대체 어떤 청년에게 국가가 있고, 정치가 있으며, 행복이 있는가"라며 "우리를 구해줄 사람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스스로 우리를 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해 윤석역정권 퇴진을 외친다"고 청년 학생들의 결의를 밝혔다.
강 대표는 9월 28일 청년학생들의 퇴진광장 뿐만 아니라 11월 9일 1천명의 청년학생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총궐기에 나설 것이라고 하면서 "국민이 행복하고 청년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를 위해서 함께 연대하고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9월 28일 전국 동시다발로 열리는 '윤석열정권 퇴진 시국대회' 지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오는 28일 퇴진광장은 △서울, 인천·경기·수도권-28일 오후 3시 서울 숭례문 앞 △부산, 오후 4시 전포대로 '윤석열 퇴진! 사회대개혁! 12차 부산시국대회' △울산, 오후 4시 4시 30분 삼산 롯데백화점 앞 '윤석열정권퇴진 울산시국대회' △세종·충남, 오후 2시 천안터미널 '윤석열정권 퇴진 세종·충남 민중대회' △강원, 오후 2시 춘천KBS앞 도로 '9.28 윤석열정권퇴진 강원대회' △충북, 오후 3시 30분 충북도청 정문 '9.28 윤석열퇴진 충북민중대회' △경남, 저녁 7시 경남교육청 앞 도로 '윤석열퇴진 9.28 경남 노동자·민중대회' △광주, 오후 5시 ACC회화나무 작은숲공원 '9.28 윤석열정권 퇴진마당' △전남, 오후 2시 순천 '윤석열퇴진 9.28 전남노동자대회 △제주, 저녁 7시 제주시청앞 '윤석열정권퇴진 한국사회대전환 제주민중대회'가 열린다.
하루 앞서 27일에는 △대구, 27일 오후 3시 반월당사거리 '노동기본권쟁취! 사회공공성 강화! 윤석열정권 퇴진! 9.27 대구노동자대회' △대전, 27일 저녁 7시 은하수네거리 '윤석열정권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 △경북, 오전 10시 30분 의성농협 남부지점 '윤석열퇴진 경북민중대회'가 개최되고, 10월 2일 오후 2시에는 전남도청 앞에서 '윤석열퇴진! 쌀값보장! 전남농민대회'가 진행된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토론회에서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뉜 참석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당론을 정하려고 24일 정책의원총회 겸 공개 토론회를 열어 의견 수렴에 나섰다. 당 지도부의 뜻은 이미 유예 쪽으로 기울어 토론회는 ‘역할극’에 불과하다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선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개인 투자자 보호제도 마련 등 자본시장 선진화 조처가 먼저라는 ‘유예팀’(김현정·이소영·이연희 의원)과, 예정대로 내년 1월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시행팀’(김영환·김성환·이강일 의원)이 팽팽히 맞섰다. 금투세는 국내주식 투자로 얻은 이익이 연 5천만원을 초과할 경우(채권·펀드·파생상품 등은 연 250만원 초과) 초과액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매기는 제도인데, 이미 두차례 시행이 유예된 바 있다.
선공에 나선 유예팀 김현정 의원은 “여야가 금투세 도입에 합의하고 지난 4년 동안 미국·유럽·일본 등 증시는 우상향하는데 우리나라 증시만 유독 고점의 3분의1도 회복하지 못한 채 지독한 박스권에 갇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투세가 도입되면 미국 시장으로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핵심은 불공정한 지배구조 개선과 개인투자자 보호로, 자본시장 ‘밸류 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금투세를 도입하면 주식으로 중산층 진입을 꿈꾸는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의 조세 저항, 심리 저항을 불러일으킨다. 주식으로 5천만원까지만 벌면 비과세된다고 할 게 아니라, 5천만원 이상 벌 수 있는 희망과 시장을 만들어줄 의무가 우선”이라고 했다. 이연희 의원은 “현실과 동떨어진 과세 정책으로 우리가 얻은 건 대선 패배였다”며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국세청의 구호는 될 수 있어도 정당의 가치는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행팀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는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것이지 증세 목적의 세금이 아니다. (금투세 도입 시) 시장에 대한 신뢰와 예측 가능성도 커져서 시장 투명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외국인이나 경영자, 50억원 이상 대주주는 금투세 도입 이전이나 이후나 (투자 여건의) 변화가 없다”며 “시행만 남겨둔 ‘다 된 밥’을 놓치면 개혁은 요원해진다. 당 정체성에 맞게 조세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성환 의원도 “주주환원 확대, 지배구조 건전화 등이 전제되고 난 다음에 금투세를 도입하면 게도 구럭도 다 놓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거론하며, 금투세를 도입하면 국세청 등이 주식 거래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게 용이해져 주가조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도 폈다.
유예팀 김병욱 전 의원은 “(한국과 국외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금투세라는 수류탄을 던져야 하냐”고 했다. 시행팀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 도입으로 주가가) 우하향된다는 게 신념이면 ‘인버스 투자’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응수했다. 인버스는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주가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75분으로 예정된 이날 토론회는 2시간30분가량 이어지는 등 치열하게 진행됐지만, 양쪽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특히 최근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금투세를 3년 유예하자”고 공개 주장하면서 당 안팎에선 ‘이미 결론이 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에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당 지도부 일원이 말씀하신 건 개인 의견”이라며 “일각에서 금투세 입장을 이미 정해놓고 ‘약정토론’을 하는 게 아니냐 생각하는 분들 있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 정책의원총회를 통해 당의 총의를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당론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 뒤 당 정책위는 입장문을 내어 “토론 결과, 필요성과 시급성이 모두에게 인정된 주식시장 밸류업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며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대기업 집중투표제 활성화 등 기왕에 발표한 ‘코리아 부스트업 5대 프로젝트’를 법률안으로 성안해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주식 투자자들에게 ‘금투세 폐지 촉구 건의서’를 전달받은 뒤 “지금 상황에서 금투세를 도입한다는 것, 유예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일종의 자폭 행위에 가깝다”며 “주식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페이스북엔 김영환 의원의 발언을 겨냥해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의 인버스에 투자하자는 건가”라고 적기도 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미국에 대해 이같이 경고하고는 “우리는 한국의 모든 항과 군사기지들이 안전한 곳이 못된다는 사실을 계속해 알리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버몬트함’의 한국 입항에 반발한 것으로 “미국이라는 나라는 결코 ‘안전의 대명사’가 아니다”라고 거듭 경고했다.
그러면서 김 부부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수반의 직속 독립정보기관인 항공우주정찰소는 지난 23일 10시 3분 10초 한국 부산항의 상시 주목대상인 어느 한 부두에서 이상물체를 포착하였으며 그 정찰자료를 보고하였다”며 ‘버몬트함’ 입항의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를 공개했다.
이어 “미항공모함이 계류하곤 하던 부두에 핵잠수함이 출현한 것”이라면서 “2020년에 취역한 이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본 적이 거의 없는 이 최신 핵잠수함이 사상 처음으로 부산작전기지에 나타난 것을 결코 ‘유람 항행’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지난 6월 미군은 두 차례나 ‘미니트맨-3’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발사놀음을 벌려놓았으며 이달 18일에는 다음세대(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의 시험비행 영상을 처음으로 전격 공개하였다”면서 “이번에 미해군의 최신 핵잠수함까지 한국 부산항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내보임으로써 미국은 이른바 ‘3대 핵전략 자산’이라는 주패장들을 모두 꺼내든 셈”이라고 폭로했다.
아울러 “미국의 최신 핵잠수함이 다름 아닌 한국에 기항한 것은 걸핏하면 핵전략 자산을 꺼내 들고 힘자랑을 하며 상대에 대한 위협을 증대시키고 기어이 악의적인 힘으로써 패권적 특세를 ‘향유’하려는 미국의 야망이 극대화되고 있는 데 대한 증명”이라고 부연했다.
김 부부장은 “미국이 수중에서 최후의 핵타격을 가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는 잠수함까지 수면 위에 끌어올려 그 무슨 ‘압도적 능력’을 시위하여도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하고는 “바로 국가의 안전이 미국의 핵위협 공갈에 상시적으로 노출되어있기에 외부로부터의 각이한 위협에 대응하고 견제하기 위한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은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그리고 한계 없이 강화되어야만 하는 것”이라며 핵무력 증강을 정당화했다.
김 부부장은 “미핵잠수함의 부산입항, 이는 미해병들에게는 휴식거리, 미국의 하수인들에게는 위안거리로 될지 몰라도 미국이 상대하고 있는 초강력의 실체 앞에서는 결코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결전을 피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을 마치고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산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09.24.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24일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은 결국 '밥만 먹다' 끝났다. 애초 의료개혁 등 민생 현안을 논의하겠다던 회동 취지가 무색하게 만찬 자리는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 성과를 공유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독대는 윤 대통령 측에서 거절해 성사되지 않았고,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문제를 포함한 주요 현안에 대해 제대로 의견을 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은 용산 대통령실 앞 야외 분수정원에서 오후 6시 30분경 시작해 90여 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은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 7월 24일 이후 두 달 만이다.
국민의힘에서는 한 대표를 비롯해 추경호 원내대표,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김종혁·진종오 최고위원,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등 16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을 포함한 수석급 이상 참모 12명이 자리했다.
만찬은 언론에 전부 비공개로 진행됐다. 대통령실 전속 취재로 진행해 출입기자들에게는 사전·사후 서면 자료만 배포했다. 일정이 모두 종료된 뒤 선별해 공개한 사진도 참석자들이 다 같이 박수를 치거나, 구호를 외치는 등의 기념사진 위주였다. 국민의힘은 만찬과 관련해 별도의 공식 브리핑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만찬 자리에서 오간 대화 내용은 일부만 부분적으로 공개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자리를 지난 7월 전당대회 이후 구성을 마친 국민의힘 지도부 '상견례' 성격으로 강조했다. 주요 의제로는 최근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 관련 "성과 공유"를 꼽았다. 지난 24일 만찬을 예고하며 "이번 회동은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여 추석 민심을 점검하고, 의료 개혁을 비롯한 개혁 과제, 민생 현안 등을 논의하는 폭넓은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던 것과는 달랐다.
"화기애애" 강조했지만...한동훈, 결국 독대 재요청
대통령실의 설명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등을 주제로 대화를 이끌었다.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언급도 있었는데 "이제 곧 국감이 시작되나"라고 물으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고생이 많다" 정도였다.
식사 자리의 건배주로는 오미자주스가 준비됐다. 술을 마시지 않은 한 대표를 고려한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식사 메뉴를 소개하며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도 대화 중간중간 관심 있는 사안에 대해 언급하거나 대통령에게 질문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지만, 오간 내용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지는 않았다. 대통령실은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며 당정 화합을 애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을 끝낼 무렵 산책을 제안해 한 대표, 추 원내대표와 함께 10여 분 동안 주변을 거닐며 담소를 나눴다고 한다. 하지만 이 시간에도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주도의 '환영회'로 퇴색된 만찬에서 당정은 결국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야당의 우려대로 "배만 채우고 성과는 없는 '빈손 만찬'"이 된 것이다. 한 대표는 당정 지지율 동반 하락의 주요 원인인 의료대란, 김 여사 비위 의혹 문제, 채 상병 특검법 등에 대해서는 끝내 의견을 개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이같은 주요 현안에 관한 논의와 해법 도출은 생략됐다.
한편 한 대표는 만찬 말미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윤 대통령과 현안을 논의할 자리를 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홍 수석은 한 대표의 독대 재요청에 즉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이미 한 대표의 독대 요구에 불쾌감을 표시한 뒤, 거부 의사를 전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새롭게 독대 자리가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장일치 불기소 결론을 냈던 '김건희 여사 수심위'와 달리, '최재영 목사 수심위'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기소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최 목사의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전부 불기소 권고를 결론지었다. 김 여사 무혐의 처분 수순을 밟으려던 검찰은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도 불안한 처지에 놓였다.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위원장 강일원 전 재판관, 이하 수심위)는 24일 오후 10시 42분께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 등을 건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최재영 목사에 대해 공소제기 권고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공소제기' 의견은 8명, '불기소 처분' 의견 7명으로, 단 1명 차이였다.
최 목사의 나머지 혐의는 모두 불기소 결론이었다. ▲명예훼손 혐의는 불기소 14명-공소제기 1명 ▲주거침입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는 만장일치로 불기소 처분 권고를 의결했다.
최 목사 측의 완승이자 검찰의 완벽한 패배다. '청탁금지법 기소-나머지 불기소'라는 결론은 그동안 최 목사 측의 입장과 완전히 일치한다. 반면 검찰은 두차례 수심위에서 시종일관 청탁금지법 무혐의 입장이었다.
약 9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최재영 목사 완승 청탁금지법 위반, 기소 8 명- 불기소 7명 한 명 차이... 나머지 혐의 모두 불기소
이날 결론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오후 2시 회의를 시작한 지 9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10시 42분에야 결론이 나왔다. 5시간 20분 소요된 지난 6일 김건희 여사 수심위에 비하면 마라톤 회의였다.
서초동 대검찰청 15층에서 진행된 수심위 회의에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팀은 2시간, 최재영 목사 변호인 류재율 변호사는 2시간 30분가량 수심위원들에게 의견을 진술하고 질문응답 시간을 가졌다. 수심위원들은 류 변호사의 진술이 끝난 후 중앙지검 수사팀을 한 차례 더 불렀다.
특히 류 변호사는 이미 방송을 통해 나갔던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영상 뿐 아니라, 중앙지검 조사 상황 녹음 파일을 편집해서 수심위원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지난 5월 검찰 조사 당시 담당 검사가 '청탁이 아니지요?'라는 방식으로 유도신문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 상황을 단지 주장이 아니라 녹음 파일이라는 증거를 제출한 것이다.
류 변호사는 이날 오후 8시가 넘어 대검 청사를 나오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았다"면서 "새로 제출한 증거에 수심위원들 관심이 꽤 있었고, 하나는 10분 정도 재생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직무 관련성은 어떤 내용의 청탁을 해서 인정되는 게 아니라 두 사람 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위원님들도 관심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질의응답을 한 뒤, 수심위원들이 검찰이 처음에 의견진술을 했던 부분에 대해서 의문이 생겼던 것 같다"면서 다시 검찰 측을 부른 상황을 전했다.
서울중앙지검 "두 차례 수심위 결정 참고할 것"... 최종 선택은?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리는 '최재영 목사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 수심위원이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이번 수심위 의결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명품백을 받은 김건희 여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려던 검찰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심위 결론을 두고 "두 차례의 수사심의위원회 결정을 참고하고,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증거와 법리에 따라 관련 사건들을 처리할 예정"이라는 짤막한 입장을 밝혔다.
수심위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소제기를 권고했다는 것은 직무관련성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청탁금지법에는 배우자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최 목사를 기소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김 여사도 재판에 넘길 수는 없다. 하지만 알선수재와 변호사법 위반의 주요한 구성요건도 공직자의 직무관련성이다.
더 큰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직무관련성이 인정된 만큼, 윤 대통령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당장 윤 대통령이 김 여사의 금품 수수 사실을 신고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게 된다.
최재영 목사는 수심위 권고 직후 <오마이뉴스>에 "당연한 결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수심위 결론으로 지금까지 국민권익위원회, 서울중앙지검, 지난번 김건희 여사 수심위의 판단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증명됐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검찰은 이번 수심위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김 여사 금품 수수를) 신고했는지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또한 직무관련성이 인정된 만큼 김 여사의 경우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 번은 불기소, 다른 한 번은 기소 권고가 나왔다. 검찰은 어떤 선택을 할까? 공은 검찰로 넘어왔다. '심우정 검찰'의 첫번째 시험대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2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치고 전용기인 공군 1호기편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준, 다급한 금리인하...빅컷 이후 또 빅컷 가능성 높아
뉴욕증시 갈팡질팡...서비스·제조업 지표 둔화조짐
노동시장도 급격한 수축...이미 샴의 법칙 발동됐다
불과 4년 만에 대미투자 177% 증가...원인은 미 반도체법
▲미 연준의장 제롬파월 [사진 : 뉴시스]
미 연방준비제도가 대폭적인 금리인하에 나섰지만 여전히 미국 경제는 혼란스럽다. 이에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무색하게도 내실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한국은 대미투자 1위를 기록함으로써 우려를 키운다.
연준, 다급한 금리인하...빅컷 이후 또 빅컷 가능성 높아
지난 18일(현지시간) 연준은 기존 연 5.25-5.5%에 달한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여 연 4.75-5.0%로 조정했다. 지난 4년간 이어진 고금리 국면을 끝내는 첫 번째 ‘빅컷’을 감행한 것이다.
빅컷은 0.25%포인트 이상의 대폭적인 금리 하향조정을 가리킨다. 대부분의 중앙은행이 경제에 충격을 줄이고자 ‘0.25%’ 수준을 기본 조정 단위로 삼는다는 점에서 빅컷은 이례적인 조치다.
이에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현재 (미) 경제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이번 조치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설정한 높은 대출 금리가 미국 경제에 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 밝혔다.
파월 의장이 경기침체를 극구 부인하는 까닭은 빅컷이 경기하강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대출금리 부담을 경감하는 조치라고 주장함으로써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금리부담 경감을 위한 시도라기에는 이번 금리인하의 폭이 너무 크다. 연준 간부들에 따르면 당장 올해 안에 추가 빅컷이 이뤄질 수도 있을 정도다.
연준 전망치에 따르면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약 4.4% 수준으로 인하되며, 내년 말까지는 3.4%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 목표 금리는 2.8% 선으로, 이는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낮은 수치다.
뉴욕증시 갈팡질팡...서비스·제조업 지표 둔화조짐
금리인하 폭이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나게 되면서 외려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모든 시장 지표를 종합해 본 연준이 경기침체 징후를 감지했음에도 이를 숨긴 채 견조함만을 강조한 게 아니냐는 불안 때문이다.
이에 빅컷 직후 당일에도 뉴욕증시는 하락장으로 마감했으며, 지난 23일에도 전체적으로 뚜렷한 상승세 없이 등락을 반복했다.
이는 미국 실물경기가 지지부진한 것과도 관련있다.
서비스와 제조업 부문 동향을 종합 관측하는 에스엔피 글로벌(S&P Global)의 미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4.6에서 9월 54.4로 하락했다. 이 수치는 이내 54.3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의 전반 실물 경기가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 부문으로 살펴보면 둔화 조짐이 보다 완연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는 지난달보다 0.3p 하락해 55.4를 기록했으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역시 15개월 만에 최저치 47로 떨어져 전월 47.9에서 대폭 하락했다.
노동시장도 급격한 수축...이미 샴의 법칙 발동됐다
무엇보다 고용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를 나타내는 ‘샴의 법칙’이 발동됐다는 진단도 부정적 전망을 키운다.
샴의 법칙은 미 연준 샴 박사가 고안한 것으로, 미국 실업률 최근 3개월 평균치가 지난 1년 최저치에 비해 0.5%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에 들어섰다고 판단한다. 1950년 이후 미국 내 경기침체 11개 케이스 중 10개 케이스에 들어맞는 모델이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연초 3.7%에서 지난 7월 급격히 증가하여 약 3년 중 최고치인 4.3%로 올랐으며, 지난달에도 4.2% 수준을 유지했다. 미연방 공개시장 위원회(FOMC)의 전망치에 따르면 연말까지 실업률은 4.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르면 이미 7월경 미국 경제는 침체기에 접어든 것이 된다.
불과 4년 만에 대미투자 177% 증가...원인은 미 반도체법
문제는 미국 경제의 심상찮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대미투자 규모에서 사상 최초로 세계 1위를 차지할 만큼 대미 거래를 늘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파이낸셜타임즈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는 한국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대미투자 규모는 215억 달러(약 28조5천300억 원)로 2022년보다 11%가량 줄어든 규모지만, 최대 대미투자국 대만이 투자를 줄임으로써 1위에 오른 것이다.
이는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양털깎기’라 불리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의 결과로, 대중 견제를 위해 전기차·배터리·반도체 등 동맹국들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미국 내로 끌어들이는 정책에 한국 정부와 기업이 가장 잘 호응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5년 전 한국의 대외투자 총액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50% 이상으로 급증했다.
반면 한국 기업의 대중 투자 규모는 5년 전 전체 대외투자의 11%를 차지했으나 1% 미만으로 급감했다.
이에 미국의 동맹국 블록화 요구에 압력을 느낀 기업들이 대중 투자 비중을 줄이고 대미 투자 비중을 늘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세계 정치·경제 흐름과 무관하게 미국발 ‘가치외교’를 신봉하며 미국의 모든 요구에 굴복해온 윤석열 정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일본팀을 1-0으로 꺾고 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최일선 선수가 결승골을 넣고 기뻐하는 북한 선수들. [사진-피파 홈페이지 갈무리]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이 일본팀을 1-0으로 꺾고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북한은 23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에스타디오 네메시오 카마초에서 열린 ‘2024 FIFA U-20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최일선 선수의 결승골로 일본을 1-0으로 제압했다.
피파(FIFA)에 따르면, 북한의 17세 신예 최일선 선수는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아 상대 수비수 사사키 리오를 제친 뒤,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오야마 아에무를 따돌린 후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피파는 “극단적으로 높은 경기 강도로 상대를 압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끝까지 장점을 최대치로 발휘하며 우승까지 차지했다”고 총평을 했다. 북한 여자축구가 무적이라는 얘기다.
피파는 “리성호 감독이 이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세밀한 패스, 과감한 드리블 돌파로 경기를 주도했으며 수비적으로는 최대한 높은 위치에서 강도 높은 압박으로 일본을 몰아세웠”으며 “일본은 단단한 수비 대형을 구축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좀처럼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상대의 빠른 속공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북-일전을 평가했다.
볼을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북한과 일본 선수들. [사진-피파 홈페이지 갈무리]
이어, 피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이번 대회에서 내로라하는 우승 후보를 차례로 제압하며 정상에 올랐다”면서 “우선 유럽의 떠오르는 강호 네덜란드가 조별 리그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패했”으며 “이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8강에서 브라질, 4강에서 미국을 꺾은 데 이어 무려 3회 연속 결승에 진출한 일본마저 꺾으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고 그간의 결기 일정을 일별했다.
앞서, 북한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17골을 터트리는 등 폭발적인 공격력을 선보였고 16강 오스트리아전에서 5-2, 8강 브라질전에서도 1-0으로 각각 이겼다.
이로써 북한은 U-20 여자 월드컵 역사상 3회 우승으로 독일, 미국과 함께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번 대회 최우수 선수로는 결승전에서, 결승골의 주인공이자 이번 대회 득점 1위인 17세 공격수 북한의 최일선 선수에게 돌아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 공군 1호기에서 내려 환영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4.09.22.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오는 24일 '의료대란' 등 굵직한 현안을 의제로 마주 앉는다.
23일, 정치권에선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입장이 다른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당정 지지율 위기 상황 속에 일치된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만찬을 앞둔 두 사람 사이에는 불편한 분위기만 감지되고 있다.
당정은 의료대란 해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의료 문제는 추석 연휴 직전 여론조사에서 취임 뒤 '최저점'을 기록한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의 영향으로 여당인 국민의힘의 지지율도 '윤석열 정부 취임 뒤 최저치'를 기록하며 동반 하락 중이다.
만찬을 하루 앞둔 이날, 여야에서는 '회동 성과'를 압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만 채우고 성과는 없는 '빈손 만찬'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의료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라도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특위는 "단순한 보여주기식 식사 자리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이면서도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자리가 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대란뿐만 아니라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도 당정이 입장을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의제다. 아울러 한 대표는 최근 언론을 통해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관한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재차 밝혀, 관련 언급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여사에 관한 문제, 채 상병 특검 등 말하자면 그동안 정권의 역린이라고 불려 왔던 여러 가지 이슈들이 여당한테는 지금 제일 중요한 국면 과제"라며 "이 부분을 대통령이랑 담판 짓지 않고서야 '왜 만났냐'는 얘기가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만찬은 한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을 포함, 산적한 현안에 관해 한 대표가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다만 이 자리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의료·김여사·채상병 등 주요 현안에 관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의사를 전달하고,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대표가 우선적으로 제안한 '독대' 형식의 자리는 사실상 대통령실에서 거절한 상태다. 한 대표는 만찬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는데,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24일)은 신임 지도부를 격려하는 자리"라며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만찬은 대통령실 주도에 따라 '환영회' 분위기로 준비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만찬에 '총출동'할 예정이다. 한 대표 외에도 최고위원들과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등 16명이 참석한다. 공간과 일정이 제한되다 보니,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직접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드는 셈이다.
한 대표는 24일 이후에도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한 대표는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이 나온 뒤,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독대에 관해) 따로 직접 전달받은 건 없다"며 "이번이 어렵다면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하더라도, 이미 동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예정대로라면 내년 1월부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시행된다. 2020년 말에 법이 통과된 지 5년 만이다. 법 통과 당시의 시행 예정 시기는 2023년이었지만 한 차례 연기되어 2년이 늦춰졌다. 시행을 얼마 앞둔 이 세제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여당은 여야 합의로 만든, 그리고 아직 시행에 들어가지도 않은 금융투자세를 아예 폐지하자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금융투자세를 유예하거나 완화하자는 쪽과 원안대로 즉시 시행하자는 쪽이 나뉘어 치열한 당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성격이 좀 불분명한 한 단체는 금융투자세 폐지를 내세우면서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금투세는 금융투자소득 기준으로 많아야 상위 1% 정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금투세가 주식 거래 결정에 주는 영향의 정도는 매우 작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주식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를 결정할 때 세금보다는 주식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전망에 압도적인 우위를 두기 때문이다. 또한 정말로 금투세 때문에 주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확실하게 예상된다면 투자자들은 '풋 옵션'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주가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금투세를 반대한다는 주장은 황당하다. 그러한 주장을 내걸고 금투세 반대 집회를 한다는 것은 더욱 황당하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과 같은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여 얻은 소득(양도, 환매 등)에 세금을 매기자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제안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어딘지 어색하고 비정상적이다. 안타까운 점은 금투세 논쟁이 본류가 아니라 지류라는 점이다. 무슨 얘기인가? 금투세 도입은 증권거래세 폐지와 패키지로 묶인 제안이다. 이 둘 가운데 앞으로 자본시장에 진정으로 큰 영향을 줄 사안은 사실은 금투세 도입이라기보다는 증권거래세 폐지이다. 그런 면에서 논쟁의 중심에는 증권거래세 폐지 문제가 놓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이 문제보다 금투세 도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거래세에 대한 논쟁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금투세 도입과 증권거래세 폐지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전개에 어떤 함의를 가질 것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패키지를 마련하게 된 과정을 살펴보아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와 증권업계 이해에 휘둘린 증권거래세 폐지
증권거래세 폐지와 금투세 도입의 공식화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0년 6월에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금융투자 활성화 및 과세 합리화를 위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에서 이뤄진다. 물론 둘 가운데 핵심은 증권거래세의 폐지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기획재정부의 발표 내용이 증권업계(외국인 투자자, 국내 기관투자자를 포함하여)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고 업계가 바라는 핵심 요구사항은 증권거래세의 폐지였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오래전부터 증권거래세의 인하, 나아가 폐지를 요구해 오던 터였다. 이러한 요구가 2010년대 들어서면 매우 강해진다. 거기에는 증권 거래의 행태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사정이 놓여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미국에서 유행한 고빈도 거래의 세계적인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미국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미리 짜놓은 논리 구조(알고리즘)에 따라 주식, 파생상품, 외환 등을 자동으로 거래하는 방식이 유행한다. 알고리즘을 이용한 거래 방식의 하나가 고빈도 매매(High Frequency Trading·HFT)인데, 이것이 현대 증권거래의 풍경을 생소한 모습으로 바꿔 놓았다. 자본시장연구원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고빈도 매매에서는 주문의 전달과 체결이 1초에도 수백 번이 이뤄진다. 이 거래를 위해서는 정교한 자동화 프로그램, 고속 전용선,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다. 주식을 보유하는 기간도 매우 짧은데, 대체로 장 마감 전에 주식을 모두 처분한다.
이러한 거래 방식이 유행하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환경 변화가 있었다. 먼저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2000년에 닷컴 주식의 버블이 붕괴하고 거기에다 9.11테러까지 발생하자 미국은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낮추고 대출 조건도 완화했다. 투자자들은 투자 기회만 발견한다면 얼마든지 돈을 빌려서 자산 시장에서 투자할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른바 "양적 완화" 덕분에 빌린 돈으로 자산 투자를 하기가 더욱 쉬워졌다. 그러나 자산 투자가 쉬워진다는 것은 자산 투자자가 늘어난다는 것, 따라서 경쟁이 심해져서 수익을 내기도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조건에서 투자자들은 티끌 모아 태산 격으로 잦은 거래를 통해 이익을 조금씩 모아가자는 아이디어에 바탕을 둔 거래 기법을 발전시켰다. 증권시장에서는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여 오랫동안 보유하는 "가치투자"가 시들해지는 대신 기업의 가치에 상관없이 단기의 주가 움직임을 살피면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을 이용한 거래 방식으로 순식간에 차익을 얻는 투자가 유행했다. 거대한 금융 데이터의 이용 가능성과 거래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의 성능 개선은 이러한 방식의 투자를 뒷받침했다.
고빈도 매매 기법은 헤지펀드, 사모펀드, 뮤추얼펀드와 같은 전문 투자기관이 주로 활용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고빈도 매매 프로그램, 예컨대 예스트레이더(YesTrader), 사이보스트레이더(CybosTrader), 메타트레이더(MetaTrader) 등이 개발되면서 그 활용 대상이 더욱 넓어졌다. 이리하여 알고리즘 기반의 고빈도 매매는 미국과 유럽에서 크게 증가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거래에서 고빈도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은 50~60% 수준, 유럽은 50% 수준에 이른다. 2019년의 증권거래세법 개정안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이 비율이 2018년 기준으로 60% 수준이다.
미국에서 발전한 고빈도 매매는 아시아에 진출한 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이들 국가에서도 확산한다. 미국인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와 대출조건 완화에 따라 대외 투자를 늘려 나간다. 양적완화로 세계시장에 과잉 공급된 달러 자금의 많은 부분은 먼저 조세회피지역인 오프 쇼어 금융센터에 축적된다. 미국 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시기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거주자 보유의 달러자산 잔고는 카리브해 금융센터가 41.1%, 영국이 22.9%를 차지하는데, 이런 곳들은 조세회피지역이다. 이러한 오프 쇼어 국제금융센터는 달러를 글로벌한 규모로 집적한 다음 각국에 다시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각국으로 분배된 자본은 그 나라에서도 알고리즘 매매를 추구한다. 올해 한국증권학회지에 실린 "외국인 주도세력의 투자전략 변화: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알고리즘"이라는 논문의 다음과 같은 인용문을 보자. "(Flash Crash라는 주가폭락 사건 이후-인용자)미국의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규제 강화와 시장 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에 관련 회사들이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의 아시아태평양 임원들과 면담한 결과 전 세계 많은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회사들이 한국 등 신흥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묘사는 알고리즘 매매가 미국에서 주변국으로 어떻게 확산하는가를 보여준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고빈도 매매가 증가한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물론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들도 가치투자 대신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로 전환하기 시작한다. 2009년 3월 주문체결시스템이 EXTURE로 교체되면서 고빈도 매매를 할 수 있는 시스템 환경이 구축된다. 위에서 언급한 논문은 우리나라 고빈도 매매의 증가 현황을 보여준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2005년부터 2022년에 걸친 기간을 5개 구간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는데 2012년~2016년 구간부터 외국인들의 투자 행태가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매매 중심의 투자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런데 고빈도 매매의 걸림돌은 증권거래세이다. 약간의 시세 차익을 노리는 "단타" 매매에서 거래세를 넘어서는 수익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거래세를 물지 않는 분야인 파생상품,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주로 고빈도 매매가 이뤄졌다. 2015년에는 대형증권사 대다수가 거래세를 면제받는데, 시장조성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떠안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거래에 세금을 면제해 주자는 이유에서였다. 증권사에 증권거래세가 면제되면서 증권사 자기 계정 중심의 고빈도 매매가 늘어나기도 한다.
증권사들로서는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등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증권거래세의 폐지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증권거래세가 없어야 본격적으로 고빈도 매매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거래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면 거래량 증가에 따른 새로운 이윤 원천이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미국에서 고빈도 매매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거래량이 폭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경우 일일 평균 주식거래량이 2005년의 21억 주에서 2009년에는 59억 주로 늘어난다. 말할 필요도 없이 거래량의 증가는 증권회사의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이리하여 고빈도 매매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외국계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 행태를 모방하려 한 국내 기관투자자들, 고빈도 매매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고 한 증권회사들, 이들의 이해와 엮여 있는 보수 정당, 보수 경제신문 사이에는 이심전심으로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이 형성되었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의 요구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먼저 기업들의 대변기구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증권거래세 폐지에 앞장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16년에 "금융산업의 제도 애로와 개선방안 건의"를 통해 증권거래세 폐지를 건의 형식을 빌려 요구했다. 미국과 일본 등 대다수 선진국들은 거래세를 물리지 않고 있으며, 중국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가 과세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보다 세율이 낮다는 이유에서였다. 상공회의소는 특히 투자자가 손해를 보고 파는 경우까지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증권거래세의 세율만이라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에 경제신문과 보수 언론에는 갑자기 증권거래세 폐지 주장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도 거래세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는 보고서를 냈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은 구체적으로 법 개정 요구에 나섰다. 집권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11월에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윈회"를 구성하여 이에 대응했는데, 10개월 동안 활동을 벌였다. 증권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금융투자협회는 2019년 1월에 집권 여당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증권거래세 폐지와 금투세 도입을 묶음으로 제안했다. 특위는 출범 6개월 만에 증권거래세 인하를 수용하면서, 23년 동안 요지부동이던 증권거래세를 성공적으로 낮추었다고 자화자찬했다. 또한 특위는 2019년 9월 초에 "기로에 선 한국경제 자본시장에서 길을 찾다"라는 심포지엄을 개최해서 증권거래세 인하의 정당성을 홍보했다. 같은 달 말에는 특위 위원장이던 최운열 의원실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 주최,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 후원으로 "증권거래세 폐지 후 자본시장 과세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하여 증권거래세 폐지가 여야 합의에 의해 이뤄진 것임을 부각시켰다. 이렇게 해서 다음 해 6월에 증권거래세 폐지, 금투세 도입이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정리된 것이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등 야4당(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의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금융투자소득세를 유예 없이 시행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의 생색내기용 금투세 도입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이 영리하게도 증권거래세 폐지만을 주장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증권거래세의 폐지와 금투세의 도입을 패키지로 묶어서 제안했다. 사실 금투세 도입은 정부나 여당보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이 먼저 주장했다. 증권거래세 폐지만을 주장해서는 이를 관철해 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들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큰 것을 얻기 위해서는 작은 것을 내주어야 한다는 지혜를 이들은 모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자본시장 유관기관,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포함된 31개 기관이 참여하여 설립한 자본시장연구원은 주식 거래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확대와 증권거래세 인하의 병행 추진을 주문하는 보고서를 냈다. 금융투자협회의 세제지원부장은 부동산의 경우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것을 문제 삼지는 않는다면서 주식 투자로 이익을 내더라도 마찬가지로 돈을 번 사람이 차익에 대해 양도세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투자협회가 단순하게 증권거래세만 없애 달라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곧, 금융투자협회는 증권거래세 폐지와 아울러 금투세의 도입도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거래세 폐지 동맹이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기 위해 내세운 구호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였다. 증권거래세 폐지 법안을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증권거래세 폐지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기본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신문을 포함한 보수 언론들도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기사를 연일 쏟아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너무 당연한 주장이 이때는 전혀 엉뚱하게 활용된 셈이다. 이렇게 해서 거래세 폐지, 금투세 도입이라는 패키지가 완성되었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은 금투세 도입을 주장했지만 그것이 기관투자자에게는 부과되지 않도록 하는 빈틈없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전반적으로 증권거래세 폐지, 금투세 도입 패키지는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중심의 외국자본, 국내의 기관투자자들, 그리고 증권업계의 이해에 편향된 성격을 갖는다. 이 패키지로 기관투자자들은 증권거래세 인하 혜택은 고스란히 누리면서도 금투세 적용 대상에서는 아예 제외된다. 외국자본도 증권거래세를 면제받지만 이중과세 협약에 따라 금투세 부과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증권사들은 고빈도 매매의 걸림돌이었던 증권거래세가 폐지됨으로써 다양한 매매 전략을 개발하여 거래량을 늘릴 수 있게 된다. 반면 정부는 증권거래세에 비해 훨씬 쪼그라든 규모의 금투세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
증권거래세 가운데 농특세는 남는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일지 모르지만 이것도 꼭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면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은 이어서 농특세 폐지에 달라붙을 것이다. 증권거래세 폐지 뒤의 농특세 폐지 요구는 정해진 수순이다. 예를 들어 "폐지 시한 20년 넘긴 시대착오적 농특세, 존치 이유 없다"는 <매일경제> 신문의 2024년 5월 12일자 사설, "금투세 시행하려면 농특세 담긴 거래세부터 정리하라"는 <조선비즈>의 2024년 8월 12일 기사가 이를 증명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폐지가 확정되기 전인 2019년에 이미 자본시장 포커스 2019-08호에서 "주식양도세의 대안으로 도입된 증권거래세는 양도소득세 과세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유지할 명분이 점차 약화하고, 부과근거 자체가 불분명한 농어촌특별세도 마찬가지이다"라는 보고서를 쓰고 있다.
진보주의자들이 주장해 온 금융거래세
증권거래세 폐지론자들이 내세운 논리는 과세체계의 합리화이다. 곧, 증권거래세가 불합리한 조세이기 때문에 이를 폐기하고 합리적인 소득세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조세는 정책 목적에 따라 소득에 매길 수 있고 거래에 매길 수도 있다. 거래에 세금을 매긴다고 해서 그것이 불합리할 이유는 없다. 다만 상품 거래세라면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조세를 더 많이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서 불합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증권거래세에는 그런 면이 없다. 증권거래세는 사실 오랫동안 진보활동가들이 요구해온 의제이다.
증권거래에 대한 과세를 포함한 금융거래세는 존 메이나드 케인스라는 이름을 떼어 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케인스는 1936년에 출판한 <일반 이론>에서 증권거래세 아이디어를 꺼냈다. 이 책에서 케인스는 시장의 심리를 예측하는 활동을 투기로, 그리고 자산의 수명 전체에 걸쳐 미래수익을 예측하는 활동을 기업으로 정의했다. 쉽게 얘기해서 시장 심리를 예측해서 돈 버는 활동을 투기, 자산 투자를 해서 거기에서 생기는 현금흐름을 통해 돈 버는 활동을 기업이라 한 것이다. 그런데 케인스에 따르면 시장에서 이뤄지는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는 변덕이 심하다. 그것을 안정적으로 지탱할 강력한 확신의 뿌리가 없기 때문이다.
케인스는 금융시장이 발달하면 투기 활동이 기업 활동보다 우세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만약 투기 활동이 기업 활동이라는 꾸준히 흐르는 강물 위에서 벌어진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거꾸로 기업 활동이 투기 활동이라는 소용돌이에 말려든다면 상황이 심각해진다고 케인스는 주장했다. 케인스는 자본의 활동이 카지노의 부산물이라면 일이 제대로 될 리 없다는 말로 상황을 비유했다. 따라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카지노에는 접근이 어려워야 하고 그것은 증권시장에도 마찬가지라고 케인스는 말한다. 케인스는 투기 활동이 기업 활동을 압도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증권거래세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케인스는 과도한 금융거래나 금융의 성장이 실물자본의 축적을 오히려 더디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산업자본이 장기에 걸쳐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금융거래를 억압해야 하고 그래야 더 많은 자본축적,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케인스는 보았다. 케인스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브레턴우즈 체제, 케인스식 복지국가 제도에도 반영되었다. 케인스는 금융의 발전이 꼭 좋은 것인가, 투기활동에 의한 주가의 상승이 장기적인 경제 발전에 좋은 것인가를 물었다. 그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서 정책 대안으로서 거래세 부과나 금융억압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 가격의 상승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케인스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왜냐면 증권거래세나 금투세의 모든 논의들은 예외 없이 주가의 상승을 바람직한 현상으로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초에 토빈은 케인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토빈세를 제안했다. 이 토빈세는 케인스의 증권거래세 아이디어를 외환거래에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금융거래세는 크게 보자면 국내의 증권거래(주식, 채권, 파생상품)에 적용되는 증권거래세와 외환거래에 적용되는 외환거래세가 있다. 토빈이 토빈세 아이디어를 낸 1970년대 초는 자본이동의 자유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의 폐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던 무렵이다.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제시된 토빈세는 이후 진보 활동가들의 의제로 자리잡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거래세를 도입하자는 요구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다. 이러한 운동의 원류에는 케인스의 아이디어가 놓여 있다. 실제로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금융거래세를 도입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주식을 포함한 금융거래에 거래세를 도입했다. 프랑스는 2012년 8월부터 금융거래에 대해 0.2%의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는데, 2017년에는 세율을 0.3%로 높였다. 이탈리아는 2013년부터 금융거래세를 도입하여 0.22%의 세금을 매기고 있다. 영국은 거래세 성격의 인지세를 0.5%의 세율로 부과한다. 한편 미국 민주당의 해리스는 금융거래세 도입을 이번 대선의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금융거래세는 일찍부터 진보 의제로 꼽혀왔다. 2008년 이후에는 금융거래세의 도입 필요성이 훨씬 높아졌고 실제로 금융거래세를 도입하자는 진보 활동가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글로벌 수준에서 볼 때 금융거래세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금융 과잉이라는 2008년 글로벌 위기의 주요 원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금융거래세의 유용성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물론 구멍이 숭숭 뚫린 금투세로 이를 대체한다지만 말이다.
증권거래세 되살리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증권거래세 폐지에 따라 고빈도 매매 기술을 활용한 투기 거래가 증가하면 케인스의 표현대로 투기의 거품 위에 기업이 놓이는 상황이 생겨날 수 있다. 그런 거래는 장기에 걸친 안정적인 투자나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고 이 때문에 자본시장 발전에도 역행할 수 있다. 투기 거래의 증가는 장기적으로 주가의 상승이 아니라 오히려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증권거래세는 여전히 유용한 기능을 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가 2019년의 국회 답변 자료에서 밝힌 바와 같이 증권거래세는 과도한 단기매매 억제 효과를 분명히 갖는다.
우리나라의 증권시장에서는 투기 성향이 매우 강하게 나타난다는 현실도 되돌아보아야 한다. 선물, 옵션 거래액의 절대액이나, GDP 또는 시가총액에 대비한 선물 옵션 거래량 비율은 주요 나라들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난다, 그만큼 투기성향이 강하다는 의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변동성도 매우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에는 외국의 핫머니 유출입이 많아서 국제시장이 동요할 때는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 나가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심지어 우리나라가 외국자본의 ATM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는 데도 증권거래세는 여전히 유용하다.
증권거래세 폐지로 거래가 증가하면 중개업자들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해지펀드나 사모펀드도 초단기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다 그렇다고 그것이 국민경제에 무슨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증권거래세를 소득세로 전환하는 데에서 생기는 손에 잡히는 이익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증권거래세를 중심으로 하면서 금투세를 보완해서 운용하는 조세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재정부도 2019년 국회 답변자료에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세를 모두 과세하고 있으며, 두 세금을 병과할지, 택일할지 여부는 입법정책적 결정사항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증권거래세의 필요성이 큰 우리나라가 금융소득세 단일체제를 선택하고 있는 미국을 따라가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이미 단계적 폐지를 결정한 증권거래세에 대해 그 유용성을 재검토하고 이를 되살리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를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도움받은 자료>
이인형·강소현․김준석, "글로벌 거래소 변화 양상과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2012
구기동, "증권거래제도와 조세의 역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2019.
기획재정부, "금융투자 활성화 및 과세합리화를 위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 2020.6.25.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 마지막 날인 지난 21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보도한 체코 언론 <블레스크>는 최초 보도 당시 김 여사를 '사기꾼'에 빗대 표현했으나, 주체코 대한민국 대사관(이하 한국대사관)의 이의 제기를 받고 기사 속 표현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대사관이 구체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단어는 "사기꾼"으로 파악됐다. 이는 <블레스크>가 <오마이뉴스> 이메일 질의에 답변한 내용이다.
<블레스크>는 첫 보도 당시 제목은 '사기꾼이 파벨의 성에? 대한민국 영부인은 거짓말을 하고 수백만 달러로 자신을 풍요롭게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Podvodnice u Pavlových na Hradě? První dáma Jižní Koreje měla lhát i obohatit se o miliony)로 뽑았다. 또한 기사의 첫 문장은 "대한민국 국가 원수 곁에 사기꾼이 있을까요?(Má jihokorejská hlava státu po boku podvodnici?) 윤석열 대통령은 금요일 체코를 국빈 방문했습니다"였다.
그러나 이후 제목이 '흠결 있는 영부인이 파벨 앞에? 한국의 대통령 부인이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다'로 바뀌었고, 기사 속 첫 문장 '대한민국 국가 원수 곁에 사기꾼이 있을까요?'은 삭제됐다.
<오마이뉴스>는 이에 대해 <블레스크>에 기사 속 표현 삭제의 이유 등을 직접 질의했다.
"주체코 한국 대사관, 사기꾼 표현에 이의 제기"
▲ <오마이뉴스>의 질의에 에바 심코바(Eva Simkova) <블레스크> 편집팀장 겸 부편집장이 기자에게 보낸 메일. 해당 메일은 9월 23일 오후 7시 29분(한국시각)에 수신했다.
23일 에바 심코바(Eva Šimková) <블레스크> 부편집장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기사 속 표현이 달라진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문 그대로 싣는다(괄호 안은 기자 주).
문의 메일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레스크>는) 프라하에 있는 한국대사관으로부터 'podvodnice(사기꾼)'라는 표현에 대한 이의 제기를 받았습니다.
저희는 이의 제기와 함께 논거를 검토하고, 이를 받아들여 약간의 수정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사의 주제와 의미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thank you for your email with your questions. We have received an objection from the Korean Embassy in Prague to the expression "podvodnice".
We have considered and accepted this objection along with the arguments and decided to make a minor modification. The topic and meaning of the articles remained unchanged.
정리하면 한국대사관의 이의 제기가 있었고 <블레스크>는 이를 검토해 기사 속 표현을 일부 덜어냈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출입기자단의 '대통령실이 삭제를 요청한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건 좀 확인을 해봐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영부인을 폄하하고 악의적으로 보도한 외신 보도를 굳이 그렇게까지 보도할 필요성이 있는 것인지,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면서 "악의적으로 보도한 기사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삭제 조치된 건데 '삭제됐다'는 것까지 기사화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블레스크>의 보도 내용과 기사 속 표현 삭제 등의 과정을 보도한 국내 언론을 비판했다.
그러나 <블레스크> 에바 심코바 부편집장은 "'사기꾼'이라는 단어는 이의를 제기 받고 논의해 수정을 결정했지만 기사의 주제와 의미는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국빈 방문 중에 현지 유력 언론이 윤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 관련한 여러 의혹을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보도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체코 유력 언론 '블레스크(BLESK)'는 윤 대통령이 방문 중이던 지난 21일(현지시간) '한국의 영부인은 여러 차례 수사를 받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블레스크는 기사에선 "김 여사는 영부인다운 우아함도 있지만 탈세나 표절 등의 의혹도 가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체코 외교부에 따르면, 블레스크는 현지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보유한 일간지이다.
특히 블레스크는 한국 언론이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가 열렸던 2019년부터 김 전 대표에게 주목했다며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의 아내였던 김 여사의 아파트가 세무 당국에 압류당하는 일이 있었다"라며 "부동산세를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당시 '같은 아파트에서 다른 동으로 이사하면서 세금 고지서를 제때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는 점도 전했다.
▲체코 언론 블레스크(BLESK)의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 관련 의혹 기사. ⓒ블레스크 홈페이지 갈무리
이 매체는 김 전 대표의 논문 표절 의혹도 언급했다. 2022년 국민대가 논문 표절 의혹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국내 각계 단체에서 참여한 16명의 학자 그룹이 반대 의견을 낸 점을 소개하는 한편, 숙명여대 석사 학위 논문 표절 논란도 언급했다.
김 전 대표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김 여사는 혐의가 제기된 다른 인물들과 함께 (주가조작으로) 10억 원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한국 검찰이 김 전 대표의 어떤 혐의도 입증하지 못해 기소되지 않았지만, 공범으로 의심받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최근 항소심에서 3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점도 밝혔다.
블레스크는 구글 검색 시 나타나는 기사 제목 하단에 "한국 국가 원수가 사기꾼을 곁에 두고 있나?"(M jihokorejsk hlava sttu po boku podvodnici?)라는 문구를 적기도 했으나, 22일 현재 이 문장은 사라졌다.
윤 대통령과 김 전 대표는 2박 4일간의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22일 오전 귀국했다.
서어리 기자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주말 사이 기록적인 가을 폭우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지면서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국 곳곳에서 사람이 숨지고 수확을 앞둔 논밭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다수 신문은 가을 폭우 피해를 사진과 기사로 1면에서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기후 변화는 빨라지는데 국가적 대응은 턱없이 느리고 미흡하다”며 국회 기휘위기특별위원회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22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부터 내린 호우·강풍·풍랑으로 7개 시도, 46개 시군구에서 150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남 장흥군에서는 급류에 휩쓸린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부산에선 대형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부산소방재난본부 배수 차량과 트럭이 구멍에 빠졌다. 경남 김해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대성동고분군 서쪽 사면이 무너지는 등 문화유산 피해도 발생했다. 경남 창원, 충남 서산, 전남 순천, 부산, 경남 거제 등 전국 곳곳에서 9월 하루 강수량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고, 지역 농가 피해도 잇따랐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이례적인 가을 폭우의 원인을 “14호 태풍 ‘풀라산’이 약해져서 열대 저압부로 변한 뒤 우리나라를 지나가며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폭염이 끝나자마자 극한 폭우가 닥친 데 대해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조선일보에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수온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며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극한 기후가 일상이 되고, 과거의 기후로 돌아갈 일은 좀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극단을 오가는 날씨가 일상화됐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는 더디고 헐겁다”며 국회 기휘위기특별위원회부터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전 세계적으로도 극단의 폭염·홍수·산불·혹한이 교차하거나 이상 기후가 나타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며 “한국도 지난 8월 낮기온 33도가 넘는 최장 폭염일수와 열대야를 겪고, 추석까지 한낮 30도를 넘고 열대야를 겪더니, 가을 폭염이 물러나기 무섭게 9월 폭우가 쏟아졌다. 계절을 가릴 것 없이 기후 위기가 시민의 일상과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은 “기후 변화는 빨라지는데 국가적 대응은 턱없이 느리고 미흡하다.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대책을 짤 국회 기후특위 설치부터 게걸음”이라며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안심사권과 예결산심의권을 실질적으로 부여한 국회 특위 설치를 촉구하고 여야 원내대표도 이달 9일 동의했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산업통상위·기획재정위 등과 권한·예산 조정이 미뤄지고 있다. 지금도 선진국보다 한참 늦은 기후 정책·대책 전담기구가 국회 상임위 간 이견으로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러다가는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9일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30년까지만 규정한 탄소중립기본법에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의 후속 입법·대책 마련도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얼마 전 환경부가 내놓은 기후대응댐 구상이 곳곳에서 실효성 논란을 빚었듯이 윤석열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은 근시안적이고 퇴행적이다. 국회는 주도적으로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기후위기의 백년지대계를 짤 특위 설치를 조기에 매듭짓기 바란다”고 했다.
충청 지역 중부매일은 사설에서 “오송 참사 1년 전인 2022년에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충북도소방본부는 총 51건의 강풍·침수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이처럼 호우 피해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수해대응은 피해주민들을 안심시키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중부매일은 “정부는 이번 호우 피해상황을 하루빨리 파악해 위급한 곳의 ‘특별재난지역’선포를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지자체도 ‘재난안전실’을 중심으로 매년 발생하는 비 피해에 대해 근본적이고 촘촘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상황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 경남신문 사설 갈무리.
경남신문도 사설에서 “이상기후로 인해 이번과 같은 호우가 일상화되고 재난이 대형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난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며 “장마철 통영의 국지성 집중호우와 이번 창원, 김해의 폭우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비가 올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언제, 어디서, 어떤 재해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경남신문은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대응이 임시방편식 대처가 아닌 장기적 계획 아래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대형 재난으로 이어지기 전에 안전기준을 높인 중장기 재난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한 회동, 한국일보 “밤샘 논의라도 해서 정국해법 찾아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직전 윤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를 요청했다. 신문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찬 회동에 주목하며 장기화되는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정국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보도하며 “의정 갈등 장기화 등으로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자,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독대해 정국 해법을 모색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3면 기사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당정 불협화음을 정리하고 여론을 설득할 대안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설득해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20%(한국갤럽 기준)로 알 수 있듯이 민심 이반은 심각한 상태다. 의대 정원 증원을 놓고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대처와 최근 불거진 공천 개입 의혹 역시 국정의 또 다른 뇌관이다. 김 여사는 지금껏 이들 사안에 대한 어떠한 사과와 해명도 하지 않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23일로 취임 두달을 맞는 한 대표는 그간 주요 현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국민에게 약속한 ‘채 상병 특검법’ 발의는 기약없이 미뤄졌고, 여야의정 협의체는 첫발도 내딛지 못했다”며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민심을 가감 없이 전하고 설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윤 대통령 역시 한 대표와의 대화를 수용해 정국 타개책을 모색해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기싸움’을 벌일 만큼 정국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고 했다.
▲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이번 회동을 통해 정국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최대 현안인 의료개혁과 관련해 양측은 이견을 극복하고 의료현장에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며 “김건희 여사에 냉랭한 민심을 어떻게 극복할지야말로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급한 현안”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두 사람은 벼랑 끝에 섰다는 절박한 각오로 이번 회동에 임하기 바란다”며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비상시국임을 인식하고 국민 마음을 되돌려 국정동력을 찾을 해법이 뭔지, 밤샘 회동을 불사한 채 고민하기 바란다”고 했다.
조선일보 논설위원 “대통령이 국민·언론 야속해하면 국정은 답이 없다”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신문은 정권을 편든 적 없다>는 제목의 ‘태평로’ 칼럼을 썼다. 김 위원은 칼럼에서 “대통령이 국민을 야속하다 여기는 순간 국정은 답이 없는 상태에 빠진다. ‘나는 정말 열심히 하는데 언론이 몰라준다’ 이렇게 불평하는 병에 걸리면 치유가 힘들다”며 “어떤 대통령이 ‘조중동을 내 편이라 여겼는데 어느 날 배신당했다’고 생각한다면 참 난감하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상식, 공정, 헌법 정신, 이런 가치를 공유하면 긍정 평가했고, 벗어나면 비판했다. ‘좌냐 우냐’는 전혀 별개 문제”라고 했다.
김 위원은 “‘용산 사람들’이 외부인과 밥 먹다가 ‘V 전화’라면서 휴대폰 들고 허둥댈 만큼 대통령이 지시 단계마다 뭔가 확인해야 한다면 시스템이 부실하거나 V가 조급하다는 증거다. 월권의 뒤탈이 생길 수 있고, 특검의 빌미도 싹튼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 부인에겐 ‘조용히 지내는 것’이 본인을 위한 ‘방패’다. 영부인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아무도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 누구랑 문자하는지, 어디를 다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라고도 했다.
김 위원은 “대통령이 성심을 다하면 뭐든 할 수 있다 싶었겠지만 현실에선 아무것도 못하는 정치적 코마에 빠지곤 한다. 대통령의 가장 큰 할 일은 젊은이가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절망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게 공정”이라며 “지금 분란은 대통령에게서 비롯됐다. 모든 분란을 대통령 손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이 역설을 이해 못 하면 답이 없다. 개혁에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주체일 때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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