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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69시간 일해라, 아이도 낳아라…육아휴직은 “안돼!”

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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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데에 가장 필요한 자원은 ‘시간’이다. 그러나 2023년에도 여전히 한국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연일 강조하는 ‘노동시장 약자’나 ‘청년세대’일수록 육아휴직·출산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비중은 더 높았다.

‘있는 육아휴직’도 못 쓰는 이런 상황에서 ‘주 69시간’ 노동이 가능한 노동시간 유연화 제도가 도입되면 출생률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생률(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사오디는 자녀의 수)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이자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노동법률단체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퍼블릭이 경제활동인구조사 취업자 기준에 따라 수집된 패널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사 결과 직장인 45.2%는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답했다.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비중은 ‘비정규직’에서 58.5%, ‘5인 미만 사업장’에서 67.1%, ‘5~30인 미만 사업장’에서 60.3%로 평균보다 높았다. 직급별로는 ‘일반사원’의 55.0%가, 임금수준별로는 ‘월 150만원 미만’의 57.8%가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했다. 세대별로는 ‘20대’에서 48.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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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직원이 육아휴직을 쓰지 못하도록 다양한 유형으로 압박했다. 직장인 A씨는 직장갑질119에 “육아휴직 후 복직했는데 급여도 깎였고, 만 6개월이 돼 가는데 특별한 보직도 없다”며 “복귀 시 경황이 없어 당일 실수로 계약 동의를 해버렸는데 6개월 간 깎인 금액이 100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다른 직장인 B씨는 “근속연수에 따라 안식 휴가를 주는 제도가 있는데, 올해부터 육아휴직을 다녀온 직원은 그 제도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출산휴가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조사 결과 직장인 39.6%는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비정규직’(56.8%), ‘5인 미만 사업장’(62.1%), ‘월 임금 150만원 미만’(55.0%) 등 노동시장 내 약자일수록 출산휴가를 쓰기 어려웠다. 세대별로 보면 ‘20대’에서 45.5%가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세대 중 가장 높았다.

자녀 등 가족의 긴급한 돌봄이 필요할 때 쓰도록 돼 있는 ‘가족돌봄휴가’도 마찬가지다. 직장인 53.0%는 ‘가족돌봄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답했다. 특히 ‘비정규직’(63.5%), ‘5인 미만 사업장’(67.7%), ‘5~30인 미만 사업장’(67.1%), ‘일반사원’(62.5%)에서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은 58.4%, ‘20대’는 55.1%가 가족돌봄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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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출산휴가처럼 법에 명시된 권리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저출생 해결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종수 노동법률사무소 ‘돌꽃’ 노무사는 “고용 형태를 불문하고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일·생활 균형의 기본이 되는 법상 제도 사용마저 눈치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과연 노동자가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의 끝은 결국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선택’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직장갑질119는 “주 69시간제는 말할 것도 없고, 주 60시간 일해도 주 5일 내내 밤 11시 퇴근해야 하는데 누가 아이를 낳고 기르겠나”라며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직장인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노동시간을 줄이고, 출산·육아·돌봄휴가를 확대하고, 이를 위반하는 사업주를 강력히 처벌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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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저출생 대책 비판하는 신문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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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3/03/27 08:53
  • 수정일
    2023/03/27 08:5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노지민 기자 
  •  
  •  입력 2023.03.27 07:46
  •  
  •  수정 2023.03.27 07:47
  •  
  •  댓글 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향해 강성 지지층 법적 조치하라는 요구도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나타나면서 저출생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정치권이 내놓는 대책은 황당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3명 이상 자녀를 낳은 20대 아빠의 병역 면제에 이어 자녀 수별로 증여재산 공제를 확대한다는 방안을 검토했다. 27일자 주요신문들은 저출생 사회에 대한 현실 진단과 정치권 논의의 괴리를 꼬집었다.

경향신문은 “여당의 저출생 해법 인식이 부유층 친화적”이라 지적했다. <‘있는 집’ 감세, 민생 아닙니다> 기사는 증여재산공제 차등확대라는 국민의힘 방안에 대해 “1자녀 부모는 1억원, 2자녀 부모는 2억원, 3자녀 부모는 4억원까지 조부모에게 증여받아도 세금을 내지 않도록 하는 구체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증여재산공제 차등 확대안의 경우 물려받을 재산이 있는 이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앞서 3명 이상 자녀를 낳은 20대 아빠의 병역 면제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아이 낳을 여유가 있는 ‘부자 부모’에게 접근성 높은 방안으로 비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검토된 저출생 대책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지도부 교체 과정에서 벌어진 혼선이라는 평가도 나온다”고 부연했다.

동아일보는 20~39세 청년 60명 설문조사, 보건복지부 2030 청년자문단 집단심층면접(FGI) 기반으로 <“내 아이 키워주는 세상보다 내가 키울수 있는 세상 원해”> 제목의 기사를 썼다. 기사는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6.7%가 출산휴가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과 같은 ‘일·가정 양립 지원’을 가장 중요한 정책 분야로 꼽았다. 반면 어린이집 무상 보육과 아이 돌봄 서비스 등 ‘보육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청년은 전체의 8.3%에 불과했다. 청년들은 아이를 ‘키워주는’ 정책보다 ‘직접 키울 수 있게 해주는’ 정책을 중시한다는 뜻”이라며 “신혼부부에 대한 주택자금 저금리 대출 등 주거 지원 대책은 만족도가 낮았다. 특히 ‘부부 합산 소득 연 6000만∼7000만 원 이하’라는 조건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기준이라는 비판”을 전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인터뷰에 기반한 <“저출산 정책, 5년내 2030의 냉소 없앨 방안 찾아야”> 기사는 저출산 정책에 대한 2030 세대의 냉소적 인식, 서울로 자원이 집중되는 현실 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3월27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동아일보는 사설도 <“내 아이 키워 주는 세상보다 내가 키울 수 있는 세상 원한다”>라는 제목으로 썼다. “출산율을 좌우하는 핵심 정책으로 꼽은 것은 일과 가정 양립 지원이다. ‘낳기만 하면 국가가 키워 준다’는 식의 보육 지원이 아니라 일을 하면서도 ‘내 아이는 내가 직접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라며 “정부가 이번 주 발표하는 저출산 고령화 대책엔 체감도 높은 정책들이 담기길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신문은 ‘수요 중심 정책’이 아닌 각종 ‘제한’이 산재한 제도가 문제라고 봤다. <“저출생 대책 혜택, 내 주변엔 왜 없나요”> 기사는 대표적 사례로 매월 아동 양육자에게 10만 원을 지급하는데, 교육비가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8세 이상부터 받지 못하는 문제를 꼽았다. 올해 들어 0~1세 영유아에게 지급되는 최대 70만 원 부모급여 등은 정부 양육지원이 영유아기에 편중된 사례로 언급했다. 필요한 방안으로는 세액공제 자녀 범위를 현행 20세에서 상향, 34세 이하로 설정된 청년 나이 상향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3월27일자 경향신문 기사

▲3월27일자 서울신문 기사

이어진 <“280조 쏟고도 저출산 반전 실패…부처별 따로 정책에 효과 뚝”> 기사는 김영미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의견을 전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월간지 3월호에서 김 부위원장은 “저출산 대응과 관련한 수백개의 부처별 사업이 우선순위 없이 포함되었고, 실제 저출산 대응과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사업들까지 저출산 대책의 꼬리표를 달았다”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실질적 컨트롤타워 기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 야권 의원들이 참여한 ‘최저임금 적용 없는 월 100만 원의 외국인 가사도우미법’ 등도 비판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서도 건의한 내용이다. 문주영 경향신문 전국사회부장은 <[아침을 열며]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저출생 극복 대책이라는 정부> 칼럼에서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적절한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한데 현 정부가 주는 시그널은 오히려 그 반대다. 정부의 가르침대로라면 젊은이들은 이제 주 6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아이는 셋 이상 낳아 국가에 이바지해야 하며, 그 아이들은 늘봄학교에서 저녁 8시까지 남아 부모 없이 저녁을 먹어야 한다”며 “MZ세대가 정부의 출생대책과 노동대책에 대해 조롱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도 그들은 여전히 그 이유를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저출생 해결한다며 ‘주69시간’ 추진하는 모순

 

육아휴직이 있어도 쓰지 못하는 현실도 문제로 꼽힌다. 노동단체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 대상으로 3~10일 진행한 조사(26일 공개)에서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는 응답이 39.6%에 달했다. 비정규직(56.8%)·5인미만사업장(62.1%)·일반사원급(51.5%) 응답자는 과반이 출산휴가를 못 쓴다고 했다. 저출생 문제가 결국 ‘주69시간제’로 불리는 정부의 연장근로시간 단위 확대 방안의 문제로 연결되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주 69시간제 땐 아예 ‘출산 포기’ 내몰릴 것”> 기사에서 “정부가 연일 강조하는 ‘노동시장 약자’나 ‘청년세대’일수록 육아휴직·출산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비중은 더 높았다”고 했다. 사설 <육아휴직도 절반이 못 쓰는데, 여당은 황당한 저출생 대책만>은 “한국 정부와 여당은 무엇을 하고 있나. 저출생 원인 중 하나인 장시간 노동을 외려 악화시킬 ‘주 69시간제’를 포기 못하고 밀어붙이는 중”이라며 “여당은 저출생을 핑계로 빈익빈부익부를 심화시킬 사실상의 부자 감세를 만지작거린다”며 “결혼과 출산을 꺼리게 된 여성을 고려한 성평등 정책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3월27일자 경향신문 기사

▲3월27일자 국민일보 기사

한겨레는 <직장인 절반 육아휴직 눈치보는데 아이 낳겠나> 사설에서 “임신·육아 등을 위해 노동자가 회사에 노동시간을 줄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도 실질적인 권리로 자리잡지 못한 건 마찬가지”라며 “정부는 출산과 육아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한주에 최대 69시간(주 7일 기준 80.5시간) 일을 시킬 수 있도록 노동시간 제도를 개편하려 하고 있다. 육아도 ‘몰아서’ 할 수 있다고 보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의 경우 ‘시간빈곤’ 관점에서 주69시간제의 맹점을 짚었다. <주 69시간 일하면 주 4.5시간 ‘적자’> 기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대로 한 주 노동시간이 69시간까지 늘어나면 99시간이 남는다. 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하는 생활시간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취업자의 주당 평균 ‘필수·의무시간’은 103.5시간이다. 노동시간을 제외하고 수면과 식사, 출퇴근, 가사노동 등 개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이만큼이다. 여기에 여가를 포함하지 않았는데도 주 69시간을 일하면 4.5시간 ‘적자’가 발생한다”며 “소득이 모자란 가구는 이를 보충하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늘려 시간 빈곤에 빠진다. 일하는 시간을 늘리면 가족 돌봄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가족을 방치하지 않으려면 가족을 대신 돌봐주는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고, 그만큼 지출이 늘어나 경제적 어려움이 반복된다”고 짚었다. “이런 만성적인 시간 빈곤은 저출생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 양육비나 보육서비스 지원 등의 정책으로는 해결되지 않으니 결국 아이를 낳아 기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여당은 ‘홍보와 설득’을 통해 ‘혼선’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일보 <‘주69시간제’ 후폭풍에 놀란 與…앞으로 정책 혼선 줄인다> 기사는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책 역량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 선봉장은 박대출 신임 정책위의장”이라며 “정책 역량 강화의 키워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주 최대 69시간 근로’ 논란과 같은 ‘실수 줄이기’다. 다른 하나는 MZ세대·저소득층·소상공인 등 대상을 세분화해 ‘맞춤형’ 정책을 제공하는 ‘마이크로(Micro) 타기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강성지지층 비판, 이재명 대표 법적조치 요구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른바 강성 지지층에게 자제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4일 울산에서의 국민 보고회에선 비명계 비하성 발언인 ‘수박’(비명계 비하성 표현)이라 하지 말자고 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에 대한 프로필 이미지가 조작과 시위에 대해선 “설마 진짜 우리 지지자들일까, 민주당원들일까 의심이 된다”며 “이재명의 지지자라면 즉시 중단하고, 그 힘으로 역사부정 반민생 세력과 싸워달라”고 페이스북에서 호소했다. 조만간 비명계 의원들을 당 요직에 올리는 인적개편도 추진될 전망이다. 이를 다룬 신문들은 강성 지지층을 비판하며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경향신문 사설 <민주당, 도 넘은 강성 지지층 행태 제어 못하면 희망 없다>은 강성지지층에 대해 “이들은 조국 사태, 위성정당 설립, 서울·부산 시장 후보 공천 과정에서 당이 민심과 동떨어진 선택을 하도록 사실상 압박했다”며 “이 대표도 그동안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어를 위해 이 같은 행태를 방치하거나, 때로 부추겼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 대표가 이날 자제를 촉구한 것이 진심이라면, 보다 더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내 친문재인(친문)계도 작금의 사태 책임을 이 대표에게만 돌릴 일은 아니다”라며 “당 차원에서 당원의 비민주적 행태에 대한 윤리규정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3월27일자 중앙일보 사설

국민일보 사설 <민주주의 위협하는 ‘개딸’…李대표, 단호히 대응하라>은 “내 편이 아니다 싶으면 좌표를 찍고 집단으로 몰려가 ‘18원 후원금’과 문자 폭탄을 쏟아붓고 일방적으로 비방·매도하는 것은 정당한 의사 표현이 아니라 집단 광기이자 폭력”이라며 “이 대표도 이런 세력과는 같이 갈 수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말로만 자제를 촉구하는 것은 ‘립서비스’일 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 도를 넘은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당 차원에서 수사 의뢰하고 신속히 사실 규명과 징계 절차를 밟는 등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사설 <극렬 지지층에 장악된 黨, 그 黨에 장악된 국회>는 “이 대표는 말만 할 게 아니라 폭력과 다를 게 없는 ‘개딸’의 집단행동을 분명한 해당(害黨) 행위로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 사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말을 믿기 어려운 이유들>의 경우 “국민들이 자신의 말을 믿게 하려면 이미지 조작 등 허위 비방 포스터 제작 및 유포자에 대한 고발 등 즉각적인 재발 방지 조치를 이 대표가 취해야 한다. 또 개딸들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방안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수완박’ 법안 둘러싼 여야, 충돌 말고 해야 할 것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유효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둘러싼 여야간 충돌이 거세다. 한국일보는 “2009년 종합편성채널 도입의 근거가 된 미디어법 개정 표결 때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법안 처리의 주도 여부에 따라 여야 간 공수만 바뀌었을 뿐”이라고 <검수완박 ‘유효’ 결정에 ‘내로남불’ 찬반…14년 전 정치 반복하는 국회> 기사에서 지적했다.

<‘검수완박’ 결정, 아전인수 정쟁 말고 제도 보완 나서야> 제목의 한국일보 사설은 “지금 정치권이 매달려야 할 것은 관련법과 시행령을 개정하는 것”이라며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 형사소송법)은 검찰 견제라는 입법 취지는 합당한 면이 있으나, 내용은 부실하고 불완전한 법”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정치권 수사인 ‘부패’ 수사는 검찰에 두고, ‘방위사업’ 수사는 못 하게 하는 게 과연 입법 취지에 맞나.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고발인의 이의 신청권을 박탈한 조항도 비판 대상”이라면서 “한동훈 장관이 시행령을 통해 검찰 직접 수사 범위를 대폭 확대(일명 ‘검수원복’)한 문제점도, 법안을 조정하며 큰 틀에서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3월27일 한국일보 기사

경향신문 사설 <판사 출신 집권당 대표가 헌법재판관을 모독·겁박하다니>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검찰 수사권 축소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의 효력을 인정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두고 “‘민·우·국(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카르텔’의 반(反)헌법 궤변”이라고 비난한 것을 두고 “집권여당 대표가 헌재를 모독하고 헌법재판관들을 겁박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에는 <[조선칼럼] 헌법재판관은 ‘9인의 현자’가 되어야 한다> 제목의 김영수 영남대 정치학과 교수 칼럼이 게재됐다. 김영수 교수는 “검수완박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3‧23판결을 보며 이 경구가 떠올랐다. 지난해 이 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 온갖 꼼수와 편법, 불법이 판쳤다. 그런데 헌재는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지만, 법률안은 유효하다고 선고했다. 하지만 적법절차(due process of law)가 망가진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노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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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의 인공해일, 미국 항공모함 덮친다

 

[개벽예감 533] 50m 높이의 인공해일, 미국 항공모함 덮친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3/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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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11년 걸린 핵무인수중공격정 개발사업  

2. 해군력을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하는 전략사업

3. 포세이돈과 오르카 다음에 출현한 ‘해일’

4. ‘해일’ 예선한 무역선은 어디로 가나?

 

 

1. 11년 걸린 핵무인수중공격정 개발사업 

 

2023년 3월 21일 조선의 비밀병기 핵무인수중공격정이 마침내 자기 존재를 드러냈다. 핵무인수중공격정의 출현은 조선의 핵무력 건설사에서 또 한 번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한 거대한 의의를 가진다.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유형의 전략핵무기를 만들었다는 뜻에서 획기적인 발전이다. 핵무인수중공격정의 출현을 세상에 알린 조선의 언론보도에서 주목되는 것은, 그 획기적인 전략핵무기를 개발하기까지 11년이 걸렸다는 사실이다.  

 

의문이 생긴다. 사회주의 건설에서 속도(speed)를 매우 중시하는 조선에서 전략무기 개발사업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척되는데, 핵무인수중공격정 개발사업은 왜 11년이 걸렸을까? 이 의문을 풀어줄 실마리는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핵무인수중공격정의 출현을 보도한 2023년 3월 24일부 기사에 들어있다. 보도기사가 전해주는 사연은 다음과 같다.

 

“우리 국방과학연구기관은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12년부터 새로운 시대의 전쟁 양상을 연구하고 제국주의 침략 군대의 군사기술적 우세를 견제하기 위한 자위력 강화의 발전 방향을 규제하면서 새로운 작전개념으로부터 출발한 수중 핵전략공격 무기체계 개발사업을 진행하여 왔다.”

 

위의 인용문은 다음과 같은 사연을 말해준다. 조선에서 핵무인수중공격정을 2012년에 개발하기 시작했다는 말은 김정은 총비서가 2012년에 제시한 방침에 따라 핵무인수중공격정 개발사업이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핵무인수중공격정 개발방침을 우연한 기회에 제시한 것이 결코 아니다. 위의 인용문에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새로운 시대의 전쟁 양상을 연구”하면서 파악한 “새로운 작전개념”을 가지고 핵무인수중공격정 개발방침을 제시한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11년 전에 연구한 “새로운 시대의 전쟁 양상”은 무엇이며, 11년 전에 제시한 “새로운 작전개념”은 무엇인가? 이 두 가지 물음의 해답을 찾아야 핵무인수중공격정의 출현이 조선의 핵무력 건설사에서 얼마나 획기적인 의의를 가지는지 알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김정은 총비서는 앞으로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된 무기체계가 출현하여 전쟁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예견하였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총비서는 인류의 생산활동과 생활환경을 변화시킬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전쟁 양상도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견을 이미 11년 전에 하였던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김정은 총비서는 “제국주의 침략 군대의 군사기술적 우세를 견제하기 위한 새로운 작전개념”을 제시하였다. 제국주의 침략 군대의 군사기술적 우세라는 말은 미국군이 가진 우세한 선제타격 능력을 의미한다. 미국군이 선제타격으로 침략전쟁을 도발하고, 선제타격으로 침략전쟁의 주도권을 틀어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의 전쟁사 연구가 트레버 두푸이(Trevor H. Dupuis)는 “선제공격으로 개전 72시간 만에 적 전투력의 36%를 손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11년 전 김정은 총비서는 미국의 군사기술적 우세를 견제하기 위한 새로운 작전개념을 찾아내기 위해 비대칭 전략에 사색과 탐구를 집중하였다. 군사기술적으로 우세한 미국이 선제타격으로 북침 전쟁을 도발하려는 판에 조선이 대칭적인 선제타격으로 대응해서는 승산이 없다는 것, 그래서 미국의 선제타격에 비대칭 전략으로 대응할 새로운 작전개념이 필요하다는 것, 바로 이것이 김정은 총비서가 오래전부터 사색하고 탐구해온 중대한 과제였다. 그리하여 김정은 총비서는 미국의 선제타격을 압도하는 새로운 작전개념을 11년 전에 제시하였는데, 그것이 불시타격이라는 작전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선제타격이라는 작전개념은 적의 공격징후가 나타났을 때, 적을 먼저 타격한다는 작전개념이다. 그와 달리,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불시타격이라는 작전개념은 적의 공격징후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어도 적을 불시에 타격한다는 새로운 작전개념이다. 그런 점에서 조선인민군의 불시타격은 한미련합군의 선제타격을 완전히 압도한다. 

 

2. 해군력을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하는 전략사업

 

조선에서 핵무인수중공격정 개발사업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다. 핵무인수중공격정 개발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거쳐야 했던 선행과정은 다음과 같다.

 

2010년 12월 5일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2009년 3월 김정일 총비서는 “조선의 핵무력을 공중핵무력과 수중핵무력을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라는 교시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에 주었다고 한다. 군수공업부는 핵무기 개발과 생산을 총괄하는 131지도국에 김정일 총비서의 교시를 하달하였다.  

 

김정일 총비서가 교시에서 언급한 공중핵무력은 전략핵미사일과 전술핵미사일을 의미하고, 수중핵무력은 핵추진 잠수함, 잠수함발사미사일, 핵어뢰, 핵기뢰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김정일 총비서는 2009년 3월 교시에서 전략핵미사일, 전술핵미사일, 핵추진 잠수함, 잠수함발사미사일, 핵어뢰, 핵기뢰를 개발하는 방침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131지도국 산하에는 공중핵무력과 수중핵무력을 연구, 개발하는 10여 개의 핵무기연구소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서 핵어뢰와 핵기뢰를 연구, 개발하는 기관은 108연구소다. 위에 인용한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108연구소는 2009년 3월부터 핵어뢰와 핵기뢰를 만드는 수중핵무력 개발사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 보도내용은 108연구소가 김정일 총비서의 교시를 받들어 수중핵무력 개발사업에 즉각 착수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핵어뢰와 핵기뢰를 만드는 수중핵무력 개발사업과 더불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수중핵무력 개발사업이나 잠수함발사미사일을 제작하는 수중핵무력 개발사업도 각각 다른 연구소들에서 추진되었다. 

 

위에 인용한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2009년 당시 108연구소가 핵기뢰를 개발하는 데서 기술공학적 난제는 거의 제기되지 않기 때문에 당장이라도 핵기뢰를 만들 수 있었지만, 핵어뢰를 개발하려면 “아직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고 하였다. 이런 보도내용에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실을 추출할 수 있다. 

 

1) “공중핵무력과 수중핵무력을 중심으로 조선의 핵무력을 발전시켜야 한다”라는 김정일 총비서의 2009년 3월 교시는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총비서의 서거 이후 조선이 관철해야 할 유훈으로 되었다. 유훈을 계승한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의 비핵화’를 노리는 미국의 방해와 협박을 물리치면서, 다른 한편으로 개발사업에서 끝없이 제기되는 기술공학적 난관을 돌파하면서 김정일 총비서의 핵유산을 더욱 심화, 발전시켰다. 2012년부터 오늘까지 11년 동안 조선이 추진해온 핵무력건설은 김정일 총비서의 유훈을 관철하기 위한 투쟁과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2) 소형화되고 경량화된 전술핵무기가 없으면, 핵기뢰를 만들지 못한다. 그러므로 2009년 당시 108연구소가 핵기뢰를 당장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은, 핵무기를 소형화, 경량화하는 고도의 핵기술을 조선이 이미 12년 전에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조선이 소형화, 경량화, 규격화된 각종 전술핵무기들을 다량으로 생산하는 것은 지난 시기 핵무기를 소형화하고 경량화하는 사업이 선행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3) 일반적으로, 핵어뢰는 핵폭탄, 추진장치, 유도장치로 구성되는데, 조선은 핵어뢰에 들어가는 소형화, 경량화된 전술핵폭탄을 2009년 당시에 이미 만들 수 있었다. 그러므로 핵어뢰를 개발하는 데서 제기된 기술공학적 난제는 핵어뢰에 들어가는 추진장치와 유도장치를 만드는 것이었다. 

 

2009년 당시 조선인민군 해군은 직주어뢰와 유도어뢰를 보유하고 있었다. 직주어뢰(straight running torpedo)는 사전에 입력된 방향을 따라 일직선으로 타격 대상을 향해 주행하는 어뢰이고, 유도어뢰(guided torpedo)는 타격 대상에서 발생되는 음파를 감지해 타격 대상을 추적하는 어뢰다. 

 

직주어뢰는 특수연료를 사용하는 발동기(motor)를 돌려 추진력을 얻는다. 직주어뢰에 고출력 발동기를 장착하면 시속 100km로 쏜살같이 나아갈 수 있지만, 고출력 발동기가 돌아가면서 수중소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적의 수중음향탐지기에 걸리기 쉬운 단점이 있다. 

 

직주어뢰와 달리, 유도어뢰는 축전지(battery)에서 나오는 전기로 추진력을 얻는다. 유도어뢰는 발동기를 돌리지 않기 때문에 소음이 적어서 적에게 탐지되지 않는다. 하지만 추진력이 약해서 시속 55~70km로 느리게 주행하는 단점이 있다. 

 

11년 전, 108연구소는 주행속도가 빠르면서도 수중소음은 적게 나고, 타격 대상에서 발생되는 음파를 감지해 타격 대상을 추적하는 새로운 유형의 핵공격 유도어뢰를 개발하려고 하였다. 직주어뢰는 단거리 어뢰이고, 유도어뢰는 장거리 어뢰인데, 엄청난 수중핵폭발을 일으키는 핵어뢰는 반드시 먼 거리에서 발사해야 하기 때문에 108연구소는 장거리를 주행하는 핵공격 유도어뢰를 만들려고 하였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도어뢰는 적의 전투함선에서 돌아가는 엔진의 진동 소음을 감지하고 추적한다. 전투함선에서 돌아가는 엔진의 진동 소음은 고주파가 아니라 저주파다. 파장이 짧은 고주파는 멀리 퍼지지 못하지만, 파장이 긴 저주파는 멀리 퍼진다. 꽹과리 소리보다 징 소리가 더 멀리 들리는 까닭은 징 소리의 파장이 더 길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도어뢰의 수중음향 감지장치는 수십 km 밖에서도 저주파 진동소음을 감지해 적의 함선을 추적할 수 있다. 

 

그런데 유도어뢰의 수중음향 감지장치는 전투함선에서 발생되는 소음과 민간선박에서 발생되는 소음을 구분하지 못한다. 만일 전투함선과 민간선박이 오가는 서해나 동해에서 유도어뢰를 발사하면 민간선박을 전투함선으로 오인하고 타격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조선은 수중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의 벡터(vector, 크기와 방향을 함께 갖는 양)를 분석해 특정한 음향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수중음향 감지장치가 가진 기술공학적 한계를 넘어섰다. 이를테면, 미국 항공모함에서 발생하는 엔진 진동 소음을 추출해, 그것을 유도어뢰 수중음향 감지장치에 입력하면, 그런 입력자료를 가진 유도어뢰는 구축함이나 민간선박에서 발생하는 엔진 진동 소음을 외면하고 오직 항공모함에서 발생하는 특정한 소음만 추적하는 것이다. 조선은 수중음향구별기능을 가진 유도어뢰를 이미 2000년대 초반에 개발하였다. 

 

위에 서술한 맥락을 이해하면, 2009년 3월 당시 108연구소는 강한 출력을 내는 고성능 축전지를 개발하면, 잠항 속도가 빠르면서도 수중소음이 적게 나고, 오랜 시간 동안 장거리를 주행하는 핵공격 유도어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타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런 식의 타산은 기존 공학기술에 의존하는 고정격식화된 관념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기존 공학기술에 의존하는 고정격식화된 관념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개발사업을 제시하였다.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혁신적인 개발사업은 북침 전쟁 도발에서 중추역할을 하는 최강의 전략무기인 미국 항공모함을 단숨에 수장시켜버릴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된 새로운 유형의 수중전략핵무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이 혁신적인 개발사업이 시작되기까지 조선에서 어떤 연관사업들이 선행되었는지 살펴보자. 

 

2011년 8월 22일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2011년 4월 조선에서 무인조정어뢰정이 개발되었고, 그해 8월에 시험 운행이 실시되었다고 한다. 보도기사에 의하면, 조선의 무인조정어뢰정은 어뢰 1발을 장착하고 무인자동조종장치에 의해 해상목표물을 어뢰 공격으로 파괴하는 무기체계라고 한다. 혹시 어뢰가 빗나가더라도, 무인조정어뢰정이 해상목표물을 향해 자동으로 돌진하여 자폭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런 보도내용을 보면, 2011년 당시 조선이 개발한 무인조정어뢰정은 어뢰를 1발밖에 장착하지 못하는 소형 무인조정어뢰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보도기사에 의하면, 당시 조선은 2011년 12월 말까지 소형 무인조정어뢰정 80척을 건조할 것이라고 하였다. 

 

조선이 2011년에 무인조정어뢰정을 개발한 것은, 해군력을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하는 전략사업이 2011년 이전에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해군력을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하는 조선의 전략사업은 무인조정어뢰정이 개발된 이후에 더욱 본격적으로 추진되어 2013년에는 무인전투함선이 건조되었다. 2013년 8월 25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조선에서 첫 무인전투함선이 건조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지능화가 높은 수준에서 보장”되어 “항해와 사격 조종을 비롯한 모든 전투 행동을 자동적으로 할 수 있으며 각종  대상물들에 대한 타격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21세기의 전투함선”의 기동훈련을 지도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무인조정어뢰정이나 무인전투함선에서 핵어뢰를 발사하는 식으로는 주변에 구축함과 잠수함을 거느리고 강력한 방어망을 구축한 미국 항공모함을 수장시킬 수 없었다. 

 

3. 포세이돈과 오르카 다음에 출현한 ‘해일’ 

 

조선인민군이 미국 항공모함을 격침시키는 것은 전쟁의 운명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문제로 된다. 전 세계 6대양이 좁다하게 돌아치면서 제국주의 침략 전쟁을 도발하는 아메리카제국의 괴물 거함 핵추진 항공모함은 격침당한 적이 없으며, 격상당한 적도 없다. 

 

그래서 지난 50여 년 동안 조선인민군은 그 괴물 거함을 바닷속에 처박아버릴 항모 타격 전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해왔다. 이를테면, 전투기의 전자 장비와 전기장치를 모두 끈 전투기 결사대가 무전파 초저공비행으로 출격하여 미국 항공모함을 격침시키는 전법도 개발되었고, 탄도미사일 60발을 동시다발로 집중발사하여 미국 항공모함을 격침시키는 전법도 개발되었고, 전투기-잠수함 연합부대가 공중과 수중에서 동시에 기습돌격하여 미국 항공모함을 격침시키는 전법도 개발되었고, 전술핵탄두 장착한 미사일을 발사하여 항공모함 상공에서 전술핵탄두를 폭발시키는 전자기파 공격으로 미국 항공모함을 작동 불능상태에 빠뜨리는 전법도 개발되었다. 

 

그러나 지난 시기 조선인민군이 개발한 항모 타격 전법들은 선제타격 작전개념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이런 실정을 파악한 김정은 총비서는 불시타격 작전개념에 의거한 새로운 항모 타격 전법을 창안하였다. 다시 말해서, 미국 항공모함이 동해 작전구역으로 출동해 북침 공격징후를 드러냈을 때 선제타격으로 수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미국 항공모함이 주일미 해군기지에서 출항하기 전에 불시타격으로 항만 수중에 수장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핵무력을 보유한 핵강국이라고 해서 불시타격을 단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불시타격은 핵공격 결정권자가 무비의 강한 담력을 가지고 있어야 단행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인민군이 불시타격으로 적을 제압했던 1968년의 푸에블로호 나포, 1969년의 EC-121 정찰기 격추, 2010년의 연평도 포격전 같은 담대한 작전을 계승, 발전시켜 불시의 전술핵타격으로 한미련합군을 제압하는 핵무력과 핵전법을 완성하였다. 최근 몇 해 동안 조선인민군이 연속적으로 실전배치한 각종 핵무기들은 김정은 총비서의 불시타격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 완성된 ‘맞춤형 핵무기’들이라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인민군이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불시타격 전략을 수행하려면 미국 항공모함이 주일미 해군기지에서 출항하기 전에 불시타격으로 수장시켜야 하는데, 조선로동당 군수공업부는 그런 새로운 전법을 수행하기 위해 해군력을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하는 기존 전략사업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방향에서 다시 추진해야 했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주일미 해군기지에 정박한 항공모함에서는 엔진 진동 소음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조선인민군이 무인조정잠수정이나 무인전투함선에서 수중음향 감지장치가 달린 핵공격 유도어뢰를 발사해도 항공모함을 타격할 수 없다. 그래서 조선로동당 군수공업부는 핵공격 유도어뢰를 개발하려던 기존 계획을 접어두고, 자동으로 잠항하여 주일미 해군기지로 접근한 다음, 자동으로 적함을 공격하는 무인화되고, 자동화되고, 지능화된 핵공격 잠수정을 개발해야 했다.

 

그런데 그런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된 핵공격 잠수정을 개발하는 것은 기술공학적으로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사업인가? 이 분야에서 기술공학수준이 가장 앞선 나라는 로씨야와 미국이다. 로씨야는 올해 2023년에 포세이돈(Poseidon) 무인잠수정을 생산했고, 미국은 오르카(Orca) 무인잠수정을 개발하였는데, 올해 안에 시험 운항을 실시하게 된다. 로씨야와 미국이 무인잠수정을 개발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으며, 얼마나 많은 국가 예산을 투입했는지를 여기서 구체적으로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로씨야나 미국과 마찬가지로 조선도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된 핵공격 잠수정을 만들어내기까지 숱하게 제기되는 기술공학적 난관을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으로 돌파해야 하였다. 조선이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된 핵공격 잠수정을 만드는 개발사업을 11년 만에 자력으로 완료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김정은 총비서의 각별한 관심과 배려와 지도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지난 2년 동안 조선의 핵공격 무인잠수정이 통과한 50여 차례의 각종 시험들 중에서 29차례는 김정은 총비서의 직접적인 지도를 받은 시험이었다고 한다. 

 

그런 간고분투의 노력을 계속한 끝에 마침내 조선은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가 높은 수준에서 실현된 최첨단 핵공격 잠수정을 만들어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2021년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조선의 핵공격 무인잠수정의 명칭이 ‘해일’로 정해졌다고 한다. 조선에서는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된 핵공격 잠수정을 핵무인수중공격정이라고 부른다. 

 

2023년 3월 21일 김정은 총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함경남도 리원군 해안에서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이 동해의 거친 바다 속으로 잠항했다. ‘해일’은 타원형 침로와 8자형 침로를 80~150m의 심도에서 2일 11시간 12분 동안 잠항하여 3월 23일 오후 적의 항구를 가상한 함경남도 홍원만 수역의 목표점에 도달하여 시험용 전투부를 수중에서 자동 폭발시켰다.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은 축전지 동력으로 잠항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무인잠수정 오르카와 유사하다. 미국의 오르카 무인잠수정은 길이가 26m이고, 최고 잠항 속도가 시속 14.8km이고, 최장 잠항 거리가 12,038km다. 하지만 오르카 무인잠수정은 핵공격 능력을 갖지 못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은 “은밀하게 작전수역으로 잠항하여 수중 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 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집단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 소멸”한다고 한다. 이처럼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은 전략핵공격 능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로씨야의 핵공격 무인잠수정 포세이돈과 유사하다. 

 

 

주목되는 것은, 로씨야의 핵공격 무인잠수정 포세이돈에 메가톤급 수소폭탄이 장착된다는 사실이다. 미국 핵무기 연구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로씨야의 핵공격 무인잠수정 포세이돈에 장착된 20메가톤급 수소폭탄이 수중에서 폭발하면 100m 높이의 초거대 해일(megatsunami)이 발생해 미국 해군기지를 덮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100m 높이의 초거대 해일이 미국 해군기지를 덮치면 어떤 가공할 사태가 벌어지는가? 지금으로부터 약 6,600만 년 전, 소행성이 메히꼬 유까탄 반도에 떨어진 엄청난 충격으로 100m 높이의 초거대 해일이 발생하여 여러 대륙의 해안지대를 덮치는 바람에 공룡이 멸종되는 대재앙이 일어났었다.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꾸(東北) 해저지진으로 발생한 해일의 높이는 6~8m였고, 1896년 일본 산리꾸(三陸) 해저지진으로 발생한 해일의 높이는 38.2m였다. 2011년 지진해일로 15,500명이 사망했고, 1896년 지진해일로 22,066명이 사망했다.

 

4. ‘해일’ 예선한 무역선은 어디로 가나?

 

물론 조선은 그런 참혹한 대재앙이 일어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 그러므로 조선은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에 장착되는 수소폭탄의 폭발위력을 미국 항공모함을 수장시킬 수 있는 만큼 약하게 조절할 것이다. 조선인민군이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을 사용하여 미국 항공모함을 인공해일로 수장시키려면, 10메가톤급 수소폭탄을 장착한 ‘해일’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항공모함 비행 갑판의 높이는 해수면으로부터 약 20m이므로, 미국 항공모함을 인공해일로 덮쳐 수장시키려면 인공해일의 높이가 50m 정도는 되어야 한다. 50m의 높이의 인공해일을 일으키려면, 수중에서 10메가톤급 수소폭탄을 터뜨려야 한다. 10메가톤급 수소폭탄의 폭발위력은 히로시마 핵폭탄보다 690배 더 강하다. 엄청나다.

 

주목되는 것은,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을 “수상 선박에 예선하여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예선은 큰 배가 작은 배를 끌고 간다는 말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남조선해방전쟁’을 결심한 최후 결전의 날,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을 예선하여 남포항을 출항한 조선의 평범한 무역선이 일본 요꼬스까(橫須賀) 해군기지에서 약 700km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서 ‘해일’을 잠항시키면 48시간 뒤에 요꼬스까 해군기지에 정박한 미국 항공모함은 수장될 것이다. 항공모함만이 아니라 그 곁에 정박한 미국 구축함들과 일본해상자위대 구축함들까지 인공해일이 덮쳐 모조리 수장될 것이다. 

 

무역선이 예선하는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의 공격대상은 요꼬스까 해군기지에 한정되지 않는다. 무역선이 항해하는 5대양 어디에서도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로 전략핵공격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일본 오끼나와(沖繩)에 있는 미국 군사 기지들, 미국 하와이(hawaii)에 있는 진주항 해군기지(Naval Station Pearl Harbor)를 비롯해 태평양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제국주의 침략 기지들을 수장시킬 수 있다. 이것은 태평양에 전진 배치된 미국의 침략무력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2022년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8차 제6차 전원회의에서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을 작전 배치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그 결정에 따라,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은 2023년 3월 현재 작전 배치된 것이 분명하다.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은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불시타격에 사용될 가장 위력적인 전략무기다.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은 적군은 하지 못하고 아군만 할 수 있는 천하무비의 비대칭 전략이다. 조선인민군의 비대칭 전략은 불시타격으로 선제타격을 압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최후 결전의 날이 오면, 조선인민군은 초강력한 불시타격으로 개전 72만에 전쟁을 결속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3월 16일 김정은 총비서는 “광란적으로 감행되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 괴뢰 역도들의 도발적이며 침략적인 대규모 전쟁 연습 소동으로 하여 조선반도 지역에 가장 불안정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엄중한 형세”를 지적하면서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이 지속되고 확대될수록 저들에게 다가오는 돌이킬 수 없는 위협이 엄중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그러나 미국과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은 두 귀를 스스로 막고, 김정은 총비서의 엄중한 경고를 듣지 않았다. 한미련합군은 ‘자유의 방패’라는 간판을 걸어놓고 핵타격 수단을 동원하는 씨나리오에 따라 사상 최대 규모의 북침 전쟁 연습을 3월 13일부터 11일 동안 밤낮 계속함으로써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였고 우리 민족 전체를 위험한 상황으로 끌어갔다. 더욱이 한미련합군은 ‘자유의 방패’를 11일 만에 끝냈다고 하면서도, ‘쌍룡훈련’이라는 또 다른 간판을 걸어놓고 사상 최대 규모의 북침 상륙 훈련을 감행하면서 지금도 조선을 자극하고 있다. 

 

이처럼 험악한 정세 속에서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을 공개하여 한미련합군에 불안과 공포를 안겨준 조선은 앞으로 또 다른 비밀병기를 공개하여 그들에게 절망과 전율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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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윤석열 심판” 한목소리..퇴진투쟁 대장정 시작

  •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3.03.25 21:48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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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농·빈, 진보당, 시민사회 서울 곳곳 자체 결의대회로 투쟁 결의 높여

윤석열 정부를 향한 성난 민심이 서울 도심을 뒤덮었다.

25일, 서울시청 앞, 종로, 대학로, 서울시의회가 있는 덕수궁 돌담길까지…. 노동자, 농민, 빈민 대표단체는 물론, 여성, 청년학생, 진보정당, 풀뿌리 시민단체 등 869개 단체들은 이날 한목소리로 “윤석열 정권 심판”을 외쳤다.

▲ 25일 오후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심판 3.25 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윤석열 퇴진 대장정 시작”

서울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 앞에 모여 ‘윤석열 정부 심판의 날’ 포문을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윤석열 정부의 폭정에 대한 비상선언이 발표되고 시국회의가 구성되는 가운데, 서울은 지난 4일 143개 단체를 모아 가장 먼저 ‘서울시국회의’를 결성했다.

한충목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 출범 10개월, 한미군사동맹 강화로 남북관계가 파탄났다. 윤석열은 한반도 전쟁만 몰고 오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농민, 민중들과도 전쟁 중”이라며 “노동자 부패집단 조작, 간첩 조작, 그리고 역사 정의를 실현하려는 민중들을 상대로 역사를 팔아먹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 대표는 “서울시민이 앞장서 윤석열 심판과 퇴진을 위한 대장정에 나서자”고 외쳤고, 참가자들은 이에 호응하며 시청을 출발, 광화문 사거리-종로1가를 거쳐 다시 서울시청 앞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 시청광장을 돌아 행진을 시작한 서울시국회의 단체 회원들.

‘윤석열 심판의 날’ 외침은 4시에 더욱 확장됐다. 농민, 빈민 참가자들이 각각 사전대회를 마치고 서울시청 앞에 도착하자 대오는 순식간에 불어났다.

먼저 시청 앞에 자리 잡고 있던 서울 각계각층 단체들이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고 적힌 붉은 팻말과 호루라기를 불며 이들을 맞이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경고, 나아가 ‘퇴장’의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다. 농민, 빈민들 역시 호루라기를 들고 속속 결합했다.

▲ 농민대회를 마치고 ‘윤석열 정권 심판 3.25 행동의 날’ 참가를 위해 서울시청 앞으로 들어오는 농민들.

오후 4시를 기해 ‘3.25 시민행동 대회’가 선포됐다. 한데 모인 참가자들은 거세게 호루라기를 불며 윤석열 정부 심판의 함성을 더욱 높였다. 이어 민생파탄, 민주실종, 평화파괴 등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윤석열 정권 심판 이유 “민생파탄, 민주실종, 평화파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지한 님의 어머니 조미은 씨는 무대에 올라 “자식을 잃은 억울함과 분노로 이 자리에 왔다”고 인사했다. 조 씨는 윤 대통령을 향해 “국가원수로서 이태원 참사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무능죄, 노동자 민중을 간첩으로 내몬 죄, 친일굴욕외교를 저지른 죄 등”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리곤 “이태원 참사에 대한 450여 가지의 의문을 밝혀내기 위해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민동의 청원에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조미은 님.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농사일로 가장 바쁜 시기에 있는 농민들을 아스팔트 농사로 불러냈다”면서 “국민 생명 지키는 농민을 무시하는 정부, 식량주권도 못 지키는 정부를 갈아엎는 싸움에 물러섬 없이 투쟁하자”고 말했다.

이경민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철 지난 간첩몰이로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윤석열 정부가 9년 전 있었던 노점상 강제철거 반대투쟁을 문제 삼아 전현직 간부 6명을 잡아 가뒀다”고 분노했다. 그는 “지금도 정부와 서울시의 개발 광풍 정책으로 강제 철거, 강제 단속이 계속되고 있다”고 규탄하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이 똘똘 뭉쳐 윤석열 심판 투쟁을 승리로 만들자”고 외쳤다.

2만 참가자, “탄압에는 항쟁이다”

오후 5시가 되자 “윤석열 심판”의 목소리는 절정에 달했다. 대학로에서 노동자대회를 연 민주노총 1만 3천여 조합원이 대회장에 들어서면서 이날 ‘윤석열 심판 3.25행동의 날’ 참가자 2만여 명이 모두 집결했다.

노·농·빈, 그리고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대표단은 대회사를 통해 ‘윤석열 심판이 필요한 이유’를 공표했다.

대표단은 ▲서민들은 물가·난방비 폭등, 부자들 세금 대폭 감면, 역대 최대 자산불평등 ▲전쟁 위기 고조, 일본 식민 지배에 면죄부 ▲곽상도 무죄, 노점상은 구속, 무전유죄 유전무죄 ▲쌀값 폭락, 식량주권 농민생존권 말살 ▲노조탄압, 노동개악, 장시간 노동강요, 최저임금 삭감 등을 꼬집으며 “반민생, 반민주, 반평화, 친재벌 정책의 끝을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왼쪽부터) 대회사 낭독하는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박석운 공동대표, 빈민해방실천연대 남경남 공동대표, 전농 하원오 의장,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참가자들은 “탄압에는 항쟁이다. 이제 우리는 반격에 나선다. 윤석열 정부의 폭주에 맞서 싸울 것이다. 우리 민중은 독재 정권에 맞서 스스로 역사를 만들어 왔던 것처럼 오늘 우리는 민중승리의 대항쟁을 시작한다”고 선포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윤설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4차 범국민대회’를 이어갔다.

▲ 윤석열 정부 심판해야 하는 이유가 적힌 현수막.

▲ 윤석열 정부의 죄목이 적힌 만장행렬.

민주노총 투쟁선포대회 “문제는 윤석열이다”

농민대회, ‘양곡관리법 거부권’ 규탄

빈민대회, “노점말살·강제퇴거 중단”

진보당 “5월10일, 취임 1년 윤석열 심판의 날”

3.25대회에 앞서 노동자, 농민, 빈민단체는 각각 사전 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은 대학로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민생, 민주 파괴범, 검찰 독재 윤석열 정권’에 맞선 2023년 대투쟁을 선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근 진행되는 노동시간 개악, 물가폭등, 대일 굴욕외교 등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거론하며 “최근 건설노조, 민주노총을 향해 폭력집단화, 색깔론을 앞세워 진행되는 탄압의 본질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빼앗아 노예노동의 시대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며, 검찰 독재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개악에 맞선 총파업 태세를 구축해 5월 총궐기 투쟁, 6월 최저임금 투쟁, 7월 총파업 투쟁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끝장내자”고 외쳤다.

▲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문제는 윤석열이다. 민생파탄! 검찰독재! 윤석열 심판!’ 민주노총 투쟁선포대회. [사진 : 뉴시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영풍문고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누더기 양곡관리법’을 비판하는 한편, 시장격리 의무화를 거부하는 국민의힘, 양곡관리법 거부권을 준비 중인 윤석열 정부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들은 “농민의 힘으로 양곡관리법을 전면 개정하고 스스로 생존권 쟁취에 나설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갈아엎는 투쟁”의 결의를 높였다.

▲ 농민대회를 마치고 ‘3.25 행동의 날’ 대회장으로 행진하는 농민들.

빈민해방실천연대는 ‘노점말살 저지, 철거민 강제퇴거 중단, 윤설열 정권 공안탄압 규탄 투쟁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문성호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이 “민원이 세 번 발생하면 노점 강제철거를 집행하는 ‘노점 삼진아웃제’” 조례를 추진하는 것에 강력 반발했다.

이날 ‘서울시 노점말살 조례 저지 노점단체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대형건설사들의 무분별·무책임한 개발을 용납하는 윤석열 정권, 노점상 대표와 간부를 구속하며 공안탄압을 일삼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투쟁을 결의했다.

▲ 서울시의회 별관 앞에서 열린 빈민해방실천연대 결의대회. [사진 : 민주노련]

한편, 진보당은 정당 중 유일하게 서울역 앞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 당원대회’를 열었다.

윤희숙 상임대표는 “굴욕외교로 나라를 팔아먹고, 국민을 일하는 기계로 여기고, 검찰권력을 사유화하여 나라를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윤석열 정권 이대로 둘 수 있겠느냐”며 “5월 10일 윤석열 정권 취임 1년이 되는 날을 ‘윤석열 심판의 날’로 만들자”고 밝혔다.

▲ 서울역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심판 진보당 당원대회’. [사진 : 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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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당 설득'마저 일본 야당에 '외주' 준 기묘한 한국 대통령

[박세열 칼럼]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다 틀렸다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3.03.25. 08:45:08

 

많은 언론이 지난 3월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국무회의석상 발언을 두고 팩트체크를 하고 있다. 언론이 고생이 많다. 이 글에선 윤 대통령의 심리 상태와 정세 인식을 살펴보겠다. 대체 어디에서부터 꼬여있는지 추적해 봐야겠다. 

 

"저는 우리 정부가 이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합니다."(3월 21일 국무회의 모두발언)

 

확신한다는 표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여론보다는 본인의 확신이 먼저다. 그런데 순서가 바뀌었다. 확신한다면 국무위원들을 상대로(국민들이 아닌) 한 발언을 국민들에게 먼저 직접 했어야 했다.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다"던 1300자 3.1절 기념사는 전조였다. 닷새 후인 3월 6일 윤 대통령은 갑작스럽게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가해자를 쏙 뺀 '제3자 변제안'을 발표했다. 9일만에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 사이 국민들을 설득하려는 시도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 흔한 '대국민 소통'이라든지, 기자회견이라든지 하는 것도 없었다. 도어스테핑을 폐기한 마당에 그런 자리를 만들 이유조차 느끼지 못했을지 모른다. 대신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 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해 '일본인'들에게 먼저 설명을 했다. 한국의 시민들은 어리둥절했다.

 

"지지율 0%, 1%가 나와도 바로잡아야 할 건 바로잡고 싶다", "어차피 할 것 아니냐. 그러면 미리 매를 맞는 게 낫지, 내년 총선 앞두고 할 것인가." 

 

매를 맞을 줄 알고 있었고, 지지율 0%, 1%로 떨어질 것까지 각오했다고 한다. 이걸 모두 예상했다면 '제3자 변제안'에 대해 미리 국민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는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저는 현명하신 우리 국민을 믿습니다."(3월 21일 국무회의 모두 발언) 스스로 내린 결단을 '역사적 결단'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동안 고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건 '뒷북 고뇌'다. 한국 시민들의 평가는 박할 수밖에.

 

이 모든 상황을 예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이번 사안을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하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했다. 그리고 일본 야당과 한국 야당을 비교해 '국익 앞에 정파가 없는' 일본 야당을 보며 부끄럽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부끄럽다'가 아니라 '부럽다'는 말을 한 것 같다고 했지만, 일본 야당을 보며 부끄러워하든, 일본 야당이 부럽든 의미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도 틀렸다. 일본 야당이 윤 대통령의 결단을 받아들인 여당의 기시다 총리를 비판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일본 국익'에 맞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익의 문제를 '정파'의 문제로 치환했다. 이것은 여당과 야당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문제다.  

 

만약 기시다 총리가 육성으로 통절한 반성을 언급하고, 강제징용 가해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반성과 성의를 표했다면, 한국 야당이 일본으로 건너가 궁지에 몰린 기시다 총리를 위해 기꺼이 일본 야당을 설득했을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면 윤 대통령의 외교 레버리지는 강해졌을 것이고, 매를 미리 맞을 일도 없었을 것이며, 지지율 0% 가 될 걸 걱정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가정은 부질없는 일이지만, 윤 대통령이 '일본의 야당'을 언급했다니 하는 말이다. 지금 한국 정가와 일본 정가는 분위기와 상황 자체가 180도 다르다. 

 

정확히 하자. 일본 야당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고, 한국 야당은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 "부끄러운" 한국 야당은 이번 대일 외교에 대해 10명 중 6명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여론을 따라간다. 어떤 야당이 집권 세력의 실정에 동조하겠는가. 이건 윤 대통령이 미워서가 아니다. 윤 대통령의 '확신'에 동조하자마자 지지율 하락을 각오해야 할 일이란 걸 아는, 정치적 생존 본능 같은 것이다.  

 

일본의 경우를 보자. <요미우리> 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강제징용 해법안에 대한 긍정 평가는 58%를 기록했다. 대략 60% 정도가 기시다 후미오의 이번 대한국 외교를 긍정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야당이 여기에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 이 당연한 사실을 대통령은 갑자기 '발견'이라도 한 모양이다. 그런데 양국 정당의 정치적 생존 본능을 두고 '일본은 여야 한목소리로 환영하는데, 한국 야당만 반대하고 있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한다. '먼저 주면 나중에 받을 것이다'라는, 외교 초짜의 '나이브'한 생각은 그렇다치더라도, 이건 정치마저 지나치게 '나이브'하게 보고 있는 것 아닌가.

 

그래, 한국 야당이 문제라 치자. 그런데 대통령은 이번 사안을 두고 '한국 야당'을 설득하려고 직접 만난 적이 단 한번이라도 있었나? 없었다. 엉뚱하게 일본 야당만 만났다. '한국 언론'을 설득하려고 직접 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나? 없었다. 그런 기회가 될 수 있었을 도어스테핑은 자체 폐지했다. '한국 국민'의 마음을 열기 위해 대국민 담화 한번이라도 발표했었나? 없었다. 그리고나서 일본인의 마음을 열었다고 자찬하고 '일본 야당'을 보며 스스로 우리 정치가 부끄럽다고 한다. 혹은 일본 야당이 '부럽다'고 한다. 다 걷어내고 나면 '한국 야당 설득'마저 일본 야당에 '외주'를 주고 있는 초라하고 기묘한 골자만 남는다. 

 

윤 대통령은 <요미우리> 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일본인은 정직하다"고 했다. <NHK>는 관방부장관의 말을 빌어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과 회담에서 독도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언급했다고 흘리고, <마이니치> 신문은 일한의원연맹 누카가 회장이 윤 대통령에게 일본산 멍게 수입 재개를 요청했다고 보도하고, <산케이> 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제한 철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나 일본의 기자들, 그리고 일본의 정치인들도 '정직한 일본인'일진대, 왜 대통령실은 일본 언론의 보도를 두고 "독도는 언급되지 않았다", "멍게라는 말은 안 나왔다"고 해명하기에 급급한가. 왜 일본의 언론과 정치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는 것인가. 이것도 윤 대통령의 착각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이를테면 일본인은 정직하다. 한국인도 정직하다. 그런데 정치의 영역에서 '정직'은 국익 앞에서 멈춘다. 상식이다. 윤 대통령은 정말 나이브한 것인가?

 

윤 대통령의 말처럼 '국내 정치'에 이번 일을 활용하고 있는 세력은 분명히 있다. 극우파를 달래기 위해 말해봐야 택도 없는 '독도' 이야기를 꺼내고, '위안부 합의' 이야기를 꺼냈다고 언론을 통해 흘린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영향으로 한국의 수입 금지 지역에 포함된 이바라키현이 지역구인 일본 의원은 안될 걸 알면서도 '멍게 수입 재개'를 윤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이걸 언론에 흘린다. 아마 누카가 후쿠시로 의원은 <마이니치> 신문 칼럼에 실린 '멍게 스토리'를 지역구 주민들에게 뿌릴 것이다. 윤 대통령이 말한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활용한다는 건 바로 이런 걸 말한다. 일본 자민당은 4월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내 정치'에 활용할 선물을 일본 집권당에 안겨주고 있다. 일본 정치인들의 온갖 민원이 한국 대통령에게 쏟아진다.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보면, 정치를 마치 국익의 걸림돌이나 된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마치 출구가 없는 미로 속에 갇힌 기분" 속에서 내린 고독한 '결단'은 정치보다 우위에 있는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의 계기가 되는 것이다.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편한 길을 선택해서,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지만, 정치적 이익을 포기하고 일본이 깜짝 놀랄만한(한국도 다른 의미로 깜짝 놀라긴 했다.)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런데 엉뚱하게 '정치적 이득'은 선거를 앞둔 일본 자민당 내각이 고스란히 주워가고 있다.

 

국민도 언론도 없었던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독백은, 시점도 방식도 내용도 모두 다 틀렸다. 슬픈 일이지만.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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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거취 논란’에 실종된 비전…민주당, 긿을 잃었다

 

등록 :2023-03-26 07:30수정 :2023-03-26 09:57

 
[한겨레S] 성한용 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473
여전히 외면받는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법적 책임은 재판으로 가려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책임은 검찰의 추가 수사와 기소, 법원의 재판 도중에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내년 4월 총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총선에서 지면 내 정치도 끝난다. 승리를 위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바로 이러한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한가지 궁금한 대목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물러나고 지도부를 새로 꾸리기만 하면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정말 그럴까요? 정치가 그렇게 간단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사실 민주당의 문제는 이재명 대표가 아닙니다. 이재명 대표의 사퇴 여부에 모두 시선을 빼앗긴 사이에 중요한 뭔가를 놓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진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대선 이전부터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는지 되짚어가며 차근차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둑으로 치면 세밀한 복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유권자 연령대에 따라 투표 성향이 확연히 엇갈리는 현상을 세대투표라고 합니다. 대통령 선거에서 세대투표가 처음 나타난 것은 노무현·이회창 후보가 맞붙은 2002년이었습니다. 20대와 30대 유권자들은 노무현 후보를 많이 찍었습니다. 50대와 60대 유권자들은 이회창 후보를 많이 찍었습니다. 40대 유권자들은 두 후보를 비슷하게 찍었습니다.

 

20년이 흘렀습니다. 당시 20대는 40대가 됐습니다. 당시 30대는 50대가 됐습니다. 지난해 3월9일 대통령 선거에서 40대와 50대는 이재명 후보를 훨씬 많이 찍었습니다. 그러나 30대는 윤석열 후보를 조금 더 많이 찍었습니다. 20대는 이재명 후보를 조금 더 많이 찍었지만, 차이가 별로 없었습니다.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은 젊은 세대 확보 싸움에서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에 밀렸고, 그 때문에 선거에서 진 것입니다.

 

20대와 30대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외면하는 조짐은 2021년 4월7일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이미 나타났습니다. 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후보가 맞붙은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 결과 박영선 후보는 40대에서만 이겼고, 모든 연령층에서 패배했습니다. 박형준 후보와 김영춘 후보가 겨룬 부산시장 선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대와 30대 유권자들은 왜 민주당을 외면했을까요? 2019년 조국 사태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조국 사태는 20대와 30대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을 ‘내로남불 기득권 세력’으로 각인시켰습니다. 2030은 분노했습니다. 2020년 4·15 총선에서는 코로나 사태에 파묻혔습니다. 그러나 2021년 엘에이치(LH) 사태를 계기로 다시 터져 나와 민주당에 치명타를 가한 것입니다.

 

민주당의 약점을 국민의힘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2021년 6월11일 전당대회에서 1985년생 이준석 대표를 선출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2030 유권자, 특히 남성들의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급속히 쏠렸습니다. 2022년 3·9 대선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와 30대에서 젠더 격차가 뚜렷합니다. 결국 민주당은 ‘세대 전쟁’과 ‘젠더 전쟁’에서 패배했고, 그래서 5년 만에 정권을 잃고 야당이 됐습니다.

 

 

여권 지지 이탈층, 민주당 지지 유보

 

3·9 대선과 6·1 지방선거 패배 뒤 민주당 안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일었습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로고침위원회를 만들어 반성문을 썼습니다. 변화한 유권자 지형을 대규모 온라인 조사로 살폈습니다. 2030 유권자들이 민주당이 외면한 이유를 심층면접으로 분석했습니다. ‘이기는 민주당,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보고서도 냈습니다. 거기까지였습니다. 민주당은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8월28일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 체제가 들어섰지만, 민주당은 달라진 것이 별로 없습니다. 윤석열 정권에 맞서 열심히 싸우고 있을 뿐입니다. 대선 연장전입니다.

 

최근 20대와 30대 유권자들의 윤석열 대통령 지지 철회와 국민의힘 이탈이 화제에 오르고 있습니다. 24일 발표한 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직무 평가는 긍정 34%, 부정 58%였습니다. 연령별로는 18~29살 긍정 24%, 부정 60%, 30대 긍정 23%, 부정 69%입니다. 40대는 긍정 19%, 부정 80%, 50대는 긍정 34%, 부정 61%입니다. 60대와 70대 이상은 긍정이 더 많습니다. 2030 유권자들의 국민의힘 지지율도 함께 하락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34%였는데, 18~29살은 22%, 30대는 25%였습니다. 지난해 대선 2030 표심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입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조선일보>가 이런 현상을 3월20일치 정치면에 “여 지지율 34%인데 20대는 13%… 당내 위기감 커져”라는 제목으로 소개했습니다. 3월21일치에 사설까지 썼습니다. “청년 지지율 추락 ‘도로 청년 외면 당’된 국민의힘”이라는 제목입니다. 걱정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서 떨어져 나온 2030 유권자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지지로 돌아섰을까요? 아닌 것 같습니다.

 

24일 발표한 한국갤럽 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18~29살 응답자의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22%, 민주당 25%, 정의당 7%, 기타 및 무당층 46%였습니다. 30대는 국민의힘 25%, 민주당 40%, 정의당 4%, 기타 및 무당층 32%였습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확실히 기타 및 무당층이 많습니다. 기타 및 무당층이 40대는 29%, 50대는 20%, 60대는 17%, 70대 이상은 11%입니다.

 

 

 

바닥 민심에 밝은 민주당 수도권 국회의원 몇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2030 유권자들이 여당에서 이탈했지만,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고 무당층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여론조사 수치와 일치하는 분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2030 유권자들의 이탈을 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엠제트(MZ) 세대의 눈치를 보며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을 뒤집고, ‘1000원 아침밥’ 사업을 확대하는 등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지키기’에 밀려 새 비전 실종

 

민주당은 2030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을 별로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왜 그럴까요? 혹시 몰라서 그럴까요?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해 9월2일 나온 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의 ‘이기는 민주당,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보고서는 민주당이 재집권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가치 지향에 따라 6개 유권자 그룹을 구분했습니다. 평등·평화 그룹(37.7%), 자유·능력주의 그룹(21.5%), 친환경·신성장 그룹(18.8%), 반권위·포퓰리즘 그룹(9.3%), 민생 우선 그룹(6.4%), 개혁 우선 그룹(6.3%)이었습니다. 민주당의 이른바 ‘전통적인’ 지지층은 평등·평화 그룹과 개혁 우선 그룹입니다.

 

위원회는 민주당이 지지층에 전통적 진보 가치뿐 아니라 환경, 혁신성장 같은 새로운 진보적 가치를 받아들일 것을 설득하고, 특정한 정치개혁 이슈에 대한 과격주의를 포기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인 능력주의 보수 그룹과 가치 경쟁을 벌여야 한다고 제의했습니다. 이를 통해 친환경·신성장 그룹과 반권위·포퓰리즘 그룹, 민생 우선 그룹으로 민주당의 지지 기반을 넓혀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이러한 노력을 별로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위원회의 제안대로 가치와 정책을 과감하게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건의가 몇차례 있었지만,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소극적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검찰의 공세에 맞서 싸워야 하는데 다른 전선을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고 합니다. 이재명 대표를 지키느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입니다.

 

새로고침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이관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는 “온라인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도 제고를 위해 시급한 과제를 물었더니 ‘윤석열 정부 견제’는 8순위에 불과했다”며 “민주당 자신의 신뢰를 높이지 못하면 지지도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지층 확장 위한 의제 제시해야”

 

새로고침위원회를 만들었던 우상호 전 비대위원장에게 민주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이재명 대표 거취에 대해 지나치게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없다. 검찰 수사는 그것대로 강하게 대응하면 된다. 당 지지도를 끌어올리고 지지층을 확장하려면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하고 의제를 만들어내야 한다. 당 지도부의 관심과 역량이 좀 부족한 것 같다.”

 

저는 우상호 전 위원장 말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결국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작위가 아니라 작위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사이익에 안주하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무리하겠습니다. 김태일 장안대 총장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다음날인 3월9일치 <경향신문>에 ‘이제 시선은 민주당의 혁신으로’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습니다. 성찰과 혁신, 가치와 신뢰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민주당의 역동성이 살아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민주당 사람들이 꼭 읽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치부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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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 대통령? 윤석열 사과, 박진·김성한·김태효 파면"

[현장] 민주당·정의당·진보당 및 시민·사회단체 '4차 범국민대회' 열어... "더 이상 국민 모욕 말라"23.03.25 20:07l최종 업데이트 23.03.25 20:07l글: 소중한(extremes88)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와 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 방류 계획 철회,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와 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 방류 계획 철회,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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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노동조합 등이 "윤석열 정부의 망국외교 및 강제동원 굴욕해법"을 비판하는 범국민대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사과와 박진 외교부장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의 파면을 요구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진보당은 25일 오후 서울광장 동편에서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 대법원 판결 이행 요구 4차 범국민대회'를 열고 "인간 존엄의 회복을 위해 평생 싸운 (일제) 피해자와 국민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며 결의문을 발표했다.

해당 범국민대회 집회는 지난 3.1절 이후 매주말 열려 이날 네 번째로 진행됐다. 이날 집회에는 정의기억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환경운동연합 등도 참여해 함께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재명 "강제동원 해법, 일본에만 유익"
이정미 "입만 열면 사고, 똑바로 일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와 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 방류 계획 철회,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와 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 방류 계획 철회,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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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주최한 야당의 대표들은 단상에 올라 윤 대통령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잔뜩 퍼주기만 하고 하나도 받아오지 못했다"라며 "외교에 있어 우리의 이익만 챙길 수 없단 사실을 인정하지만 최소한의 균형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최소한 지금보다 더 나빠져선 안 되는 게 기본 원칙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독도에 대해 그들(일본 정부)이 이야기할 때 '절대 아니다'라고 항변했나. (일본 정부가) 위안부 합의 이행을 요구했을 때 대체 뭐라고 말했나"라며 "우리는 지소미아 원상복구를 아무 조건 없이 했지만 일본은 (우리를) 화이트리스트에 복귀시키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에 대해 대체 뭐라 말했나. 식탁에 방사능 오염 농수산물이 올라올 지도 모르는데 (윤 대통령은) '안 된다'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의 이익을 지키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그 책임을 과연 제대로 이행했나"라며 "일본에 유익하기만 한 강제동원 해법이라고 내놓은 것이 대체 우리에게 어떤 이익을 줬나. 그들은 대체 무엇을 양보했나.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은 그들은 오히려 '강제동원은 없었다'고 말하며 추가 청구서만 잔뜩 손에 들려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입만 열면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야기하는 윤 대통령이 주 69시간 동안 일을 하라고 한다. 세계의 경제 대국들은 주 35시간 노동에 주 4일제로 나아가고 있는데 세계경제 10위권을 이뤄온 우리 국민들이 무엇이 부족해 매일 밤 10시까지 일하고 휴일엔 실신 상태로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라며 "대한민국 공무원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윤 대통령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 하는 일마다 사고이고 하는 일마다 마이너스의 생산성을 보이는 윤 대통령 스스로나 똑바로 일하길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은 '한국 야당이 부끄럽다'는 말을 했는데 이런 말을 두고 적반하장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에서) 무엇을 하나 챙겨왔나. 어떤 국익을 만들어왔나"라며 "우리 국민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스스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90% 이상을 복구해 낸 저력 있는 국민이다. 왜 국민들이 윤 대통령을 향해 분노의 함성을 내지르고 있는지 똑똑히 듣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윤희숙 진보당 대표도 "사과는 가해자가 시혜나 동정을 베푸는 것이 아닌 피해자가 됐다고 할 때까지 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 말대로 일본이 통절한 반성을 했다면 일본 전범기업이 우리 국민에게 배상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우리 정부가 3자 변제할 필요도 없다"라며 "여기서 명백하게 정리하겠다. 일본은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았다는 것이 팩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모든 것이 헌법 위반이므로 원천 무효다. 행정부 수장이 자기 맘대로 사법부 판결을 무시하고 피해자 권리를 박탈한다면 어떻게 삼권분립이 지켜지며 그 누가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겠나"라며 "국민 여러분, 지금이야말로 국민을 배신한 정권을 단호히 심판할 때이다. 다가오는 5월 10일 윤 대통령 취임 1년을 윤석열 정권 심판의 날로 만들자"라고 밝혔다.
 
▲ 대학생 “윤석열 대통령, 강제동원 피해자 걸림돌로 여긴다면 우리들은 철벽 되겠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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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 방류 계획 철회,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 방류 계획 철회,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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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 방류 계획 철회,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 방류 계획 철회,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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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문 발표 "외교 실패 덮기 위해 국민.피해자 걸림돌 취급"

이날 범국민대회 주최 측은 결의문을 통해 ▲ 굴욕망국 외교 윤석열 정부 심판 ▲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 ▲ 대법원의 신속한 판결 이행 ▲ 일본 정부의 사죄 및 전범기업의 배상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한일정상회담에서) 국가의 존립근거를 흔들고 치욕과 상처를 입히더니 미래세대에 넘어갈 부채만 잔뜩 쥔 채 돌아왔다. 그러고도 (윤 대통령은) 최소한의 해명이나 사과는커녕 당당한 외교를 요구하는 국민들을 '배타적 민족주의 반일을 외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는 세력'으로 폄훼하고 갈라치기에 몰두하고 있다"라며 "또한 오만한 일본 측 망언에 강력한 항의는커녕 '(일본이) 과거이 수 십 번 사죄했다'며 일본정부를 감싸고 '더 이상 사죄를 요구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궤변까지 늘어놨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일본 정부와 우익에게 보여준 성의의 1/100도 우리 국민에게 보이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외교 실패를 덮기 위해 국민과 피해자들을 걸림돌 취급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라며 "한국 고위 정부관계자란 자는 화해치유재단 잔여금 처리를 운운하며 평화의 소녀상 철거, 성노예제 용어 사용 불가,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제기를 불가하게 만들 2015년 위안부 합의 풀패키지 실현에 동조할 모양새다. 도대체 어느 나라 녹을 먹는 사람인가"라고 밝혔다.
 
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 방류 계획 철회,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  시민들이 25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망국외교 심판 제4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며 강제동원 굴욕해법 폐기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핵오염 방류 계획 철회,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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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나온 ‘양금덕 할머니’ 호칭이 이상했다면

  •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3.03.25 05:05
  •  
  •  댓글 0

[언어 저널리즘 (06)] 불평등한 가족 호칭에 시댁·처가 대신 시가·처가, 사위만 백년손님인가

도련님·아가씨 등 시대착오적 호칭 대신 친족 간에도 ‘OO씨’ 이름 부르자는 제안도

한국어는 서열을 전제한다. 상대와 나의 위치를 파악해 높임말과 낮춤말을 적절히 골라야 한다. 비민주적인 표현도 많다. 군사정권이 막을 내린 지 한 세대밖에 지나지 않아 여전히 독재의 유산이 언어를 통해 계승되고 있다. 언어에도 신분이 있다. 표준어는 나머지 지역어(방언)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 언론은 그동안 이러한 한국어의 특징을 비판적으로 해석하지 못했고 오히려 널리 유포해온 책임이 있다. 미디어오늘은 저널리즘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2023년 한국 사회에 어울리는지 살펴보고, 저널리즘은 언어 문제를 어떤 시각에서 어떻게 다루는지 ‘언어 저널리즘’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 편집자주

<양금덕 할머니 “대통령 옷 벗으라”…野 외통위 단독 진행>

<“미쓰비시 돈 받아낸다” 다시 소송 나선 양금덕 할머니>

각각 지난 13일 KBS, 지난 16일 MBC 기사 제목이다. 최근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해법’을 내놓으면서 관련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피해자 목소리도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피해자를 부르는 방식이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보도할 때도 똑같이 발생했던 일인데 언론에선 ‘양금덕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로 표기하고 있다. 거의 모든 언론이 피해자를 가리킬 때 ‘OOO 할머니’라고 쓴다. 

미디어오늘은 이전 기사 <뉴스 호칭에 녹아있는 전관예우를 없앨 수 있을까>에서 언론이 호칭에 서열을 만들어 예우하고 싶은 대상에는 ‘이름+직함(직업)’으로 하고 그게 아니면 ‘이름+씨’로 표기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두환은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했기에 일부 언론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아닌 ‘전두환씨’라고 하는 것이나 대통령 배우자에 ‘여사’가 아닌 ‘씨’를 붙이면 지지자들이 항의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렇다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강제동원 피해자를 이용수씨나 양금덕씨보다 ‘이용수 할머니’나 ‘양금덕 할머니’로 표기하는 건 언론에서 그들을 예우하기 위해 붙인 호칭으로 볼 수 있다. 기사 본문에서 처음 등장할 때는 ‘양금덕 할머니’로 쓰고 그 다음부터는 ‘양 할머니’라고 쓴다. ‘이 할머니’, ‘양 할머니’. 어딘가 좀 어색하지 않은가. 

▲ 지난 16일 MBC 뉴스 화면 갈무리

 

할머니, 공론장에서 배제된 여성노인의 상징

할머니는 내 부모의 어머니를 부르는 말이다. 가족관계를 가리키는 표현이 보편적인 여성노인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확대된 것이다. 영어에서 내 부모의 어머니가 아닌 여성노인을 가리킬 때 Ma’am과 같은 말을 쓴다. 하지만 한국어에는 여성노인을 지칭할 단어가 없다. ‘어르신’이란 말은 남성에게 더 잘 어울리는 표현이고, 통상 미디어에 등장하는 65세 이상은 주로 남성 전직 국회의원과 같은 기득권층이다. 평범한 사람, 사회적 약자로서 노인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언어가 없으면 그 존재도 없다. 가족관계를 벗어난 여성노인을 지칭한 표현이 없다는 건, 여성노인이 공적 영역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 여겨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가족관계에서 사용하는 ‘할머니’를 가져와 ‘양금덕 할머니’라고 쓸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일상에선 ‘선생님’ 등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뉴스에서 ‘양금덕 선생님’이라고 하는 것 역시 어색하다. 

영화 <69세>를 보면 여성노인의 발언이 얼마나 거대한 장벽에 갇혀서 신뢰받지 못하는지 알 수 있다. 69세의 여성이 29세 남성에게 성폭력을 당하고 이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어떠한 2차 피해가 발생하는지, 실화를 모티브로 그렸다. 치매를 의심받아 성폭력 존재 여부를 의심받거나 젊은 남성을 꼬셨다며 오히려 도덕적 비난을 받는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실제 사건에선 범죄 증거가 있는데도 가해자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내가 아이거나 젊은 여자였다면 그놈이 구속됐을 것”이란 내용이 유서에 있었다. 

▲ 영화 '69세' 포스터

 

2018년 미투운동이 한창일 때도 여성노인의 미투를 찾기 어려웠던 까닭을 이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적 영역에서 배제됐다는 건 이들의 문제나 목소리가 사회문제로 공감받거나 공론장에서 고민해야 할 대상으로 대접받지 못한다는 말과 같다. 노인이라는 소수성이 중첩되면서 많은 여성이 성폭력을 말하는 분위기에서도 소외됐다. 

여성들이 받는 차별은 개인이 예민한 문제가 아니라 젠더의 구조적 문제라는 주장, ‘사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주장은 여기서도 적용해야 한다. 여성노인의 사적인 것도 정치적이다. ‘할머니’를 대체할 말이 필요하다. 

결혼하면 발생하는 불평등한 가족 호칭

보통 가족관계는 사적영역으로 분류되지만 대다수 가족에게 적용되는 문제는 공적영역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 가족내 젠더 불평등은 꽤 오래된 사안이다.

▲ 1966년 2월17일자 동아일보 기사

 

1966년 2월17일 동아일보에는 <네 살배기 ‘애기씨’>라는 독자 기고문이 실렸다. 독자의 친구가 결혼을 했는데 네 살짜리 시누이한테 ‘애기씨’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는 하소연을 담았다. 해당 독자는 “시부모를 친부모처럼 모시고, 손아래 시누와 시동생은 내 동생처럼 사랑으로 다루어야 한다. 하녀가 아닌 바에야 동생들에게 도련님이니 작은아씨라고 부르는 것보다 이름을 부르는 것이 더 가족적이고 친근하지 않을까?”라고 썼다. 50년 이상 흐른 지금 기고로 봐도 무방할 만큼 고질적인 문제다. 

결혼하면 여성과 남성은 서로의 가족과 연결된다. 하지만 그 호칭을 보면 동등하게 연결되지 않았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남성쪽 집안은 시‘댁’이고 여성쪽 집안이 처‘가’다. 시가와 처가로 부르자는 제안이 나오는 이유다. 여성은 ‘아버님’, ‘어머님’이라며 남편 부모님에게 실제 부모를 높이는 호칭을 쓰지만 남성은 ‘장인어른’, ‘장모님’이라는 별도의 호칭을 통해 자신이 직접적인 자녀가 아니라고 밝힌다. 

동아일보 독자기고에서 보듯 여성은 손아래 시누이(남편의 여동생)를 ‘아가씨’, 결혼하지 않은 시동생(남편의 남동생)을 ‘도련님’으로 부르는데 이는 신분제 사회에서 하인이 주인집 자녀를 부르던 말과 같다. 남성은 아내의 여동생을 ‘처제’, 아내의 남성형제를 ‘처남’으로 부른다. 아내가 남편 형제자매를 높여 부르는 것과 달리 남편은 장인어른, 장모님처럼 아내쪽 가족일 뿐이라며 일종의 선을 긋는 형식의 호칭을 쓰게 된다.

시‘댁’에서 며느리를 부르는 말과 처‘가’에서 사위를 부르는 말도 차이가 있다. 시‘댁’에선 며느리를 ‘새아가’, ‘며늘아가’라며 ‘아가’ 취급을 한다. 며느리를 높여부르는 호칭은 없다. ‘얘야’나 ‘너’로 부르는 집도 흔하다. 그러다 아이를 낳으면 순식간에 ‘에미야’로 바뀐다. 처‘가’에선 사위에게 ‘김 서방’ 등으로 높여 부르는 호칭이 있다. 장인·장모 입장에서 사위는 늘 어려운 손님이라는 뜻의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는 속담도 있다. 

▲ 결혼하면 상대 배우자 가족과 관련해 시대착오적이고 낯선 호칭을 사용하게 된다. 사진=pixabay

 

시‘댁’과 처‘가’의 이러한 불균형은 존댓말과 반말의 구분으로 이어진다. ‘새아가’에겐 반말이 붙고, ‘O서방’에겐 ‘~하시게’가 따라붙는다. 남편 형제의 서열대로 각 배우자의 서열도 결정된다. 형님(남편 형의 부인)이 나이가 어려도 존댓말을 써야하고 형님은 손아래 동서에게 반말을 쓴다. ‘처제님’이란 말을 쓰지 않는 것처럼 처‘가’쪽 호칭엔 대부분 ‘님’이 붙지 않는 반면 시‘댁’쪽 호칭엔 ‘님’이 붙거나 어울린다. 

가족내 성차별의 문제는 호칭에서만 드러나지 않는다. 1978년 4월18일 경향신문 <남녀불평등 여전히 깊다>란 기사를 보면 김복길 당시 한성여대 교수의 논문 ‘한국인의 양성불평등에 관한 연구’를 인용하고 있다. 1975~1977년 서울 주요 일간지에 실린 부고 500여건을 조사한 결과, 남편이 사망했을 때 (죽어야 할 사람이 살아남았으니 죄인이라는 뜻의) 미망인으로 표기한 경우가 42.8%(334건 중 143명), 처(妻)로 표기한 경우는 불과 0.9%(3명), 아예 기재하지 않은 것은 56.23%(188건)로 나타났다. 또 유족을 기재할 때 아들만 쓴 경우가 49.9%(255건)에 달했다. 

어색한 호칭이 가져온 불통

도련님, 아가씨도 그렇지만 여성이 남편의 형에게 ‘아주버님’이라고 부르거나 남편 여동생의 배우자에게 ‘서방님’이라고 하는 것은 사극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최근 결혼한 부부의 경우 서로의 형제자매, 그 배우자들과 만남에서 호칭이 어색해서 아예 대화를 걸지 않거나 호칭을 생략한 채 본론만 말하는 경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A씨는 오랫동안 연애하던 연인과 결혼했는데 이전부터 남편(남자친구) 남동생의 이름을 ‘누구야’라고 불러왔다. 그러다 결혼하면서 하루아침에 ‘도련님’이라고 불러야 했다. A씨는 “입에서 도저히 ‘도련님’이라는 말이 떨어지지 않아 호칭을 부르지 않고 명절 때만 도련님이라고 불렀는데 남편이 듣기에도 민망했는지 그냥 다 같이 이름을 부르자고 제안했다”며 “남편도 내 여동생한테 이름을 불러오다가 처제라고 하기 어색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A씨는 “남자친구의 동생이어서 이름 부르던 때와 달리 결혼 초 도련님으로 부르고 그쪽은 나한테 ‘형수, 형수’ 이렇게 하는 것 자체로 (도련님이) 조금 건방지게 변한 것 같았다”며 “결국 모두가 ‘OO씨’라고 이름 부르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A씨와 그의 남편 형제자매들 간 이름 부르기로 한 합의에 대해 시어머니의 이해도 구했다. 

호칭이 어색하면 소통에 제약이 있다. 최근 결혼한 B씨는 배우자의 형제자매를 부를 때 “호칭을 쓰지 않고 그냥 할 말만 한다”며 “서로 나이대나 관심사가 비슷해서 소통은 하지만 호칭이 어색해서 부르진 않는다”고 했다. A씨는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안부를 수시로 묻고 카톡을 자주하며 소통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도련님 잘지내세요’라고 통화를 시작했다면 전화하기 부담스럽지 않나”라고 했다. 

비교육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가족관계상 서열로 인해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하대하는 표현을 쓰거나 그 반대의 경우를 집안 아이들이 보고 자라기 때문이다. A씨는 “아버지 세대를 보면 이제 눈치 주는 어른이 없지만 그러한 호칭에 익숙해져서 고치지 않는다”며 “집안 아이들이 보는 게 교육적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 배우자 형제자매 관련 부분. 자료=국립국어원

 

가족단위에서 호칭 변화를 끌어낸 A씨는 사회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시 국립국어원에서 ‘도련님’ 같은 호칭 대신 ‘OO씨’로 부르자고 권고하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이러한 권고가 우리 가족이 실제 호칭을 바꾸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2017~2018년 연구를 바탕으로 지난 2020년 ‘우리, 뭐라고 부를까요?’라는 책자에서 “배우자의 동생을 ‘○○씨’와 같이 이름을 넣어 불러 친근함을 드러낸 것처럼 배우자 동생의 배우자가 나보다 나이가 어리다면 ‘○○씨’로 이름을 부르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사적인 관계로만 치부됐던 가족·친족 간 시대착오적 호칭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 참고문헌

신지영, 언어의 높이뛰기

신지영, 언어의 줄다리기

장슬기, 그런 말은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 

※ 미디어오늘은 여러분의 제보를 소중히 생각합니다. 

new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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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69시간’ 청년 목소리 듣겠다”던 노동부 장관의 ‘보여주기식 소통’

청년 쓴소리 전달하려 했더니 간담회 하루 전 ‘전면 비공개’ 통보, 간담회서는 “오해”라는 말만 되풀이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2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근로시간 60여시간 연장 관련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 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근로시간 연장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다. 2023.03.24 ⓒ민중의소리
'주 최대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에 대한 거센 반발 여론에 정부가 뒤늦게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보여주기식 소통'으로 흐르고 있다. 고용노동부와의 간담회에 직접 참석한 청년 노동자도 "소통이 많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등이 주로 모인 단체 '청년유니온'과 만나 1시간 20여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는 시작 전부터 불통 논란이 터져 나왔고, 간담회 내용 역시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이 장관은 간담회 참석자들에게 "언론에는 진솔하게 대화를 나눈 것으로 얘기해달라"는 당부까지 남겼다.

당초 간담회는 이 장관과 청년유니온 위원장의 모두 발언과 청년유니온이 청년 노동자들에게 받은 의견을 전달하는 순서까지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노동부가 간담회 하루 전 돌연 전면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간담회 시작 30여분 전에는 '오전 회의 지연'을 이유로 면담 장소를 광화문에 위치한 정부서울청사로 변경했다가, 시간을 다소 늦춰 사전 예고한 장소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최종 정리됐다.

노동부와 소통해온 청년유니온 나현우 사무처장은 "장관 비서실 쪽인 것 같은데, (청년유니온이 취합한) 청년 노동자의 의견을 전달받는 모습은 사진 찍히고 싶지 않다며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이 이 장관에게 공개적으로 전달하려 한 청년 노동자의 의견에는 장시간 노동을 피할 수 없는 이들의 서러움과 현실을 모르는 정부 개편안에 대한 분노가 가득 담겨 있다. 지난 18일부터 5일간 15~39세 청년 노동자 222명이 응답했으며, 응답자 대부분이 작은 사업장과 같은 안정적이지 않은 일터에서 일하는 청년 노동자였다.

미디어·문화 직종에 종사하는 이은진(31) 씨는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새벽까지 일하는 날이 잦습니다. 법의 테두리가 있어도 무시하고 무리하게 업무를 강행합니다"라며 "새벽 3시에 퇴근하려는 저에게 '벌써 가냐'고 묻던 대표의 말이 잊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이리도 당당합니까. 지금도 지켜지지 않는 52시간을 넘겨 더 긴 시간을 기업에 허용한다면, 정부가 나서서 이런 만행을 허용해주는 꼴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청년유니온 김설 위원장은 간담회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칫 잘못했으면 바람 맞을 뻔했다. 청년의 의견을 전달하고자 한 것뿐인데 왜 간담회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간담회 장소를 여기저기 바꾸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청년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정부의 태도가 맞는지 의심마저 든다"고 강한 유감을 표했다.

김 위원장은 "청년 노동자의 목소리를 보면, 대부분 장시간 노동이 삶을 얼마나 망가트리는지, 현행법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말하고 있다"며 "정부는 계속 입법예고안에 대해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소통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하지만, 이 구구절절한 사연을 읽어보면 오해가 아닌 정부의 '바짝 일하고 장기간 휴가 갈 수 있는 제도'라는 주장이 허황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간담회도 내실 있는 내용으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간담회 과정에서 정부의 정책이 왜곡돼 알려졌다는 취지의 해명을 주로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은 '노동부의 입장에 오해가 많은 것 같다, 주 69시간이 프레임으로 강하게 자리 잡은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주가) 주 52시간 넘게 일을 시키면 불법이 되고, 처벌을 하는 게 부당하지 않느냐. 노동자도 주 52시간을 넘어서는 돈을 못 받는 문제가 부당하지 않느냐'는 점을 계속 강조했다"며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도 현장 도입이 어렵다는 것은 알겠지만 바로 도입하겠다는 게 아니라 먼 방향성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이 장관이 말했다"고 부연했다.

반면, 청년유니온은 이 장관에게 "노동시간 개편안을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장시간 노동 체제인 데다가 무노조, 소규모 사업장이 많아 정부가 주장하는 노사의 자율적인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미 공짜 야근을 조장하는 포괄임금제가 오남용되고 있으며 연차 사용이 어려운 실정도 함께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정책은 정부 주장과 달리 총 노동시간을 줄여나가는 노력과 역행하는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이 장관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노동시간 개편안의 입법 예고 기간인 내달 17일까지 이같은 소통 일정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300만여명의 조합원이 모여 있는 양대노총과의 면담 일정은 여전히 잡지 않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대노총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원래 저희의 계획은 개편안이 나오면 현장부터 국회까지, 노사 모두를 폭넓게 만날 예정이었다"며 원론적으로 답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청년유니온 근로시간 제도개편 의견 수렴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03.2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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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국주의 부활로 경제 위기 돌파 노린 일본의 흉계

  •  김성혁 민주노동연구원장
  •  
  •  승인 2023.03.24 22:04
  •  
  •  댓글 0
  •  
  • -일본 한때 세계경제 2위로 미국 추격

    -미국의 견제와 장기불황

    -희망 없는 일본경제

    -전쟁 국가로 부활하여 해외침략으로 위기 돌파

    1. 일본 한때 세계경제 2위로 미국 추격

    일본은 태평양전쟁 패배 이후 미국의 종속국이 되었다. 미국은 일본을 공산주의 확장을 저지하는 아시아의 군사 거점으로 삼기 위해, 전쟁 범죄를 묵인하고 재무장을 추진하였다. 크게 국방은 미국이 담당하고 일본은 피폐해진 경제 부흥에 주력했다. 특히 일본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의 후방 역할을 맡으며 군수물자 등 특수로 빠르게 성장하였다. 일본은 1955~1973년까지 19년 동안 실질GDP 성장률이 9.3%를 기록하며, GDP 세계 2위(미국의 75%)로 뛰어올라 미국을 추격하였다. 1980년대까지 일본산 반도체, 가전제품, 자동차 등이 미국 시장을 휩쓸었고, 일본의 부동산 가격은 미국 전체 부동산의 4배에 이르렀으며, 1인당 GDP도 미국을 추월하였다.

    2. 미국의 견제와 장기불황

    미국은 1985년 플라자합의와 90년대 반도체협정으로, 일본의 추격을 차단하였다. 군사적으로 종속된 일본은 미국의 일방적인 환율조정과 보호무역 정책을 수용하여 산업경쟁력이 약화되고 무역적자가 발생하였다. 일본은 수출 위축을 내수 진작으로 회복하고자 초저금리 경기부양 정책을 썼으나, 오히려 누적된 자산 거품이 붕괴되어 잃어버린 20년을 맞게 되었다. 아래 그림에서 2000년대 이후 경제성장률이 평균적으로 제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림 1) 일본 경제성장률 추이 (전년대비, %) 자료 : 통계청 각 년도, 3개년 이동평균, 2023년은 전망치(1.5%)

    장기침체 상황에서 군국주의를 추구하는 극우 아베 정권이 2012년 출범하였다. 아베는 양적완화와 재정정책으로 엄청난 돈을 풀어 경기부양을 도모하였으나, 경제회복은 단기 호황으로 끝나고 디플레이션이 고착되었다. 돈 풀기 정책의 후과로 일본은 국가부채가 GDP 대비 260%에 이르렀고, 국채 채무를 갚기 위해 신규 국채를 다시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졌다.

    3. 희망 없는 일본경제

    1990년대 시작된 불황은 한 세대(30년) 동안 지속되어, 일본의 젊은 세대들은 무기력하고 희망이 없다. 사토리(해탈) 세대는 경쟁에 관심이 없고, 파트타임을 하면서 먹고 살아도 만족한다고 한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일본경제의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첫째, 일본은 국가 부채가 1,255조엔(1경 2,300조원)으로 GDP 대비 세계 1위이며(260%), 1인당 국가 부채는 9,825만원이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일본은행이 돈을 찍어내어 인수하는 방식이다. 일본은행이 발행 국채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적자 재정이 구조화된 것으로 매년 정부 지출의 약 24%가 국채비로 소요된다. 2023년 예산을 보면 국채 채무상환비가 15조 2,645억엔이고 이자지불액은 8조 4,943억엔으로 합계 23조 7,588억엔이다. 만약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부채 부담은 3조 6,000억엔 증가하여 재정이 붕괴된다.

    둘째,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버린 초고령사회로 65세 이상 인구가 30%나 된다. 고령화와 함께 수십 년 간 실질임금 하락과 비정규직 증가로 내수경제가 침체되었다. 부양할 노인들은 넘치고 세금 낼 젊은이는 부족하다. 고령화로 국민연금, 의료비, 간병비가 크게 늘어 사회보장 지출이 예산의 32.3%나 된다. 반면 세수는 부족하여 예산의 40%를 신규 국채를 발행하여 충당한다.

    셋째, 일본은 평화헌법에 의해 전쟁을 할 수 없는 국가인데도 방위비가 급속하게 늘어 2023년 전체 예산의 9%나 된다. 국채비, 방위비, 사회보장비를 합하면 예산의 63%로, 생산에 쓸 예산은 거의 없다.

    넷째, 디지털 경제에서 산업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 부품·소재 등 장인기술로 아날로그 산업에서는 경쟁력이 있었지만 디지털 산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무역적자가 지속되고 있는데, 엔저 시대에 해외투자를 많이 하여 배당금과 이자 등으로 경상수지는 아직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다섯째,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일본도 물가가 4.3%까지 올랐고 금리인상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일본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엔화 약세로 에너지 등 수입 물가가 폭등한다. 반면 금리를 인상하면 부채 폭탄(국채 이자)이 터질 수 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진퇴양난이다.

    4. 전쟁 국가로 부활하여 해외침략으로 위기 돌파

    패전 후 일본은 평화헌법을 제정하고 해외 침략의 과거를 반성하여 군대를 보유하지 않기로 하였으나, 미국의 지원으로 극우세력들이 등장하면서 해외파병, 군대보유, 무기증강, 선제공격 등을 추진하면서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

    일본 헌법 9조 [전쟁 포기, 전력 및 교전권 부인]

    ① 일본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초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추구하며,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써 국권이 발동되는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 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

    ②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그 밖의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 교전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군국주의자들은 평화헌법을 개정하기 위해 여러 번 시도했으나 의회 2/3를 통과하지 못하여 실패하였다. 이에 자민당은 다양한 편법을 동원하여 평화헌법을 무력화시켜 왔다. 특히 2022년 12월 3대 안보 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 방위계획대강, 중기방위력정비계획)를 개정하여 사실상 전쟁 국가로 전환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도·태평양지역 안보환경이 변해, 중국(최대의 전략적 도전)과 북한(긴박한 위협), 러시아(우크라이나 침략, 중러 군사훈련)의 도전이 강화되고 있다. 둘째 ‘반격능력 보유’를 명시하여,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명백한 위험이 임박한 사태에, 개별적 자위권에 입각한 무력행사를 감행할 수 있다. 즉 선제공격을 열어놓은 셈이다. 셋째 향후 5년간 방위비 43조엔(415조원)을 투입하여 토마호크 수입, 탄도미사일 개발 등에 쓰도록 하였다. 실제 2023년 방위관계비가 6조 7,880억엔(67조원)이고, 방위력 강화자금이 3조 3,806억엔(34조원)으로 합하면 방위비는 10조 1686억엔(101조원)에 달한다.

    그림 3) 일본 방위비 추이 (단위 : 조엔) 자료 : 일본 방위청 * 2023년 방위력 강화자금 3.4조엔은 제외

    역사적으로 볼 때, 일본은 위기 때마다 해외 침략으로 돌파구를 찾았는데, 21세기 군국주의 세력들이 다시 과거의 향수를 쫒으며 전쟁을 추구하고 있다.

    첫째, 일본은 청일전쟁(1894)과 러일전쟁(1905)으로 조선과 대만을 식민지로 삼고 남만주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면서 제국주의 국가로 성장하였다.

    둘째, 일제는 세계대공황의 충격을 중국 침략으로 돌파하고자, 만주사변(1931)을 일으켜 만주국을 세우고 중국 침략의 병참기지로 삼았다.

    셋째, 한국전쟁(1950)으로 일본은 전후 잿더미에서 미국에 군수물자를 조달하며 빠르게 회생하였다.

    넷째, 일본은 ‘30년 장기침체’와 ‘천문학적 국가부채’ 등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출구가 필요하다. 군국주의 망상을 가진 정치가들에게 전쟁과 해외침략은 일본의 21세기 출구가 될 수 있다. 주변국의 전쟁으로 군수물자를 팔거나, 일본이 직접 전쟁에 개입하여 제국주의 부활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에서 일본은 안보 3대 문서를 개정(2022.12)하고 선제공격을 명문화하여 전쟁 국가로 전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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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무인수중공격정'·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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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무모한 전쟁연습 중단 촉구.."압도적 전쟁억제력으로 절망안기겠다"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3.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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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3.03.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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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북한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새로운 '수중 핵전략무기체계'인 '핵무인수중공격정' 시험과 모의 핵탄두를 장착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새로운 '수중 핵전략무기체계'인 '핵무인수중공격정' 시험과 모의 핵탄두를 장착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새로운 '수중 핵전략무기체계'인 '핵무인수중공격정' 시험과 모의 핵탄두를 장착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통신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핵반격 가상종합전술훈련을 조직지도한데 이어 3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에 걸쳐 또 다른 군사적 공격능력의 시위로서 적들에게 실질적인 핵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자위적 핵력량의 신뢰성을 검증하기 위한 훈련들을 지휘하였다"고 하면서 이 기간에 진행된 훈련내용을 뒤늦게 알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요 무기시험과 전략적 목적의 발사훈련을 지도한 뒤 "철저한 전쟁억제력의 압도적 시위로써 미제와 괴뢰들의 선택에 절망을 안기고 지역에서 군사동맹강화와 전쟁연습확대를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으며 더 큰 위협에 다가서게 된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요 무기시험과 전략적 목적의 발사훈련을 지도한 뒤 "철저한 전쟁억제력의 압도적 시위로써 미제와 괴뢰들의 선택에 절망을 안기고 지역에서 군사동맹강화와 전쟁연습확대를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으며 더 큰 위협에 다가서게 된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위원장의 뒤쪽 '핵무인수중공격정'의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 위원장의 뒤쪽 '핵무인수중공격정'의 모습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수중 운행하는 핵무인수중 공격정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수중 운행하는 핵무인수중 공격정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핵무인수중공격정 시험용 탄도의 수중폭발로 추정되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먼저 "지난 3월 21일 함경남도 리원군 해안에서 훈련에 투입된 핵무인수중공격정은 조선동해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침로를 80~150m의 심도에서 59시간 12분간 잠항하여 3월 23일 오후 적의 항구를 가상한 홍원만 수역의 목표점에 도달하였으며 시험용 전투부가 수중폭발하였다"고 밝혔다.

    시험결과 모든 전술 기술적 제원과 항행 기술적지표들이 정확히 평가되고 신뢰성과 안전성이 검증되었으며, 치명적인 타격능력이 완벽히 확증되었다고 덧붙였다.

    '핵무인수중공격정'에 대해서는 "은밀하게 작전수역에로 잠항하여 수중폭발로 초강력적인 방사능해일을 일으켜 적의 함선집단들과 주요 작전항을 파괴소멸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하며, "임의의 해안이나 항 또는 수상선박에 예선하여 작전에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1월 열린 8차당대회에서 '핵무인수중공격정(해일)'로 명명된 후 그해 10월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당 정치국에 비공개 보고되었으며, 지난 2년간 50여 차례의 서로 다른 최종단계 시험을 거쳤을 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이 29차례의 무기시험을 직접 지도한 뒤 지난해 말 당 6차전원회의에서 작전배치가 결정됐다고 했다.

    통신은 새로운 수중공격형 무기체계에 대한 시험이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됐다고 하면서 "우리 국방과학연구기관은 지금으로부터 11년전인 2012년부터 새로운 시대의 전쟁양상을 연구하고 제국주의 침략군대의 군사기술적 우세를 견제하기 위한 자위력강화의 발전방향을 규제하면서 새로운 작전개념으로부터 출발한 수중 핵전략공격무기체계 개발사업을 진행하여왔다"고 말했다.

    북한의 수중핵무기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이 발표한 '수중폭발, 초강력 방사능해일, 적 함선과 주요 항 소멸, 59시간 12분 잠항 ' 등의 내용으로 미루어 한반도 동해 전역을 작전 대상으로 하여 상륙작전을 위해 접근하는 함단과 해군기지를 타격대상으로 하는 '핵무기를 탑재한 수중 드론'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은 현재 무인잠수체(UUV : Unmanned Underwater Vehicle)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고성능 배터리 탑재와 재충전, 정찰 및 감시, 표적식별과 공격까지 가능한 수준이지만, 북의 이번 발표로만 보면 배터리로 구동해 근거리 표적을 타격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장 지난 20일부터 시작해 4월 3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 대규모 상륙작전 '쌍용훈련'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군 전략순항미사일 부대들이 지난 22일 발사훈련을 진행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형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군 전략순항미사일 부대들이 지난 22일 발사훈련을 진행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형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군 전략순항미사일 부대들이 지난 22일 발사훈련을 진행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1형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군 전략순항미사일 부대들이 지난 22일 발사훈련을 진행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군 전략순항미사일 부대들이 지난 22일 발사훈련을 진행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군 전략순항미사일 부대들이 지난 22일 발사훈련을 진행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군 전략순항미사일 부대들이 지난 22일 발사훈련을 진행한 전략순항미사일 화살-2형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전략순항미사일들의 공중폭발 장면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지난 22일에는 전략순항미사일부대들을 전술핵공격 임무수행 절차와 공정에 숙련시키기 위한 발사훈련이 진행됐다.

    "함경남도 함흥시 흥남구역 작도동에서 발사된 전략순항미싸일 《화살-1》형 2기와 《화살-2》형 2기는 조선동해에 설정된 1,500㎞와 1,800㎞ 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각각 7,557~7,567s(2시간 5~6분)와 9,118~9,129s(약 2시간 32분)간 비행하여 목표를 명중타격하였다"고 알렸다.

    전략순항미사일에는 '핵전투부를 모의한 시험용전투부'가 장착되었으며, 초저고도 비행시험과 변칙적 고도조절 및 회피비행능력 판정 시험도 진행하고 기종별로 각 1발씩 600m의 설정고도에서 공중폭발 타격방식을 적용해 핵폭발조종장치와 기폭장치의 '동작믿음성'을 재차 검증했다고 말했다. 

    발사훈련에 앞서 "핵공격명령 인증절차와 발사승인체계 등 기술적 및 제도적 장치들의 가동정상성과 체계안전성을 재검열하고 그에 따르는 전략순항미싸일 구분대들의 행동조법과 화력복무 동작들을 반복적으로 숙련시키기 위한 훈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비행거리가 1800km로 늘어난 화살-2형을 새로 공개하고 저고도 비행을 하는 전략순항미사일에서도 파괴력을 최대화할 수 있는 공중폭발 능력을 과시한 것이 특징.

    앞서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지난 22일 오전 10시15분경부터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으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전날 북한이 순항미사일 4발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요 무기시험과 전략적 목적의 발사훈련'을 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하고는 "철저한 전쟁억제력의 압도적 시위로써 미제와 괴뢰들의 선택에 절망을 안기고 지역에서 군사동맹강화와 전쟁연습확대를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으며 더 큰 위협에 다가서게 된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게 만들 것"이라고 하면서 "무모한 반공화국전쟁연습 소동을 중단할 것"을 거듭 경고했다.

    통신은 "공화국 핵무력은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려는 우리 당과 정부와 인민의 기대와 념원대로 전쟁광들의 대결망상을 철저히 분쇄하기 위한 자기의 책임적인 전투적기능과 사명을 더욱 파괴적인 위력으로 제고해나갈 것이며 압도적 핵대응태세를 백방으로 비상히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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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준칙 근거로 둔갑한 '문재인 정부탓', 근거없는 억지다

[나원준의 좌회전 경제] 증세 없는 재정준칙, 예산 축소로 이어질 것

나원준 경북대 교수  |  기사입력 2023.03.24. 06:25:06 최종수정 2023.03.24. 09:18:43

 

<프레시안>이 나원준 경북대 교수(경제학)의 새로운 연재 '좌회전 경제'를 시작합니다. 나원준 교수는 여러 진보적 매체에 글을 써 왔습니다. 나 교수는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활동이 필요함을 오랜 기간 주장해 왔습니다다. 나 교수는 앞으로 매월 1회씩 재정 문제를 비롯해 우리 경제가 떠안은 과제들을 점검하고 진보적인 대안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여당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추진해온 재정준칙 법제화가 어쩌면 곧 실현될지 모르겠다. 법안에 담긴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의 흑자액을 제외한 것)가 적자 3%를 넘지 않도록 하고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어서면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2%까지만 허용하자는 내용이다. 기존에 반대 입장이 분명했던 더불어민주당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이 이번에는 소위원회에서 사실상 합의해줬다는 이야기가 무성하다. 타법과의 연계협상으로 재정준칙 도입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야기도 제법 들려온다. 

 

지난 3월 14일 국회 공청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과 정부가 제출한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반대 진술했던 필자로서는 그런 이야기들이 뜬소문이길 바라지만,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따른 사회경제적 위기감이 지배적이었던 2020년이나 2021년에 비하면 올해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진 듯도 하다. 찬반의 논점을 흐리는 주장들이 엇갈려온 탓도 있을 법하다. 

 

그놈의 지난 정부 탓 

 

사실 두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된 그 날 공청회에서는 필자가 절망했던 순간이 몇 번 있었다. 특히 한 위원이 지난 정부가 재정 중독에 빠져 돈을 펑펑 쓴 탓에 결국 물가가 폭등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때 그랬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일반정부 재정수지를 보면 지난 정부 기간 2017년 2.2% 흑자, 2018년 2.6% 흑자, 2019년 0.4% 흑자, 2020년 2.2% 적자, 2021년 0.0% 균형이었다. 포퓰리즘이나 재정 중독이라고 불릴만한 수준이 전혀 아니다. 같은 기간 선진경제권 평균은 2017년과 2018년 2.4% 적자, 2019년 2.9% 적자, 2020년 10.4% 적자, 2021년 7.2% 적자로 나타났으니, 지난 정부 기간 한국은 재정 중독과는 거리가 가장 먼 나라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22년 공개한 국내 인플레이션 결정 요인 실증연구 결과를 보면 소비자물가의 급등 원인은 원자재 가격 변동과 공급망 차질로 상당 부분이 설명된다. 수요 측 요인의 영향은 단 1%, 즉 100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은 수요 측 요인과 연관되므로 이와 같은 결론은 재정지출 때문에 물가가 오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최근 인플레이션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어떻게 지난 정부의 정책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원인이라는 것인가. 한마디로 억지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런 억지 논리가 재정준칙 도입을 촉구하는 근거로 둔갑했으니 이를 어찌할 것인가. 

 

재정 중독? 포퓰리즘? 근거 없는 억지! 

 

경제가 완전고용 수준에 있다고 가정할 때 현재의 정책으로 달성되는 재정수지인 구조적 재정수지를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면 한국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가 상대적으로 어땠는지 확인할 수 있다. IMF 추산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21년 사이에 한국에서 구조적 재정수지가 적자로 나타난 적은 2020년 단 한 해 뿐이었다. 코로나19 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한 해를 제외하면 한국 정부가 이십여 년 동안 늘 세수 범위 내로 지출을 한정해 흑자를 달성하는 긴축 기조를 유지해온 셈이다. 반대로 선진경제권 평균값은 1990년 이래 매년 늘 적자였다. 

 

2021년 한국의 일반정부 총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51.3%였다. 반면 선진경제권 평균은 117.9%로 한국의 두 배가 넘었다. 총부채에서 보유 금융자산 등을 차감한 순 부채는 2021년에 GDP의 20.9%에 그쳐 선진경제권 평균 86.2%와 차이가 더 벌어졌다. 실정이 이러함에도 기재부와 보수적인 재정학자들은 시급히 재정준칙을 도입해 허리띠를 더 졸라매자고, 더 건전해지자고 한다. 

 

포스트 코로나의 국가적 과제와 재정의 역할 

 

경제적 합리성만 놓고 따지더라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가재정은 한국경제가 직면한 다면적 불확실성과 대전환의 과제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 기민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히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산업전환과 기후위기 대응, 불평등과 저출생 등 사회적 위기 대응을 비롯해 한국경제가 마주한 대전환의 과제는 하나 같이 만만치 않다. 이 과제들과 씨름하며 한국경제의 미래 경로를 열어가야 할 전환기에 재정은 전략적으로 편성되어 국가적 임무의 달성에 기여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정부는 기후위기나 각종 사회적 위기에 대한 제대로 된 계획은 없으면서 재정준칙 도입으로 재정운영의 신축성부터 제한하려 드는 모양새다. 

 

물론 고물가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감안하면 적자지출보다 증세로 재원을 조달하는 편이 낫다. 적자지출은 전략적 공공투자에 국한하고 일반 지출은 증세로 조달하는 원칙도 검토될 수 있다. 단 세입 기반을 확충해가는 과도기적 단계로서 재정구조가 불안정한 전환기에는 필요에 따라 적자지출을 신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경제에 나쁘지 않다. 본격적인 증세 없이 현 정부의 부자 감세 기조 하에서 개정법률안의 재정적자 상한선을 지키려면 상당한 정도로 긴축적인 재정운영이 불가피하다. 그렇게는 국가적 임무를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

 

 

 

증세 없는 재정준칙은 나쁜 축소 균형을 불러올 것

똑같은 재정적자 3%라도 내용에 따라서는 좋은 경제적 균형의 산물일 수 있고, 나쁜 경제적 균형의 산물일 수도 있다. 충분한 증세에 기반한 재정적자 3%가 국가적 임무를 달성하고 경제의 역량이 커지는 좋은 확장 균형이라면, 감세로 긴축이 강제되면서 나타나는 재정적자 3%는 경제가 수축되는 나쁜 축소 균형이다. 증세 없는 재정준칙은 긴축이고 곧 축소 균형을 불러온다. 

 

그런데 한국경제는 저출생 고령화로 이미 인구구조가 경제 정체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적극적인 인구정책은 부동산과 사교육의 고비용 구조를 바로잡는 포괄적인 대책을 요구하므로 재정투입만으로는 해결 안 되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재정투입 없이 될 문제도 아니다. 특별히 재정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은 궁극적으로 납세의 의무를 부담할 생산연령의 부양 인구 규모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에 주목하자. 그렇다면 실효납세자 수를 실효수혜자 수로 나눈 재정부양비율이야말로 장기에 있어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다고 볼 일이다. 

 

한국경제로서는 이 재정부양비율의 하락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결국 경제와 재정이 모두 쪼그라드는 나쁜 균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개정법률안의 재정준칙은 저출생을 이미 어쩔 수 없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정부양비율의 하락에 손 놓고 있다. 그것은 앞으로 인구구조가 변하고 그래서 재정소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으니 이제부터는 지속적으로 긴축해야만 한다는 논리다. 그런 식으로는 나쁜 축소 균형을 피할 수 없다. 그 과정에서 국가의 역할은 포기된다. 

 

증세 없는 재정준칙으로는 불평등 해소도, 기후위기 대응도 못 한다 

 

어디 그뿐인가. 개정법률안의 재정준칙은 또한 공적 안전망 확충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혀 담아내지 못한다. 재정준칙의 기계적인 준수 과정에서는 복지재정이 최우선적으로 삭감 대상이 되기 쉽다. 우리는 그런 현상을 여태 너무나 자주 목도해 왔다. 이미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불평등과 양극화를 지금보다 더 악화시키면서까지 정부와 여당은 기어코 재정비율 숫자 값 몇 개를 고집해야 하겠는가. 

 

특히 최근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의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 지금이야말로 재생에너지 공급을 공공부문 주도로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일종의 '빅 푸시(big push)' 전략이 시급히 요청되는 상황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한테는 시간이 없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산업정책의 전환은 성격상 더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재정준칙 없이도 국가재정법을 선진적인 재정규범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유럽연합(EU) 재정준칙의 역사는 이번 개정법률안에 담긴 것처럼 고정된 숫자를 못 박는 방식의 재정준칙이 현실에서 작동할 수 없음을 잘 드러내는 사례다. 심지어는 독일조차 2003년 이후 준칙을 지킨 해가 거의 없다. 남유럽 국가들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재정준칙을 지키려고 무리하게 재정을 긴축했다가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런 경험 때문에 2020년 이후 EU 21개 회원국은 부작용 큰 재정준칙 적용을 중단한 다음 재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이번 개정법률안이 도입하고자 하는 EU 방식의 재정준칙은 그렇게 역사 속에서 이미 실패했다. 왜 우리는 실패한 역사를 반복하려고 하는가. 

 

기실 우리의 기존 국가재정법 자체가 상당히 엄격한 수준의 '재정규범'으로 간주할 만한 특징들을 갖추고 있다. 지금은 국가재정법을 다듬어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재정규범을 만들 생각부터 해야 한다. 어떻게든 예산 통제를 강화하려고 재정준칙까지 밀어붙이는 기재부 권력에 기대할 일은 아니겠지만, 현 상황에서 제대로 된 정부라면 대외적으로 한국을 재정준칙이 없는 나라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개방적이고 신축적이어서 가장 선진적인 재정규범의 발전을 이끄는 나라로 홍보해야 옳다. 

 

재정준칙에 근거한 재정총량의 제한은 기재부의 예산 통제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그것이 기재부가 그토록 줄기차게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해온 이유다. 필자는 묻고 싶다. 우리는 사회정책 확대와 공공성 확장 의제의 전선 한 축이 이대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재정준칙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이번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절대로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

나원준

나원준 경북대학교 교수는 거시경제학과 화폐금융론 등을 가르치며 진보적인 관점의 경제발전 모형과 대안적 경제정책 체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경제학>, <MMT 논쟁> 등 저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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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 축소는 위헌’ 한동훈·검찰 논리, 헌재 판결로 깨졌다

헌재 “법무부 장관은 청구인 자격 없어, 검찰도 권한 침해 안 받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자료사진. 2023.02.27. ⓒ뉴스1
‘검찰 수사권 축소 법안은 위헌’이라는 검찰의 논리가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깨졌다. 그동안 검찰은 헌법에서 검사의 수사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 법 개정은 위헌이라고 주장했지만, 헌재가 판결로써 이러한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헌재는 이날 한 장관과 검사 6명이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앞서 법무부와 검찰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통과한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이 법안은 검찰이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를 기존 6대 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부패·경제범죄)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범죄)로 축소한 것이 골자다.

법무부와 검찰은 헌법(12조 3항, 16조)에서 검사에게 영장신청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헌법이 부여한 검사의 수사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의 수사권 축소는 “헌법 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하지만 헌재는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헌재는 한 장관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안은 검사의 권한을 일부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법무부 장관은 수사권·소추권을 직접적으로 행사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검찰에 대해서는 청구 권한은 있으나 “헌법상 권한 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헌재는 “수사 및 소추는 원칙적으로 입법권·사법권에 포함되지 않는 국가기능으로 우리 헌법상 본질적으로 행정에 속하는 사무”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입법부·사법부가 아닌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부여된 헌법상 권한”이라고 전제했다.

헌재는 그동안 헌재 판결을 예로 들며 “행정부 내에서 수사권 및 소추권의 구체적인 조정·배분은 헌법사항이 아닌 ‘입법사항’이므로, 헌법이 수사권 및 소추권을 행정부 내의 특정 국가기관에 독점적·배타적으로 부여한 것이 아님을 반복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법자는 검사, 수사처 검사, 경찰, 해양경찰, 군검사, 군사경찰, 특별검사와 같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 내의 국가기관들 사이에 수사권 및 소추권을 구체적으로 조정·배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헌재는 “헌법은 검사의 수사권에 대해 침묵”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짚어냈다.

헌재는 헌법에서 검찰의 영장신청권을 규정한 이유에 대해 “법률전문가이자 인권옹호기관인 검사로 하여금 제3자의 입장에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 남용 가능성을 통제하도록 하는 취지에서 영장신청권이 헌법에 도입된 것으로 해석된다”며 “헌법상 검사의 영장신청권 조항에서 ‘헌법상 검사의 수사권’까지 논리필연적으로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헌재는 국민의힘 청구한 권한쟁의심판에 대해서는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법 효력은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헌재는 입법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이 침해되긴 했지만, 본회의에서 법률안 심의·표결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받았기 때문에 법률 가결 선포는 무효가 아니라고 봤다. 

한편, 한동훈 장관은 과천 법무부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재 판결에 대한 질문을 받자 "법무부 장관으로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일부) 위헌 위법이지만 (해당 법이) 유효하다는 결론에 공감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해 4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장으로 향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규탄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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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위기가 가실 때까지 우리는 계속 행동할 것”

구산하 통신원 | 기사입력 2023/03/2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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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아래 민족위)는 23일 오후 2시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촉구를 위한 평화행동 보고 및 결의대회’(아래 결의대회)를 진행하였다. 오늘 결의대회는 민족위가 상반기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에 대응해 지난 13일부터 펼쳐온 ‘매일평화행동’을 마무리하고 향후 투쟁을 결의하는 자리였다. 

 

맨 처음으로 신은섭 민족위 운영위원장이 ‘매일평화행동’ 기간 진행한 ‘전쟁 반대 평화선언’, ‘현수막 행동’, ‘전쟁 반대 평화선언대회’, ‘17차 평화촛불’ 등의 사업에 대해 간략하게 보고하였다. 

 

▲ '매일평화행동' 기간 사업을 보고하는 신은섭 운영위원장     ©구산하 통신원

 

 민족위는 13일부터 이날까지 매일 오후 2시 광화문 네거리와 미 대사관 앞에서 연설, 유인물 배포, 스티커 설문, 미 대사관에 항의 서한 전달, 상징의식 등의 형태로 ‘매일평화행동’을 진행했다. ‘현수막 행동’은 모두 92명이 보낸 후원금으로 진행했는데, 총 5차례에 걸쳐 130장의 현수막을 서울 시내 곳곳에 게시하였다. 그리고 ‘전쟁 반대 평화선언’에는 모두 221명(3월 23일 오후 2시 현재)이 동참하였다.

 

▲ 지난 17일 '매일평화행동' 중 광화문 네거리에서 미 대사관으로 평화행진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구산하 통신원

 

▲ 4차 현수막 행동 보고 선전물     ©구산하 통신원

 

이어 발언한 한성 민족위 공동대표는 “상반기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는 오늘로 끝나지만 한미 훈련은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위기도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쟁 위기가 완전히 가실 때까지 우리는 계속 행동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한성 민족위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구산하 통신원

 

▲ 김병관 조중동폐간시민실천단 단장이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중동폐간시민실천단은 '매일평화행동' 기간 거의 매일 함께했다.    ©구산하 통신원

 

마지막으로 김해성 민족위 회원이 ‘항의 서한문’을 낭독하였다. 민족위는 ‘항의 서한문’에서 북한을 자극하는 각종 전쟁 연습을 벌이는 것과 같은 한미의 행보가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 위기를 부쩍 높였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력이 가장 밀집한 지대인 한반도에서 만에 하나 작은 불꽃이라도 잘못 튄다면 전면 전쟁으로,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기어이 한반도를 전쟁터로 만들 생각인가. 핵참화 불러오는 한미연합훈련 즉각 중단하라!”라고 주장하였다.

 

▲ 김해성 회원이 '항의 서한문'을 낭독하고 있다.     ©구산하 통신원

 

참가자들은 미 대사관을 향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 미 대사관을 향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는 참가자들.     ©구산하 통신원

 

▲ 참가자들을 가로막은 경찰.    ©구산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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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권 축소법 ‘유효’ 헌재에 조선일보 “정치적 판단한 것”

  •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03.24 07:48
  •  
  •  댓글 3

[아침신문 솎아보기] 헌재 결정에 한겨레 “올바른 판단” 조선 “정치적 판단”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 사퇴, 경향 “최악의 관치 폭거”

헌법재판소가 23일 검찰 수사권을 축소한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이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개정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 권한 침해가 있었지만 법 자체를 무효로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과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낸 무효 확인 청구를 이날 5 대 4 의견으로 기각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검사 6명이 이 법 때문에 검사 수사권이 침해됐다며 낸 청구는 아예 받아들이지 않았다.

▲24일 경향신문

▲24일 아침신문 갈무리

개정법은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를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로 줄이는 내용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지난해 4~5월 국회를 통과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검찰의 비대한 권력을 축소하고 검찰권 행사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그 취지였다.

헌재는 재판관 5 대 4 의견으로 법사위원장의 개정안 가결·선포행위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법안 심의와 표결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법안 자체는 무효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미선 재판관이 심의·표결권 침해를 인정하면서도 “국회 기능을 형해화할 정도는 아니며, 법사위 절차상 하자만으로 본회의 심의·표결권을 침해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5명이 법안이 유효하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한 장관과 검사들은 개정법이 헌법이 보장하는 검사 수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이는 헌법적 근거가 없으며 행정부 내 수사권과 소추권의 배분은 입법사항이라고 밝혔다. 청구를 제기할 자격이 인정되지 않아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각하 결정을 한 것이다.

▲24일 국민일보

▲24일 조선일보

▲24일 한국일보

앞서 국민의힘은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위장 탈당’한 뒤 안건조정위원회에 무소속 몫으로 참여해 법안 처리에 정족수를 채운 절차가 위헌적이라며 지난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24일 아침신문들은 이 소식을 1면에 다뤘다. 해석은 갈렸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헌재는 과거에도 절차상 문제는 인정했지만 시행 중인 법률안 자체를 무효로 한 사례가 없어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정”이라며 “민주당은 위장탈당 등 무리한 입법 폭주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도 “‘검수완박’은 정권교체로 탄압이 심해질 것이라 내다본 민주당의 조급증이 만들어낸 법률”이라며 “입법 이후 정부가 대통령령으로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을 대폭 늘림으로써, 입법 취지 자체도 무색해졌다”고 했다.

▲24일 한국일보

경향신문은 관련 기사에서 “검사의 수사권이 헌법상 권리여서 함부로 축소해선 안 된다는 법무부와 검찰의 주장이 깨진 것”이라고 했다. ”한 장관이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셈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며 “한 장관은 9월 개정 형사소송법·검찰청법을 무력화하는 시행령 개정도 주도했다”고 했다.

▲24일 경향신문

한겨레는 사설에서 “검찰개혁은 검찰의 비대한 권한 축소가 필수적이란 사실을 고려하면 올바른 판단”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한 장관은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시행령을 개정해 검찰의 수사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검찰 수사 범위를 2개(부패·경제) 범죄로 제한한 것을 사실상 모든 부패 범죄로 확대한 것”이라며 “입법 취지에 맞게 이를 바로잡는 조처가 필요하다”고 했다.

▲24일 한겨레

조선일보는 헌재 결정을 비판하면서 그 근거로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를 들었다. 조선일보는 “헌재는 2009년에도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대리투표 등에 대해 문제가 있지만 법안은 유효하다고 판단한 적이 있다”며 “검수완박 입법 과정의 위장 탈당 등은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해 결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법이 유효하다고 인정한 것은 국회에 앞으로 그런 행위를 해도 된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지금 헌재 재판관 9명 중 8명은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됐다. 이 중 5명이 이른바 진보 성향이라는 민변과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라며 “정치적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24일 조선일보

헌재 전원일치 “국회의장 공관 100m 집회 금지 헌법 위배

한편 헌재는 같은 날 국회의장 공관 100m 이내의 집회를 전면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전원일치 의견이다. 국회는 이에 따라 내년 5월31일까지 해당 조항(집시법 11조2호, 3호 등)을 개정해야 한다.

헌재는 ‘국회의장 공관으로부터 100m 이내 장소’에는 집회가 개최되더라도 국회의장에게 물리적 위해를 가하거나 공관 출입·안전에 위협을 가할 우려가 없는 장소가 포함돼 있다고 봤다.

“집시법은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것이 명백한 집회의 주최 금지 등 국회의장 공관의 기능과 안녕을 보호할 다양한 규제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며 “소규모 집회가 일반 대중의 합세로 인해 대규모 집회로 확대될 우려 내지 폭력집회로 변질될 위험이 없는 때 집회 금지를 정당화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향신문이 이를 보도했다.

▲24일 경향신문

한편 경찰은 이태원 참사 유족과 시민단체를 상대로 집시법과 관련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한겨레는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4일 오전 10시 안지중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운영위원장을 조사한다”며 “이태원 참사 유족과 시민단체가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할 때 위법행위가 있었는지 경찰이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시는 해당 분향소를 ‘불법으로 규정해 철거를 예고해왔다. 시민대책회의는 ’관혼상제‘의 경우 집시법상 신고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 사퇴, 경향 “최악의 관치 폭거”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가 23일 사퇴했다. 31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서다.

9개 아침신문이 모두 이 소식을 전했다. 신문들은 윤 후보가 22일 KT 이사진과 간담회에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버티면 KT가 망가질 것 같다”며 사퇴이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부터 KT 내부는 대표이사 선임 절차 문제로 내홍을 겪었다. 구현모 현 대표이사가 연임을 선언했지만 KT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공개 반대를 선언한 뒤 후보직을 내려놨다. 이후 추천된 윤경림 사장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공개 비판에 나섰다.

다수 신문은 사퇴의 결정적 이유로 정부와 여당의 외압을 꼽았다. 국민일보는 “‘정면 돌파’ 의지를 강하게 보이던 윤 후보가 자진 사퇴로 돌아선 배경에 여권의 압박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여권에서 구 대표, 윤 후보를 비롯한 KT 전·현직 사내외 이사진을 ‘이익 카르텔’이라고 비난하고 있어 새 후보를 KT 출신으로 세우기는 어렵다”고 했다.

▲24일 경향신문

▲24일 국민일보

KT 새노조는 정부여당의 개입을 비판하면서도 구현모 대표이사의 측근인 윤경림 내정자 선임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KT이사회의 3번에 걸친 후보 선출 실패는 애당초 자기들의 인력 풀 내에서만 고르려는 아집 끝에 흠결이 이미 드러난 이들을 무리하게 뽑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KT이사회는 앞서 ‘쪼개기 후원’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현모 현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로 결정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결국 구현모 현 대표가 자진 사퇴하고 이사회가 새로 뽑은 사람이 윤 후보자”라며 “윤 후보자가 적임자든 아니든, 정부나 정치권이 선임에 개입할 권리는 없다”고 했다.

▲24일 한겨레

경향신문은 “윤 후보가 사의를 표명하자마자 여권이 미는 대표 후보들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 2월 KT 차기 대표 공모에 지원했다 탈락한 윤석열 캠프 출신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또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KT 사태는 현 정권이 직권을 남용한 최악의 관치 행태”라고 했다.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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